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달(98) 비양도

작성일
2021-11-25 10:2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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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달(98) [29일(추가5일)째 : 2021년 11월 13일]


비양도(飛揚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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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인가 가보려고 했다가 풍랑때문에 이루지 못했던 곳 중에 하나가 비양도였다. 배를 타야 하기 때문에 바다가 돕지 않으면 움직일 수가 없는 곳인 까닭이다.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할 유인도는 비양도와 마라도, 가파도 그리고 우도이고 우도 옆의 비양도는 이름이 섬이지 연결되어 있으니 따로 논하기도 애매하다. 또, 유인도였다가 무인도가 되었던 곳은 지귀도와 차귀도이다. 그리고 무인도로 남아있는 곳은 문섬, 섶섬, 범섬이다. 추자도는 따로 떨어져 있으니까 제외하고서 말이다. 여서도도 추자도 만큼의 거리에 있지만 행정구역이 완도에 속해 있으니 또한 제외해야 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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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하늘의 뜻이다. 음, 오늘의 하늘은 특별히 문제가 있어 보이진 않군. 다행이다. 하늘이 돕고 바다가 도와야 비로소 입도가 가능한 비양도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비양도 유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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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가 동쪽에 있다가 보니 서쪽으로 움직일 때에는 어쩔 수가 없이 시간이 소요된다. 비양도를 가려면 마주 보이는 협재에서 가는 것이 아니라 위쪽에 있는 한림항에서 가야 한다. 1시간 이상을 서쪽으로 향해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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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에 출항하는 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서 부지런히 대합실로 들어갔다. 지나는 길에 마라톤 경주가 있었던지 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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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항에서 비양도 간에는 두 개의 회사가 운행하는 모양이다. 천년호는 9시에 출항하고, 비양도호는 9시 20분이다. 그래서 어느 것이라도 형편이 되는대로 타고 건너가서 아침을 먹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은 생각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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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20분 출항하는 비양도호도 매진이라고 큼직하게 붙여놨다. 그래서 가장 빠른 배를 찾아본 결과로 11시 20분에 출항하는  비양도호를 타는 수밖에 없었다. 무슨 까닭인지. 10시 대에는 배편이 없구나. 휴식이 필요해서 그런가 싶기는 하지만 어쩔 수가 없고, 다행인 것은 그렇게라도 비양도를 갈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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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사 놓고서 아침을 해결할 곳을 찾으라고 했더니 호연이 한 곳을 향해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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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금휘도 같이 왔으니까 통갈치를 보여주는 것도 좋겠지?
호연 : 옙! 바로 검색하겠습니다.
낭월 : 맛이 좋다는 곳으로 찾아보셔.
호연 : 바로 나옵니다. 한림항에서는 가장 유명한 곳이랍니다.
낭월 : 그래? 그럼 잘 되었군.
호연 : 세자매 식당이라고 합니다. 바로 옆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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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이라서 조용했는데 시간이 경과하면서 아침을 먹으려는 길손들이 자리를 채워가는 모습이다. 여하튼 길다란 그릇에 갈치 두 마리를 넣고 딱새우며 전복과 두부로  푸짐하게 마련한 것이 두 대의 버너 위에서 지글지글 끓어오른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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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를 맡았다. 덜어주는데 무슨 셰프씩이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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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배불리 아침을 해결했다. 시간이 넉넉하니까 한림항 구경도 하면서 보내면 되겠다. 그런데 문득 어제 요트를 타고 놀았던 대포항의 이름이 떠올랐다. 대포(大浦)는 큰 포구라는 뜻인데 말이다. 아니, 그 정도의 이름일 붙으려면 최소한 한림항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다. 목포보다 더 커야 대포에 어울리지 그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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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들이 모두 큼직큼직하다. 이렇게 넓은 것은 풍랑주의보가 내리면 인근의 어선이며 화물선들은 물론이고 경비선까지도 모두 피항해야 하기 때문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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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 이름이 한림(翰林)이니 글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인가 싶었는데 마침 표지안내석이 있어서 들여다 본다. 한자로 써놔서 그냥 풀어서 읽어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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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설촌(設村), 지명(地名) 유래(由來)


한림은 1915년 경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해서 마을이 형성된 것은 현재 한림2리 안동내에 김해김씨 선조께서 가장 먼저 입주하면서 알한수풀 하대림의 마을이 되었으며 본래는 대림리로 한술마을이라고 했는데 1884년(고종21년)에 대림리의 서남쪽 바닷가의 지역을 나눠서 한림이라고 하였는데 주민들은 한술이라고 불렀다. 대림은 한술 또는 한수풀의 한자 표기로서 당시 대림리와 한림리 일대는 느티나무 참나무 순비기나무 등이 무성하게 숲을 이루어 한술 또는 한술마을이라 하였다. 한(翰)은 고유어인 한[大]의 음가의 글자를 표기한 것이다. 대림에서 마을이 나눠지면서 같은 뜻의 다른 글자인 한림(翰林)으로 표기한 것이다. 한림1리의 옛 이름은 말머릿개라 했는데 한자 표기로 마두포(馬頭浦)라 하였다.
1964년 4월부터 한림1리와 한림2리와 한림3리와 강구리로 4개의 행정리로 나눠서 운영되고 있으며 법정명칭은 한림리이다.
현재 한림1리에는 한성동(翰城洞[소리질네]) 문화동(文化洞[개창동네]) 사가동(四街洞[네거리]) 한근동(翰根洞[관전밭]) 북동(北洞[둥근모살]) 문교동(文校洞[물왓]) 등 여섯 개의 동으로 나누어져 있다.

서기 2006년 7월 31일
한림1리민일동

그러니까 한림학사(翰林學士)의 한림과는 무관하다는 것이었구나. 이름을 잘 지은 걸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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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뛰고 있는 남녀 마라토너들이 스쳐지나간다. 모두 지쳤는지 표정이 즐거워보이지는 않는다. 지금의 고통을 견디고 참는 것은 완주를 한 다음에 주어질 희열을 기대하는 까닭이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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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은 고기잡이를 나갈 준비에 분주한데 일없는 낭월은 대합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기웃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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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도 선착장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고려시대 1002년(목종5년) 6월 제주 해역 한가운데에서 산이 솟아 나왔는데 산꼭대기에서 4개의 구멍이 뚫리고 닷새 동안 붉은 물이 흘러나온 뒤 그 물이 엉키어 기와가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아마 이 시기에 비양봉에서 화산 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섬 속의 섬 천년의 섬 국토의 막내 비양도를 가려면 이곳을 거쳐야만 한다. 면적은 약 0.5제곱킬로미터이며, 동서의 길이가 1.02km, 남북의 길이가 1.13km의 작은 섬 비양도, 170여 명의 주민이 이 작고 아름다운 섬의 주인이다. 일단 섬 둘레 길을 걸어보면 3.5km의 해안선을 따라 걷기 좋은 산책길이 나 있다. 비양도 코끼리 바위, 천연기념물 제429호로 지정되어 있는 애기업은 돌이라 하는 기암괘석들이 형성되어 있으며 제주기념물 제 48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비양나무 자생지가 있다.

대합실 옆에는 이렇게 비양도 소개삼아 써놓은 안내문이 있는데 대부분은 그냥 지나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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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말에 '노는 입에 염불한다'고, 이런 것이나 보면서 찍어놓으면 좋은 정보를 얻고 소개하는 효과도 있으니 부지런히 담아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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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볼만한 곳에는 번호를 붙여놨구나. 이런 것은 일없이 사진을 따로 떼어서 만들어 놔야 무슨 그림인지 알아 볼 수가 있겠군. 번호대로 위치를 확인하면서 대략 살펴보면 나중에 비양도를 여행하실 예정이라면 약간의 참고가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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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등대와 용암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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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파호이호이 용암해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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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아 용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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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영겨붙은 용암(스패터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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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화산탄과 해조류 관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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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코끼리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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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초대형 화산탄 분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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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비양도 암석 소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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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용암굴뚝구조(애기 업은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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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파호이호이 용암해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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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펄렁못 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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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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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비양봉 분화구와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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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비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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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도 해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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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노닥거리는 사이에 배를 탈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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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날씨가 쾌청해서 다행이다. 아마도 배를 타야 할 모두의 마음도 그렇겠거니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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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도에 사는 주민들은 무료로 이용하는 구나. 그것은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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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배는 아니지만, 그냥 출항하는 모습으로 찍어 놨던 것을 활용하면 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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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출항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없었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이라고나 할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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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아담한 비양도까지의 소요 시간은 대략 15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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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어정거리다가 보면 이내 비양도 선착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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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왔던 여행객들이 배를 타려고 기다리는 모습이 가장 먼저 보이는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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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내린 사람들이 듣거나 말거나 자신의 맡은 일을 완수하는 해설사의 열정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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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도에서 제주도를 바라보니 한라산의 풍경이 들어온다. 계속해서 구름 때문에 정상의 풍경을 담지 못했는데 여기에서 보게 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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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무리를 해서 정상의 설경(雪景)을 살려봤다. 무리했다는 것은 라이트룸에서 이것 저것을 건드리면서 우야던둥 그림이 되도록 애 썼다는 의미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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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들이 한 줄로 늘어서서 여행객들의 상식을 키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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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날아온 섬 -비양도


비양도는 '하늘에서 날아온 섬'을 뜻하는 이름이야, 약 2만 7000년 전 해수면이 낮은 시기에 육지에서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분석구지.
비양도 서쪽 해안에는 지금은 사라진 화산의 흔적이 남아 있어. 특히 무게 10톤에 직경이 5m에 달하는 초거대 화산탄도 여러개 있는데, 제주도에서 가장 크다고 해. 그리고 뜨거운 용암이 흐르다가 바닥에 고인 물과 만나 용암과 수증기가 뿜어져 나가 만들어진 '애기업은 돌(호니토*)도 볼 수 있단다.

*호니토 : 뜨거운 용암이 차가운 물을 만나 급격히 끓어올라 수증기와 용암 파편이 뿜어져 나와 만든 굴뚝모양의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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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화산박물관 비양도


비양도는 제주시 한림읍 비양리에 위치해 있으며, 하늘에서 날아온 섬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비양도는 한림항에서 약 5.1km 떨어져 있으며, 섬의 모양은 원형에 가깝고 약 200여 명의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비양도의 중앙에는 해발 114m 높이의 비양봉 분석구가 있고, 서쪽 해안에는 제주도에서 가장 큰 초대형 화산탄들이 분포하고 있다. 섬의 북쪽 해안에는 호니토로 알려진 굴뚝모양의 바위들이 약 20여 기 분포하고 있다. 호니토는 용암이 흐르다가 습지 등의 물을 만나 수증기와 용암이 뒤섞여 분수처럼 솟구쳐 나와 쌓여 만들어졌으며, 천연기념물 제439호로 지정되어 있다. 섬의 동쪽에는 펄렁못 염습지와 마을 신당이 위치해 있다.
최근까지 비양도는 약 1,000년 전에 분출한 섬으로 알려져 왔으나 용암의 나이를 분석한 결과 27,00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니까 고려 때에 기록을 보고서 그때 생긴 것으로 추정했었던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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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리 설촌유래


신증 동국여지승람 제3권에는 "서기 1002년 6월에 산이 바다 한가운데서 솟아 나왔는데 산꼭대기에 네 개의 구멍이 뚤리어 붉은 물이 솟다가 닷새만에 그쳤으며 그 물이 엉키어 모두 기왓돌이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비양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역사시대(고려)의 화산활동 기록을 갖고 있는 섬이다. 비양리는 조선조 고종13년에 서씨가 처음 입주하면서 사람이 거주하기 시작했다고 전하지만 고려말 해상방어를 위하여 망수를 배치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오래전부터사람이 살았다고 할 수 있다. 본토에는 특이한 지명이 많은데 전에는 작은 섬이었는데 비양도와 스스로 이어졌다는데서 "한삼다리", 숲이 종나무의 군락지였다는 "종남머리", 만조 때면 고기가 모여든다는 "조근원"과 "큰원", 고인물이 있다는데서 "펄낭", 바닷새의 안식처인 "옷따는 여" 등이그것이다. 비양봉의 높이는 114,1m이고 약간 북쪽으로 치우쳐져 있으며 두 개의 분화구를 가지고 있다. 남사면에 있는 큰 분화구는 높이가 32m로 남쪽으로 활짝 열려 있으며 서사면에는 높이 32m의 작은 분화구가 있으며 토질은 화산 쇄설물인 속칭 "송이"로구성되어 있다. 또한 비양도 북쪽 해안가에서는 '아기를 못 낳는사람이 치성을 드리면 낳는다'고 전해지고 있는 속칭 "애기업은 돌"이라는 기암과 돌고래형 및 거북형의 대형 용암괴 등 제주도 본 섬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든 화산탄과 기암괴석들을 관찰할 수가 있다. 황금어장으로 이름난 이곳은 바다산호가 유명하고 비양봉의 분화구 안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비양나무가 자생하고 있으며 서기 1995년 8월 26일을 기해 기념물 제 48호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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飛揚島
千年紀念碑

비양도 천년기념비라고 쓴 것은 맞지 싶은데 비(碑)자가 쪼매~~~ 껄쩍지근하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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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내린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이미 통갈치를 먹고 기운을 차린 우리는 여유롭게 비양봉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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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봉으로 오르는 길은 새단장을 하는 중으로 보였다. 다음에 오면 말끔하게 만들어진 길을 걷게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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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에서 빨간 꽃송이들이 나그네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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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얕아도 오름이니까 계단 백여 개는 당연히 나타나려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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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가 지워졌었나? 아마도 그랬던 모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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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끝에 오르는 것을 보니까 또 뛰어보라고 하고 싶었다. 시키면 또 잘 따라 하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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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놀아야 여행이지. 아무렴. ㅋㅋㅋ

"자, 한번 더, 하나!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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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긴장감이 좋다. 서로 교감이 되는 순간이기도 한 까닭이다. 그리고 건강하다는 징표이기도 하다. 몸이 개운치 않으면 이러한 놀이도 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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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보다 훨씬 낫다. 스트레스가 멀리 날아가는 놀이다. 힘들게 계단을 올라갔으니까 한 번 뛰어줘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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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오르니 대나무숲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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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외연도의 대나무 숲길이 떠오른다. 장면마다 어딘가에서 만났던 풍경들이 줄지어 늘어선다. 그래서 많이 겪어본 사람의 생각은 항상 다양한 경로와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케 한다. 아는 것이 없어면 떠오르는 것도 없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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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과 한라산을 조망하라고 망원경도 설치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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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하기 참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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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바닥을 교체하면서 깔다가 점심 먹으러 갔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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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망을 위해서 우선 가장 높은 곳으로 가봐야 한다. 그리고 그 등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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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도 등대게 올랐음을 인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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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화각을 얻고자 하여 언덕 아래로 살짝 내려가서 등대를 바라보는 것도 놀이의 한 부분이다. 여기에는 하늘도 한 부조를 하는 구나. 고맙게도. 다양한 관점에서 봐야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도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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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이 약간의 해무에 싸여서 어슴프레하게 드러난다. 이 정도면 날씨는 정말로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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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자기 식대로 잘도 논다. 낭월은 자꾸만 한라산 정상으로 눈이 가는 모양이다. 오늘도 400mm 망원이 자꾸만 놀아 달란다. 한 몫을 할 모양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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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이 비양도에서 직선거리로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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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정상까지는 28.47km로군. 대략 이 정도인데도 저만큼 보인다면 이것은 참으로 좋은 날이다. 비양도 등대에 오르는 것이 등대만을 보기 위해서겠느냔 말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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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은 한라산 정상만이 아니다. 그 앞으로 전개되고 있는 얕고 높은 오름들의 풍경이 또 한 몫을 한단 말이지. 아마도 저 앞에 보이는 것은 새별오름이겠거니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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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이미지에서 일정 부분만 오려내면 이것을 '디지털 줌'이라고 한다는 군. 사진꾼들은 크롭이라고도 하는데 아무렴 워뗘. 여하튼 정상부위를 조금 확대해서 본다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흐릿하게 나온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것까지도 사라지는 쾌청한 날이라면 좋겠지만 주어진 만큼에서 즐기면 디는 것이니까. 그리고 나름대로 이것저것 주물럭거리면 조금은 이상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선명한 형태를 얻을 수도 있다. 그것도 허용 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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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아마도 윗세오름이겠거니 싶다. 왼쪽의 넓은 눈밭은 아무래도 만세동산이겠거니. 그저께 올라갔지만 더 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던 아쉬움이 다시 솔솔 피어오른다. 그래서 또 내년 봄을 떠올리는 것이기도 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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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이렇게 생긴 한라산 정상을 우째저째, 쪼물딱 쭈물딱 해서 오른쪽 처럼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약간의 수고로움으로 이만큼이라도 보여주니 감사할 박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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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도 열심히 동영상을 만들고 있구나. 현피디가 떠나기 전에 신신당부를 했는데 그것을 실행하느라고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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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다 둘러보고서 해변으로 내려왔다. 이제부터는 둘레길을 걸어봐야 할 시간인데 다들 힘든지 쉬겠단다. 그래서 혼자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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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암이 있구나. 유리곽 안에서 하얀 관세음보살이 나그네에게 잘 놀다 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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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1 : 이게 뭐고? 묵는 기가?
아제2 : 미역이군. 봐도 모르겠어?
아제1 : 미역하고는 쪼매 다르게 생기지 않았더나?
아제2 : 그래서 비양도 미역이 아이겠나. 바보아이가?
아제1 : 아, 그렇구나. 듣고 보니 그럴싸 하구마는.
아제2 : 인제 알겠제? 

낭월도 해조류에 대해서 잘은 몰라도 대략은 아는데 미역은 아니지만 미역과에 속하는 것으로 봐도 되지 싶었는데, 친구사이로 보이는 두 남자의 대화를 들으면서 미소를 짓다가 채취하고 있는 아지매를 보고서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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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안녕하세요~! 그건 미역인가요?
여인 : 미역이 아니라요.
낭월 : 비슷한데 뭐라고 하는 거지요?
여인 : 감태구마는.
낭월 : 아, 감태로군요. 조금 다르게 생겼다고 했더니.

결국 아제2는 아제1에게 속인 꼴이 되었구나. 몰라도 큰소리만 잘 치면 먹히는 것이니까. 그래도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님을 알겠다. 같은 과이기는 하니까. 말이지. 바로 폰에서 감태를 검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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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약품의 원료로도 쓰이겠구나. 제주도 일대에서 분포한다는 것을 비양도에서 봤으니 제대로 본 셈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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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널어 놨다가 건조가 되는 대로 모아서 지게차 판의 위에다 쌓아 놓는 모양이다. 그러면 배나 차가 와서 실어가는 모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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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안에는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하지 않아도 되지 싶다. 감태 말린 것이 쌓여있을 테니까. ㅎㅎ

어? 그런데...... 왜 기억 속에 있는 감태는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문득 든 생각이다. 안면도에서도 감태를 봤는데 파래라고 하는 것은 이렇게 생기지 않았었는데 이건 동명이물(同名異物)인가? 그런데 이끼 태(苔)라고 하면 이끼처럼 생겨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낭월의 기억 속에 있는 감태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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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는 그냥 파래김이라고 했는데 감태김이라고 해야 맞는 모양이다. 여하튼 이것이 감태였는데 난데없이 비양도에서는 미역처럼 생긴 것을 감태라고하는 것이 특이했다. 감정상으로는 이끼태(苔)를 쓰려면 이것이라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만 해 본다. 파래는 청태(靑苔), 김은 해태(海苔) 그리고 이건 감태(甘苔)라야 맞지 않겠느냔 거지. ㅎㅎ

한자라도 다른가 싶어서 찾아봐도 같은 한자를 쓰고 있어서 구분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것에 대해서는 이해로 풀지 말고 그냥 이름은 이름일 뿐인 걸로 정리해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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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해안으로 보이는 풍력발전기는 아마도 풍차해안의 풍경이겠거니 싶다. 다 둘러보고 난 나머지라서 대충 봐도 그림이 나온다. 겪어 본 자의 여유랄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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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찍었다더니 그것과 연관된 카페인가 싶기도 하다. 봄날인 것을 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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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봄날이나 찾아 볼까?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촬영지 인연으로 영화를 보기도 한다. 우도에서 화엄경을 봤고, 차귀도에서 이어도를 봤는데, 비양도에서 만난 봄날이나 볼까 말까 싶다. 넷플릭스에 있으면 봐도 되고. 그런데 넷플릭스에는 「봄밤」도 있고 「봄날은 간다」도 있는데 「봄날」은 없군. 없으면 말지 뭘. ㅋㅋㅋ

혹시나 하고 웨이브에 보니까 있구나. 2005년도 드라마였군. 언제 한가롭고 심심해서 뭘 할지 생각이 나지 않을 적에 문득 비양도가 떠오를 적에 봐주는 걸로 하지 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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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돌아가야 할지 잠시 갈등이 생긴다. 기다리고 있을 일행들로 인해서이다. 뱃시간이야 1시 30분이라고 하더라도 그냥 구경하고 다음 배를 타면 될텐데 다들 인내심이 낭월과 다른 고로 은근히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우야꼬......

안내판의 정보로 봐서는 한바퀴 돌아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 그냥 돌아가면 다 둘러 본 것이 안 되는데 말이지.... 그래도 걸음을 돌렸다. 화산탄은 다음에 봐도 없어지지 않을 테니까. 언제 느긋하게 한바퀴 돌아볼 여지도 남겨놓으면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 또 다음에는 어떤 풍경을 만나게 될지 모르니까..... 이렇게 위안을 하면서 걸음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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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제대로 쉬고 있구나. 정자에서 이렇게 시원한 바람을 느끼면서 쉬는 것도 좋지.

낭월 : 잘 쉬었나?
연지 : 그래. 쉬는 동안에 다 보고 왔어요?
낭월 : 아니다. 보다가 시간이 되어서 왔지.
연지 :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 잘 했어요.
낭월 : 다음 배를 타기로 하면 한 바퀴 돌아보고 가겠는데....
화인 : 호호호~! 어째요? 다음 배는 15시 35분인데요.
낭월 : 그렇구나. 그럼 일단 가야지. 다음에 오는 걸로.
화인 : 다음에는 비양도에서 하룻밤 자면서 구경하세요. 호호~!
낭월 : 그래야겠군. 비양도에서 하룻밤 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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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사진 한 장 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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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공들 고기 잡는 구경도 하면서 배를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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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목적을 달성했으니 또 성공이다. 이번에는 점심먹을 곳을 찾았는지 차에 타자마자 또 어디론가 내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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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말칼국수를 먹어야 제주도를 여행한 것이라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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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님은 전복죽을 먹고 싶다기에 그렇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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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말칼국수도 먹을만 했다. 뭘 먹어도 맛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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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까 또 한 군데는 둘러봐도 되지 싶은 시간이다. 그래서 멀지 않은 용머리 해안을 들렸다가 귀가하기로 했다. 먼저도 풍랑으로 인해서 차단되어서 들어가 보지 못했는데 오늘은 날씨도 좋아서 가능하겠다는 것에 합의를 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서 용머리 해안에 도착했고 이미 아는 길로 바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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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찌 상상이나 했으랴~!

입장 시간이 15시가 마지막이었으니 말이다. 이번에는 또 시간제한에 걸려서 못 들어가 보는 구나. 기묘하게 생긴 암벽을 다시 보고 싶었는데 역시 남는 여운은 다음 기회라고 외친다. 그럼~! 다음이 있으니까. ㅠㅠ

화인 : 어떻게 해요? 어디로 갈까요?
낭월 : 꽃밭으로 가자~!
화인 : 어딘데요?
낭월 : 서부농업기술센터~!
화인 : 예? 거기에 무슨 꽃이 있어요?
낭월 : 난들 아나, 있다니까 가보는 거지 뭘. 꿩대신 닭이잖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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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의 불행은 연지님의 행복이 되기도 한다. 사전에 조사한 정보에 의하면 맨드라미가 예쁘게 피어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서 어중간 할 적에 찾아보기로 했는데 지금이 딱 그 어중간한 때이니 제대로 맞아 떨어졌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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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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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즐거우면 되었지.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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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두가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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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신기술을 전수하는 곳인가 싶기도 했다. 국화는 아마도 식용으로 가꾸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물어볼 곳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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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도 만들고, 식품으로 가공할 방법이 있거나 찾고 있을 수도 있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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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둘러봤다. 다음엔 집으로 가는 길에 새별오름이나 보고 가자고 했다. 새별오름의 억새도 한몫 한다고 했으니까 봄의 새별, 불탄 새별, 여름의 새별도 봤는데 이제 가을의 새별도 봐야지 싶어서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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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찌 생각이나 했으랴. 사전예약을 하지 않은 사람은 입장이 불가라는 경비원의 안내에 비로소 따라비 오름에서 들었던 조각이 맞춰졌다. 여기를 왔다가 예약이 되지 않아서 구경도 못하고 따라비로 갔었던 모양이다.

「새별 힐링 축제」11월 13일 ~ 14일

그랬구나. 그나마 멀찍이서라도 바라보기 위해서 옆에 있는 카페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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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야 아무렴 워뗘. 구경만 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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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핑크뮬리를 보는 곳이라는데 오늘은 새별오름의 억새를 관망하는 장소로 활용이 된 셈이로구나. 세별오름의 광장에서는 풍악이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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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커피를 사갖고 차에 올랐다. 집으로 가는 일만 남았구나. 오늘의 풍경은 여기까지이다. 그리고 모두가 매우 만족한 하루의 나들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