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⑨ 가거도항 방파제

작성일
2022-03-2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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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⑨ 가거도항(可居島港) 방파제


(2022년 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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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으니 또 오늘의 일과를 즐길 시간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대리 쪽에서 숙소를 잡았더라면 이야기의 순서에서 우선 순위가 되었겠지만 항리에 머물게 되다 보니까 정작 입구에 대한 이야기가 자꾸 뒤로 밀리게 된 것도 있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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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아침이라서 모두 우의와 우산을 챙겼다. 다행히 바람은 심하지 않아서 우산이면 충분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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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란씨 내외도 아침을 주고는 선원들도 챙겨야 하고 일이 또 있으니까 당연히 대리로 나가야 하는데 가는 김에 묻어서 나가니까 부담이 없다는 것이 또 다혜네 집에서 머무르게 된 것의 장점이기도 했다. 만약에 대리(항구마을)에 숙소가 있었더라면 섬등반도에 놀러 가려면 부득이 차를 이용해야 하고 그러자면 또 비용이 발생할 수가 있는데 집이 두 곳에 있는 애란씨라서 만고에 마음이 편한 점이 있었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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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에 내리니 가장 먼저 반겨주는 감사비로구나. 국무총리가 뭔가 공덕을 쌓았던 모양이다. 비는 뒷면을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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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가거도 방문기념비

2011년 8월 8일 태풍(무이파)으로 가거도방파제 피해(TTP파손 및 유실 480m)가 발생되어 김황식국무총리가 피해현장을 방문(2011. 8. 24)토록 하셨으나 안개로 인하여 가거도 방문을 못하시고 2011년 9월 5일 현지를 방문하여 신속히 항구복구가 가능하도록 복구비 2381억원을 지원하셨으며 또한 가거초등학교 진입로를 시설할 수 있도록 공사비 7억원을 특별교부하였음.

그럴 만도 하구나. 그렇지만..... 글을 쓴 사람이 김일성 찬양가를 쓰듯 했노.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어서 이건 좀 읽기가 거북하군. 마치 임금님의 방문이라도 있었던 느낌이잖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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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돛배가 하나 있었구나. 이걸 타고 극락세계로 가면 되겠다. 돛을 만드느라고 공을 많이 들였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거도를 검색하면서 늘 만나게 되는 이야기는 방파제 이야기였는데 대뜸 만나는 이야기가 태풍과 방파제 이야기였구나. 이것도 하나의 조짐이다. 가거도항은 방파제가 주인공이라는 조짐일테니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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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포구를 얻기 위해서 40년 동안이나 방파제를 쌓고 있다는 것도 참 신기하고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 정도의 공을 들였다면 모슬포항이나 화순항 정도는 되어야 한단 말이지. 그래. 생각보다 규모가 작은 가거도항을 보면서 먼저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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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 조감도이다. 누가 봐도 내부의 면적보다도 더 넓은 방파제는 얄궂은 모습이지 싶다. 이렇게나 큰 공사가 되어버린 것은 태풍이 불어 닥쳐서 그때마다 방파제가 파괴되었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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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자 「무등일보」의 기사를 보면 '40년째 공사 중'이란다. 말만 들어봐서는 엄청나게 큰 항구를 만드는 것인 줄 알 법도 하지 싶다.

2011년 8월의 무이파로 220m 파손되고
2012년 8월의  볼라벤으로 130m가 파손되고
2016년 10월의 치바로 또 유실되고
2019년 9월에 링링이 와서 파손되고
2020년 8월에는 바비로 인해서 또 파손되었더란다.

복구되었나.... 싶으면 또 태풍이 와서 쓸어버리곤 하는 바람에 세월이 하염없이 흘러가고 아직도 공사중이라는 이야기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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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하다 이제는 어떤 태풍이 와도 견딜 만큼의 튼튼한 제방을 쌓기로 하고서 또 열심히 공사를 하고 있는데 그것은 2022년에도 계속해서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이렇게 현장에서 보니 자연의 힘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의 능력인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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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은 금지하지만 돌아다니다가 사고를 당해도 본인 책임이라는 말을 보니까 들어가도 된다는 말인가 싶기도 하다. 이렇게 써 놓으면 발바닥이 근질거리기 마련이다.

「일 없이 진입하는 자는 즉시 감옥행」

이 정도의 글귀가 아니면 말이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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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비가 와서 공사도 하지 않는 모양이라서 살금살금 주변만 살짝 들여다 보기로 했다. 안전모를 쓴 관리자가 나타나서

"뭐 하시오~!!!"

하고 나서면 얼른 죄송합니다. 하고 달아날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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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로 봐서는 공사도 거의 막바지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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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개해수욕장 쪽에서 바라보니 외벽의 공사는 마무리가 된 것처럼 보인다. 올해 태풍이 들이닥치기 전에 마무리를 했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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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테트라포트가 쌓여있구나. 이것도 그렇게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군. 보통은 삼발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생겨놓으면 삼발이라고 하기는 좀 애매하잖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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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이렇게 생겼는데 요즘은 안전을 위해서 변형으로도 만든다고 하니까 그렇게 불러도 되지 싶기는 하다. 처음에는 32톤의 무게인 테트라포트를 사용했지만 파도에 날아가 버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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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64톤짜리로 바꿨더라지. 이렇게 해변에 파괴된 채로 널부러져 있는 것들이 바로 64톤짜리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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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한 장면에서 파괴된 지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어디에서도 보기가 쉽지 않은 거대한 삼발이를 세워놨으면 해결이 났어야 하는데 그래도 결과는 효과가 없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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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이렇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녀석이었던 모양이다. 설명을 봐야 이해가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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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치에 저 거대한 삼발이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통행에 장애가 되는 바람에 그것은 치우고 표지석만 남아있는 것으로 이해를 했다. 2011년의 무이파가 그렇게 대단했더란 말인가? 초속 27m의 태풍이었는데 그랬더란 말이지..... 당시의 상황이 어땠는지 상상은 되지 않는다. 그냥 짐작만 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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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방파제 공사는 오늘도 진행 중인 것은 분명하다. 왜 방파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그것은 낭월도 모른다. 그냥 관심이 생겨서 들여다 볼 따름이다. 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나? 그냥 궁금하면 뒤적거려 보고 또 들바다 보는 거지 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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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아서 거대한 크레인이 일하는 것을 봤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지. 비가 내려서인지 오늘은 일을 하지 않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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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옆에는 작업중지권을 알리는 안내판도 붙어있구나. 뭐 그냥 형식적이겠거니 싶은 생각도 들지만 또 모를 일이기는 하다. 일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겠느냐는 생각이 드는 것은 늘 작업장에서 사람이 죽어도 또 계속 그 일은 반복되고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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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한가득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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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는 삼성물산이 하고 있구나. 그런데 더 오래 전에는 삼부토건에서 하다가 포기했다던가? 공사가 하도 난항에 부딪치자 기도를 하기 위해서 절을 지었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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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이다. 아담한 규모의 암자를 구석구석 뒤지지 않았으면 있는 줄도 몰랐을 게다. 가가도항의 공사현장을 내려다 보겠다고 찾아다니다가 석탑이 보여서 발견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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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산 용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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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것으로 봐서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인하지 않았다. 확인해서 딱히 할 말도 없고 해서 말이지. 궁금한 것이 있었으면 인기척이라도 내어 봤을 텐데 그냥 둘러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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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으로 돌아가자 석비가 하나 서 있었다. 그래서 또 문자에 민감한 낭월이 그냥 지나치지 않고서 들여다 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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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사(龍宮寺) 봉립(奉立)

삼부토건주식회사
회장 조정구(趙鼎九)
1982년 5월 일

삼부토건이 처음에 공사를 했다는 내용을 어딘가에서 읽었기 때문에 직감적으로 공사하면서 암자를 세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자료를 찾았다. 현대불교신문에 나온 기사인데 거두절미하고 해당 부분만 옮기면 다음과 같다.

(거두) 1974년 방파제 공사를 위해 입도한 삼부토건의 공사가 5년간 해풍으로 인해 모두 유실되는 등 진척이 없자 독실한 불자였던 2대소장 채희복씨가 가거도 현장으로 부임해왔다. 채소장 부부는 가거도에 오자마자 방파제공사 원만성취를 발원하며, 1979년 해수관음보살입상을 모신 4평짜리 암자 용궁사를 건립했다. 방파제 공사는 이후 3년만에 순탄하게 완공되고 1990년 삼부토건 채희복소장이 본사 전무로 승진해 서울로 가며 용궁사 관리를 당시 부녀회장이었던 박성금보살등 불자주민 4명에게 위임했다. 박보살등 4명의 보살은 용궁사를 공동으로 관리하며 10년만에 불교세를 4가구에서 40가구로 늘렸다.(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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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는 자꾸만 지연되고 파괴되는 것을 반복하다가 보면 용왕님께 기도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법도 하겠다. 당시의 난공사는 이렇게 해서 마무리가 되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몰아치는 태풍으로 인해서 그것도 견디지를 못하고 마침내 삼부토건은 손을 들고 떠났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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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0일자 삼부토건 사이트의 기사]

1979년 동중국해 조업 어선의 긴급 대피로를 확보하고, 어업인의 안전을 위해 개발이 시작된 소흑산도항 건설공사가 공사진행 29년 만인 2008년 5월에 드디어 완공됐다. 이에 6월 2일, 농림수산식품부 어항과 서장우 과장과 서해어업지도 사무소 김병찬 소장 등 관련기관 및 수산 단체 관계자들과 김명조 부사장 그리고 이상욱 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내에서 이를 기념하는 준공식이 거행되었다.
목포에서 150km 떨어진, 우리나라 최서남단의 태풍 진로권에 위치한 소흑산도항은 우리 회사가 1979년 7월에 1차 공사에 착수한 뒤, 1986년 여름 태풍 ‘베라’로 방파제가 유실되어 보강공사를 진행해 왔고, 그 뒤 2000년 태풍‘프라피룬’, 2003년 태풍 ‘라마순’으로 피해가 계속되어 공사가 이어지게 되었다. 이로써 당초 10년으로 계획되었던 공사기간은 30년으로 연장되었고, 공사 금액도 1,325억에 이르게 되었다.
우리 회사는 지난 29년간 난공사임에도 불구, 특유의 성실시공의 자세로 소흑산도항 건설 공사에 임해온 결과 현재 폭 15.2m, 높이 12m, 길이 448m의 방파제와 108t의 대형 테트라포드가 설치된 보조 방파제 50m, 물양장 730m와 선양장 70m, 방사제 195m 등을 완공하여 당초 목적이었던 피항처로서의 기능을 이행하고, 지역 주민들을 태풍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다. 또한, 우리 회사가 철수한 이후에도 태풍 등 기상 악화 시 동중국해 어장에서 조업하는 어선 등을 안전하게 수용하고, 어업전진 기지로 역할을 할 것이며,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안정적인 접안시설을 마련해 줌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생활여건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흑산도는 본래 명칭이 가히 사람이 살 수 있다는 뜻의‘가거도’로, 면적 9.18km2, 인구 400여 명의 섬이다.

그러니까 공사를 하다가 포기한 것이 아니라 완공을 했던 것이로구나. 29년 간의 난공사를 마무리 했을 적에야 얼마나 즐거웠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다시 3년 후인 2011년부터 무이파로 시작되어서 파괴되면서 2013년에 삼성물산에서 공사를 하게 되었던 모양이다. 완공기일은 2022년 12월 31일까지 118개월이로구나. 공정률이 86%라니까 많이 하기는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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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관리감독도 잘 해야지. 그래야 부실공사가 되지 않을 테니까 말이지. 그런데 이건 또 무슨 기사지? 2021년 9월 5일자 연합뉴스에 나온 기사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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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또 뜯어먹겠다고.... 쯧쯧~~ 돈 앞에 장사가 없다고도 하지만 참 딱한 일이로군. 어떻게 된 사연인지 읽어나 보자.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2천억원대 세금이 투입된 대규모 국책사업인 '가거도 방파제 시공 사업'에서 감리 업무를 소홀히 하고 뇌물을 챙긴 책임자가 1심에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았다.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성보기 부장판사)는 업무상 배임 및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윤모(63)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천만원을 선고했다.삼성물산은 지난 2013년 해양수산부로부터 발주를 받아 전남 신안군 가거도 일대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한 방파제 시공사업에 착수했다. 윤씨는 이 사업의 설계와 감리를 담당한 회사의 전무이사로서 전체 공사의 감리단장을 맡았다.삼성물산은 본격적인 공사에 앞서 진행한 현장 지반조사에서 연약지반인 점토층을 발견하고, 기획재정부로부터 추가 예산을 확보해 공사 과정에 지반개량 공사를 추가했다.시험공사를 마친 삼성물산은 2016년 감리단장인 윤씨에게 지반개량 공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검사인 '개량체 검사' 결과를 통보했다.하지만 이 검사는 개량체 일부 구간에서 채취한 시료를 토대로 한 것이어서 전체 구간의 시공 상태를 확인하기에는 부족했다. 개량체 검사 때 전체 구간 시료를 채취하도록 한 기준에도 맞지 않았다.윤씨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발주청에 보고하지 않은 채 개량체 검사가 적절히 이뤄진 것처럼 기술의견서를 작성하게 해 발주청 등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여러 하도급업체로부터 공사 진행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3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윤씨 측은 재판에서 당시 현장상황과 시공상태 등을 고려해 계량체 검사 방법을 변경했을 뿐 감리업무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도급업체로부터 받은 금품 역시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아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하지만 재판부는 윤씨 측의 주장을 기각하고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공사는 총 대금이 2천억원을 넘어가는 대규모 국책사업으로서 거액의 세금이 소요되는 것"이라며 "피고인은 이런 중요 사업의 책임 감리로서 업무를 소홀히 해 가거도항 방파제 안전성에 위험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무원으로 간주되는 지위에 있으면서 참여업체 운영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점도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그런데도 범행을 모두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업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지반개량 공사를 추가하는 과정에서 공사 견적을 부풀리고, 추가로 받아낸 예산 중 일부를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사업 발주에 관여한 해양수산부 공무원들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trauma@yna.co.kr 박재현(trauma@yna.co.kr)



그랬구나. 윤 씨가 저 윤 씨겠구나. 정말 할 말이 없군. 웬만해야 방파제 하나로 이야기 한 편을 쓸 생각을 했겠느냔 말을 이제야 한다. 먼 절해고도에서 방파제 하나로 인해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들이 또한 여행객의 생각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은 문득 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은 '달어천진(達於天津)'이라는 적천수의 계수편에 나온 네 글자였다. 하늘 나루에 도달한다는 것이 떠오르면서 가거도에서 안전하게 보호되어야 할 항구인데 말하자면 아이가 성장해서 외부로 나가게 될 어머니의 자궁인데 그 자궁의 벽이 부실해서 제 기능을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보호를 받지 못한다면 그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또 있겠느냐는 생각도 들었다. 가가도항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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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사연들을 가슴에 품고서 방파제는 마침내 완공이 되겠지. 그런데 너무 좁아 아무리 생각해도..... 그러자 문득 새벽에 본 섬등반도에 모여들었던 어선들의 불빛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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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지. 저절로 갖춰진 천혜의 환경에다가 방파제를 잘 쌓는다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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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바로 이거지. 대리를 연결하는 길이 없으니까 터널을 만들면 되잖아? 왜 막대한 돈을 들여서 오랜 세월을 공사하고 있느냔 말이지. 이 정도는 되어야 남서해의 끝단에 있는 가거도의 도격(島格)에도 어울리지 그래. 이렇게 생각하고서 또 자료를 찾았는데 맙소사~! 이미 그러한 계획은 10년 전에 새워졌더란다. 헛바람 나구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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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에 나온 기사인데 2012년 6월 9일자구나. 내용을 또 거두절미 해보자.

(거두) 여기에 방파제는 지난 1978년부터 2008년까지 30여년간 1300여억원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9월 태풍 '무이파'에 의해 개당 64톤의 테트라포트(TTP·방파제 역할을 하는 4개 뿔 모양의 구조물) 2000여개가 부서지거나 유실됐으며 방파제 220m가 파손됐다. 이에 따른 복구 소요 예산은 2600억원에 달한다.

이때문에 전남도는 그동안 가거도항의 대체항으로 향리항을 개발해주도록 국토해양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가거도 향리항이 국가항만으로 개발되면 영해 관리항으로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에 따른 수산자원 고갈을 예방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절미)

벌써 10년 전의 이야기로구나. 그 사이에 공사를 했으면 뭔가 그림이 나왔을 법도 하건만 항리는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고 계획서만 책상에서 잠자고 있는 모양이다. 언젠가는 되겠지. 된다고 하면 또 시작은 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말이지. 언제? 그야 낭월도 모르고 아무도 모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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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방파제의 폭이 106m인데 이것이 세계에서 가장 넓은 폭이라는 기록까지도 세웠으니 퀴즈에 등장할 수도 있지 싶다. 미리 알아 둬야 하겠군. 완공이 되면 기념삼아서 한 번 더 가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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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게 비를 맞으면서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어부가 보였다. 가거도 방파제의 이야기를 마무리 해 줄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부디 공사가 잘 마무리 되고, 항리항도 무사히 개항되어서 바다를 출입하는 사람들의 행복이 여일(如一)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는다.

 

〈여행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