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陰陽의 以前

작성일
2007-09-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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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과 양의 맨 처음 시작은 어디서 부터인지 지식으로는 알기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예전의 시간감각에도 문제가 있었겠지만, 기실은 옛 사람들은 시간에 대해서 그렇게 전전긍긍하지 않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곰곰 생각해보면 원래 음양의 이전에는 두 종류의 기운이 서로 분리가 되지 않고서 엉켜 있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뭔가 시간이 흘러가면서 분리가 되고 정리가 되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느끼는 자연법칙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음양으로 나누기 이전에도 무엇인가가 있었다고 한다면 그 형태는 음양으로 분류가 되기 이전의 기운일 것이라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이러한 성분을 혼돈이라는 말로 표현해도 무난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는데 사실 혼돈이라는 말은 장자에서도 보이는 말이기 때문에 매우 오래전의 우주의 형상이 이렇게 음과 양으로 분리되기 전의 형태로 이해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장자(莊子)의 내편(內篇)에 응제왕의 마지막 대목에 아주 간단한 내용이 있다. 풀어서 적어보면 이런 내용이다.




[남해의 왕과 북해의 왕이 중앙의 왕인 혼돈의 나라에 놀러와서는 아주 융숭한 대접을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그 답례로 무엇을 선물할까... 하는 의논을 하다가 혼돈을 보니까 보통 사람들은 일곱 개의 구멍이 있는데 혼돈은 구멍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두 임금은 의논을 한 끝에 하루에 한 구멍씩 7일동안 일곱구멍을 내줬는데, 마지막 구멍을 내자 혼돈은 그만 죽고 말았다.]




이러한 장자의 유명한 우화가 있는데 아직도 모르시는 분이 있다면 이런 기회에 한수 익혀 두는 것도 좋겠다. 이 이야기를 볼적에 자연적인 원래 생긴대로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고 편안한 것인데, 뭔가 인위적으로 조작을 하는 것은 본래의 모습을 망가트리는 것이라는 의미가 포함된 것으로 생각이 된다. 음양이 나눠지기 이전의 모습을 궁리하다가 문득 그 모습은 혼돈의 형태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언급을 하였는데, 실로 음양을 나누기 이전의 형태라고 볼적에 혼돈이 가장 어울리는 모습일 것이다.

혼돈이란 뒤죽박죽이라는 뜻도 있지만, 명확하게 나눌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 아닌가 한다. 어찌보면 어두컴컴한 상태라고 생각이 되기도 한다. 밤도 낮도 아닌 시간, 이를 일러서 혼돈의 시간이라고 하면 적절한 표현이 될것으로 생각된다.

요즘에는 혈액(血液)을 갖고 실험을 하는 장면이 텔레비젼을 통해서 종종 보이는데, 이 중에서 혈액을 분리하는 장면이 보인다. 그 혈액은 처음에는 그냥 붉은 피인데 실험을 위해서 원심분리기에 들어갔다 나오면 그때는 위와 아래로 나뉜다. 이러한 상태의 이전 즉 원형의 혈액을 그냥 혼돈의 상태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생각되기도 한다. 이렇게 분리가 되어버린 액체는 이미 인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않는 물체일 것이다. 혼돈이 죽어벼렸다는 말에서 낭월이는 원심분리기 속에 들어있는 혈액을 떠올려보게 된다. 뭔가 연관성이 있어보이기 때문이다.

지구의 원형에서 하늘과 땅으로 나뉘기 전에 오행의 기운이 분류되지 않고 뒤섞여서 함께 빙글빙글 돌고 있던 시절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도 된다. 이를 일러서 음양의 이전이라고 이름한다. 그야말로 전체의 모습도 될것 같고, 이성이니 감성이니 하는 분류를 하기 이전의 천진한 상태가 바로 음양분리 이전의 모습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해본다. 주역(周易)에서 말하는 무극(無極)의 상태도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