제주반달(75) 풍차해안

작성일
2021-06-24 07:47
조회
561

제주반달(75) [20일(추가4일)째 : 5월 28일(금)/ 3화]


신창풍차해안(新昌風車海岸)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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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저 멀리 바다에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육지에서는 주로 산꼭대기에 있는 풍력발전이 제주도에서는 바닷가에 많이 있어서 이것도 제주도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동쪽에도 있어서 다랑쉬오름나 용눈이오름에서 바라다 보이는데 처음에는 그것이 자연의 풍광에서 장애물이라고 생각도 했었는데 피할 수가 없으면 받아들이라고 하잖았는가. 그래서 연리지가 남의 나뭇가지를 받아들이듯이 풍경이 좋아서 여행을 다니는 낭월도 이러한 것을 받아들여서 오히려 특이한 모습으로 생각하고 보니까 그것도 나쁘지 않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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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귀도포구에서 12분 거리로 북상하면 나오는 풍차해안이다. 그나저나 풍차라는 말이 맞기는 한 거겠지? 이름이 그러니까 그런가보다 한다만 뭔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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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이 차를 주차장에 대어 놓고는 버너를 꺼낸다.

낭월 : 뭐할라꼬?
화인 : 불장난좀 하려고요.
낭월 : 바람도 센데 무슨 불놀이를?
화인 : 차귀도포구에서 반건조 한치를 샀거든요.
낭월 : 그냥 먹지 꾸버묵을라꼬?
화인 : 그럼 훨씬 더 맛이 좋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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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라서 바람에 불이 제대로 안 붙는다. 그래서 안쪽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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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씬 낫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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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나 한치나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살이 단단하고 무른 차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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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한치도 한치오징어라고도 한단다. 꼴뚜기과이고 넓적창오징어라고도 한단다. 그냥 누구라도 한치라고 하니까 그렇게 부르면 그만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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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써놓은 것을 보니 싱게물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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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개물은 바닷가에서 새로 발견된 물이라는 뜻이란다. 그러면 이전에는 다른 이름으로 불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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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탕이라.... 여탕은 선뜻 들어가 보기가 거시기 하니까 남탕을 보고 대략 미뤄서 짐작하면 되겠거니 싶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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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지 말라니.... 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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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특별한 것이 있을라고는 생각지 않았으나 막상 들여다 보니까 뭐 그냥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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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동네 주민들이라도 목간을 하러 나올랑강 싶기는 하구먼시니 지금의 상황을 봐서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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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는 남탕이고 오른쪽은 여탕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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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탕은 안 가봐도 대략 짐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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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한치를 구웠는지 정자를 찾아오는 일행을 보고서 자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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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은 토끼풀이 꽃밭을 이루고 있고, 정자는 한가한데 풍력발전기는 윙윙~ 소리를 내면서 돌아간다.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발전량이 꽤 많겠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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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에 판을 벌이기가 부담스러울 적에는 그 옆이 명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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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소의 시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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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의 여유로움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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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맥주 한 잔으로 휴식을 취한 다음에는 저 다리를 건너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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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던 자리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 놓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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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의 입구에는 발전소 본부가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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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부발전 국제풍력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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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문도 붙어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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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맘대로 들랑거리지 말라고. 그야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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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은 진입하지 말라는 뜻인게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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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이 또 기가 막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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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내음을 마시면서 광활한 수평선을 보는 여유로움이라니.... 여기에 무엇을 더 하겠는가 싶기도 하다. 발전기 날개가 윙윙거리면서 돌아가는 것도 용서가 된다. 그냥 바람소리겠거니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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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형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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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금바리였구나. 자랑할 수가 있는 것은 자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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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머리 없이 풍차가 몇대 인지를 세어봤더니 20기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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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의 끝에는 등대가 기다리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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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마다 산책로가 너무 잘 되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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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가 여기 있는 것이 좀 엉뚱해 보이기는 한다. 주변에 포구가 안 보여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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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창등대로구나. 필요해서 만들어 놨으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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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 : 경치도 좋고 다 좋은데 팔이 아파요.
낭월 : 그렇지? 손에 들고 다니려니까 그럴만도 하겠다.
화인 : 힘은 들어도 이런 영상을 언제 또 담을 수가 있겠나 싶어요.
낭월 : 그래서 힘든 줄도 모르고 쫓아댕기는 거 아이가.
화인 : 체력이 참 대단하신 거에요.
낭월 : 그렁강? 그냥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지 뭐.
화인 : 또 가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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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잡느라고 여념이 없는사람들의 풍경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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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의 독살이 제주도에서는 원담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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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천천히 갯바람을 맞으면서 거니는 시간들은 꿈결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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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화장실에 들려서 맥주값을 지불하고는 문득 살펴보니 그곳에서도 포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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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작은 포구가 귀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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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들이 별로 없는 것으로 봐서 임시로 가끔 사용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오늘 저녁엔 숙소의 인도식으로 먹어볼 요량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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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해안에서 숙소까지는 36분이 걸리는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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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하는 집은 겉에 유리를 거의 다 끼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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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갈아입고 아랫층으로 내려가서는 자리를 잡고 눈에 띄는대로 이것 저것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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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다양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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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도 구경해야지. 생소한 이름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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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갈비 구이와 탄두리 치킨을 선택한다. 주문은 알아서들 하니까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서 만고에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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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도 한 잔 해야지. 인도 물총새 맥주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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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맛이야 다 거기서 거기지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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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들이 하나 둘 차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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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을 보면 어머니께서 밀국수를 썰다가 꽁댕이 조금 남겨주면 잿불에 구워서 먹던 시절이 떠오른다. 그야말로 시골식 난이었던 셈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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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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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도 여행의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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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먹다가 보니까 빈 접시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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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갈비는 혹시 양고기 냄새가 날랑강 했는데 다행히 깔끔하게 요리를 했는지 전혀 냄새가 나지 않았다. 전에 연변에서 양꼬치집에 갔다가 그 냄새가 별로 맘에 들지 않았는데 기술이 부족했거나 그렇게 해서 먹는 것을 즐긴 것으로 봐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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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잘 먹고는 산책삼아서 공사하는 건물도 구경했다. 호연은 특히 건축물에 관심이 많아서 주인이 나오자 이것 저것 물어보기도 한다. 주인이 낭월을 보더니 묻는다.

여주인 : 아니, 선생님은 매일 새벽마다 그렇게 일찍 어디를 가세요?
낭워얼 : 아, 새벽에 사진놀이를 하러 나가지요.
여주인 : 직원들이 감탄을 하네요. 지치지도 않고 나가시는 것이 놀랍다고요.
낭워얼 : 그렇습니까? 새벽 잠이 없어서 과오름에 가봤습니다.
여주인 : 복이 많으시네요. 건강한 것보다 더한 복이 어디 있겠어요.
낭워월 : 고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힘이 있을 때 즐깁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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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소를 나누고는 소화도 시킬 겸 정원을 한바퀴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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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의 신신호텔과는 사뭇 다른 전원의 풍경이 여유로워서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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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한가롭게 거니는 시간의 여유가 만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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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꽃, 조런 꼿들이 쉼없이 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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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이 좋아하는 카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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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마도 핑크뮬리지 싶다. 가을에 예쁜 풍경이 되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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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정도 이렇게 대성공을 이루고 막을 내리게 되었구나.

(여행은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