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2017② 타이페이101

작성일
2017-05-17 16:10
조회
1567

대만2017② 타이페이101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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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처음 가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가야만 하는 곳이 있다면 고궁박물원과 타이페이101이다. 그리고 사림(士林) 야시장도 포함해야 할 모양이다. 그리고 웬만하면 가야 할 곳은 수두룩하다. 여하튼 처음 나들이 하시는 둘째 부부를 대동하고 연지님과 저녁에 101층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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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시내에서는 어디에서 봐도 다 보인다는 바로 그 이링이(一零一,101)이다. 택시 안에서 찍었으니 흔들리기도 했겠지만 그래도 장님이 아닌 다음에는 이것이 타이페이의 랜드마크인 101층이라는 것을 알아 본다.

그리고 줄잡아서 열 번도 더 왔을 것이다. 사진을 찍으러도 오고, 손님이 있어서도 왔었다. 이번에는 손님이 주가 되고, 사진은 부가 되지만 그래도 혹시 야경이 보인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것은 하늘이 도와야 하는 것이다. 하도 비가 잘 오는 대만이라서 하늘의 처분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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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앞에서는 당연히 인증샷을 남겨야 한다. 그래서 모아놓고 한 장 찍었다. 밤이어서 노이즈가 자글거리지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런 것에 신경쓰면 사진놀이는 못하기 때문에 이것으로 부터는 자유롭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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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A7R2의 ISO영역은 50-10만 2400이다.

예전에 소니 A900을 사용할 적에는 1600만 넘어가도 사진을 쓰느니 못쓰느니 했었는데, 소니의 카메라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 모양이다. 십만이 넘어가니까 앞으로 새로 나올 물건은 또 얼마나 관용도가 넓어질지 그것이 궁금하다. 여하튼.

여행기에 쓸 사진은 특별히 작품성에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그냥 정보의 전달이면 족하고, 기왕 찍는 사진이니까 보기에 흉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정도로 부담없는 촬영이다. 다만 흔들리지 않도록은 해야 하겠고, 그것은 이소의 영역만 믿고 있는 셈이다. 혹 전문용어라서 못 알아 먹겠다고 꿍시렁대는 벗님에게는 한 마디.

"공부하세요~!"

라고 툭 던져놓고는 냅다 튄다. 검색하면 다 나오기 때문에 여기에서 그런 내용까지 설명한다는 것은 시간낭비요 손가락 스트레스일 뿐이므로 생략함을 하해와 같은 아량으로 충분히 살펴 주실 것임을 믿는 낭월이다. (맞지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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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로 가기 위해서는 상가를 거쳐야 한다. 백화점의 에스컬레이터와 같은 구조이다. 그러니까 한 바퀴 비잉~ 돌아서 접근하도록 구조가 되어 있다는 이야기이다. 기왕이면 물건도 팔아야 하는 상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까닭이다. 그것도 명품들로 가득한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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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 찍고 가라고 만들어 놓은 모니터 앞에서도 한 장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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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찍어 준다니까 한 장 찍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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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파는 가게도 지나는 길에 구경하면서 그렇게 가면 된다. 대만에서 차를 산다는 것은 중국에서보다는 스트레스가 적을 것이다. 웬만하면 먹을 만 한 것을 팔기 때문이고, 대만 사람들은 그래도 정직하다고 생각이 되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러나, 낭월은 차를 사는 단골집이 있다. 언제 이야기를 할 짬이 나면 소개해 드리도록 할 것이지만 지금은 관광을 해야 하므로 차를 둘러 볼 겨를은 없으니 주마간산격으로 지나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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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파는 곳에서는 친절한 한글 안내문구도 보인다.

101 전망대 티켓 구매 시
101 cafe 음로수/커피
NTD 50 할인

그냥 한 잔 주지 뭘 또 할인티켓이라는 명목으로 커피 한 잔이라도  팔겠다고.... 그래서 이것은 받기만 하고 쓰지는 않았다. 결국은 비싼 커피를 덜 비싸게 사 마셔야 하는데 아마도 그럴 시간도 없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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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산 다음에는 길게 마련된 길을 걸어야 한다. 사람이 없어도 그냥 선을 따라서 걸어야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걷는 동안에 봐야 할 상품들이 또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개의치 않고 그냥 걸으면 이내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한다.

88층까지 45초가 걸리던가..... 사람들이 가득해서 사진을 찍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남들이 촌놈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냔 말이지. ㅎㅎㅎ 그래서 꾸욱~ 참았다. 그냥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만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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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는 타이페이 야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시간이 7시 32분인데도 이렇게 깜깜해져버렸다. 아직은 여운이 남아있는 하늘을 생각했는데 검정으로 변해버린 하늘이 좀 아쉬울 따름이었다.

참, 이번에는 제대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버스안에서 카메라의 시간을 조정했다. 대만의 시계는 1시간이 늦기 때문이다. 특히 폰과 시간을 맞춰놔야 사진에 들어갈 위치정보를 지정할 적에 꼬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잊지 않고 했다는 것이다. 여하튼 여행기의 사진에서는 시간정보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13초로 놓고 찍었다. 왜냐하면 감도(ISO)를 100으로 하려니까 그 정도의 노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리를 통해서 빛이 들어오는 것도 장애물이다. 그야말로 필터가 하나 더 있는 셈이다. 그것도 닦을 수가 없는 필터의 유리창인 까닭에.

그래서 야경은 삼각대가 필수이다. 그러니까 야경은 카메라가 용신이 아니라 삼각대가 용신인 셈이라고 해도 되겠다. 그러나 이번 여행의 짐에 대해서는 ①편에서 말씀 드린대로 최대한 단촐한 살림살이로 꾸렸다. 그러니 삼각대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쩔 것인가? 도리없이 임기응변으로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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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방으로 카메라 각도를 맞추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달리 방법이 없기도 했다. 그냥 카메라를 바닥에 놓아서는 각도가 맞지 않으니 도리없이 가방으로 활용을 했지만 애초에 크게 기대를 한 작품은 아니기 때문에 대북의 야경은 이렇다는 정도로만 소개하기로는 그만하면 되었다고 봐서 만족하기로 했다.

이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만수무강에 지장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폰으로 간단히 찍은 사진이 더 좋아보이는 것은 또 뭐지?

그래도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고 우긴다. 말이 안 되지 않느냔 거다. 봐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래도 이건 야경사진 비스무리~하지 않은가 말이다. 이렇게 우기면서 스스로 자기 최면을 걸면 된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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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것은 전에 못 봤는데.....? 새로 만들었나? 낮이라서 모르고 지나쳤나? 여하튼 거울놀이를 하는 곳이 한쪽 구석에 마련되어 있었다. 살짝 공포심도 일어났다. 발을 들이밀기에는 앞의 장면들이 심장을 쪼그라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델들만 밀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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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도를 잘 맞추면 무한대로 영상이 복사된다. 모두 안전한 것을 확인한 다음에서야 비로소 겁쟁이 소심쟁이 낭월도 슬그머니 발을 들이 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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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놀면 된다. 네 사람이니 제대로 구색을 맞췄다. 2음2양이니 음양도 잘 맞는다. 길상(吉祥)이다. 낮이었더라면 사진이 더욱 선명했겠지만 이소를 6만5천535로 올려놓은 상황인지라, 더구나 손으로 들고 30분의 1초인지라 흔들리고 자글거리는 것은 당연히 그렇겠거니 하면서 기념으로 그냥 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끼워 넣는 것은 벗님이 나중에 101에 갈 일이 있다면 반드시 기억했다가 그 자리를 찾아서 거울 놀이를 즐기시라는 정보의 소개도 겸한다. 그리고, '내가 찍으면 발가락으로 찍어도 이보다는 낮겠네~!'라고 한 마디 하시면 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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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91층이 기다리고 있음이다. 자칫 일반적으로 패키지를 따라서 오게 된다면 중요한 곳을 빼먹고 그냥 지나갈 수도 있음을 여기에서 강조해도 되지 싶다. 특히 사진가에게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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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층에 올라가면 밖으로 나가는 외부경관을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나는 길에 기념샷 하나 남기고 밖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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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바라보는 101의 상부이다. 초록으로 조명이 되어 있어서 그것도 예쁘다. 더구나 맨 꼭대기의 조명도 한 몫을 한다. 혹시나.... 유리막이 없는 옥외전망대에서는 좀 더 나을랑가 싶은 생각도 했지만 문제는 삼각대였다. 의지처가 없으니 그냥 손으로 들고 찍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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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모든 일이 항상 순간순간 대단한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알고 보면 뭐 기대하기 어려운 결과물을 빤히 알 면서 하고 있다는 것이 어찌 보면 우스운 일일 수도 있겠기에 그냥 웃음이 나오는 포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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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봐서는 그럴싸 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흔들림이 심하다. 손각대로 1초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그나마 가방도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확인용이라고 이름을 붙여 둔다. '다시는 이런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과 함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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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장치가 이렇게도 잘 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사진을 찍기 위해서 안전바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은 여엉~ 변변치 않은 결과물이 되었을 뿐이다. 이런 때에는 비상의 상황으로 봐서 폰으로도 한 장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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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막상 결과물을 보면 오히려 폰이 더 나아보인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그럼 안 되는데 말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반드시 나아야 하는 카메라 사진이 폰의 사진보다 더 낫거나 비슷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더 못하다면 이것은 기계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의 문제인 것이라고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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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카메라 사진이 더 낫다고 위로를 하고 싶지만 이나저나 마음은 이미 상처를 받았다. 후시딘이 필요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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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놀 만큼 놀았으니 다른 것을 보러 가야 할 순서이다. 비록 사진으로는 엉망진창이 되었지만 그래도 시원한 곳에서 야경을 바라보는 순간은 무척 좋았다는 것은 그대로 갖고 내려가니 또한 나쁘지 않았고, 애초에 야경을 보러 간 것이지 사진찍으러 간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억울할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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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에 올 때마다 신기하게 바라보곤 하는 이 물건은 풍조니구(風阻尼球)이다. 영어로 쓰인 것을 보면 '윈드댐퍼(wind damper)'란다. 바람으로 인한 진동을 재빠르게 회복하기 위한 장치라고 한다. 이것을 볼때마다 지장간(支藏干)의 용신(用神)이 생각난다. 더불어서 인생의 모습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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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귀퉁이에 묶인 줄은 인생의 사주(四柱)로 보인다는 이야기이다. 연월일시도 네 개인데 이 윈드 댐퍼를 잡고 있는 줄도 네 개이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세월의 인생이 저 공이라고 한다면, 그 삶을 잡고 있는 거미줄은 와이어 줄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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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홀로 놓여진 것처럼 보이는 인생이지만, 이렇게 어딘가와 철두철미하게 조직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음을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사주쟁이의 상상이니 너무 억지스럽더라도 그냥 그렇게 보고 느꼈나보다.... 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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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네 줄의 한 가닥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또 네가닥으로 되어 있다. 아마도 여러 가지의 실험을 통한 결과물일 것이다. 그리고 네 가닥을 선택하게 된 것에는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우연처럼 보이는 필연의 관계가 있었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이다. 물론 제 좋을 대로이다.

뭔가 의미가 있어 보이는 것이 나타나면 의미를 생각하고 부여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나라를 뒤집거나 누구를 곤경에 처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이 균형잡는  댐퍼는 그래서 인생처럼 보이고, 삶의 모델처럼 보이는 것이다.

사주는 전생에서 온 것이다. 아니, 낭월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야 하겠다. 근거없는 추측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그런 생각을 하는가? 그것은 그냥 우연히 주어졌다고 보기에는 너무 억울해 할 사람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렇더라도 그냥 우연히 그날 그 시간에 태어난 것이라면 달리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뭔가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내부에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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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중한 댐퍼를 떠받치고 있는 여덟 개의 기둥이 전생의 인연이라고 생각된다. 저 기둥으로 인해서 댐퍼가 진동을 받을 것이고, 그로 인해서 작동을 하게 될 것이지만, 운명도 마찬가지로 전생의 업연에 의해서 삶이 요동을 치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사주팔자는 결국 전생의 업연에 의한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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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중요한 것은 101빌딩은 신체라고 한다면, 저 댐퍼는 정신이다. 이 사진은 13일에 국부기념관에서 찍은 101이다. 대만 국기를 앞세운 것은 그들이 당하고 있는 국제적인 설움을 이렇게나마 위로하고 싶은 낭월의 작은 마음이다.

현 총통인 차잉원(蔡英文)이 대만독립을 언급했다가 시진핑으로부터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그리고 대만 사람들은, 정확히 하면 낭월이 만난 대만 사람들은 좌절감을 심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101빌딩은 기울어 가는 자존심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육신이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정신이 올바르게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육체가 지나치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높은 것은 타이페이의 특수한 환경으로 봐서도 어색하기는 하다. 지진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으며 대부분의 태풍들이 모두 거쳐가는 길목에다가 이와 같은 공사를 한다는 것은 이미 자연의 이치를 위반한 것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부작용을 중화시키기 위해서 윈드 댐퍼가 필요했던 것이고, 그것은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조화(調和)의 이치이기도 한 것이다. 실제로 댐퍼의 존재는 그 사이에도 계속해서 증명이 되었다고 전한다. 영상으로도 흔들리는 모습이 보여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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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0일의 지진에 대한 반응을 기록했다. 좌우로 15cm가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면 건물은 금이 가고, 급기야 무너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정신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떠올려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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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의 8월에 불어닥친 태풍으로 좌우 100cm가 흔들렸단다. 그래서 최고기록이 되었다고도 한다. 그 정도의 군형을 잡아주는 것으로도 건물이 안전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무심코 보아넘겼는데 이번에는 이러한 것도 눈에 들어와서 마음에 박힌다.

101의 겉모습만 바라보고 감탄하고 내려가는 것도 관광으로 충분할 것이다. 여태 그래 왔듯이.... 

그런데 이번에는 잠시 마음의 여유를 얻었는지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둘러보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간지를 한 바퀴 돌아 온 삶의 여운이 조금은 나잇값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슬며시 든다.

이번 101빌딩 나들이에서는 이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싶었기도 하다. 겸해서 잠실에 새워진 123빌딩은 이러한 안전 장치가 당연히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공사 기간 내내 물이 새느니, 금이 가느니 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과연 안전에 대한 장치는 얼마나 해 뒀을지 괜한 노파심도 가져 본다.

부디, 그럴리는 없겠지만 안전장치가 부실함으로 인해서 최악의 불상사가 생기는 일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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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길은 다시 멋진 작품들을 보면서 지나가도록 배려했다. 그리고 눈에 딱 들어온 이것. 지구의이다. 옥으로 만든 지구의라고 해야 하겠군. 거대한 지구의는 작업실 옆에 두고 들여다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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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돌이라면 뭐든지 좋아하는 낭월은 돌이다. ㅋㅋㅋ

대한민국은 어디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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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제대로 표시가 되어 있구나.

그런데.... 자세히 바라보니 두동강이 나 있고 서로 다른 옥으로 표시를 한 것이 마음 아프다. 특히 대만은 중국과 같은 재질의 옥으로 표시한 것을 보면서 더욱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중국은 하나로 표현하면서 한국은 두개로 표시했다. 나중에 통일이 된다면 이 지구의는 수리를 해야 할 모양이다.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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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언젠가 돈을 벌게 되면 이 옥지구의를 사려고 가격표도 찍어 뒀다. 136만달러란다. 얼매고.... 보자..... 대략... 15억인가? 뭐 얼마 안 하네. 복권 하나 맞으면 사러 와야지~~!!

미국 달러가 아니라 대만 달러인가? 그렇다면 보자..... 곱하기 40..... 아, 그래도 5천400만원이네. 그 정도야 뭐~ 껌값이네. 까이꺼. 며칠만 모으면... ㅋㅋㅋ 허세 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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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으로 만든 공예품도 상당히 높은 완성도가 보인다. 일부분을 확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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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도 보이고 공양을 올리는 사람도 보인다. 옥으로 마음껏 기교를 부린 것이 장인의 숙련된 솜씨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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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칠채옥(七彩玉)으로 만든 작품도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모두 탐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공예품들이고 그래서 잠시나마 행복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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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강하는 줄에서 천장을 바라보니 엽전꾸러미가 가지런히 매달려 있다. 그리고 일곱 가지의 조명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니 그것도 칠채옥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디자인은 101에서의 0에 해당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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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입구에 떡 하니 만들어 놓은 조형물에서 그 모델의 힌트를 볼 수 있는 까닭이다. 여하튼 빌딩을 나와서 다시 돌아다 보니, 여전히 건물은 그렇게 서 있고, 그 안에서 잠시도 쉬지 않고 균형을 잡고 있을 윈드 댐퍼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여행객은 갔던 곳을 다시 찾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어제 본 101이 아니었고, 어제 생각한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멋진 풍경도 많이 봤고, 의미있는 사색도 해 본 나들이는 그래서 또 흐뭇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