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斷時

작성일
2007-09-10 18:18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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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시라는 말은 점을 하는 시간을 잘라서 들여다 본다는 뜻이다. 이 방법은 참으로 간단한데 찾아온 사람의 남녀에 따라서 적용시키는 것이 다르다. 나이와 일진과 시간을 숫자화 해서 이미 만들어진 몇개의 결론에 대입시켜서 풀이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간단한만큼 적중율도 믿을 수가 없는데, 영감이 밝은 사람이 응용한다면 아마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충남 태안의 어느 선생은 이 점술만 갖고 평생을 벌어먹고 사는 경우도 보았다. 지렁이괘라던지 묶인 돼지괘라던지 하는 이름으로 봐서 매우 서민적인 환경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학문적으로는 근거가 빈약하기 때문에 연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한 실화를 한편 소개하겠다.




[지렁이괘]




낭월이가 어렸을적에 동네에는 단시점을 잘 하시는 정종호라고 하는 아저씨가 계셨다. 이분은 누가 질문을 하면 단시점으로 해석을 해서 걱정거리를 해결해주는 재능이 있으셨던가 보다. 어느 여름날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하루는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노는 자리에서 집에 다녀온다고 간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문득 모인 사람들이 지금 집에 간 사람이 언제 올것인가를 점으로 알아보라고 하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주변의 사람들도 흥미가 동해서 모두 정씨 아저씨를 쳐다보았다.

“그럼 어디 한번 점신에게 물어볼까?”

하고는 지금 질문을 꺼낸 사람의 나이와 일진, 그리고 시간을 합산해서는 지렁이괘를 뽑아냈다. 그리고서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한마디 결론을 내렸다.

“이사람은 오지 않겠네요. 이따가 해나 빠지면 오겠구먼...”

그러자 주변의 사람들은 그럴 리가 없다고 했다. 원래 모임이라면 환장을 하는 사람인데다가, 잠시 소 여물을 주러 갔었기 때문에 10분이내에 돌아올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는 은근히 점괘과 틀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잔뜩 기다렸다. 그런데 실제로 한시간이 지나도 오지않는 것이다.

질문을 한 사람이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었다. 급한마음에 아이를 그 사람의 집으로 보냈다. 잠시후에 돌아온 아이가 보고하는 말은 그 댁에서 잠을 자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놀러 나오시지 않느냐고 하니까,

“에구~ 갈라고 했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이따가 저녁에 시원해지면 나갈려고 잠을 자고 있었네.”

라고 하는 것이었다. 모두는 점괘의 적중에 놀라서 어째서 오지않을 것으로 생각을 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해석하기를

“이렇게 날이 뜨거운에 지렁이가 땅위를 돌아다니것소? 천상 이따가 해가 지고 시원해지면 그때서야 슬슬 돌아 다니는 물건이라서 오지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라오.”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어린 마음에도 하도 신기해서 기억에 저장을 했던 모양이다. 이렇게 생각이 나는 것을 보면, 당시에도 아마 역학에 대한 끼(?)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