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울릉도① 포항

작성일
2018-06-1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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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울릉도① 포항(浦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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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부터 울릉도(鬱陵島)를 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거문도를 가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울릉도로 방향이 잡힌 것은 연지님의 제안이었다.

어디를 가든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낭월은 길동무가 원하는 대로~

그대로 남향에서 동향으로 바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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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그마한 섬은 항상 바라만 보던 곳이었다.

멀어도 너~무 멀어서이다. 당일치기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거리에 있는...

그런데 이제 맘을 내게 되었으니 울릉도에 대한 조사라도 좀 해 보자.

우선, 섬의 크기 순서로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그 중에 몇 곳이나 가 봤는지도 생각해 볼 겸해서 순위를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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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섬을 정리해 놨군. 그 중에서 16개 섬은 가 봤으니 반은 둘러 본 셈이다. 그렇지만 10위 안에서 본다면, 유일하게 울릉도가 빠졌다. 그래서 이빨 빠진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울릉도를 다녀 오면, 10대 섬은 다 둘러 본 기록도 세우게 되겠다. 그리고 신안군에 속한 섬도 아홉 개나 되는 군. 신안으로 섬여행을 한 번 가긴 해야 할 모양이다.

울릉도의 이름도 참 특이하다. 고래로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는 것도 조사를 해 봐야 겨우 알게 된다. 우릉도(), 우릉성(), 울릉도(), 울릉도(), 우릉도(), 무릉도() 등으로 불렸던 것을 보면 사람따라 세월따라 저마다 자기 맘대로 붙였던 이름인가 싶다.

그냥 막연히 멀리 있다고만 생각했지 얼마나 멀리 있는지는 몰랐다. 그래서 실제로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도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그래야 울릉도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제대로 구색을 갖추지 않겠느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낭월학당에 찾아주시는 벗님의 울릉도 여행길에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더 다행스러운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하고, 이렇게 시시콜콜하게 확인해 놓으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 지는 일종의 확인강박증과 같은 증세로 인해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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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에서 울릉도로 가는 길은 네 갈래가 있군. 강릉, 묵호, 후포, 포항이네. 길만 놓고 봤을 적에 포항으로 해서 가는 것이 가장 낫겠다는 생각은 그냥 단순하게 해 본 것이다. 장 익숙한 길이기도 한 까닭이다.

포항에서 울릉까지는 두 가지의 뱃길이 있다. 출발하는 포항은 같지만, 도착하는 울릉도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나는 도동항(道洞港)으로, 또 하나는 저동항(苧洞港)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거리에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짐작을 해 본다.

여행기를 쓰는 것은 다 돌아보고 난 다음이기 때문에 도동이던 저동이든 선명한 이미지가 남아있지만 이렇게 출발을 하기 전에 조사하는 자료로만 봐서는 도무지 뭔 소린지 알 방법이 없다. 여하튼 마일이라는 단위는 생소하기만 하다.  익숙한 킬로미터로 환산하지 않으면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으니.....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찾아 본다.

울릉도는 죽변에서 동쪽으로 140㎞, 포항에서 217㎞, 동해 묵호에서 161㎞ 지점에 있으며, 독도와는 92㎞ 떨어져 있다. 동경 131°52′, 북위 37°30′에 위치하며, 면적 72.9㎢, 인구는 1만 153명(2015년 현재)이다. 현재 울릉도는 1읍 2면 25리 체제이다.

흠.... 포항에서는 217km라.... 500리 길이로구나. 멀긴 하네. 그렇지만 여행객에게는 멀면 먼 대로,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즐기면 되는 것이니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냥 길을 나서면 되는 것이다. 금휘를 시켜서 배표를 예약하고는 준비가 된 날에 출발을 했다.



2018년 6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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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여행 준비를 하는 모습에서 활기를 느낀다. 가끔은 일상을 탈출해서 낯선 길로 여행을 떠날 필요가 있는 이유는 이로 인해서 백 가지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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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던 고사리도 걷어서 들여놓는 것은 여인이 길을 떠나기 전에 준비하는 과정이다. 그냥 둬도 어련히 치울 사람이 있겠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다. 그래서 가만히 있는 수밖에 없다. 어서 출발해야 하는데..... 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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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어귀를 빠져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여행길에 나섰다는 것을 실감한다. 마음은 두둥실, 몸은 새털같다. 길을 나선다는 것은 이렇게 유목민의 본능을 자극하는 것임을 매번 느끼면서도 항상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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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방선거가 있었지~!


잊고 그냥 갈 뻔 했다. 찍어 주고 싶은 사람은 딱히 없어도, 되지 않았으면 싶은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바쁜 걸음을 잠시 주춤거리기로 하고 사전투표소로 방향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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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국민의 권리를 누리는 것을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또 다른 날에 이 기록을 읽어 보면서 당시의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떠올릴 실마리가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마음이 가는 대로 꾹꾹 눌러주고는 다시 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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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까지는 259km로구나. 포항에서 울릉도 가는 길보다 조금 더 멀군. 서너 시간은 잡아야 겠군. 추풍령을 거쳐서 대구를 지나면 멀지 않아서 포항이겠거니.... 했다. 기억은 자신이 기억한 것만 기억한다. 기억하지, 그러니까 입력되지 않은 것은 죽었다 깨어나도 기억을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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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화창하다. 길은 텅 비었다. 밟아라~ 조금 더~! 배를 탈 시간은 내일 아침이지만 길을 나서면 왜 그렇게도 마음은 바빠지는지 아직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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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에서 할 일은 별로 없다. 그래서 셀카를 하나 찍어 본다.


「난 지금 여행 떠나는 중」


사실, 지금이 가장 좋은 순간임을 너무도 잘 안다. 집을 나서서 목적지로 향해 출발할 적에 그 마음이다. 약간의 설렘과, 심층에 도사리고 있는 낯선 곳에 대한 일말의 불안감이 냉면의 겨자처럼 흥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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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분기점을 지날 적에도 별로 신경을 안 썼다. 늘상 다니던 길이기 때문이다.


연지 : 네비만 따라 가면 되지?
낭월 : 네비나 마나 회덕에서 우회전이잖여?
연지 : 근데, 좌회전 하라는디?
낭월 : 뭐? 내가 목적지를 잘못 입력했나?
연지 : 빨리~! 결정해~!


순간, 새 길을 떠올렸다. 참으로 오랜만에 나선 포항길이어서 그 사이에 새로운 도로가 생겼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청주 쯤에서 상주로 가는 길을 타고 싶은 차에게 그대로 맡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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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처음 가 보는 길로 접어 들었다.  보은을 지나 속리산 법주사로 가는 출구도 나타난다. 순간 기억 속에 있던 구불구불한 법주사 가는 길을 수정했다. 그랬구나.... 길이 달라졌어. 그 동안 무심하게 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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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쉬어가는 것이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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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부리도 하면서 그렇게 가도 된다. 아이스크림이나 하나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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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이다. 항상 왼쪽으로 두고 가던 팔공산이 이번에는 오른쫗에 놓인다. 길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팔공산 뒤쪽의 모습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산에도 앞뒤가 있느냐고? 뭐 생각할 나름이다. 평평한 곳은 앞이고, 가파른 곳은 뒤라고 낭월은 정해놓았을 따름이다.

그것은 산마다 다를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항상 그렇듯이 모범답안은 있기 마련이다. 모든 산의 공통적인 일반형은 남완북급(南緩北急)이라는 공식이 존재한다. 산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무의 나이테도 그렇다. 이것은 북반구의 자연 현상일 따름이다.

논산-포항 270km 3시간반

달려 온 길이다. 당연히 대구를 거쳐서 가겠거니... 했다. 그런데 방향이 바뀌었다. 지도상으로 봐서는 별 차이는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네비가 보기엔 이 길이 조금이라도 가까웠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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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포항에 도착했다. 사진에 시간 정보를 담는 것도 일종의 참고사항이다. 대략 얼만큼의 시간이 걸렸는지를 참고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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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카메라 기종이 바뀌었다. 이전 사진에서는 「7RM2」라고 되어있었는데, 이번에는 「7M3」이다. 이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신 벗님은 검색해 보시기 바란다. 지금 카메라를 설명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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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시간이 있으니까, 공원에서 바람이나 쐬자고 한 곳이 환호공원이다. 영일대가 있으니 영일만을 의미하는 포인트라고 해도 되지 싶기도 하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은 포항의 상징, 포스코이다. 이전의 포항제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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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으로 파노라마를 찍어 본다. 왼쪽과 오른쪽은 직선이지만 파노라마를 찍으면 이렇게 왜곡이 된다. 그러니까 눈으로 본다고 해서 다 믿으면 안 된다. 사진은 사진일 뿐. 착각하지 말자.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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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해가 저문다. 이름하여 「포항일몰」이다. 포항은 일출이라고 우길 필요도 없다. 어디에서나 해는 뜨고 또 해는 진다. 일몰을 보게 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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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노을이 물든다. 자연의 조화이다. 음양의 교체시간이다. 양변음(陽變陰)이고, 음양이 공존하는 시간이고, 그래서 도(十)가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것을 일러서 사진가들은 매직아워(magic hour)라고 한다. 마법의 시간이다. 왜냐하면, 바로 음양의 조화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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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넘어가는 시간의 전후로 30분이 바로 그 시간이다. 물론 해가 뜰 적에도 마찬가지이다. 해가 넘어가기 전에는 양변음이고, 해가 넘어가는 순간은 음양공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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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만 하늘이 아니듯이 바다도 마찬가지이다. 주황빛으로 물든 바다의 풍경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낯설기 때문일 것이다. 낯설면 관심이 가고, 관심이 가면 마음이 동한다.

주선장(住船場)인 모양이다. 요금미터기가 붙어있는 것으로 봐서이다. 요트를 정박하는 곳일 수도 있지 싶다. 이것 조차도 낯설어서 한 장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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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 점점 어둠으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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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쁠 것이 없는 한가로운 여행객에게는 이러한 여유로움이 주어진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도 패키지로는 갈 마음이 1도 안 생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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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려않은 영일대(迎日臺)가 실루엣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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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새벽에는 다시 뜨는 태양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그래야 명실공히 영일대이지. 해를 맞이하는 곳이라는 이름에 걸맞으려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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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덮이자 이번에는 등불이 켜진다. 낮을 지배하는 태양은 양화(陽火)이고, 밤을 지배하는 등불은 음화(陰火)이다. 화의 음양이 순화하는 것을 보면서 또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움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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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의 시간은 여인의 시간이다. 여인은 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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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대의 증명사진을 한 장 남기고는 저녁을 때울 꺼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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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으로 맥도날드라는 상호를 보고 들어왔다. 누군가에겐 일상이, 또 누군가에겐 이벤트가 되기도 한다. 3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한 햄버거를 포항에서 먹게 될 줄이야. 미쳐 몰랐다. 주변이 온통 술과 안주로만 고객을 맞이하는 분위기라서 마땅히 먹을 곳이 없던 차에 만난 곳이라서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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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눈에 보이는대로 주문한 것이 나왔다. 이것도 사진으로 담기면 기념이 되고, 그냥 먹어버리면 한끼가 된다. 같은 돈을 들여서 기념까지 되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흔적을 남긴다. 여행은 원래 흔적이다. ㅎㅎㅎ

 

2018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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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럽게 잠이 깨기도 하거니와, 오늘 새벽에는 박명(薄明)을 즐기고자 함이다. 새벽 4시 40분이면 옅은 밝음이 어슴프레하게 찾아오는 시간이고, 이것은 낯선 여행지에서의 또 다른 설렘이 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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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에 깔아놓은 정보에서 오늘은 4시 35분에 시민박명이라고 알려 준다. 일출은 5시 5분이다. 그래서 이 시간이 다시 음변양(陰變陽)으로 변화하는 초입이 되는 까닭에 이 시간은 무척이나 좋아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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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보일듯 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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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새벽을 깨우고 다니는 소리가 있다. 청소차이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부지런히 움직이는 존재감이다. 단잠을 털고 일어나서 하루를 유쾌하게 살아가도록 배려하는 고마운 손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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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밤에, 누군가와 서로 어우러져서 깊은 속내를 이야기 했을 흔적들.....

누군가에겐, 더러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 것이고, 또 누군가에겐 이야깃꺼리의 소재가 되는 것은 저마다 보는 눈이 달라서 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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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글렀다. 일출을 보기는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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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대(迎日臺)는 영운대(迎雲臺)로 변해 있었다. 구름가득인 하늘을 맞아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러한 풍경들을 보면서 새벽을 즐기는 것은 여행객에게 빼 놓을 수가 없는 순간들이다. 그것도 그리 긴 시간도 아니다.

그래서, 울릉도 이야기를 한다고 해 놓고서 이게 뭔 수다인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낭월의 여행기는 장 이렇다. 오가는 이야기가 더 길기도 하다는 것이다. 목적지의 사진 몇 장만으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까닭이다.

이렇게 오가면서 보고, 듣고, 생각한, 그것들을 적어보는 것이 여행기이려니 싶은 까닭이다. 《왕오천축국전》이든, 《동방견문록》이든, 이렇게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있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믿는 까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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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누군가 버린 흔적들을 지우고 있는 비둘기들이다. 누군가에겐 쓰레기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한끼의 생명이다.

이렇게 새벽 감상을 마치고는 숙소로 돌아갔다. 날이 밝아오니 길떠날 준비를 또 해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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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면서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다가, 천천히 길떠날 차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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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가 무서운 사람은 키미테가 구세주이다. 알약도 준비해 온 것을 보니까 배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있는 모양이다. 낭월은 그것을 모른다. 그냥 신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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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충전케이블을 넣으면 마지막이다. 이렇게 짐을 꾸린 다음에 다시 한 번 둘러보고는 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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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대에서 항은 금방이다. 원래 영일대는 북항으로 불렸던 곳이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영일대라는 것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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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가게 될 배가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장면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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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아직 터미널 내부는 한산했다. 표도 아직은 발매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아침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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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명까지 실어 나를 수가 있는 선플라워 호는 2020년이 끝이란다. 마지막을 남겨 두고 부지런히 자기 몫을 하고 있는 낡은 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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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표도 시간이 지나면 기념이 된다. 그 당시에는 운임이 얼마였는지를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놓으면 역사가 되는 까닭이다. 역사는 기록한 자들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승자의 기록일 수밖에 없는 것이 역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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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을 실어나르고 있다. 아마도 울릉도에서 여행객을 상대로 소비할 먹거리들이겠거니 싶다. 작은 섬에서 이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려면 육지에서 가져가지 않으면 답이 없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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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배를 탈 여행객들도 속속 터미널로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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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새우탕 즉석라면이다.

이것도 1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한 것이니 또한 여행에서 만나게 되는 일상이 집에서는 희귀한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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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매표소 옆에서 멀미약과 김밥을 팔고 있는 것이 눈에 띄어서 두 줄 추가했다. 이른 새벽에 만들었는지 따뜻한 온기가 아직도 남아서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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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아침도 간단히 해결 되었다. 든든하게 먹어야 긴 항해에 잘 견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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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까 터미널 인증샷을 찍지 않았구나. 그래서 다시 앞으로 가서 한 장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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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이에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 터미널은 복작복작했다. 배가 아침에 세 번 출항하는 모양이다. 썬라이즈는 8시 50분에, 우리누리는 9시 10분에, 그리고 우리가 타야 할 썬라이즈는 9시 50분이다. 그러다 보니까 오늘 울릉도 갈 사람은 여기에 다 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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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한 배표도 발급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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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을 남기지 않으면 뭔가 잃어버린 것 같아서 이렇게 찍어 둔다. 여행기를 쓸 적에 황급히 자료를 찾다가 없어서 아쉬워한 느낌을 갖게 된다면 당연한 절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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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는 단체로 여행을 떠나는 일행들을 모아놓고 배표와 신분증을 나눠주고 있는 장면도 여행지에서 만나게 되는 흔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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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분주해진 발권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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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설렘과, 얼마간의 두려움과, 또 더러는 공포심을 포함한 기다림이다. 새로운 곳의 여행은 설레지만, 멀미의 고통을 아는 사람은 그것이 공포로 남기도 할 까닭이다. 더구나 낯선 곳에 대해서 적응이 잘 되지 않는 사람은 두려움도 웅크리고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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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의 터미널에서 봄직한 안내문구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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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승선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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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는 순간.

포항을 떠난 것이다.

그래서 포항편에 대한 이야기도 여기서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