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슈여행② 이동수단

작성일
2017-03-2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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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여행② 이동수단 : 비행기와 자동차 


 

매일아침 감로사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북행하는 여객기들이 지나간다. 너무 작아서 항공사의 식별은 되지 않지만, 분명히 여객기라는 것은 알 수가 있을 정도이다. 한 번은 600mm의 망원렌즈로 잡아보기도 했다. 그것을 크롭해서 크게 만들어 보면 조금은 비행기라는 것을 알아볼 수가 있을 것 같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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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아침마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꿈을 꾼다는 이야기이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하루가 시작된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작년에는 베트남 여행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에는 이종처제의 안내를 받았기 때문에 또 편안하게 즐기기만 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생겼다.

 

1. 비행기에 대한 이야기

인천공항에서 아침 9시 비행기란다. 그것을 타기 위해서는 새벽 4시에 감로사를 출발해야만 했다. 공주터미날에서 공항리무진을 5시에 타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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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가방의 뚜껑을 덮어야 출발이 된다. 전날 준비하고 있는 보따리 들이다. 5박6일동안 동행해야 하는 동반자들인 셈이다. 밤 11시가 되어서야 출발 준비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는 것은 사진에 남겨 있는 시간의 기록으로 알 수가 있다.

새벽의 공주까지는 화인이 수고를 했다. 우리 식구 다섯 명과 화인이 타면 여섯이지만 뒷 자리에 네 명이 앉으면 되어서 그렇게 준비하고 출발해서 제 시간 전에 공주터미날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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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51분에 버스에 올랐다. 소요시간은 두 시간이라고 한다. 워낙 길이 좋아서 그렇게 짧은 시간에 데려다 주는 것이 가능한 모양이다. 버스로 공항에 가는 것도 처음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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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도 금휘가 제일 앞 자리로 잡아줬다. 그래서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하면서 인천공항에 도착을 할 수가 있었고, 중간에 달리는 것을 보니까 그야말로 급행버스였다. 앞에 장애가 되는 차량들을 모두 비키게 만드는 권력자인냥 공항버스는 그렇게 쉼없이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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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45분. 정확히 1시간 45분 만에 공항에다가 차를 세운다. 빨라도 너무 빠르다. 그래서 상쾌한 새벽의 인천공항에 발을 내려 놓을 수가 있었다. 앞으로도 가끔 이용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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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 해도, 여행 길은 출발 직전이 가장 즐거운 법이다. 이것은 다녀 본 사람은 모두 아는 이야기일 게다. 카트에 가방을 옮기는 가족들의 마음도 그랬을 것이라는 짐작을 해 보면서 이번 여행의 안전귀가를 기원했다. 모두 무사히 이 자리에 설 수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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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예약을 했던 표를 찾느라고 자동기계에서 조작했는데, 아무래도 여행을 자주 못 한 금휘라서인지 서툴러서인지, 낭월은 기계에 에러가 생겼을 것이라고 철통같이 믿는다만 여하튼 실패하고는 일반 발권장으로 가려고 줄을 섰다.

줄이 점점 길어져서 뒷쪽에 가서 자리를 잡았는데, 금휘가 앞으로 나가잔다. 그건 아니잖아? 비행기 한두 번 타보는 것도 아니고, 하면서 그냥 시키는대로 앞으로 나갔더니 어허 이런~!!

비지니스 석을 구입해서 우리 두 사람은 비싼 자리를 마련했더란다. 그야말로 깜짝쇼를 했던 모양이다.

비지니스석이라.......

그렇게 대만을 드나들어도 그러한 자리가 있다는 것만 알았고,

무지하게 비싸다는 것만 알았고,

그것을 타건 일반석을 타던 도착하는 곳은 같다는 것만 알았고,

구태여 그것을 타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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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이들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보나마나 항상 일반석으로만 여행을 했을 부모님에게 이런 기회에 좋은 자리에서 편안한 여행길이 되도록 하자는 깜찍한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비지니스라서 짐도 세 개 보낼 수가 있다면서 모두 보내고, 아이들 일반석 표도 모두 처리해 줬다.

사실, 아이들도 비지니스 석을 사 본 적이 없었던지라, 수속도 따로따로 해야 하는 줄만 알고 있었는데, 모두 한 자리에서 해 주니 기분도 나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야말로 저거들 돈 내고 특혜를 누린 듯한 묘한 상황? 여하튼 그렇게 일사천리로 기다림이 없이 처리가 되었다.

 

일단 비용이 얼마인지는 묻지 않았다. 나중에 집에 가서 정리한 것으로 기록할 요량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중에 확인한 비용은 이랬다.

인천→후쿠오카 :
이코노미=24만 8천 100원.

비지니스=49만 8천 100원.

정말 에누리 없는 두 배로군. 내 돈만 아니면 돼? 그건 아니지만, 아이들이 번 돈이라서 더 소중한 돈이기도 하지만, 여하튼 꽤 괜찮은 기분이었다. 녀석들..... 늙은이를 감동시키는 군.... 아직은 늙은이라는 것을 인정할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환갑노인이라는 말도 있으므로 한 번 해 본다. ㅋㅋㅋ

그렇게 해서 검색대를 거쳐서 출국장에 나오자, 금휘가 말한다.

금휘 : 두 분은 라운지에서 쉬고 계세요. 미리 사 놓은 면세품을 찾으러 갈거예요.

낭월 : 라운지.....?

금휘 : 언제 또 가보시겠어요. 시간은 많지 않아도 가서 뭐 좀 드시고 구경도 하세요.

낭월 : 아, 그런 것이 있었나? 그러지뭐.

비지니스를 타야만 가볼 수가 있었던 곳이 따로 있었던 모양이다. 그것도 전혀 몰랐다. 아니 알 필요도 없었지. 그런데 이제 가봐도 될 곳이 하나 늘었군.... 그래서 위치를 찾아서 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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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아시아나 라운지란다. 그래서 잠시 구경이나 하자고 들어갔다. 문제는 비행기를 타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니 그렇게 여유롭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잠시 둘러보는 것으로 눈도장이나 찍을 요량으로 휘~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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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 웬만한 식당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먹고 마시면서 비행기 탈 시간을 여유롭게 보낼 공간으로는 너무도 충분하다고 보면 되지 싶었다. 잠시 둘러보고 쥬스 한 잔 마시고는 서둘러서 나왔지만, '언제 또 가보겠느냐'는 현실적인 생각과 '앞으로는 이렇게 다녀야 하겠다'는 욕망이 서로 싸우고 있는 사이를 빠져나왔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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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처음은 기념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이코노미 출입문으로만 비행기를 탔던 것과 무언가는 다르다는 느낌의 인증샷을 남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바삐 들어가는 연지님을 잠시 세워놓고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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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그래~ 여행은 이런 거야. 어쩌다 한 번은 이렇게 호사도 부려보면서 여행길에 올라 보는 것도 좋은 거야. 하면서 중얼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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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비지니스가 두 배인가 했더니, 공간을 두 사람 자리 이상으로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겠다. 그러니까 공간사용료가 두 배인 셈이라고 보면 되겠군. 앉아도 되고 누워도 되는 여유를 누리려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게다.

남들의 방해를 받기 싫으면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정말 완벽하게 자신의 공간에서 여행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후쿠오카는 잠시 가는 곳이니까 두배라고 해도 그런가보다 싶지만, 미국이라도 간다면 이것은 대단히 큰 비용을 지불하고 안락한 여행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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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낸 만큼 대접을 받는 것은 자본주의 시대에서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물건을 모르면 돈을 많이 주라고 하지 않은가. 싸고 좋은 것은 세상에 없다는 만고불변의 진리인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호사를 부리면서 짧은 여행 길은 시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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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후쿠오카야? 10시 14분에 후쿠오카 상공을 맴도는 비행기의 궤적을 보니 다 온 모양이다. 비행시간은 불과 1시간 남짓이었다. 더구나 부산에서 후쿠오카는 20분도 안 걸렸지 싶다. 막상 길을 나서니 참 가깝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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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니스는 끝까지 비지니스였다. 짐을 찾는데 제일 먼저 나왔다는 것으로 그것을 알 수가 있었다. 이것은 일본에서나 인천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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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후쿠오카 공항의 라운지는 대한항공만 따로 있고, 나머지 항공사에서는 같은 공간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달랐다. 귀로에서는 그래도 1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어서 제대로 쉬면서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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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를 이용할 표를 주는데, 입구에서 이것을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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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출해서 빵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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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음료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그래서 커피도 한 잔 마시면서 여유를 부리기에 딱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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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의 구조는 조금 달랐다. 아마도 귀국의 비행기가 더 오래 된 것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편안했다. 뒷 사람의 어떤 사연이 피해를 보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얼굴은 감추기로 했다. ㅎㅎㅎ

그러니까 돈보다 시간이 소중한, 그래서 시간을 사는 것이라고 본다면 비싸다고만 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누구나 돈보다 시간이 소중하지만, 때론 마음과 현실이 따라주지 못할 적에는 부득이 합의를 봐야만 하는 것도 인생이다. 그리고 이것이 이번 여행에서 배운 또 하나의 여행법이었다.

 

2.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

공항에서 밖으로 나오자 차를 찾아야 한다면서 두리번거리다가는 어느 안내소로 다가가는 금휘를 따라서 졸졸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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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나보다. 한글로 큼직하게 써 놓은 '토요타 렌트카 카운터'가 보인다. 그리고 여기에서 5일간 타고 다닐 차를 예약했다면서 줄을 섰다. 뭐 줄이랄 것도 없겠네. 앞사람이 해결하고 난 다음에 바로 접수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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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한 국제운전면허증을 제시하고 접수한 차를 찾으러 왔다고 하는 모양이다. 이제부터는 일본이다. 그리고 외국이다. 그래서 귀와 입은 봉쇄되었다. ㅋㅋㅋ 말은 들리지만 뜻은 들리지 않으니 말이다. 대만이나 중국이라면 내가 나서겠지만 여긴 일본. 청원(1자)과 경덕(2자)의 배우고 익힌 일본 말을 믿기로 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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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갈 차가 나올랑가 했는데 일단 차고지로 이동을 해야 한단다. 그래서 모두 승합차에 올라서 1분 만에 도착한 사무실로 갔다. 1분인 줄은 어찌 알겠는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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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짐과 손님을 다 태우고, 출발해서 차량 인도 수속을 하는 과정에 나온 사진의 시간을 보니 그 정도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여하튼 한국말이 통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해서 당첨이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낭월에게 상담을 의뢰하는 사람들 중에는, 어떻게 인연이 되셨느냐고 물어보면 인터넷 검색하다가 인연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절반은 넘는 것을 보면 인터넷의 인연은 참으로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토요타렌트카도 그렇게 인연이 되었으려니 싶은 생각을 하면서 긴 설명과 주의사항과 도로카드 사용법과 도로의 상황에 대한 긴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모두가 참으로 소중한 이야기들이기도 해서 대충 넘길 수도 없는 일이었다.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도로패스 카드가 있다고 해서 아무데나 통행할 수가 없다는 것과, 정해진 도로가 아니면 별도의 도로비를 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적어 놓는 것도 혹시 일본에서 차를 빌려서 여행을 하고자 하는 벗님께는 약간의 도움말이 되지 싶어서이기도 하다. 나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좋은 일도 없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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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사이를 못 참고 밖을 나가보니 저만치 후쿠오카 공항의 건물이 보인다. 그래서 1분 거리라는 말이 그 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기도 했다. 드디어, 차를 인도받으러 밖으로 나온 것을 보고 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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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목적지로 데려다 줄 「구류미(久留米)500」에 ? 모르겠고, '하'였나? 옛날에 불국사 강원에 있으면서 총무 스님으로부터 일본어 첫걸음 한 권의 절반은 억지로 배웠었는데, 오랜 세월에서 다 잊어버려서 가나도 못 읽는 바보가 되었군.... ㅎㅎㅎ

여하튼 '42-63'이다. 차량은 토요타, 당연하지. 상호부터가 이미 토요타잖여. 그런데 차종은 한국에서는 못 본 것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일행은 다섯인데 7인승이란다. 왜냐하면, 짐을 실어야 해서란다. 역시 금휘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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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받았으니, 가야지. 든든한 청원이가 운전을 맡았다. 운전석이 한국이랑 반대라서 걱정을 했지만, 1시간 정도 실습하니까 어느 사이에 익숙한 모양이다. 사람은 저마다 잘 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청원이는 운전대를 잡으면 조는 법이 없다. 그래서 천성인가 싶기도 하다.

도로의 간판들은 그냥 스쳐 지나간다. 들여다 봐야 읽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한자가 있으면 읽을 수는 있지만 발음은 한중과는 딴 판이기 때문에 아예 읽어 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냥 따라가면서 즐기면 되는 효도여행이기 때문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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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와서 첫 목적지인 기타큐슈(北九州)로 가면서 생소한 도로의 구조와 편도 1차선의 좁은 길을 보면서 과연 한국의 도로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를 실감할 수가 있었다. 유료도로를 잘 찾아서 다녀야 했지만, 1차선은 70km, 2차선은 80km를 준수하면서 나중에 범칙금이 나오지 않도록 신경써서 운전했다.

차종은 토요타의 WI 7인승인데, 비용은 다음과 같다.

렌트비 : 5만 7천240엔

도로비 : 5천500엔(4일정액카드-KEP)

주유비 : 7천6백70엔(두 번 가득 채움)

정산비 : 890엔(도로를 딱 한 번 잘못 타서 추가로 낸 비용)

참고로 이 비용은 일률적이지 않다는 것이 금휘의 말이었다. 쿠폰도 적용하고 할인도 받고 해서 어쩌면 최저가로 지출된 비용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벗님의 일정에 참고할 적에도 이 부분은 고려하는 것이 좋지 싶다.

이렇게 비용이 들었다. 교통망이 한국보다 복잡하다는 것은 일본에서 공부하는 제자 분의 도움말이 있어서 각별히 신경을 썼고, 특히 차량에 사고가 나지 않도록 보험도 들어놨지만 결국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다. 그래서 보험비가 아깝게 되었으니 차량의 사용은 성공적이라고 해도 되지 싶다.

처음에는 빌린 차가 작게 느껴졌었는데, 돌아다니면서 상대적으로 남의 차들이 하도 작아서 오히려 우리 차는 커보이는 현상도 생겼다. 그래서 차량을 빌린 것은 매우 잘 한 것으로 봐도 되겠다. 특히 운전석이 오른쪽에 붙어 있어서 처음에는 약간 당혹스러울 수도 있지만 천천히 적응하면 된다.

다만, 그로부터도 한 동안은 자주 맑은 날의 유리닦개가 오락가락 하기는 했는데, 그것도 이내 적응이 되었는지 다음에는 볼 수가 없었다. 다만, 그 부작용으로 인천공항에서 우리 차를 탔는데도 두어 번의 원치 않는 와이퍼 작동이 있었다는 것 뿐이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