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도 트레킹(2/6)

작성일
2018-11-07 18:13
조회
1251

외연도(外煙島) 봉화산 트레킹(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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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도항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햇볕을 쬐고 있는 물고기들이다. 어느 집에서도 볼 수가 있는 반찬꺼리기도 했다. 과연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연도 답다는 생각이 드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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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방파제로 올라가서 외연도항의 풍경을 담아볼 요량으로 연지님은 쉬고 있으라고 해 놓고 혼자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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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그린호는 내릴 것은 내리고 실을 것은 실은 다음에 부지런히 갈 길을 향해서 출항한다. 어려서 홍성의 중학교에서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는 어머니가 가시는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 매우 흡사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배인가? 배에서 나온 것이나, 내린 것이나 같다는 뜻일랑강?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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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그렇게 떠나가고 왠지 모를 허전한 마음은 갈매기들이 위로를 해 준다. 놀러 와서도 모태를 그리워하는 걸까? 이런 심사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래서 회귀본능은 나이가 들어도 내재하는 것일까? 잠시 이런 생각에 젖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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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 맑은 하늘, 그리고 허허로운 여행길을 나선 나그네가 한 자리에서 같은 곳을 응시하고 있는 풍경에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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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의 어종이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풍경을 보면서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이 떠올랐다. 하룻밤을 머물러야 할 곳부터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미리 인터넷으로 자료들을 찾아 보긴 했지만, 뚜렷하게 결정할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마침 토요일도 아니고 일요일이니까 머물 곳은 많으리라고 생각해서 예약도 하지 않았는데 어딘가 찾긴 해야 하겠어서 한 바퀴 돌아봤다.

그러다가 비교적 멋진 펜션을 하나 발견했다. 2층으로 되어 있는 건물이라서 올라가 봤는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관리자는 다른 곳에 머무르는 것으로 봐서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다.

주인 : 여보세요~!
낭월 : 방을 알아보려도 들렸습니다.
주인 : 지금 어디 계시는지요?
낭월 : 펜션 앞에 와 있습니다.
주인 : 예, 방 있어요. 몇 분이세요?
낭월 : 두 사람입니다.
주인 : 두 분이서 머무르기에는.... 좀 적합하지 않겠네요.
낭월 : 왜요? 방이 커서 그런가요?
주인 : 예, 비용이 많이 들거든요. 
낭월 : 얼마인지요?
주인 : 10만원이예요. 대신 다른 곳을 소개해 드릴까요?
낭월 : 예, 그래 주시면 고맙지요.
주인 : 추억펜션으로 가보세요. 적당할 거예요.
낭월 : 고맙습니다.

펜션 주인의 안내를 받고서 앞으로 나가 봤지만 알려준 추억펜션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문득 인연이 아닌 모양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연지님에게 돌아갔더니 바로 벤취 앞에 있는 전화번호로 해 보라고 한다.

주인 : (연세가 지긋한 할아버지의 음성) 여보세요~!
낭월 : 하루 묵을 방이 있나 하고 전화 했습니다.
주인 : 예, 방이 있습니다. 어디세요?
낭월 : 여기는 가게 앞입니다.
주인 : 그럼 골목으로 들어오세요. 뒷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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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뒤라고는 했지만 막상 찾아가 보니까 뒷골목의 끝이었던 셈이다. 시간이 되어도 안 온다고 생각한 주인아저씨가 마침 나오다가 마주쳤다.

주인 : 전화 하셨더랬어요?
낭월 : 예, 전화 드렸습니다.
주인 : 이쪽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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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안쪽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시는 뒤를 따라갔다. 방을 확인하고, 싱크대도 있는 것도 봤지만 밥을 해 먹을 생각은 하지 않았으니 신경쓸 것도 없이 결정을 했다.

낭월 : 얼마 드리면 됩니까?
주인 : 오만원이지유~ 뭐.

사전에 알아 본 바로도 하룻밤 묵는데 대체로 5만원이었고, 좀 전에 가 본 곳은 방이 커서 10만원이었을 것이라고 짐작해도 되지 싶었다. 물론 이렇게 상세하게 기록하는 것이 사진기행의 본질이라고 여기고 이름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은 있는 그대로 적을 요량이다. 행여 명예훼손이라도 될 내용일 경우에만 가명을 사용할 것이다. ㅎㅎ

방을 잡아 놓고 연지님을 데리고 왔더니 어르신께서 청소기를 들고 와서 치우고 계셨다. 봐하니 혼자서 관리하시는 것으로 보였다. 그야말로 외딴 섬에서의 하룻밤이 제대로 실감나는 풍경이기도 했다.

주인 : 청소를 못 했네요. 얼른 해 드리지요.
연지 : 놔두세요. 제가 할께요.
주인 : 아니지유~!
연지 : 괜찮아요. 이리 주세요~!

아무 것이나 거리낌이 없는 연지님의 수더분한 성격이 이런 곳에서도 잘 드러나는 모양이다. 주인장도 멋적어 하시면서 넘겨주고는 필요한 것이 없느냐고 하는데 수건만 두어 장 주시면 된다고 해서 마무리를 지었다.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부익부, 빈익빈을 생각해 봤다. 소문이 난 곳으로만 계속해서 손님이 찾아가게 되면 이러한 곳은 점차로 운영을 하기가 어렵게 될 수도 있겠다는 어울리지도 않는 사회적인 발상을 해 본 것이다.

주인장에게 5만원은 더욱 소중하게 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먼저 알려준 곳으로 가지 않고 여기로 온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연지 : 이제 배고파.
낭월 : 그래 밥 먹으러 가자.
연지 : 식당도 안 보이던데...?
낭월 : 설마 요기를 할 곳이 없겠남, 앞으로 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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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참.... 아까는 찾아도 보이지 않던 추억펜션이 떡~ 하니. ㅋㅋㅋ 그래서 인연에 따른다는 말이 맞는 모양이다. 식당도 하면서 숙소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짐작이 되는 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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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도에서는 선택지가 별로 없다는 것을 누구라도 깨닫게 될 것이다. 먹는 것에 관해서 하는 말이다. 식당 표시는 몇 군데 보이지만 운영을 하는 곳은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어쩌면 주말에만 운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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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식당을 떠올리면 안 된다. 그냥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겸 방이고, 따로 테이블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손님이 와서 앉으면 상을 펴주고 주문을 받는 구조이다. 그런데 그러한 풍경이 너무도 외연도스럽고 자연스러운 것은 우리의 일상 풍경인 까닭일게다.

할배 : 뭘 해 드릴까요?
연지 : 뭐가 가능한지 여쭤볼까요?
할배 : 회도 됩니다. 여보, 뭐가 되지?
할매 : 꽃게탕이나, 된장찌게도 가능하고...
할배 : 매운탕은 워뗘?
할매 : 매운탕은 냉동실에 있어서...
연지 : 꽃게탕으로 주세요.
할매 : 그럼 꽃게탕 2인분으로 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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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의 다정함이란....
할머니의 정갈함이란....
한 끼 식사의 소중함이란....

천천히 차려지는 밥상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대청도나 백령도에서는 나름대로 식당의 형태를 갖춘 곳에서 해결을 했는데 외연도는 참 달라도 많이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노년의 부부가 말하는 모습과 몸짓에서 사랑이 묻어 나는 듯한 모습이 연애를 하는 젊은이들 못지 않은 느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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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끓는 사이에 밥이 되느냐고 묻는 젊은 남자가 있었다.

남자 : 네 사람인데요. 
할매 : 밥이 엄씨유~ 새로 지어야 하는디유.
남자 : 얼마나 걸립니까?
할매 : 한~ 30분은 잡아야쥬~!
남자 : 그래요..

그렇게 하고는 나갔다. 다른 곳으로 가볼 요량인가 싶었지만 낭월의 추측으로는 다른 곳도 마땅치 가 볼 곳이 없을 것이라는 짐작만 했다. 10분이나 지났나.... 다시 들어왔다.

남자 : 메뉴는 뭐가 있습니까?
할배 : 회도 있고요.

혼자 미소가 나왔다. 할배는 회를 썰고 싶으신갑다. 그런데 손님이 회를 시키지 않아서 자꾸만 회에 대한 홍보를 하시는 모양이다. 이 남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밖의 일행과 나누더니만 된장찌게를 주문한다.

할매 : 저쪽 식당도 안 된다고 하던감유?
남자 : 예, 마땅치 않아서요.
할매 : 쬐끔만 기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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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까 새벽에 대천항에서 마음으로 한 약속을 지킨 셈이 되었다. 외연도에서는 꽃게탕이지. 그리고 웬 꽃게를 그렇게도 많이 넣어 주셨던지, 연지님께서 그야말로 복폭(腹爆)할 만큼 드셨다. 덩달아서 흐뭇했다. 숙식(宿食)을 해결했으니 이제 관광을 즐길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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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많이 먹었어?
연지 : 응, 실컷 먹었어. 아고~ 배 불러. 호호~!
낭월 : 이제 내일 새벽에 놀 장소를 물색해 보자.
연지 : 어디로 가 볼라고?
낭월 : 저쪽 방파제 위로 길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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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은 먹는데서 나오는 법이다. 먹지 못하면 걷지도 못한다. 그래서 든든하게 잘 먹는 연지님이 고맙기도 하다. 힘들면 숙소에 가서 쉬고 있으라고 해도 같이 간다고 나선다. 전망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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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의 계산으로는 새벽에 해가 떠오를 방향을 가늠해 보건대, 노랑 동그라미 부위에서 보면 될 것으로 판단을 했다. 그러니까 작은수도와 수도 부근에서 일출이 되면 그 풍경이 좋을 것으로 판단이 되어서였다. 그러니까 100여 m만 가보고 위치를 확인한 다음에 다시 내려올 요량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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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나 있는 길로 가보면 되지 싶었던 것이다. 여하튼 이 글을 읽고 있는 벗님 중에서 외연도를 가보실 마음이 있다면 나쁘지 않은 정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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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배로 가는 길이었구나. 마당배는 어디쯤인지 모르지만 널널한 바위가 있을 가능성이 있지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외연도의 지명에서 특이한 점이 있으니, 오목한 만(灣)으로 되어 있는 곳은 '금'자가 붙고, 볼록한 곳은 '배'가 붙어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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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도항 앞에 있는 안내판이다. 마당배는 한참을 걸어야 하는 곳에 있어서 거기까지는 갈 마음이 없었다. 새벽에 사진놀이를 할 수가 있는 곳만 찾으면 바로 돌아올 예산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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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길이라는 것이 그렇다. 그냥 걷다가 보면 자꾸만 앞으로 가게 되어있다는 것. 그래서 땀이 나면 옷을 벗어가면서 그렇게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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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삽시도에서의 기억이 떠오른다. 곰솔과 면삽지를 보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인해서, 팔자에 없는 3km의 산길을 걸었다는 그 코스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가고 있는 길의 모습에서 그런 예감이 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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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쯤에서 일출 사진을 찍을 만한 자리가 있어주기를 바랬는데, 아무래도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조촘조촘 하다가 보니까 자꾸만 앞으로 나가게 된다. 어차피 길이 있으니까 뭔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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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까봐 야무지게 밧줄을 띄워놨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오를 수가 있다는 것도 자꾸만 앞으로 나가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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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꼭 힘들만한 곳에는 이렇게 쉴 수가 있는 공간을 만들어 뒀다. 그렇게 쉬엄쉬엄 걷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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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 정도에서 새벽에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해 봤다. 그런데 위치를 보니까 아무래도 섬과 섬의 사이에서 해가 떠오를 각도는 이미 지나버린 것으로 보인다. 너무 와버렸다는 이야기인 셈이고, 그 중간에서는 마땅히 전을 펼칠 자리가 없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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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 모르겠다. 그냥 가는데까지 가보자. 점심도 든든하게 먹었으니 아무리 힘든다고 해서 산에 오르는 것보다는 낫겠지.... 그런 마음으로 길을 걸었다. 이미 새벽의 일출 풍경은 포기했다. 그럴 자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느긋하게 그야말로 예정에도 없었던 트래킹을 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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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안내판이 왜 여기에 있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기는 했다. 이런 것은 입구 어디쯤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이 지역이 집단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라고 애둘러 이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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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이런저런 풍경들을 보면서 가다가 보니 연지님은 앞장을 서서 씩씩하게 잘도 간다. 산도 한 번 쳐다보고, 또 바다도 한 번 보면서 그렇게 걷는 길이 그런대로 나쁘지 않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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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며 가며 사진을 이렇게 찍었으니 걸음은 자연 느려질 밖에. 숲길이 시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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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 봐야 하룻밤만 자면 되기 때문에 얼마든지 버틸 수가 있겠다는 믿는 구석도 있기는 했다. 그리고 봉화산을 이렇게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은 운동이 되겠다는 포기 비슷한 생각도 했다. 되돌아 가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앞에서 갑자기 네 명의 아지매들이 나타났다.

여인 : 안녕하세요.
낭월 : 안녕하세요.
여인 : 이리 가면 포구가 나오지요?
낭월 : 예, 맞습니다.
여인 : 그 봐, 조금만 더 가면 된다니깐~!

이 말을 들으면서도 길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가늠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얼마나 가야 하느냐는 말은 하기 싫었다. 어차피 갈 길이라면 얼마나 남았는지는 알아서 뭘 할 거냐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여행은 목적지가 목적이 아니라
여정이 목적인 까닭임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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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라도 이 길을 걷고 싶은 벗님에게 참고하시라고 볼 것은 없지만 여정의 기록을 담은 사진을 첨부하는 것이다. 이런 길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음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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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보니 문득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차나무가 관목이냐 교목이냐로 논쟁을 하던 시절이 생각나서이다. 그 기준은 맨 아래의 둥치가 하나인지 여럿인지를 갖고서 구분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었지....

그런 관점에서 이 동백나무는 관목(灌木)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그렇지만 같은 동백과라도 차나무는 관목도 있고 교목(喬木)도 있으니 이러한 것만으로 구분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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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머리 없이 줄기가 몇 개인지를 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혼자 픽~ 웃었다. 여덟 줄기면 팔괘이고, 열 줄기면 십간이라고 중얼중얼, 그러다가 열 두 줄기를 발견하면 옳커니 12지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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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 : 이게 무슨 씨일까?
낭월 : 동백이겠지.
연지 : 그럼 이걸로 기름을 짜는 건가?
낭월 : 그렇겠네. 갖다 심을래?
연지 : 심어봐야 살리는 것이 힘들어.
낭월 : 그것도 그렇구나. 차나무나 동백은 북방한계선이 있지.
연지 : 하나 사다 심은 것도 얼어죽었어. 그래선가?
낭월 : 그런 모양이다. 외연도는 섬이면서도 따뜻하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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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설에는, 원래 차나무의 원산지인 운남성에서는 교목이었는데 점차로 동쪽으로 번져가면서 관목화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환경따라서 바뀌어야만 살아나는 것이 식물인 까닭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백도 관목도 있고 교목도 있으리라는 짐작을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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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미안쿠로.....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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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에서는 바닥에다가 잘 고정시켰더구먼 여기선 왜 게으름을 피웠는지 모를 일이다. 버티고 살아 남느라고 고생하고 있는 나무를 보기가 민망하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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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뭔 사진인가 싶을 게다. 돌을 밟으면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쇳소리라서 사진으로 찍었다. 소리를 담을 수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영상으로 찍기는 싫어서 사진만 찍었다. 한때는 동영상도 열심히 찍었는데 막상 나중에 보면 쳐 박아 두고 안 보게 되더라는 것을 알고는 사진 만을 고집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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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훤한 틈에 위를 바라보니 너덜겅이다. 오랜 세월을 흐르면서 흙은 다 씻겨서 바다로 들어가고 돌만 남아서 이렇게 되었으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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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라도 길을 만드느라고 고생들 많이 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면, 길을 만든 사람도 있는데 그 길을 걸어가면서 힘들다고 하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그냥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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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길이 넓어지는가 싶었더니 이번엔 자주빛의 도깨비바늘 숲이 나타난다. 아직 씨앗이 여물지 않은 것이 그나마 천만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가는 온 천지에 엉켜 붙을 뻔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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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꽃이 예쁘기도 하다. 꽃은 다 예쁘다. 도깨비바늘 꽃이 이렇게 예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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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외연도의 도깨비바늘은 품종이 좀 다르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꽃술만 봐서는 흡사 코스모스처럼 보이기도 한다. 진화를 위해서 먹지도 못하는 씨앗에다가 바늘을 만들어서 지나치는 동물들의 몸을 의지해서 번식하는 지능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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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가다가도 잠시 뒤를 돌아다 보기도 한다. 시점에 따라서 보이는 풍경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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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너덜겅을 지나고 나니까 갑자기 길이 넓어진다. 그나저나 마당배는 어디로 간겨?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 마당배로 가는 안내판은 발견하지 못했는데 주변의 분위기로 봐서는 이미 지나도 한 참을 지났지 싶은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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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고생 끝에 낙이 온다' 더니만 지금 기분이 딱 그런 느낌이다. 이렇게 붉은 카펫을 깔아 놓은 곳을 걷는 기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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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길이 좋아지니 환하게 웃는 연지님이다. 어쩌면 오늘 길은 우리가 함께 살아 온 30 여년의 세월을 압축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숟가락만 들고 살아온 처음의 시작으로부터, 쉽지 않은 나날들을 거쳐서 개척하고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온 만큼의 결실로 이렇게나마 마음이 내키는 대로 여행을 나설 수가 있다는 것이....

타고난 팔자도 팔자려니와 서로 마음으로 노력하지 않았다면 이뤄질 것은 아무 것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당연하다. 오늘까지의 삶이 어쩌면 이 길과 같았는지를 생각하니 문득 코끝이 찡~해 온다. 그래서 연지님을 보면서 마주 웃었다. 어쩌면 연지님도 그런 생각을 했을런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묻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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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깔아 놓은 길에 고운 낙엽이 깔렸으니 이것이야말로 비단길이다. 고생을 한 그대에게는 비단길이 합당하지 그래. 이제는 비단길로 가기 만을 비노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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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편안한 길을 가는데 또 하나의 안내판을 만났다. 뭐야? 트레킹주의라니~!!

아니, 이런 팻말은 포구쪽에다가 세워놨어야 하는 거잖여? 뭐지 이 속은 듯한 느낌은? 그러니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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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입구에도 하나 세워 놨더라면 힘든 길인 줄을 알고 그냥 돌아갔을텐데 말이지. 이건 포토샵으로 붙여 본 것이다. 행여라도, 그럴리 없겠지만 외연도 이장님이 이 사진을 보신다면, 부디 하나 더 만들어서 포구의 진입로에다가도 뱀 조심하라는 팻말과 함께 추가해 주십사 하는 부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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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렇게 좋은 길로 들었다가 험로를 가게 되었다면 중간에 좌절을 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처음부터 무슨 길인지도 모르고 오행을 공부하러 달려들었기 때문에 비록 천신만고(千辛萬苦)를 겪긴 했지만, 이렇게나마 그 열매의 달콤함을 즐길 수가 있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보잘 것이 없는 길이었지만, 이렇게 긴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던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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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길은 거꾸로도 없고, 바로도 없다. 그냥 들어선 길이 자신의 운명이고, 그 길에서 살아남으면 강한 것이고, 도태되면 허약한 것일 뿐. 이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나타난다. 그러나 정상은 가지 않아도 이미 간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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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의 끝에는 새로운 풍경이 전개되고 있었다. 흡사 백령도의 두무진을 보는 것 같은 느낌과 겹친다. 여기는 노랑배라는 이야기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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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배에서 천천히 둘러봐도 되겠다. 고생끝 행복시작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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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도 나무판자로 잘 만들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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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망원경이 왜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보령시장의 성의표시려니 하면 되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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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옆길로 걸어본다. 애써 만들어 놓았으니 가보는 것이 옳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뭔가 있으니까 공을 들였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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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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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처에 비박을 할 공간을 만들어뒀다. 그래서 텐트를 짊어지고 다니는 여행객들에게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는 셈이다. 비박이 한자로 비박(非泊)인가 싶었더니 영어로 비박(bivouac)이란다. 한자로는 노숙(露宿)이고 우리 말로는 한뎃잠이라고 해야 한단다. 참 배울 것도 많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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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햇살로 인해서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오히려 외연도이니까 연무 속에서 보는 느낌도 나쁘지 않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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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모르지만 이름이 무슨 상관이랴. 그냥 움직이는 동물의 이름을 붙였겠지.... 기묘한 바위들이 볼만 하다는 생각만으로도 충분하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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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보면 또 달라 보이지 싶기는 하지만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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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뒤로 보이는 섬은 대청도, 중청도, 소청도라고도 한단다. 그 대청도가 들으면 웃겠지만 이름은 이름일 뿐이니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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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고래바위라면 흰고래라고 하고 싶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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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갑신(甲申)이로다. 염소가 바위 틈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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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담느라고 여념이 없는 낭월, 그것을 또 담는 연지님. 이렇게 사진도 찍고 풍경도 보면서 노닐다가 보면 하루 해는 짧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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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염소 찾기이다. 다 찾기가 쉽지 않으실 게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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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실컷 놀고는 다시 길을 간다. 항상 마무리가 되어야 여정이 끝나는 것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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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섬들에 대한 설명문을 보고 있는데 누가 알은체를 한다. 돌아다 보니 쥔양반께서 산책을 나오셨던 모양이다.

쥔장 : 어디로 가셨나 했더니 여기로 오셨구먼요.
낭월 : 포구부터 한바퀴 돌았습니다.
쥔장 : 아이구~! 고생하셨네요. 젊은 사람들도 안 가는디유.
연지 : 그런 줄도 모르고 걸었네요.
쥔장 : 경치는 좋지유?

인연이란 이런 것이다. 아무런 연관이 없었던 사람도 연결의 끈이 닿으면 이렇게 아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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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내판은 저 아래에 있었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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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을 보면서 찾아보라고 투명판으로 했겠지만 그 바람에 글이 잘 보이지 않는 아쉬움도 함께 포함한다. 모두 다 좋은 방법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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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쯤 왔나 싶었는데 해막이라는 생소한 안내판이 나타난다. 그래서 또 한 장 찍어 둔다. 간단하게나마 대충 읽어보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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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사당하고 연관이 있었겠구나.... 사당은 이따가 또 둘러봐야지. 소를 한 마리 통째로 잡아서 당산에 제사를 지내는 곳은 외연도 뿐이라고 자랑하던 쥔장의 말씀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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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도 만나게 되는 뱀 조심이다. 뱀이 많기는 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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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산 등산로 입구가 여기에도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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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장이다. 설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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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국종이라는 이름이 떠오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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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뎃잠을 위한 데크가 여기에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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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만들었다. 딱 텐트 하나 칠 공간이지 싶다. 뱀이 못 올라오게 높이 지었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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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지나온 길을 훑어 보면서 쉬었다. 이렇게 해서 봉화산 트레킹을 잘 마쳤다. 다음엔 당산으로 향하기로 하고, 연지님은 길이 힘들었지 싶어서 먼저 들어가서 쉬라고 했다. 이제는 혼자서 걸어 볼 요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