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마산의 일몰
작성일
2018-05-26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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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마산(玉馬山)의 일몰
옥마산은 보령시의 영역이다.
가끔 대천 나들이를 하면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풍경이 보인다.
옥마산은 그 활강장이기도 하다.
멋진 장면을 기대했는데....
바람이 약하다고 그냥 짐을 싼다....
아쉽다. 바람이 좀 불어주지 않고서..... ㅎㅎㅎ
앗~! 눈이 오는가 싶겠다.
센서 먼지로 인한 안구테러이다.
굳이 변명을 하지면....
초파일 준비 하느라고 바빠서....
대전으로 카메라 센서 청소하러 갈 시간이 없었다.
옥마산에서 계룡산이 보인다는 어느 분의 말씀.
그래서 한껏 조이고(F22) 찍으면서도
센서 청소를 못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 생각을 했더라면 적당히 조였을(F11)게다.
자신의 허물은 조이면 보이는 법이다.
마음을 조인다는 것은 긴장하고 관찰한다는 의미이다.
긴장이 풀리면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
렌즈의 조리개를 최대한 조이면 멀리 있는 것도 선명하겠지만
그 안에 잠자고 있던 센서의 먼지들도 선명하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겠거니...... ㅠㅠ
그래도 기왕 찍었으니 자신을 꾸짖는 용도로 담아 놓는다.
400mm인 것은 렌즈에 컨버터를 달아놨기 때문이다.
70-200렌즈에 x2컨버터를 물리니 140-400이 되었다.
마음이야 100-400을 사고 싶었지.....
그러나 300만원을 투자하느니 70만원짜리 컨버터로 만족했다.
화질저하......? 막눈이라 모른다.
조리개 손실? 원래 풍경은 조여서 찍으니 상관없다...
'옴 절약절약 사바하...'
자기 최면을 거는 주문이다. 그 바람에 돈 벌었다. ㅋㅋㅋㅋ
그런데, 컨버터를 달아도 조리개 손실이 없네? 와우~!
100-400도 400mm에서는 5.6인데, 컨버터도 같다.
그 더욱 반갑고야~~!!
그러니까, 100-400은 70-200+x2컨버터의 응용버전이었군.
어쨌든,
옥마산에서 계룡산을 보았다.
아니, 먼지 속으로 계룡산을 보긴 했다. ㅎㅎㅎ
저 오른쪽 기슭 쯤에... 내 집이 있다.
사진가를 만나면 이젠 왠지 동료의식까지 생긴다.
서로 웃으며 눈인사로 만족이다.
'일몰 담으러 오셨군요.'
'좋은 작품 건지시기 바랍니다.'
말 안 해도 안다. 서로 뭘 원하는지... 뭘 행복해 하는지....
부지런한 조수는 벌써 눈치가 12단이다.
바로 삼각대 펼치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 장면을 보면 왠지 자화상 같다.
무심으로 뻘쭘하게 서서 바라보는 모습.....
태양이 서해로 넘어간다.
누가 지동설(地動說)을 꺼냈는가?
누가 뭐래도 천동설(天動說)이다. ㅋㅋㅋㅋ
태양이 움직이는 것이 분명한 까닭이다.
내가 이 두 눈으로 분명히 봤기 때문이다.
눈을 믿느냐고?
그렇다. 내 눈이 우주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오호~!
솔빛대교가 석양에 실루엣도 예쁘게 나타난다.
원산도와 안면도를 잇는 다리이다.
저 다리가 완성되면 안면도를 가기 위해서 차배를 타지 않아도 된다.
그냥 내달리면 안면도이다.
그래서 그날을 기다리고 있는데 완공은 2020년이란다.
아직 쪼매~ 남았다.
보령에서 원산도는 해저터널로 만들고
원산도에서 안면도 영목은 저 다리로 통행한단다.
일출은 화려(華麗)하고,
일몰은 장중(莊重)하다.
왠지 그렇게 느껴진다......
그래서 말이 없다.
일출을 보면서는 '와아~!'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어도.
일몰을 보면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일출은 소년과 같고,
일몰은 노인을 닮았다.
일출은 신체(身體)이고, 일몰은 심체(心體)이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조.....용.....히.....
아주 조용히.....
내 마음에 평온이 깃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