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하구언(錦江河口堰)

작성일
2018-12-10 07:40
조회
1168

금강하구언(錦江河口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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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잠을 깨면 습관적으로 보는 정보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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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나쁨」, 「초미세먼지는 더 나쁨」. 이런 정보만 계속 보다가 모처럼 맑은 날을 보니까 기분도 상쾌해진다. 날씨가 좀 쌀쌀하지만 그래도 날씨보다 하늘 맑은 것이 더 반가운 마음은 어쩌면 앞으로 날이 갈수록 줄어들지 싶다. 그러면서 늘어나기를 바라는 희망조차 버릴 수는 없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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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보름 만인가? 문을 닫았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시간들.... 비로소 문을 열어 놔도 될 날인데, 그러기엔 기온이 너무 차갑군. 그래도 바람쐬러 가야 할 핑계를 찾아야 한다. 외연도를 다녀 온 후로 대략 한 달이 지나고 보니까 다시 유목민 근성이 발동하는 모양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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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철새 철이네. 새 보러 갈까?
연지 : 추운데.....
낭월 :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바람쐬야 건강해지지~! 
연지 : 그럴까.....

연지님은 그래도 알고 안 그래도 안다. '이 녀석이 또 역마살 발동이 되었구나...'하고 속내를 읽었을게다. 그래서 바람쐬러 나섰다.

낭월 : 굴 먹으러 갈까?
연지 : 오늘은 새조개 먹으러 가자.
낭월 : 와우~! 새조개 먹고 새 보는 겨?
연지 : 새조개를 먹은지도 오래 되었잖아.
낭월 : 오케이~! 그럼 남당항으로~~!!

새조개는 남당항(南塘港), 굴은 천북이고 키조개는 오천항이다. 그러니까 오늘의 첫 행선지는 남당항이 되는 셈이다. 남당항이면 새를 보는 곳은 천수만(淺水灣)이 가깝구나.... 그러면 오늘의 새 구경은 천수만으로 가야 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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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행 고속도로를 가다가 수덕사로 나가야 홍성으로 간다. 홍성을 지나서 남당항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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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당항으로 가는 길에 눈길을 끄는 볏짚뭉치들. 잠시 길을 멈추고 그 장면을 하나 담았다. 마침 눈이 살짝 내린 것도 하얀 포장재와 잘 어울린다. 그저께인가... 서산 쪽에 대설주의보를 해제한다더니만 눈이 좀 내리긴 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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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에 살짝 내릴 적에 여기에는 제법 내렸던 모양이다. 길바닥의 하얀 빛은 염화칼슘의 흔적들이 바람을 타고 있었다. 환경과 안전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흔적들이다. 환경보호는 염화칼슘을 반대하고, 도로안전은 사고를 방지해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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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당항이라기에, 남당(南唐)인가 싶었는데, 남당(南塘)이구나. 당진의 남쪽이라서 남당인가... 했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나저나 연못[塘]의 남쪽이라니.... 무슨 연못이 있었던 걸까.... 지도를 뒤적여 보자.. 왜 남당이라고 했는지... 별게 다 궁금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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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연못이 되려면, 북쪽에 그럴싸~한 못이 있어야지.... 지도는 아무리 들여다 봐도 그럴싸 한 것은 고사하고 끌어다 붙일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 하나 있다. 간월호? 오래 전에 붙은 남당항에 이름을 붙인 사람은 이미 나중에 간월호가 북쪽에 생길 것을 알고 있었다고 우길 수도 있기는 하겠다.....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으면 지식인에게 물어야지. 한마음이 일어났으니 확인을 해야 속이 시원한 까닭이다. 어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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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 설....마..... 남당이 조선후기의 선비가 사용하던 호였더란 말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길래 항의 이름에 붙였을까.... 그래서 또 궁금해졌다. 클릭~클릭~!!

[남당 한원진 선생에 대한 자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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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설명이 되어 있군. 학자가 머물게 되니까 지명으로도 기념이 되었더란 말인가 보다. 이제 남당항에 대한 이름은 이만하면 충분하다.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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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도착한 남당항이다. 수년 전에는 건물만 서 있었는데 주변의 정리도 좀 된 것으로 보인다. 눈이 녹아있어서 노인들께서는 걸음에 조심조심이시다. 낙상을 조심해야 건강하게 노년을 보내시지.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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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간에 오면 항상 갈등이다. 모두 어서 오시라고 손짓을 하는데 과연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를 정하지 못한 까닭이다. 문득 2층으로 가고 싶어진 것은 아랫층에서만 이용하다가 보니까 2층에서 영업하는 사람들에게 지리적인 불리함이 있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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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는 핑계고, 목적은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전경을 담고 싶었던 것이 본심이었다. 겨울이 되어야 더욱 활기를 띄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자리를 잡고 앉아서 새조개의 메뉴가 안 보이느냐고 묻는 낭월에게 돌아온 답변은?

"새조개는 1월에 나와요."

그냥 나오는 낭월에게 주인 아지매가 '어디를 가도 새조개는 없다'고 한다. 물론 속셈은 그게 아닌데, ㅋㅋㅋ 새조개가 안 되면 굴을 먹을 참이고, '굴을 먹으려면 남당이 아니라 천북(川北)'이라는 습관적 공식으로 인해서인데 말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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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천북의 장은리로 가는 길에 늘어 선 자동차들... 아차~! 길을 잘못 들었구나.... 싶었다. 이렇게 차가 많을 줄은 생각을 미쳐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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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공사 중이고, 일부는 영업하고 있는데 즐겨 다니던 단골집은 폐업을 했는지 전화도 안 되고 간판도 사라졌다. 아마도 나이도 들고 힘들어서 장소를 정비하면서 그만뒀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복잡한 굴단지를 빠져나가서 한가한 곳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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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먹을 분량은 반 통이면 된다. 네 사람이 한 통을 먹으면 되는 까닭이다. 옛날에는 구이를 먹었는데 이젠 꾀가 생겨서 귀찮은 구이보다 편한 찜으로 방향을 바꿨다. 특히 불에 굽는 것에 대한 염려도 포함해서이다. 한 통은 3만원이고, 반 통은 15,000원이다. 물론 굴만 먹으면 허전하다 그래서 칼국수를 추가한다. 6,000원이다. ㅎㅎ

남당천북이군. 남북이 나온다는 것이 재미있어서 글장난을 해 보는 것이다. 남당은 남당 선생의 호에서 나왔다면 천북(川北)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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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북(川北)의 이름은 이해가 된다. 오천항(鰲川港)의 북쪽이니깐 말이다. 오천항은 충청 수영이 있던 곳이니 상당히 중요한 경비의 요지였다고 해도 되겠다. 오천(鰲川)은 자라오니까 자라가 사는 하천이라는 뜻이겠다. 점심으로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든든하게 먹은 다음에 목적지를 향해서 출발이다.

남당항에서 새조개를 먹고 천수만의 새를 구경하러 갈 요량이었지만 천북에서 점심을 먹었으니 '왔던 길을 다시 돌아 가지 않는다'는 '래로불거(來路不去)'의 원칙에 의해서 남향하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금강하구언(錦江河口堰)이 다음 목적지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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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의 천리 길[394.79km]은 장수읍에서 시작해서 군산 북쪽, 서천 남쪽으로 흘러들어서 마무리가 된다. 금강하구언에서 금강의 하구는 알겠는데.... 언(堰)은 생소하다. 보통은 금강하구둑이라고도 하는데, 방죽 언의 뜻이 둑인 것으로 봐서 같은 의미의 한자음과 우리말음의 차이라고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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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강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쌓은 둑이란다. 강이 바다에 들어가는 마지막 문턱이라고 보면 되겠다. 여하튼 금강하구언에는 철새조망대가 있다. 봐하니 강물이 얼지 않아서인지 새들의 모습이 언뜻 보이지 않는 군. 그래서 전망대 구경을 하려고 올라간 셈이다. 입장료 2천원. 복지카드나 65세 이상은 무료. 65세가 넘었느냐고 묻는데 안 넘었다고 했다. ㅋㅋㅋㅋ 그러니 봐 주려고 해도 안 되는 게야.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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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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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이런저런 볼거리가 많이 생겼나보다. 전에는 못 봤지 싶은데 둘러보면서 여유를 가져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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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처럼 생긴 건물은 부화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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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방문한 날[12월 9일]에도 부화가 된다는 예고가 적혀 있었는데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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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알에서 나온 햇병아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모두 오늘 세상을 구경하는 녀석들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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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에 있는 알은 미동이 없다. 다시 뚫고 나오려고 힘을 모으고 있는 모양인가 싶었지만 해가 넘어갈 시간이 멀지 않아서 바쁘게 둘러보고 나오는 수밖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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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관이 있어서 들어가봤더니 금강앵무가 반긴다. 출입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심심했던지 부리를 딱딱이면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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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지를 끼고 나그네를 반긴다. 밖으로 나오고 싶을텐데  체념하고 적응한 녀석들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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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봐도 수컷은 화려하다. 암수가 같이 있으면 바로 알아 볼 수가 있으니 말이다. 이 모두가 자연의 조화이니 인간만 빼고 모든 암컷은 생산만 하면 되는 모양이다. 여성의 꾸밈과 새들의 암컷이 하고 있는 모습이 대비가 되어서.... 뭔가 뒤바뀐 느낌도 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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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암컷은 알을 품기 위해서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는 생존의 이치를 물려받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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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특이한 백한()이란다. 백한조도 아니고 참 묘하게 생겼다. 한(鷳)은 소리개 한이라는데, 그렇다면 솔개와 같다는 의미로 붙은 이름인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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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들이 철망 사이로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먹이를 구한다. 그래서 떼로 몰려다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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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혀 있는 거위의 표정이 재미있다. 안락한 대접을 받으면서 유유자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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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도 관람객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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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말을 하는 모양인데, 알아 들을 수가 없으니 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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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늦어서 사진이 아쉽게 되었다. 일찍 빛이 충분한 시간이었으면 더 재미있는 참새들의 모습을 담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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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로 올라갔다. 10층이다. 군산 시내의 풍경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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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이라서인지 한가로워서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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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제가 열심히 그림책을 보고 있다. 모름지기 책은 가까이 할 수록 정이 드는 법이다. 그 장면을 찍는데 엄마의 흐뭇한 눈길이 등 뒤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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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그린 크레파스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한 그림에서 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아이도 있다. 사뭇 진지하다. 그대로 찍어다가 집에 가서 그려보겠다는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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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온 동무에게 사진을 찍은 이야기를 하면서 깔깔대는 경쾌한 소리도 듣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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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디 짧은 대설 절기의 태양은 이내 서산마루에 넘어갈 준비를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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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구언이 짠물과 민물의 경계를 긋고 있다.

안[오른쪽]은 강(江)이고, 바깥[왼쪽]은 해(海)다. 강은 물이 만든[氵+工] 것이고, 바다는 물의 어머니[氵+每]인가 보다. 만물의 근원은 바다고 돌아갈 곳도 바다다. 모든 생명체의 고향도 바다이다. 그러니까 바다는 어머니가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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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구둑을 보니 부남호(扶南湖)가 생각난다. 서산시 부석면과 태안군 남면을 연결한 제방이다. 이 부남호의 개방을 깊이 토론하고 있다는 서산B지구를 말한다. 만을 막아서 육지로 만들었지만 불과 40년도 되지 않아서 반성을 하고 있는 인간의 짧은 지혜이다. 1982년에 막은 부남호가 인간의 삶에 도움을 주는 것보다는 자연환경을 파괴했다는 결론이 진작에 나왔다는 이야기이다.

문득,「그 때는 그게 옳았고, 지금은 그때가 틀렸다」는 영화 제목 비슷한 문구가 떠오른다. 그렇게도 쌀밥이 그리웠던 시절의 공사였건만, 이제 세월이 흘러서 쌀이 지천으로 쌓여가다가 보니 다시 생각하게 되었던 모양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만금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결국은 자연이 옳았다는 것으로 간단히 정리하면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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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또 있다....

금강의 수질이다. 지난 여름에 백마강에서 카누대회를 하던 장면이 떠올라서이다. 그렇게 녹조라떼의 물이 결국은 흘러서 여기로 모여든다. 4대강둑도 헐고, 금강하구둑도 헐었으면 좋겠다. 물은 물의 길로 가게 두고,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는 결론은 이미 나왔는데 무슨 미련이 있어서 미적거리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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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들이 언제까지 찾아올 것인지도 걱정이다. 물이 오염되면 새들도 떠나갈 게다. 이미 많이 떠나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간월호나 부남호는 덜 오염되어서 그곳으로 철새들이 모여드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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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조망대가 오래도록 철새조망대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자연철학자의 눈에는 자연의 운행을 가로막고 있는 모든 것이 못마땅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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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만시지탄일지언정 점차로 가로막고 있는 것들이 하나씩 걷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백령도와 대청도에서 일출을 가로막던 철망도 걷어질 것 같고, 사대강의 제방도 하나씩 열릴 것 같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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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後悔)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참회(懺悔)를 해야지.... 후회는 '잘못했습니다.'이고, 참회는 '다신 안 그러겠습니다.'이다. 후회만 하고 다시 또 반복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플라스틱의 제앙이 다가오고 있다는데.... 물의 재앙은 고향의 파괴란 말이지.....

문득 하늘을 보니 가창오리떼의 군무가 한창이다.

어디?

하늘을 봐도 모르겠냔 말이지. 낭월의 눈엔 가창오리떼로 보이는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