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남부선⑤ 황령산

작성일
2017-04-17 12:12
조회
1395

동해남부선(東海南部線)⑤ 황령산(荒嶺山)의 야경



간절곶에서 황령산까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대략 한 시간 정도만 가면 되는 것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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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고 하면 자갈치시장이나 용두산을 떠올리거나, 혹은 해운대와 달맞이 언덕을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야경을 보고 이기대도 가보고 할 요량으로 일정을 잡았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둘러보지 않았던 곳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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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동해남부선을 달리는 것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바닷가의 길을 통해서 황령산에 도달할 수가 있는 길이었다. 그렇게 진행을 하다가 문득 저녁에 잠을 잘 곳을 생각했다. 야경과 놀다가 잘 자리를 찾으려면 아무래도 바쁘지 싶자 집에서 항상 뭔가 도움이 필요하면 "뽀빠이~!"를 외칠 사람이 대기하고 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바로 전화~!

낭월 : 금휘야 저녁 먹었어?

금휘 : 예~!

낭월 : 뭐 먹었어?

금휘 : 라면이요~!

낭월 : 아부지가 자식들에게 죄를 짓는구나. ㅋㅋㅋ

금휘 : 먹을 것이 없어서도 아니고 그게 먹고 싶었어요. ㅎㅎ

낭월 : 아, 그렇다면 다행이고~!

금휘 : 어디세요?

낭월 : 부산으로 가고 있는데 이기대 부근에 가까운 곳으로 방을 하나 잡아봐.

금휘 : 그래요? 알아 볼께요.

그렇게 주문을 해 놓고는 잠시 시간이 지났는데 연락이 왔다.

낭월 : 적당한 곳에 알아 봤어.

금휘 : 이기대 가까운 곳은 마땅한 곳이 없네요. 10분 정도 떨어진 곳도 괜찮아요?

낭월 : 괜찮지.

금휘 : 그렇다면 광안하운드호텔을 잡을께요.

낭월 : 그려. 좋아.

금휘 : 예약 했으니까 들어가서 계산하시면 되요.

낭월 : 그래 수고했다. 고마워~!

이렇게 해서 가볍게 잘 자리를 해결했다. 진작에 써 먹을 걸 이제서야 생각하다니, 참 사람을 쓸 줄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도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방법을 하나 깨닫고 있는데 광안으로 접어들어서 가고 있는 차. 아마 잘 자리도 이 근방 일텐데.... 싶어서 문득 앞을 보니까 호텔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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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운드호텔...? 어? 저거네. 거 참 바로 예약을 끝내고 확인하니까 눈 앞에 나타나다니 그것도 신기하다면 신기한 일이라고 호들갑을 뜰면서 황련산으로 올라가는 산길로 접어 들었다.

시간은 5시 43분, 일몰은 7시 5분이라고 한다. 불과 한 시간 반 정도의 여유가 있는 시간대였다. 서둘러서 올라가야 할 이유는 이렇게 다가오는 시간들로 인해서 피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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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멈출 수가 있는 곳까지 간 다음에 서둘러서 봉수대로 올랐다. 우선 더 어둡기 전에 주변의 분위기를 좀 둘러봐야 해서이다. 일몰 한 시간 전이다. 사진의 정보도 있지만 포토웍스에서 만들어 주는 크기 줄이면서 촬영정보를 넣는 것에 조금만 손질을 해 주면 그대로 드러나니 만고 편한 사진놀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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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봉수대에 대한 친절한 설명문은 사진기행에서 필수이다. 여기가 원래는 봉수대였구나. 그렇다면 봉수대가 어딧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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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맨 만댕이에 있었구나. 당연한 것을. ㅋㅋㅋ 불 구덩이가 네 개인 것을 보면 상황에 따라서 피우는 갯수가 달랐던 모양이다. 네 개를 올리면 가장 긴급한 것이고, 하나라면 주의단계인 모양이다. 낮엔 연기를 피우고 밤에는 불을 피웠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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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봉수대에오르니 시야가 화악 트인다. 동서남북이 모두 보이니 천혜의 경비대라고 하는 것을 알 수가 있겠다. 고인들이 당연히 이러한 자리는 통신용으로 사용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이미, 서쪽하늘을 향하는 전망대에서는 카메라 삼각대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그것을 보니 동질감이 문득 든다. 얼른 가서 삼각대를 세우려는데 연지님이 잡아 끈다. 아래로 가서 뭐든 먹고 오자는 것이다. 9시는 되어야 끝날텐데 그때까지 빈속으로 있으면 안 된다는 거다. 여기에 대해서 달리 할 말이 있을 턱이 있나. 그대로 순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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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조오기로 가면 되겠구나. 철탑 아래에 있는 카페로 가서 뭔가 요깃거리가 있는지 알아 보자면서 차를 대었던 곳으로 도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서둘러서 자리를 잡았다. 왜 서두르냐면,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고 태양도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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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곳에 자리잡았군. 저 멀리 내려다 보이는 것은 광안리 앞바다가 되겠구나. 뭐가 있나 살펴보니 호박죽과 단팥죽이 있다. 그래서 먹기 쉬운 것은 식은 팥죽이라는 생각이 퍼떡 들어서 그걸로 시켰다. 그리고는 나오는대로 허겁지겁 퍼 먹었더니, 바쁘면 먼저 가란다. 고마운 말씀~!

다시 봉수대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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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20분 걸렸구나. ㅋㅋㅋ 이제 되었다. 아직 해가 붙어있으니깐. 늦진 않은 까닭이다. 원래 매직아워는 일출몰 전후로 1시간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7시에 일몰이면 지금 시간이 딱 그 시간인 셈이다. 이제부터는 혼자만의 시간으로 자연과 대화에 빠져든다.

태양 : 잘 돌아 댕겼더나? 새벽에 보고 또 보네~

낭월 : 왜 아니랍니까? 하루 종일 온 누리에 봄 볕을 뿌리느라고 수고 많으셨네요.

태양 : 나도 뭐 바쁠 일이 없이 그냥 놀고만 있으면 된다 아이가~!

낭월 : 그건 무슨 말씀이십니까?

태양 : 넌, 천문학도 안 배웠나?

낭월 : 천문학이요? 지금은 감성의 시간인데 이성을 요하시는 검미꽈?

태양 : 아따, 녀석 정색하기는~ 

낭월 : 그러니까, 태양은 가만히 있는데 지구가 스스로 돌아서 자기가 필요한 만큼의 볕을 배급 받는다는 말씀을 하고 싶으신 거 아닙니까?

태양 : 음, 알기는 제대로 알고 있군, 그런데 뭘 바빴느니 마느냐 혀?

낭월 : 아따, 깐깐하시기는~ 그야 정서 아닙니까 정서~!

태양 : 난 그런 것은 모르고.

온종일 바쁠일이 없었던 태양과 하루 종일 분주하게 싸돌아 다닌 낭월의 조우였다. 그래도 새벽에는 가곡포구에서 해상의 태양을 만나고, 저녁에는 황령산에서 산상의 태양을 만나서 같은 태양이라고 감회는 상당히 다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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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가운데에 황령산을 두고서 뺑뺑돌아서 부산의 도시가 형성되어 있군. 지도만 봐서는 실감이 안 난다. 그런 때를 대비해서 지형으로 보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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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이렇게 놓고 보니까 황령산의 위치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군. 더 자세히 보려면 사진을 한 번 클릭하면 된다. 그런데 자료에는 황령산(黃嶺山)도 나오고, 황령산(荒嶺山)도 나오는데, 원래 이 지역이 '거칠산국()'이 있어서 거칠메라고도 했다는 것을 보면 , 거칠황(荒)으로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런데.... 바람이 분다. 좀 심하다. 카메라는 바람을 싫어한다. 어떤 사진가는 바람에 카메라가 날아가서 망가지는 경우까지도 있었다는데, 그것을 떠나서 미세한 진동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카메라의 특성으로 인해서 바람은 매우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특히, 야경과 같이 장노출로 찍어야 할 경우에는 더 말을 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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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스케치 해 보는 것은 스마트폰이 할 일이다. 그런데 라이트룸에서 보정을 해 보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이른바, jpg와 raw의 차이이다. 나무에 조각을 한다고 가정을 해보면, 라우는 두께 30cm의 나무에 조각을 한다고 할 경우, 제이피지는 두께 5cm의 나무에 조각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뭘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다는 느낌이 딱 그만큼이다. 풍부한 색감의 놀이도 할 수가 없으니 표현하고자 하는 결과물을 낼 수도 없다. 그야말로 스케치로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폰에서도 라우로 찍는 기능은 있지만, 그것은 귀찮은 옵션이라서 사용하지 않게 되다 보니까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보정할 필요가 없다면 그만이지만 나중에라도 보정을 할 마음이 있다면 폰사진에서도 라우로 찍는 것이 타당하겠다.

그야말로 자동으로 놓고 폰이 알아서 찍으라는 것이므로 어쩌면 당연하다고 해야 하겠지만, 카메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보정을 한 것은 사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서 오로지 카메라가 알아서 해 주는 것만 실체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야말로 착각도 한참 빗나간 착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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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흑백사진이 진짜라고 하는 말도 들었었지만 이것이 얼마나 빤한 속임수인지는 조금만 생각을 해 봐도 알 일이다. 그냥 작가의 감성을 넣기 위해서 방법을 찾을 뿐인데도 흑백사진이 진짜라고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최초의 사진이 흑백이어서일까? 어쩌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총천연색으로 표현이 되는 시대에서도 그것을 진실로 안다는 것은 속아도 제대로 속는 것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지 않을까 싶다. 여하튼 각자가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면서 즐기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이치에도 정도(正道)는 여럿이듯이 사진도 정도는 여럿이라고 생각하면 그뿐이다.

이렇게 수다를 떨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은 해가 넘어가지 않아서이다. 해가 넘어가기를 기다리면서 수다를 떠는 것 뿐이다. 이제 시간이 다 되어간다. 다시 바람이 일어난다. 걱정이다. 나가사키에서는 삼각대가 부실해서 걱정이더니 부산에서는 바람이 걱정이다. 삼각대에 돌을 매달고 사진 찍는다는 말의 의미를 비로소 알 것 같다.

무심하게 들고 다니다가 잃어버린 가방걸이가 이렇게 아쉬울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니, 뭐든 필요해야 소중한 줄을 안다는 간단한 이치를 이렇게 현장에서야 알게 된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혹 삼각대를 다뤄보지 않으신 벗님은 무슨 말인가 싶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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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위풍당당한 삼각대이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음을 알아보는 사진가라면 아마도 바람으로 인해서 사진을 망쳐 본 경험이 있으신 것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애초에 교육을 제대로 받으셨거나. 삼각 다리의 중간에 있는 봉[센터클럼]의 끝에 있어야 할 것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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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요런 것이 붙어 있었는데 무관심하게 삼각대를 취급하는 사이에, 정확히 말하면 그 의미를 미쳐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없어졌지만 그것의 가치를 모르다 보니까 무심하게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아는 만큼만 보인다는 것을 항상 깨닫는다. 이렇게 높은 전망대에서 큰 맘을 먹고 야경을 찍어 보겠다고 자리를 잡았는데 바람이 몹시도 불어댈 적에 말이다.

이 기능은 삼각대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을 적에 돌을 매달거나 하다 못해 가방이라도 매달아서 진동을 방지하라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삼각대만 믿고서 그 가치는 몰랐던 것이다. 그것은 극한 상황까지 가보지 않았다는 이야기이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이니 결국은 아직은 연장을 사용하는데 많이 어슬픈 사진가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후회를 하면서 불안불안한 마음으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는 마음을 벗님은 아실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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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거나 말거나, 해는 서산마루로 넘어간다. 7시 일몰이라는 것도 어지간히 맞추는 구나. 바람이 불거나 말거나, 사진은 찍어야 한다. 지금은 달리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는 까닭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는 수밖에 없는 것도 진리이다. 급기야..... 어떻게 했느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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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를 누르면서 이렇게...... 그 분위기는 상상에 맡긴다. 힘차게 잡아 당기면서 찍었으니까 적어도 그냥 찍은 것보다는 진동이 적었을 것이라는 위안을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다. 여하튼 최대한 힘을 줬다는 말씀을 하나 덧 붙인다. ㅋㅋㅋ

이러고 있는 마음을 이해하실랑가 모르겠다만, 미세한 진동을 받게 된다면 야경이라고 하지만 그나마도 아무 것도 안 될 것 같아서 이렇게라도 진동을 줄이고자 노력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왜냐하면, 이것 조차도 동해남부선에서 겪은 여행담이기 때문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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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후 30분이다. 딱 요 시점이 야경을 담을 타이밍이라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하늘은 아직도 일광의 여운이 남아 있어서 푸른 빛이 감돌고 멀리 붉은 노을의 기운조차도 남아 있을 적에 건물들에는 불이 켜지고 있는 시점인 것이다. 황령산에서 서향을 하게 되면 서면쪽이 된다는 것은 전망위치의 설명을 봐서 대략 이해를 했다.

사실, 나가사키에서는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이미 하늘은 죽어버린 검은 색으로 변한 상태였었기 때문에 이점은 많이 아쉬웠다. 하늘은 사라지고 불빛만 남은 장면을 담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낭월의 이 사소한 경험들이 벗님의 사진생활의 경험에 보탬이 된다면 또한 보람이라고 하겠다. 그래봐야 막상 겪은 다음에서야 떠오르겠지만서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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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부산항 쪽으로 살짝 돌려봤다. 그런대로 분위기는 좋다. 야경의 맛이 난다. 그리고, 이렇게 밤의 불빛을 보면서 즐길 수가 있는 것에는 숨은 희생자가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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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밝았을 적에 폰으로 담은 것이지만. 나무들이 수난을 겪고 있는 것이 못내 미안했다. 시야를 가리지 말라고 잘라버린 것은 결국 사진가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었을 테니까 말이다. 가끔은 톱을 들고 다니고 싶은 충동을 받을 때도 있고 보면, 예전에 금강송을 잘라버렸다는 그 사진가의 마음도 이해는 된다. 여하튼 이렇게 전망대에 오르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서 나무에게는 아픔이 남겨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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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의 교각이 보인다. 부산항대교이다. 교각의 선이 선명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바람의 탓이겠거니 해야 할 모양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렌즈의 해상력도 영향을 미쳤겠다는 것도 고려해야 하겠다. 야경을 찍을 때에는 해상력이 좋은 렌즈를 하나 챙겨야 하겠다는 생각이 슬금슬금 발생하고 있음이다.

24-240이 대체로 좋은 렌즈이지만 굉장히 좋은 렌즈는 아니라는 것을 이렇게 사진을 보정해 보면서 느낄 수가 있겠다. 비싼 렌즈가 괜히 비싼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끔은 느끼기도 한다. 다만 야경이나 별을 찍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기는 하지만 24-70GM이나, 70-200GM이라는 물건이 이 순간에는 아쉬웠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렌즈 하나에 카메라 한 대 값이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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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광안대교 쪽이다. 전망대에서 자리를 옮겼다는 이야기이다. 반대쪽에서 찍어도 야경이니 황령산의 공덕이 크다. 비록 시간은 늦어서 하늘은 깜깜하지만 그런대로 분위기는 알 수가 있을 것 같아서 괜찮다. 황령산 야경 나들이가 그만한 재미가 있었다고 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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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대교를 전체로 넣어서도 찍어 본다. 앞의 산이 좀 걸리기는 하는데 그래도 다리 윤곽은 보이니까 그걸로 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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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가 피어있는 계단을 거쳐서 북쪽을 조망하는 위치로 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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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북쪽이다. 또한 볼만한 야경이다. 이것이 황령산 야경의 특징인가 싶다. 동서남북을 다 둘러 볼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황령산의 상징인지도 모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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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탑도 하나 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도 좀 찍어주지~'라는 표정으로 예쁜 조명을 달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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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만이 야경은 아니다. 반대쪽에는 황령산의 명패가 붙이었는 표식이 있었다. 물론 정상이라는 의미일 것으로 짐작이 되어서 이것도 한 장 찍었다. 엇?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그럴리가 있나. 분명히 눈으로 보고서 찍었는데..... 어? 그렇네.....

그러나 잘못 찍힌 사진이 아니다. 이러한 것을 서둘러서 지우고 나면 나중에 후회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raw와 라이트룸의 마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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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마우스 몇 번으로 이렇게 사진을 찍을 적에 본 그림이 그대로 살아나기 때문이다. 실제보다 조금 과장되게 보정을 했지만 목적은 저 뒤에 자리하고 있는 이름표이기 때문에 그래도 된다. 그리고 이미지 줌을 활용하면 글자도 크게 볼 수 있다.

'팝코넷'이라는 카메라와 사진 사이트에서 어느 회원이 이미지줌이라고 해서 무슨 말인가.... 했는데 결국은 사진을 잘라낸다는 것이었다. 보통은 '크롭'이라고 하는데, '이미지줌'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봐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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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해발 427M라고 쓴 글자가 읽을 수 있을 만큼 보인다. 이러한 것은 인증샷으로 사용하면 된다. 아름다운 풍경도 좋지만 때로는 주변의 정보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노이즈가 자글자글 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30초로 장노출을 줬기 때문에 이만큼이라도 건졌다고 할 수가 있지 싶다.

부산의 야경도 봤고, 어둠도 깊어가니 오늘의 일정은 100% 완수했다고 보고 미리 예약을 해 놓은 숙소를 찾아 가서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내일은 또 이기대라는 곳을 구경할 생각으로 푹 자야 했다.

따지고 보면, 새벽 4시부터 저녁 먹고 숙소에 든 시간이 10시인 것을 보면, 하루 18시간을 카메라와 즐긴 하루였나 보다. 이렇게 즐거운 날에 하늘까지도 협조를 해서 쨍쨍한 태양과 함께 했으니 역시 낭월은 억쎄게 운이 좋은 녀석이다. ㅋㅋㅋ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돌아다닐 수가 있는 체력을 타고 난 것에 대해서도 무한 감사이다. 그러니까 힘이 있을 적에 즐겨야 한다. 발을 옮길 기력도 없을 때가 되어서야 후회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까닭이다. 오늘 이 순간을 파릇파릇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