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순례⑤ 경복궁 주변
작성일
2019-04-2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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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순례⑤ 경복궁 주변(周邊)
경복궁에서 근정전, 교태전(강령전 포함), 경회루를 제외하고 그 나머지의 풍경들을 묶어서 「경복궁 주변」이라는 이름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 사정전만 별도로 하기도 너무 번잡해서 대략 묶어놓으면 되지 싶은 생각이다.
사정전을 거쳐야 강령전으로 들어갈 수가 있어서 지나갔다.
근정전의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앙부일구가 보이지 않아서 관리하시는 분께 물었다.
낭월 : 앙부일구가 보이지 않네요?
관리 : 아, 앙부일구는 사정전 앞에 있습니다.
낭월 : 사정전이 어디에 있습니까?
관리 : 근정전 뒤로 가면 사정문이 나옵니다.
낭월 : 아,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사정전은 좌만춘(左萬春) 우천추(右千秋)로구나. 여기에서 좌우란 중앙의 사정전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항상 바라보는 입장과 대상의 입장에서 늘 혼란스러운 것이 좌우이다.
사정문 앞에서도 태실행사에 대한 안내가 되어 있었구나.
사정문을 거쳐서 사정전으로 들어간다.
사정전은 아담하다.
사정전의 왼쪽(낭월기준)에는 천추전이 있다. 어떤 건물이던 전(殿)이 붙으면 대궐이다. 왕이 사용하는 건물이라는 뜻일게다. 일천의 가을이라고 하니 여기에서 가을은 봄이 있고서야 가능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반대쪽을 보면 답이 나온다.
만춘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만춘천추? 좀 이상하네... 천추만대가 자연스러운데 천춘만추? 뭐 아무렴 워뗘.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나오는 핵심은 춘추(春秋)라는 두 글자인 거지. 춘추가 뭐냐?
춘추는 봄과 가을이고, 이것을 의미로 쓸때는 세월로 쓴다. 그리고 또 역사가 되기도 한다. 결국은 같은 뜻이다. 그러니까 오랜 세월을 백성 다스리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라는 의미로 봐도 되지 싶다.
과연, 사정전 앞에 앙부일구가 있었다. 물론 광화문 앞의 앙부일구는 다음날 봤기 때문에 이 앙부일구가 경복궁에서는 처음 보는 셈이다. 그러니 반가울 밖에. 다만 사진이야기에서는 생략한다. 앞서 충분히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어전회의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겠거니....
용상도 있다. 소박하긴 하지만 분명히 격식을 갖췄다는 건 알겠다.
이 공간에서도 역사에 기록된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을까.....
병풍에 일월과 오봉산이 있으면 모두 임금의 자리이다.
용상인 줄 모를까봐서...
용들이 주리를 틀고 승천하고 있구나.
복제품이라도 진품과 다를 바가 없다. 경매장에서 팔려고 하는 것만 아니라면....
세월의 때가 묻은 것처럼 보이는 구나.
오전에 찍는 바람에 현재의 절기에 속하는 부분에 그림자가 생겨서 아쉽게 되었다. 다음에는 오후에 가서 찍어야 하겠다.
술을 만드는 곳이었던가 보다.
주방이 아니고... 소주방이라니.... 의외군...
우물가에서 수다를 떨던 나인들의 깔깔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뚜껑이 덮여 있으니 물은 이미 죽었겠지....
동궁일원은 한창 복원 공사 중이다.
아무래도 중심에서 벗어나다 보니까 복원의 단계에서 뒤로 밀렸나 보다.
자선당(資善堂)은 동궁의 세자들이 공부하면서 머물던 곳이라니까 한가로운 동쪽에 마련되었던가 보다.
구석구석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다.
대충 현판의 사진에 따라서 정리해 본다.
2시에 있을 세종대왕자 태실 행사를 준비하는 예행연습인가 보다.
꽃과 궁전..... 양반네들....
푸른 의상은 문관(文官)이다.
등에 학의 문양이 장식된 것으로 봐서 짐작한다.
어디론가 바삐 움직인다.
중광문(重光門)....
행차의 행진이 그 앞을 지나간다.
왕을 위한 일산(日傘)이다. 사실 양산(陽傘)보다는 일산이 맞지 싶다. 태양을 가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군졸들도 완전무장을 했구나. 행사 두 시간 전이니 준비를 잘 해야지.
행사하는 본부인가 보다.
태실에서 행사할 궁녀의 복장도 보인다.
항아리는 등장하지 않았었는데.... 다른 용도인 모양이다.
왕이 타는 가마는 연(輦)이다.
왕자의 태항아리를 운반할 가마인 모양이다.
분위기가 좋아서.... 그냥....
여긴 자선당이구나...
자질을 잘 키우라는 뜻이려니....
쪽문 저쪽은 근정전이다.
자선당 입구는 자신문이 아니고 진화문(震化門)이다. 진(震)은 동(東)이다.
동궁(東宮)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담장따라 시선이 시원하게 흘러가는 것이 좋다. 이것도 궁궐에서나 느낄 수 있는 분위기인가 싶다.
담장엔 화초가 만발하고, 그 틈사이에는 갖가지 그림과 글자들로 장식했으니 이렇게 담장 하나 만드는데도 얼마나 많은 공력이 들었을까... 싶다. 문득 옛날 통도사에서 큰 재를 지낸다고 학인들을 동원했을 적에 물들인 은행으로 복(福)이나 수(壽)를 만드는 방법을 배웠던 기억이 난다.
쪽문을 나가면, 국립민속박물관의 멋진 오층석탑의 장식이 보인다. 구조로 봐서 법주사 팔상전이 모델인가 싶기도 하다.
[자료출처:https://blog.naver.com/imj111612/10187249067]
법주사 팔상전과 흡사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비교해 보니 많이 닮았네.
봄철이 아니면 보기 어려운 풍경들로 눈이 호강한다.
함화당과 집경당이구나.
위치는 지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제일 좋다.
빈들이 한가롭게 잘 지내라고 뒤뜰에는 향원정까지 만들어 줬었나 보다.
남의 집 안마당 훔쳐보듯.... ㅎㅎ
계명문(啓明門)이라고 된 것을 보니 동쪽으로 난 문이 아닐까 싶다.
여인이 혼자 나들이를 왔는지 셀카를 찍는 모습이 열심이다.
함화당의 뜰이었구나.
저 멀리 눈에 익은 정자가 보인다. 향원정(香遠亭)이겠군. 옛날 12장 짜리 달력에서 많이 봤던 그림이어서이다. 기억 속에만 있던 그림을 실물로 보니 그것도 느낌이 괜찮군.
둘러 친 울타리는 공사중이라는 의미겠고, 고궁이니 공사라기 보다는 복원이라고 하겠거니.... 이렇게라도 향원정이 어디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그러니까 경회루는 왕의 놀이터이고 향원정은 후궁들의 놀이터였다는 이야기네.
울타리를 높이 치고, 중간에 그림으로라도 보라고 유리창을 만들어 놨다. 이런 경우에는 렌즈를 유리에 바짝 붙이고 찍으면 반사를 최소화 하면서 그런대로 괜찮게 담을 수가 있다.
음..... 내년 봄에 다시 오라는 이야기로군....
뒷동산으로 나들이 가서 바람이라도 쐬라는 쪽문인가 보다.
건청궁(乾淸宮)은 명성황후가 기거한 곳이란다. 경복궁에 또 건청궁이라니 궁이 중복되었구먼시나 사연을 가득 품고 있는 이야기는 설명문에서 충분히 전해 준다.
경복궁에서도 맨 구석에다가 만들었구나. 아마도 멀리 떨어져서 궁이라고 했었나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어색하긴 하네....
그러니까 자객이 들어닥쳐도 못 막았는가 싶기도 하다.
이름은 궁인데.... 문은 왜 이리도 허술할꼬..... 어느 양반집 출입문보다도 좁네... 그냥 접대용으로 붙여 놓은 이름인가 싶기도 하다.
여긴... 함광문(含光門)이구나. 빛을 머금은 문이다.
지도에서 보는 것과 실물을 보는 것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필체도 좋다. 건물은 단청도 얻지 못하고 소박하구나....
곤녕합(坤寧閤)은 건청궁과 짝을 이뤄서 붙인 이름인가 싶다. 북경의 자금성에서 본 건청궁과 곤녕전의 축소판이라고 최면을 거는 듯 싶기도 하다.
곤녕합이 언뜻 봐서 각(閣)인가 했더니, 합(閤)었구나. 쪽문합이다. 당(堂)도 아니고... 뭔가 기이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름들이긴 하다.....
화단에는 수수꽃다리가 만개했구나.
그 여인들도 이 꽃을 보면서 나라의 미래를 걱정했을테지......
아니면...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라도.....
고요한 대궐의 뒤뜰에 바람이 한 자락 스치고 지나간다.
돌배나무. 올 봄에 아그배나무땜에 혼란이 왔었는데... ㅋㅋㅋ
그래서 돌배나무가 눈에 들어왔나 보다.
배꽃이 시들어 가고 있다.
그렇게 한바퀴 돌아서 나가면 된다.
저 멀리 보이는 정자는 향원정의 축소판인가 싶기도 하다.
여긴 집옥재구나.
옥을 모아놓은 곳이라는 뜻인가....
특이하게 현판을 세로로 썼구나. 높이가 되어서 그랬나 보다.
조선 고종이 서재로 사용했던 곳인데, 왼쪽에는 팔우정이 있고, 오른쪽에는 협길당이 있군. 원래는 팔우정과 협길당이 창덕궁에 있는 함녕전의 별당으로 지어졌던 것을 1888년에 고종이 창덕궁에서 경복궁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함께 옮기게 되었더란다.
글을 쓴 사람이 미원장(米元章)이라서 깜짝 놀랐다. 이 사람은 조선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중국 송대의 유명한 서예가 미불(米芾)인데 어쩐 일인가 했더니 그의 서첩에서 집자(集字)를 해서 만들었구나. 집옥재의 이름을 집자해서 만들었다니... 그것도 재미있군.
또 하나의 출입문이 나온다.
경복궁의 북문이다.
호예 밖으로 청기와 지붕이 보인다.
그러니까 청와대라는 이야기로군.
청와대가 경복궁 북문 밖의 후원이라고 하더니 과연 그랬구나....
문을 나가보니, 경비병들의 분주한 모습들이 들어온다.
근무 교대를 하고 가는 모양이다.
다가가도 되는데, 경복궁과는 다른 이야기라서 이쯤에서 발길을 돌렸다.
그러자 바로 이름이 들어온다.
신무문이다.
신무(神武)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에서 온 현무(玄武)를 신격화 시킨 것이려니...
경비경찰도 한가롭다.
칠궁은 여기에서 관람이 가능한 모양인데 오늘은 휴무이다.
다시 되짚어서 가는 길은 바쁘다.
한가로운 까치 한 마리...
어디론가 통하는 문이겠거니....
이렇게 해서 경복궁을 주마간산격으로나마 둘러봤다고 해도 되지 싶다. 경복궁을 둘러보는데 하루는 바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만 봄날의 초록과 화사한 꽃들이 함께 해 줘서 계절감이 참 좋았다. 가을에는 또 가을의 풍경이 있겠거니....
후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