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남부선④ 간절곶

작성일
2017-04-16 17:13
조회
1593

동해남부선④ 간절곶(艮絶串) 구경


 

내원암에서 나오는 길에 간절곶이라는 안내판을 봤다. 언젠가 말로만 들어봤던 것 같은데, 호미곶이 떠올라서 부산 가는 길에 잠시 둘러보고 가자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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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이라고는 호미곶만 알았는데, 문득 간절곶을 보니까 그것도 궁금했다. 그 곳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을까... 싶은 마음에 예정에 없던 일정이추가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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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에서 거리로 봐도 불과 12km남짓이다. 그래서 아직은 약간의 시간의 여유가 있다고 보고 방향을 잡았는데, 무슨 시간이 있느냐면 오늘 저녁에는 부산 황령산에서 야경을 볼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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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참 재미있다. 간절곶(艮絶串)이라지 않은가, 간(艮)은 팔괘의 이름에 나오는 것이고, 그 의미는 산(山)이다. 그리고 절(絶)은 끊긴다는 이야기가 되므로 산이 끊기는 곶이라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당연하지 그럼 물이 끊기는 곳에 곶이 있겠느냐는 물음표도 하나 달고 입구로 들어갔다.

차를 대고 보니까 무슨 드라마 촬영지라는 안내판과 함께 완전 유럽식으로 지은 건물이 등장을 한다. 여하튼 눈에 띄는 것은 모두 담아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를 하게 될지도 모르는 까닭이다. 언젠가 그 사진이 필요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불확정성의 원리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 데나 써먹는 '불확정성의 원리'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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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건물은 전에 영업을 하다가 지금은 중단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는데, 내부까지 들어가 볼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해가 지기 전에 일단 황령산에 올라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은 3시 24분이므로 서두르면 될 것으로 본다. 그래서 일단 증명사진만 하나 찍어주고는 방향을 돌렸다.

혹, 건물이 이상하게 보인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건물 탓이 아니고 렌즈 탓이다. 12mm의 어안렌즈를 달고 찍어서 가운데는 부르고 가에는 죽는 형상이 된다. 건물이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그냥 그렇게 해 봤다. 그야 내 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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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에는 전망대를 닮은 건물이 떡 하니 자리하고 있었다. 앞에는 이름도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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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음.... 뭐라고 써놨노? 드라마하우스? 영화하는 집? 뭐 아무렴 워뗘~! 일단 들어가 보는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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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빙빙 돌아서 올라가니 이렇게 창이 잔뜩 붙어있는 지붕을 만나게 된다. 요런 분위기도 괜찮지. 묘한 균형감으로 인해서 긴장감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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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로 난 창을 보면 이렇게 시원한 동해바다가 그림처럼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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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반대쪽으로는 건물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름이.... 카페 파스쿠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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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다 봤으면 휘리릭~ 내려와서 옆에 있는 휴식공간으로 가 본다. 그냥 지나쳐도 되는데, 천정의 장식이 눈길을 끌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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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가 눈길을 끈다. 직선과 곡선의 조화이다.

음양의 조화이다. 직선은 양이고 곡선은 음이다.

뭐, 직선은 음이고 곡선은 양이라고 해도 맞다.

직선은 정(靜)이라면 음이고, 곡선은 동(動)이라면 양이기 때문이다.

또, 직선은 강(强)하면 양이고, 곡선은 유(柔)하면 음이다.

그리고 둘 다 맞는 말이다. 참으로 미련한 사람들은 이런 것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팔을 걷어 붙이고 싸움을 벌인다는 것이다. 원래 음양은 정답이 없고, 상황에 따른 답과 보기에 따른 답이 있을 뿐인데 말이다. ㅎㅎㅎ

그래도 꼭 승부를 봐야만 속이 시원하신 벗님은 불만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이리 귀를....(직선은 음이고, 곡선은 양이라오~) 이렇게 속삭여 준다. 왜냐하면 이것은 곡선의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해서 직선이 희생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은 희생이고 양은 드러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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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부를 잘라 본다. 이런 것이랑 노느라고 또 시간은 까맣게 잊어버린다. 그래도 재미있으면 된 것이다. 물론 연지님도 뭘 하고 놀거나 일체 간섭이 없다. 얼른 가야 한다느니, 시간이 없다느니 하는 말이 일체 없기 때문에 편안하게 즐기면 된다.

조금 전까지는 바빴더라도 이제는 안 바쁘다. 왜냐하면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바빠요~!'라는 말은, '그 일에는 관심이 없어요~!'라는 해석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이 힘들어요~!'라는 말은 '월급이 양에 차지 않아요~!'라는 말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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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두리도 없애 본다. 그랬더니 허공에 보름달이 둥실 떠오른다. 황금빛의 보름달이다. 어젯밤에 문무대왕릉에서 봤던 그 달이다. 에쁘구나. 순식간에 철사들은 달빛의 서광(瑞光)으로 변한다. 그리고 멀리서 태양이 지원을 한다. 빛을 살려주고 있으니 말이다.

사진은 별 것이 없어 보이지만, 실은 14mm렌즈로 찍은 것이다. 혹시라도 이보다 좁은 화각을 갖고 가셨다면 이와 같은 그림을 얻기가 쪼매~~ 어려울 수도 있음을 알려 드린다. 보통 사용하는 24-70이라면, 아마도 바닥에 붙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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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디선가 본 듯한 인물들이로군. 드라마 하우스라더니만 뭘 촬영했던 배우들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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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벗어나서 밖으로 나갔더니 해변에도 휴식 공간이 하나 있다. 물론 반가울 따름이다. 지붕이 또한 무늬로 되어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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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24-240으로 렌즈를 갈아끼웠다. 이번 나들이에서는 이 두 개의 렌즈로 사진 놀이를 한 셈이다. 가끔 12mm 어안도 사용은 했지만, 대부분 24-240으로 해결했다. 그야말로 낭월에겐 만능렌즈이다. 욕심 같아서는 12-400이 있었다면 하나로 끝낼 수가 있었는데 싶은 생각도 해 본다. 게으름뱅이의 꿈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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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하우스 앞에는 동해로 뻗은 용맥이 하나 있었다. 그 앞에는 군용 망루가 있었고, 망루 옆에는 설명서가 하나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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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퀸....? 그런 드라마가 있었단 말이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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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 생긴 드라마였구나.... 그래서 얼떨껼에 해묵은 드라마까정 봤다는 이야기이다. 얼라들이 요트 타고 나갔다가 죽을 뻔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마, 그만하면 되었다. 더 보지 않아도 된 거 같다. ㅎㅎㅎ

중너리끝이란다. 연인이 끝까지 헤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돌았단다. 말은 된다. 바다로 갈 수도 없고, 밖으로는 못나가게 남자가 잡고 있으니 도리없이 결혼을 해야 할 모양이다.  여하튼 좋은 이야기이다. 사랑을 만났으면 잡아야지.

대략 구경을 다 한 것 같아서 다시 걸음을 옮겼다. 한 모퉁이를 돌아가야 하게 된 구조이다. 그 사이에 고단한 연지님은 차에서 휴식을 취하신단다. 그것도 좋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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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 하얀 풍차가 보인다. 풍차집은 거제도 바람의 언덕에도 있는데 그 녀석은 시커멓게 생겼는데 이 녀석은 하얗군. 이것도 음양인가? 음양병이 들어도 단단히 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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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를 배경으로 사진놀이에 빠진 소녀들이 눈길을 끌었다. 그래서 또 한 장면을 담았다. 바쁘게 뛰어가는 모습이 재미있어서이다. 옷까지 갖춰입고 노는 것을 보면 작정을 하고 나들이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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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나누는 소리를 들어보니까 중국의 여성인 것으로 보였다. 중국어이긴 한데 제대로 안 들리는 것으로 봐서 북경어는 아니고 다른 곳의 언어인 것으로 짐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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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공주 놀이일 수도 있지 싶었다. 크롭놀이가 가능한 것은 카메라의 고화소로 인해서이다. 소위 '화소가 깡패다'라고 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팍팍 잘라내도 대략 윤곽을 알아 볼 수가 있을 정도의 화질을 제공하는 까닭이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즐기는 것을 보니 덩달아서 기분도 좋아진다. 이것도 음양의 이치이다. 남자들이 이러고 놀고 있었다면.....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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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의 해변에서는 미역을 줍는 여인들을 만났는데, 또 간절곶에서는 외국의 여인들이 카메라를 푸짐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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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인연이겠거니 싶다. 이날, 이 시간에 이 자리에 함께 한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겠기 때문이다. 바람이 제법 쌀랑했는데 감기라도 들지 않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서 간절곶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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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여기가 간절곶이로구나. 곶이라고는 딱 두 군데 가 봤었다. 호미곶(虎尾串)과 월곶(月串)이다. 호미곶은 포항의 토끼꽁지, 아니 호랑이꼬리에 있다는 것을 알겠지만 월곶은 또 어딘가 싶은 벗님도 계시지 싶다. 그것은소래포구가 있는 곳이다. 소래포구가 무슨 곶이냐고 하신다면, 난들 아느냐고 얼버무리고 후다닥~이다.  김포에도 월곶이 있기는 한데, 일삼아서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그러니까 간절곶은 세번째의 곶인 셈이다. 앞으로 또 어딘가를 지니다가 곶이 보이면 들어가보게 될 것이고, 그것은 네번째가 되겠군. 그런데 곶(串)의 글자가 참 재미있게 생겼다. 내친 김에 이 글자도 좀 살펴볼까....?

중국에서는 꼬치에다가 이 글자를 쓴다. 양꼬치는 양육천(羊肉串)이라고 쓰고, yángròuchuàn이라고 읽는다. '양러우추완'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이때에는 꿸천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오히려 그럴싸 하다. 땅이 바다로 튀어나온 그림보다는 고기를 꿰어놓은 그림이 더 흡사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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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북경식 양꼬치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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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은 신강식 양꼬치란다. 냉면이라도, 평양식 함흥식이 있듯이 양꼬치도 지방에 따라서 요리법이 서로 다른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왠지 북경식보다는 신강식이 더 맛있을 것만 같다. 예쁜 여인이 만들어 주는 것이라서? 어쩌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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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우짜꼬~! 속이 헐출하신 벗님들께는 쪼매 죄송한 사진인 것 같아서이다. 뭐 그래도 우짜겠능교. 내친 김에 양꼬치에 쐬주나 한 잔 드이소. 다만 너무 태우질랑은 말고 잘 꾸버 드시이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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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곶은 한국관광 100선에 선택된 곳이라고 한다. 좋은 곳이라니까 좋기는 하다마는.... 뭐라고 안내를 했는지는 사진만 한 방 찍어 놨다가 집에 가서 찬찬히 읽어보면 된다. 그것을 다 읽고 있겠다면 하루 해는 마냥 짧기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해가 가장 일찍 뜬다고? 이런 거짓말을 벌건 대낮에 누구 믿으라고 한단 말이고? 김정호 할배가 저승에서 웃으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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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그게 또 뭐라고 쪼잔하게 지도를 캡쳐해서 증거를 들이 대는 꼴좀 보소. 뭐 그래도 찝찝한 것은 못 참는 천성이려니 한다. 여하튼 대동여지도에서도 호미곶의 일출이 가장 빠르다고 했는데 이 시대의 안내판에 이렇게 사기를 치면 되나~! 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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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1920년부터 불을 밝혔다는 등대로구나. 등대로 오르는 길에 멋진 문에 안내판이 떡 하니, 보자.... 오늘 저녁 월출은 7시 48분이라는 소리로구나. 아쉽지만 그것을 볼 시간은 안 되겠구나. 그 시간에는 황령산에 가 있어야 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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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와 함께 불을 들고 있는 동상이 멋지게 서 있는 자태가 있어서 함께 담았다. 그러려니 했지만 등대를 올라가 볼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고는 다시 간절곶으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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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 언덕에는 유채꽃이 제철을 만난 듯이 활짝 피어있는 풍경이 또 자연의 아름다운 색채를 더한다. 역시 봄은 노랑색이지. 아니 분홍색이기도 하지. 곱기도 하다. 제주도에 가지 않아도 볼 수가 있는 유채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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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밭에 바람이 지나간다. 그 바람과 함께 꽃도 나붓낀다. 그것이 또 멋스럽다. 바람을 담을 수가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김영갑 선생은 항상 제주도에서 바람을 사진에 담으려고 노력했더란다. 그래서 자신만의 사진 세계를 만들었는데, 낭월도 그것을 흉내낸다. 이렇게 말이지.

바람을 찍으려고 30분의 1초로 셔터를 늦췄다. 그랬더니 약간 바람의 맛이 나기는 한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제대로 바람을 담으려면 역시 키가 좀 있는 나무를 상대로 해야 할 모양이다. 꽃이 바닥에 있다가 보니까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는 것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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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200분의 1초로도 담았다. 바람을 빼고 꽃만 담아보려는 속셈이었는데, 결과물을 봐서는 500분의 1초로 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서이다. 그야말로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그림이 되어버리고 말았더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여하튼 이렇게 노는 재미는 적지 않다.

간절곶에서 유채를 만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재미있는 것이다. 의외성이라고나 할까? 기왕이면 푸른 바다도 보고 노랑 유채도 보면 더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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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봤던 거대한 우체통이다. 역시 방송에서 보게 되면 위치에 대한 기억이 잘 저장되지 않는 모양이다. 어디에 있는 것인지는 기억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간절곶에서 우체통을 봤으니까 다음에는 우체통을 보면 적어도 간절곶의 것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가 있겠다. 그나저나 어떻게 편지를 써서 넣으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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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을 돌아가 보니 이렇게 출입할 수가 있는 구멍이 있다. 그러니까 여기에서 편지를 써서 통에 넣으면 배달을 해 준다는 말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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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앉아서 편지를 쓰면 되는 모양인데, 지금은 그럴 시간은 없다. 그런데 수도 없이 적혀 있는 낙서들.... 역시 기록문화의 후손들 답다. 혹자는 관광지에서 낙서를 하는 몰지각한 사람들이라고 비난도 하기는 한다. 특히 외국의 문화유적지에서 발견하게 되는 한글은 좀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우리는 이미 그러한 피를 타고 났으니 말이다. 그래서 어딘가에 기록을 남기는 것이 하나의 숙명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한 결과물이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가 아니겠느냔 말이지. 이러한 기록들도 앞으로 1천 년이 지나고 나면 또 누가 아는가 어떤 역사의 의미를 갖게 될런지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낙서를 조장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다만 기왕지사 이렇게 해 놓은거 비난하고 욕하면 뭘 하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는 말이다. 행여라도 낭월도 가는 데마다 기록을 남기는 것은 아니냐는 혐의는 하지 말라는 말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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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태양이 딱 그 자리에 왔네? 나그네를 환영해 주는 것이 분명하렸다. 그래서 새천년의 비상 탑의 구멍에 태양을 담았다. 갑자기 방광을 하는 분위기가 되어버린 것은 순전히 이러한 천지신명의 보우하심으로 가능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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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 빛의 갈래가 열 넷이로구나. 보통은 여섯인데 여기에서는 열 네가닥의 빛을 뿌려 주시는 구나. 이것은 무슨 조짐일까? 열 넷을 숫자로 만들면 1과 4이다. 이것은 주역의 괘로 만들 수가 있겠군. 어디.... 어쩌면 19대 대선의 조짐? 점점 미쳐가고 있음이다. ㅋㅋㅋ

1은 건괘(乾卦☰)이고, 4는 진괘(震卦☳)이다.  그리고 이 둘을 합치면 천뢰무망(天雷无妄)이 된다. 어? 느낌이 괜찮은데? 하늘이 왜 이런 계시를 내렸을까? 다시 주역을 펼쳐보자. 뭐 사진 찍을 적에야 바쁘지만 이렇게 기행문을 쓸 적에는 바쁠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또 공부도 하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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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망(无妄)은 거짓이 없음이다.
으뜸이며 막힘없이 통한다.
올바름을 지키면 이롭다.
정의롭지 못하다면 재앙이 일어날 것이니,
갈 곳이 있으면 이롭지 못하다.

갈 곳이 있으면 이롭지 못하다고? 이게 대체 뭔 말이야? 다시 지욱 선사의 풀이를 보자.

세간의 도로 보면,
국가를 중흥시키는 통치를 말하는 것이며,
그렇게 해서 하늘의 도에 부합되었다면
그것이 진실이다.
불법(佛法)으로 보면,
중흥시키는 교화라면 부처의 정법으로 
함께 부처가 되는 것이라야만 진실인 것이다.

관심수행으로 본다면,
본성을 화목케 함을 복(復)이라고 한다면
진리는 끝까지 밝혀야 할 것이요.
의혹은 모두 사라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거짓이 없는 것이다.
모두 으뜸이며 성공할 것이며
올바르다면 이로울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러나 세간법이든 출세간 법이든
자기에게도 이롭고 남도 이롭고자 한다면
모름지기 깊이 자기를 성찰하라.
삿된 생각은 한 순간 한 낱말이라도 끼어들면 안 되며,
또한 한 마디의 말이나 한 가지의 행동도 
과오를 범해 재앙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혹시라도 마음이 올바름을 저버리고
행동이 과오를 범한다면 결코 행할 수가 없을 것이다.
성인이 가득하게 갖는 것을 경계시킴이 이러했다.

아하~! 그러니까 갈곳이 있으면 이롭지 못하다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바라고 행하는 것이라면 이롭지 못하다는 의미였단 게로군. 그러니까 군자에게는 이롭고 소인에게는 흉한 괘라고 할 수가 있겠네. 대통령은 올바른 사람이 나올 모양이고, 낭월도 올바르게 살아가면 된다는 가르침을 이렇게 또 지는 태양신으로부터 계시를 받는 구나.

하긴, 대통령이야 아무렇거나 말거나 내 스스로 중심을 잡고 올바른 길로 향해서 간다면, 그렇게 해서 사사로움의 길을 가지않는다면 거짓됨이 없을 것이니 그대로만 살아가면 되겠다는 다짐을 하라는 뜻이었구나. 과연 하늘의 말씀이라고 해야 할 밖에.

 

◆◆◆◆◆[다음날에 추가한 내용]◆◆◆◆◆


그런데, 어느 제자가 이 글을 읽었는지 톡을 보내왔다. 그래서 다시 추가한다. 이야기야 무궁무진하다. 해묵서이부진일 뿐이다. 엉? 그게 무슨 말이냐고? '해묵서이부진(海墨書而不盡)'이란 말은, 바다와 같은 먹물로 글을 쓰더라도 다 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제자 : 스승님, 간절곶 이야기를 잘 읽었습니다.

낭월 : 고맙구먼, 다만 공부에는 도움이 안 되어서 우짜노~!

제자 : 아닙니다. 기가 막힌 점괘를 보여주셨잖습니까?

낭월 : 아, 그거? ㅋㅋㅋ 심심풀이도 학인에겐 기가 막힌 공부가 되나?

제자 : 공부가 되다 뿐입니까? 혼자서 무릎을 쳤습니다.

낭월 : 뭘 깨달았기에?

제자 : 지금 대선 출마자들에게 '갈 곳이 있으면 이롭지 못하다.'는 말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이건 하늘의 가르침이라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낭월 : 그래? 기특한 생각을 하셨군.

제자 : 그런데 좀 아쉽습니다.

낭월 : 뭐가?

제자 : 왜 동효는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낭월 : 아니, 웃자고 한 일에 정색을 하고 달려 드실껴?

제자 : 무슨 말씀이십니까? 모든 공부는 놀이처럼 하고, 모든 놀이는 공부처럼 하라고 하신 말씀을 잊으셨단 말입니까?

낭월 : 내가? 나도 가끔은 기특한 말을 할 줄 아는 모양이네. ㅋㅋㅋ

제자 : 아마도 공부하는 학인들이 점괘를 보면 동효까지도 보여달라고 하는 마음을 갖게 될 사람도 열 명은 있을 것입니다. 귀찮으시겠지만 수고를 좀 해 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낭월 : 그래? 열 명....이라.... 그러지 뭐. 

동효(動爻)는 구체적인 결과를 알고자 할 적에 살펴보는 방법인데 이 친구가 그 소식을 알고는 시작만 하고 해답이 없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참고로 낭월이 참고하는 주역의 해설서는 이것 저것 많지만 대체적으로 「주역선해(周易禪解)」이다.

동효는 어떻게 잡느냐? 그야 마음 내키는 대로 잡으면 된다. 왜냐하면, 마음은 하늘이고 하늘의 계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 내키는대로 잡으면 그것이 동효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 놓으면 2300년의 어느 책엔  그렇게 기록이 되겠지.

'아득한 옛날에
낭월이라는 철학자가 있어
문득 하늘에 점괘를 얻기 위해서
멀리 천리길을 걸어서 간절곶에 도달하여
경건하게 목욕재계하고서 동해 용왕에게 간청하니,
용왕께서 일광보살(日光菩薩)께 부탁하여
새천년의 비석으로 그 조짐을 나투시니
이것을 읽으시고 기록하기를....'


이라고 할 지도 모를 일이다. 원래 전설은 이렇게 만들어 지는 것도 수두룩한 까닭이다. 이거 뭐하노? 동효를 잡아서 풀이해 달라고 했는데, 맞다. 정신머리가 오락가락하는 횟수가 점차로 많아지는 것을 보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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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럴 줄 알았다. 낭월의 계산은 항상 그 모양이잖아.' 라고 하면서 웃어도 된다. 물론 눈치가 있어서 역경에 대한 기초를 이해한 벗님은 알 것이다. 여하튼 이것도 화산의 석실 벽에 새겨놓으면 영세불망의 비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무망지리(无妄之履)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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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하기를]
육이(六二)는 논밭을 갈지 않고서도 수확은 있고,
개간하지 않아도 삼년 개간한 밭 같다.
그러니 갈 곳이 있으면 이롭다.
일년을 개간한 밭이 3년 다듬은 밭과 같을 수는 없다.
갈아 엎지도 않고, 잡초도 잡지 않은 채로는
절대로 수확을 바랄 수가 없다.
그런데도 갈아엎지 않고 새 밭이나 삼년 된 밭이 모두
수확이 있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은둔해 살면서도 도에 뜻을 두어 이루고자 하고
나아가면 의를 행하여 도를 천하에 펼친다.
비록 음유하고 나약하지만 중정(中正)하니
양강한 군주와 상응하니 오직 도에 본심을 두어서
부귀나 공명은 털끝만큼도 염두에 두지 않으니
어디를 가더라도 이로움이 있으니 마음이 견고한 까닭이다.

어? 총괘에서는 갈 곳이 있으면 흉하다고 해 놓고, 여기에서는 갈 곳이 있으면 이롭다고 하시네? 이것이 바로 변화를 읽는 주역의 핵심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반만 알거나, 전부를 알거나 결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흐르게 되어 있으니 기왕 내친 걸음이면 이렇게 동효까지도 살펴보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되겠다.

그렇다면, 묵은 밭은 문후보? 새 밭은 안후보? 아니면 밭은 토이고 토는 노랑색이니 심후보? 이래가면서 주역 놀이에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도의 본심을 잃지 말라고 하니 결국은 낭월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도.

◆[여기까지 추가함]


가끔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점기(占機)를 만난다. 과연 성현의 말씀에는 그릇됨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 왜 하고 많은 64괘 중에서 하필이면 무망(无妄)의 가르침을 내리셨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보는 계기이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말이다.

혹자는 그럴 수도 있겠다.

그게 점기랑 무슨 상관이냐고.
렌즈를 가공하면서 생긴 굴절로 인해서
그렇게 빛살이 생겨날 뿐인데 괜한 호들갑이라고.

그렇게 말을 한다면 낭월은 답한다.

그래서?
내가 점괘를 얻어서 생각해 보는 것이
그대에게 무슨 해로움이 있느냐고
오히려 한 수를 배우지 않았느냐고
 천지자연이 쉼없이 설법을 하는데
어떻게 해서라도 그것을 배울 생각을 해야지
그렇게 세월 없이 논리적인 것이나 따지다가
무상살귀가 잡으러 당도하게 되면 우짤라꼬?

무상살귀는 죽음의 저승사자를 말하는 것이다. 여하튼 생각을 할 수가 있을 적에 생각하고, 궁리를 할 수가 있을 적에 궁리하고, 배울 수가 있을 적에 배워야 한다는 것만이 생생한 오늘의 법문이다. 그래서 자연의 가르침이든 스승의 가르침이든 게으르지 말라는 고인의 가르침이 귓가를 울린다.

소년이노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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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표식이구나. 지구의 주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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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위 35도 21분 20초
동경 129도 21분 48초

요즘이야 어플이 모두 다 알려 주니까 언제라도 필요한 곳에서는 확인이 가능하지만 예전에는 이렇게 해 놓은 표식이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이러한 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사진으로 기록을 대신하는 것이다.

이것은 시공간(時空間)이다. 시간과 공간이 만나는 지점이다. 그러니까 도(十)이다. 음양이 만나는 그 지점에 내가 동참하고 있으니 이것이 도라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다시 새삼스럽게 생각을 하게 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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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곶의 끝에는 석상이 서 있다. 봐하니 어머니가 어린 자녀를 데리고 함께 멀리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 것인가 싶다. 옆에 설명서를 보면 그 의미가 들어있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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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충신인 박제상의 부인과 두 딸이 치술령에 올라 애절하게 남편을 그리워했더란 말인가? 어부의 아내가 남편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도 담았다고? 여하튼 울주 군민의 마음이 이렇게 나타난 것이란다. 좋은 이야기이다. 박제상의 흔적까지는 찾지 않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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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바로보고 있는 뒷모습이 애잔하다. 기다림이란.... 그렇게도 길고, 또 지루하고, 또 애가 타는 순간들이 뭉쳐져서 만들어 지는 역사인 까닭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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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한국의 여인네로구나. 조각가의 마음이 돌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고 해야 하겠다. 화강암의 덩어리에서 고운 자태를 찾아냈으니 또한 장하다고 해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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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의 옆에 사람들이 사라지기를 기다려서 증명사진도 하나 남겼다. 언제 어떻게 쓰일지 몰라서이다. 여하튼 사진가의 머릿속은 항상 복잡하게 8차원으로 돌아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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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푹 쉬었는지 슬금슬금 구경을 나오셨길래 여인네끼리 모아놓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바다를 바라보는 여인과, 남편을 바라보는 여인이 함께 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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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부가 강생이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온 풍경이 귀로에 비쳐든다. 따사로운 햇살에 주인들의 사랑으로 행복한 견공들의 활발한 몸짓에서 봄의 왈츠가 떠오른다. 그래서 간절곶의 마지막 사진으로 선택했다. 더욱 행복한 가정이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