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달(93) 거문오름③

작성일
2021-11-20 09: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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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달(93) [26일(추가2일)째 : 2021년 11월 10일]


거문(拒文)오름③ 분화구 2코스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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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아니, 이게 흥분될 일인가? 스스로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성적 외침도 들려왔다. 그래도 그냥 흥분이 되는 것은 되는 게다. 감정은 가끔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분화구(噴火口)에 내려가 보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5월의 '시즌2'에서도 애월의 금오름에서 분화구에 고인 물을 바라보면서 거닐었었기 때문이다. 물론 작년 9월에 올랐던 백록담이야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지만 대신에 취재하는 기자가 분화구에 돌아다니는 것을 보기는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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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다. 왜냐면, 입구에서 숨차게 올라갔던 1코스의 기억으로 인해서였다. 이렇게 내려가다가 보면 분화구 바닥이 될 것이고, 그래서 다시 또 그만큼 올라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해설사 선생은 계속해서 분화구로 내려갔고, 무슨 생각을 했던 간에 걸음은 부지런히 분화구 바닥을 향해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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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다가 뒤를 돌아다 보니 내려온 길이 손을 흔들어 주고 있었다. 그 말은 맨 꼴찌로 따라가고 있었다는 이야기로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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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이 뒤에 있다는 것은 호연이 뒤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말이로군. 삼나무 가득한, 아니 이건 삼나무가 아니라 낙엽송처럼 보이기도 하네..... 다만 그것을 자세히 볼 겨를이 없다. 얼른 따라붙어야 해설사 선생의 설명을 하나라도 듣게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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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구 바닥에서 설명하는 이야기를 채 듣지 못했다.  대충 조합해 보면, 여기까지가 1코스라는 이야기이고, 그래서 거의 1시간이 소요되었음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1코스만 돌기를 원한다면 여기에서 돌아가면 된단다. '아니, 여기까지 내려와서 돌아간다고? 그게 뭐여?' 싶었는데 돌아가는 길은 따로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여하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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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보니까 이정표가 보인다. 정상에서 둘러보고 전망대에서 추자도와 보길도까지도 확인하고서 내려왔으니 이제 돌아간다면 1코스가 마무리 된다는 이야기였다. 돌아가는 길이 다르다는 생각을 왜 못 했는지..... 계속 왔던 길을 다시 가는 것으로만 생각했었다는 그래서 실소를 머금게 되었더라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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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2코스가 시작되는 지점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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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의 용암협곡이 있었는데 둘러보지 못했다. 그런데 아래에서 설명하면서 지금은 출입이 통제되었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까 출입통제라고 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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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오른쪽에 오름의 정상을 끼고서 역방향으로 진행하게 된다. 억새의 숲을 보면서 평지를 걸으니 만고에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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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새로운 길로 들어간다는 의미인 모양이다. 여하튼 자연을 지켜달라는 신신당부가 느껴진다. 한 번 훼손되면 복구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어쩌면 영원히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까닭이다. 또 공부꺼리가 나타났구나.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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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형성과정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거문오름으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분출된 많은 양의 현무암질 용암류가 지표를 따라 해안까지 흘러가는 동안 형성된 일련의 용암동굴 무리를 말한다. 거문오름은 만들어진 초기에 용암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화산분출이 일어나 높이 456m의 화산체의 모양을 만들었다. 그리고 화산이 폭발하면서 나오는 힘이 줄어들면서 많은 양의 용암이 흘러나와 벵뒤굴, 김녕굴, 만장굴, 용천동굴 등의 동굴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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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벵뒤굴 쪽으로는 1차로 분출해서 흘러가면서 만든 동굴이고, 만장굴 쪽으로는 2차로 분출해서 만들어진 동굴이라는 이야기로군. 자꾸 등장하는 벵뒤굴이 궁금하기는 하구먼시나 개방을 하면 보는 거고 아니면 상상만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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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돌아보니 산이 없다. 그래서 거문오름은 말발굽형태의 분화구라는 것을 알겠군, 다랑쉬랑은 다르다는 말을 전망대해서 했었구나. 그러니까 일차적으로는 다랑쉬처럼 붙출해서 쌓였다가 2차적으로 뜨겁고 진득한 용암이 분출하면서 쌓이지 않고 흘렀다는 말이었지 싶다. 그러니까 당연히 말굽형이 되었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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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와 폰의 사진이 뒤섞였기 때문에 사진의 순서가 약간 바뀌었을 수도 있지 싶다. 흐름상 약 5분 정도의 오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혹 설명이 꼬이더라도 양해를 부탁해야 하겠다. 출발 전에 카메라의 시계를 조정하지 못한 허물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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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순서가 약간 꼬일지라도 모두가 거문오름의 분화구 코스에서 만났던 풍경이라는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럼 되있지 뭘. ㅎㅎ 또 무슨 설명을 하고 계시는가 싶어서 허둥지둥 뒤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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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용암이 붕괴되었던 곳도 있었구나. 용암협곡을 그냥 지나쳤나 했더니 설명은 여기에서 들을 수가 있었구나. 어디.



용암 붕괴도랑 (용암협곡)



거문오름 탐방로 주변에는 아래로 깊게 패인 계곡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이[렇게] 깊은 [협곡은] 물이 흐르면서 암석을 깎아 만든 것이 아니라 용암동굴의 천장이 무너져 생긴 계곡이다. 지질학자들은 이런 독특한 지형을 '용암 붕괴 도랑' 이라고 한다. 용암협곡 주변에는 상록식물이 자라고 있어 겨울에도 푸르고 울창한 숲을 유지하여 항송사진으로도 쉽게 인식된다.

당연(?)히 안내판에는 항상 오탈자가 있으니 알아서 챙겨보면 된다. 다들 뭐가 그리 바쁜지 안내판에서조차도 미처 교정을 하지 못한 채로 글들이 모여서 나그네에게 쓴 웃음을 짓게 만든다. 뭐 그래도 괜찮다. 낭월은 원래 까칠하기는 해도 너그럽기도 하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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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용암협곡은 용암동굴이 만들어 졌다가. 나중에 천장이 붕괴되면서 단층운동에 의해서 갈라진 곳이라는 말이로군. 그래 어떤 상황인지 대략 이해가 된다. 그래서 거문오름을 이렇게나 열심히 보존하려고 조심스럽게 가꾸고 있었구나. 다른 분화구에서는 이러한 것을 볼 수가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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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만 봐도 대략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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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자. 비가 뿌리자 모두 준비한 비옷을 꺼내서 입는다. 낭월도 꺼내 입었다. 카메라 가방에도 물이 들어가면 안 되니까. 등이 불룩한 것은 카메라 가방을 짊어진 채로 비옷을 입어서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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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안내판이 나타났다.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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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군에 대한 이야기로구나. 이건 그냥 넘어가도 되지 싶다. 낭월의 주요 관심사가 아닌 고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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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걸음을 멈추고 일행이 모이기를 기다렸다가 말하는 해설사 선생이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가 싶어서 귀를 기울였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외친다.

"공자왈, 맹자왈?"

모두 조용했다. 그래서 낭월이 큰 소리로 화답했다.

"곶자왈~!"

해설사 선생이 다시 한 번 말한다.

"공자왈, 맹자왈~!"

"곶자왈~!"

낭월도 다시 화답했다. 사전에 공부한 것은 이런 때에 요긴하게 활용이 된다. 관객이 화답해 주기를 바라면 답을 해야지. 모두 점잖게 듣기만 하고 있어서 말이 없는 낭월이 답을 했다. 이것은 마치 판소리를 보면서 추임새를 넣는 것과 같은 것이다.

"얼씨구~!" 

라고 말하면 그것을 받아서 말해야 주객의 호응이 맛있는 법이다.

"절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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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곶자왈에 대한 설명이로구나. 그럼 이런 것은 이야기를 잘 살펴봐야지.



거문오름 일대의 곶자왈



곶자왈은 제주의 독특한 화산지형 중의 하나이며, 제주도에서는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과 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어로 "곶'은 숲을 뜻하고, "자왈"은 자갈이나 바위와 같은 암석덩어리를 뜻한다. 즉, 곶자왈이란 암석들이 불규칙하게 널려있는 지대에  형성된 숲으로, 독특하고 다양한 동물과 식물이 같이 살고 있는 독특한 생태계가 유지되는 지역이다.

음, 이 안내판을 쓴 사람은 글재주가 좀 떨어졌던 모양이다. 겹따옴표나 오타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독특'이 한 문장에 세 번이나 등장 하다니.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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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설명과 안내문을 통해서 어슴프레하게 이해했던 것도 확실하게 정리한다. 곶자왈이 여기저기에서 보였는데 지명이 아니라 형상을 설명한 것이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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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은 이주민이고, 왼쪽은 원주민이라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삼나무는 인공림이라는 이야기이고, 그래서 심었다는 말이니 이주민과 같다는 의미였다. 왼쪽의 잡목들은 원래 있었던 초목들이었다는 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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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마을의 풍경은 가을가을했다. 역시 자연에 순응한 식물들은 가을을 알고 있었던 게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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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삼나무 숲이 이렇게 조성된 것이었다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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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도 전망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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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는 아홉 개의 거문오름 봉우리가 다 보인다고 해서 전망대를 만들었던 모양이다. 알오름 전망대이다. 여기는 주변보다 약간 높은 지형인 것으로 보인다. 문득, 울릉도의 나리분지에서 만났던 알오름이 떠오른다. 같은 구조인 모양이다. 이러한 형태를 뭐라칸다더라...... 기억이 안 나네. 그렇게 설명을 듣고는 다시 앞으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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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설명하는 말과 함께 안내판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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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혈(風穴)



풍혈이란 다량의 낙반이나 암석들이 성글게 쌓여있는 틈 사이에서 바람이 나오는 곳을 말한다.
대기중의 공기는 이 암석들의 틈 사이를 지나면서 일정한 온도를 띠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시원한 바람이, 겨울철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와 탐방객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한순간에 날려보낸다.

설명만으로도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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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게 그림까지 그려서 설명하니 이해하지 못하면 바보가 되지 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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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 나뭇잎 하나가 글자에 끼어들었군. 그걸 치웠어야 하는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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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또 뭔가? 바위 앞에서 설명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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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화산탄에 대한 이야기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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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탄(火山彈)



거문오름에서는 붉은색 암석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이 붉은색 암석은 구멍이 송송 뚫려있는 가벼운 현무암의 일종으로 제주도 말로 '송이'라고 한다. 이 송이들 중에는 분화구에서 공중으로 높이 던져져 회전하면서 굳어져서 고구마 모양을 띠는 것들도 있는데, 이런 암석을 화산탄이라 한다.
이 화산탄은 거문오름 분화구에서 공중으로 쏘아올려진 용암 덩어리가 회전하면서 둥근 공 모양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아, 그것이 화산탄이었구나. 화산알이라고 했더니..... (문득 아득한 옛날에 있었던 추억 한 토막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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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형태의 화산탄이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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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숲길로 이어지는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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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에 김이 서려서 마스크를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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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웬 병참도로? 군대가 이용하는 길이라는 뜻이잖은가? 그래서 둘러보니 주위에 일본군 갱도진지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일본군대가 군수용품을 숨기기 위해서 이용했던 길이라는 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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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길도 완만하니 나무가 없다면 차가 다닐만 하겠다. 나무는 그 후에 자라난 것일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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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남성(天南星)도 거문오름에서는 무척이나 크게 자랐구나. 이것이 익으면 빨갛게 되는데 독성이 있어서 손대지 말라고 써놨던 것을 본 기억이 난다. 천남성을 다른 곳에서도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왕성한 씨앗을 품고 있는 것은 본 적이 없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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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남성 뿌리를 해독시켜서 만들면 곤약이 된다. 독이 있다고 해서 못 먹는 것이 아니라 잘 먹으면 된다는 것도 알고 있는 것이 인간의 지혜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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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야기를 하시나 했더니 수직동굴에 대한 설명이었던 모양이다. 항상 딴짓을 하느라고 꿈지럭대는 바람에 설명을 곧잘 놓치곤 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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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동굴로 가는 길이 있는데 왜 가지 않는가 싶었다. 아무래도 날씨도 꾸적꾸적하고 해서 그냥 통과하시는가 싶은 생각에 살짝 의심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 조사를 해 보니까 가봐야 볼 것이 없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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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 봐야. 입구에 이렇게 철망을 만들어서 볼 것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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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동굴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만 이해하면 그만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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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오름 수직굴(垂直窟)



거문오름 수직굴은 일반적인 용암동굴이 수평으로 발달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항아리 모양을 하고있는 독특한(또 독특한이 나왔군. 같은 사람의 글이겠거니... ㅎㅎ) 용암동굴이며, 제주도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동굴이다. 동굴의 깊이는 35m이며, 2층동굴의 천장이 무너지면서 형성되었다.

독특한 글이 자꾸 보여서 미소를 짓는다. 독특한 것은 좋은 것이지 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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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3코스의 태극길을 가실 분은 저쪽길로 가면 됩니다. 안내는 여기까지입니다."

"짝짝짝~~!! 많이 배웠습니다."

두 사람은 3코스로 향하고 해설사 선생은 무전기로 두 사람이 3코스로 갔다는 것을 보고하고는 이야기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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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는 삼나무 길과 억새길로 나뉘어 있었다. 우리는 삼나무길로, 화인네는 억새길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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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배가 고프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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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길로 미리 나와있던 화인네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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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이 있었기에 다시 산등성이로 올라가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더라는 말이다. 분화구라는 말에 착각했었던 셈이다. 아마도 일본군들의 차량들도 이길로 드나들었겠거니 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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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안 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로 인해서 차질이 생길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시원하게 잘 둘러본 셈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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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먹구름이라도 거문오름 탐방은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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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증을 반납하고 돌아서 나오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그렇다니까. 오름탐방길에서는 이러한 폭우를 만나지 않았던 것은 천지신명께서 하늘을 틀어막고 있었던 것이 틀림 없었다. 그래서 또 감사할 일이 생겨서 기뻤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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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피하고 있으니까 호연이 폭우를 쫄딱 맞으면서 차를 끌고 입구로 나왔다. 멋진 거문오름의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낭월 : 이제 어디 가서 점심을 먹어야지?
화인 : 점심은 두부찌개집으로 마련되었어요.
낭월 : 언제?
화인 : 용천동굴 구경하다가 전화가 왔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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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오름 입구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두부집에 도착하자 이미 약속했던 박 선생이 남편과 동행해서 자리를 마련하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초면이지만 오랜 친구같은 느낌인 것을 보면 아마도 전생부터 같이 공부했을 것이라는 짐작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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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 이렇게 뵙게 되어서 반가워요.
낭월 : 그야 말인둥~! 남편께서도 안녕하십니까?
남편 : 예, 유튜브 라이브에서도 늘 뵈었습니다.
낭월 : 그러셨군요. 반갑습니다.
선생 : 사부님은 제 여섯 째 오빠와 닮아서 깜짝 놀랐어요.
낭월 : 그래요? 어디 증거를 보여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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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금휘야 비슷해 보이나?
금휘 : 아빠 젊어셨을 때 모습이 있네요.
낭월 : 그럼 가족이 단체로 인연이 있었던 걸로. 하하~!
선생 : 그래서 더 특별했나 봐요.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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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샷도 남기고서 반가운 만남을 마무리 했다. 그야말로 한끼의 인연이었지만 오랜 인연이기도 했다. 서울에서 재미있게 살다가 또 제주도 바람이 불어서 자리를 잡았더라는데, 거문오름을 못 가봤더라지. 앞으로 가실 곳이 많아서 좋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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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하니 하루 해도 저물어 간다. 귤로 담소하면서 저마다의 소감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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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다니느라고 고생한 비옷들에게도 휴식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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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네가 잠시 안 보이더니만, 저녁먹거리를 챙겨 왔던 모양이구나. 급하게 상이 차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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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가 제철이라서 좀 사 왔다는 이야기와 함께 즐거웠던 하루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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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 벌렀던 거문오름의 탐방은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으니 이미 절반은 성공을 했고, 이제 다음 목적지를 향해서 가려면 오늘 저녁에도 푹 쉬어야 한다. 든든하게 먹고는 하루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