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0] 오주괘로 그려보는 풍경화- 절해고도

작성일
2012-12-29 12:49
조회
5402
 
[제580화] 오주괘로 그려보는 풍경화 - 절해고도(絶海孤島)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이제 올 해도 이틀 밖에 남지 않았네요. 즐거운 한 해의 마무리를 바라보면서 꽤 괜찮았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벗님의 한 해 결산은 어떻셨는지요? 아마도 많은 수확이 있으셨을 것으로 기원드리고자 합니다.
 
  며칠 전에 공부를 하러 다니시는 선생님께서 메일을 한 통 보내오셨더랬습니다. 그래서 의견을 조금 붙여봤는데 오늘 그에 대한 회신이 왔기에 문득 약간의 허풍을 추가하면 그런대로 심심할 적에 김빠진 맥주의 안주감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소개말씀 올립니다. 그냥 웃으시면 되겠습니다. 하하~
 
 
1. 전달이 된 메일 내용의 정리
 
   선생님! 안녕하시리라 믿습니다.
   군산엔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감로사에도 눈이 오고 있겠지요. 감기 조심하십시요.
   어제 말씀드린데로 1월*일 뵙겠습니다.
   눈이 많이 오면 전화드리겠습니다.
 
   아래 오주괘는 우리회사 간부 사원인데 오늘부로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거나 다른 직장을 알아본다고 합니다.(어젯밤 풀어본 오주괘임)
 
    己  辛  壬  壬  壬
    丑  亥  戌  子  辰
 
    일지가 편관입니다---
    현재 상당히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것으로 보입니다. 
    시,분주에 재가 보이지 않습니다.
    사업은 말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본인의 고집이 상당한 것으로 보아
    (역량이 넘쳐흐르는것을 고집이 세다고 보았습니다만...)
 
    말려도 듣지 않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분주에 정관이 간지에 전부 있어 취직은 하겠습니다만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1년 또는 2년 후에나 취직이 될까요? 아리송합니다.
    맞게 풀었는지?  고견받들겠습니다.
 
 
 
2. 오주괘의 풍경화적인 풀이
 
  자, 이와 같은 점괘를 얻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풀이를 하면 오주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풀이에 대해서 공감을 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 봤습니다.
 
  우선 壬水가 온 천지에 물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의지를 할 만한 것이라고는 일지의 戌土 밖에 없음을 쉽게 알 수 있겠습니다. 물론 저 멀리 분주에 기축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것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 치지불용(置之不用)하면 되겠습니다. 그러한 것에 눈을 판다면 핵심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하~
 
  술토는 무인도로 봤습니다. 단절이 되어있는 것이 그냥 서해의 무인도가 아니라 절해고도(絶海孤島)라고 해야 하나요? 참으로 망망대해에 외롭게 떠 있는 조그만 섬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간 임수는 그 자리에 의지하고 있지 않으면 끼니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은 재성이라고 해봐야 그 속에 들어있는 정화(丁火) 하나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 자리를 벗어나서는 아무런 수익도 없고 고통만 따를 뿐이라고 해야 할 상황이네요. 오로지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그대로 그 자리에서 꼼짝을 하지 말고 다음의 인연이 나타날 때까지 앉아서 생명만 연장하고 있으면 되겠습니다. 만약에 임술이 아니라 임진이었다면 이렇게 해석을 할 수는 없겠네요. 아마도 나무를 잘라서 배를 만들어보라고 해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진중을목을 말하는 것이지요.
 
  일반적인 관점에서의 간지로만 대입을 한다면, 임술(壬戌)은 매우 무력하고 불리한 조합이라고 하겠지만 이러한 간지의 조합이 형성되는 상황에서는 천금의 가치가 있는 자리라고 해야 할 모양입니다. 이것이 간지의 조화(造化)가 아닐까 싶고 또 그래서 재미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일간의 마음은 저 멀리 분간을 보고 있습니다. 왠지 그곳으로 가면 더욱 재미있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지요. 왜냐하면 그것은 정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편관에 앉아 있다는 것이 전제되는 의미도 있습니다. 편관보다는 정관이 좋아보이는 것은 사람의 마음일테니까요.

 

  혹 이러한 상황에 걸맞는 이미지가 있으려나 싶어서 인터넷을 찾아 봤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흡사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적당한 그림이 보여서 가져왔습니다. 
 
 

  

 
  그림에는 야자나무라도 한 그루 있네요. 하하~ 그나마 위로가 됩니다. 아마도 대략 임술(壬戌)의 일주에다가 주변에 왕성한 수로 가득한 분위기에 조급은 부합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일을 하면서 기다려야 합니다. 편관은 일터는 되니까요. 괜히 저쪽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을 것만 같은 기축(己丑)을 찾으러 갔다가는 영영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을테니까 말이지요.
 
3. 답변을 보냄
 
  다음은 문제의 질문을 살펴보고 보내드린 회신입니다. 
 
 

    잘 풀으셨습니다.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겠는데 마음이 동했나 보군요.
    술토가 무인도와 같아서 겨우 휴식을 취하고 숨이나 돌리는 정도인데
    그 곳에서 무엇인가를 찾는다면 고통만 따를 뿐이니 인내심으로
    지나가는 배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해석하면 되겠습니다.
    물론 시주를 보니 고생을 해야 할 운명이라 무모한 수영에 나서야 하겠네요.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


  이렇게 답변을 보내드렸습니다. 앞의 설명을 이해 하셨다면 답변의 내용에 대해서도 어렵지 않게 이해가 되실 것으로 생각되네요. 그렇게 해 놓고서는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오늘 아침에 메일을 발견하고 살펴보니 여기에 대한 회신이었네요. 그 메일을 보낸 분의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아서 소개해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당사자에게 선생님 통변을  보여주었더니
    크게 와닿는 무엇이 있는가 봅니다.
    그래서인지 아직 사표는 쓰지 않았습니다.
    간결하면서도 훌륭하신 통변이었습니다.
    저는 언제쯤 선생님처럼 될까요?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김○○올림.
 
 

  아마도 낭월이 보내드린 회신에 대해서 어느 정도 만족을 하셨던가 봅니다. 다행이네요. 아마도 그 아는 사람이 그래도 아직은 약간의 말귀를 알아들을 정도의 이성적인 판단이 있었던가 싶습니다. 그래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4. 간지의 풀이는 훈련으로 다듬어 집니다.
 
  처음부터 풀이를 잘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반복적으로 같은 실수를 거듭하면서 점차로 세련되어지고 간결하게 정리가 되는 것이 틀림없는 상담가의 교육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늘 해보게 됩니다. 성급하게 허둥거린다고 해서 해결이 될 문제는 아닌 것이 분명하겠네요.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서 점차로 멋진 상담가의 대열로 합류하게 되지 않겠나 싶은 생각에 메일을 소개해 드리면서 잠시 오주괘를 놓고 풍경에 대한 대입을 해 보는 방법을 말씀드려 봤습니다. 공부의 이해에 약간의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설마 오늘 밤에도 눈이 오는 것은 아니겠지요? 글을 쓰다가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고 어둠이 내려서야 마무리를 하게 되어서 조금 미안합니다. 그럼 더욱 알찬 한 해의 마무리가 되시기 바라면서 이만 줄입니다. 고맙습니다.
 
 
                    2012년 12월 29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
 

 
 

   그렇지만 그날 밤에도 여지없이 폭설은 내렸습니다.
 
 
그리고 또 그 다음 날에도..... 헥~ 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