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승과 선생

작성일
2007-09-0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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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을 찾아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바를 선생님이라는 매개체(媒介體)를 통해서 배워서 간접체험이 되도록 하여 앞으로 자신의 삶에 밑거름을 삼는 것으로 보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 된다. 그리고 가능하면 선생의 지혜까지도 배울 수가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겠는데, 이러한 형태로 진행이 되면 이번에는 선생에서 스승으로 역할이 바뀌게 된다. 그러니까 지식(知識)을 배우게 되면 학생이 되고, 지혜(智慧)를 배우게 된다면 제자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선생과 스승의 차이이다.

흔히들 말하기를‘이 시대에는 선생은 있지만 스승이 없다’고 하는데 그 의미하는 바는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보통 학생의 입장에서는 시험지(試驗紙)의 점수(點數)에 관심을 두게 된다면 스승의 가르침은 별다른 의미가 없으며 오로지 지식을 전달받는 것으로 만족을 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현상으로 인해서 나타난 시대적인 현실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선생의 입장에서도 학생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게 되면 아마도 부모(父母)의 항의가 잇따르게 될 것이므로 스스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기 싫어서라도 스승은 점점 자취를 감추게 될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옛날에는 선생의 이미지가 스승과 같았다. 그래서 스승의 그림자를 밟지 말라는 말도 할 정도로 존엄(尊嚴)을 유지하게 되는‘신성불가침(神聖不可侵)의 영역’이었던 것이다. 그러한 환경에서의 선생이 된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책임감도 크다고 하겠다. 공자(孔子), 맹자(孟子), 퇴계(退溪), 안창호(安昌浩)와 같은 분들이 모두 이러한 의미를 함께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로소 스승이라는 말로 호칭을 할 수가 있으니, 그 의미하는 바는 스승의 학문(學問)과 함께 스승의 지혜도 겸해서 배우고 따르고자 하는 마음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식(學識)도 중요하지만 품격(品格)에 대해서도 비중을 많이 두고서 스승을 찾아서 천하를 유람하기도 했던 것이다. 아마 요즈음도 그러한 학생이 있을 것으로 본다. 스승을 가리는데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관점으로 선생과 스승을 구분하게 된다. 요즘의 교육이 전인교육(全人敎育)이 되지 못하고 기능교육(機能敎育)에 치우친다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스승의 의미와 제자의 의미를 생각하고 하는 말이라고 봐도 된다.

그리고 학생 스스로 본받을 만한 선생을 만난다면 스승으로 삼고 열심히 모방(模倣)을 하여 닮으려고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스승을 만나도 언행(言行)이 일치를 하지 않으면 지식(知識)만 전달을 받고 얼른 떠나는 것이 최선이니 선생의 역할로 만족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식전달자(知識傳達者)인지 지혜전달자(智慧傳達者)인지를 구분하여 판단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