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抑扶의 예외(例外)는 없는가?

작성일
2007-09-1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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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라고 하는 항목을 만들기 시작하면 끝없이 늘어지게 된다. 그래서 가능하면 그러한 예외를 두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최대한으로 단촐하게 원리를 나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낭월이의 생각인데, 이렇게 언급을 함으로써 공부하시는 입장에서는 많은 참고가 될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는 그냥 생략하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일단 사주시스템이라고 이름을 한 이상 모든 원리가 망라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가급적이면 실질적인 자료의 활용성에 목적을 두고 연구하고 있는 마당이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 싶어서 한 자리를 마련했다. 함께 생각을 해보도록 하자.




1) 겨울의 金(金水傷官)에 대한 처리 문제




실은 조후에 관한 자료 중에서 으뜸으로 꼽는 것이 이 겨울금이다. 물론 겨울의 금이라고 해서 무조건 조후를 봐야 한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적천수징의에서도 밝혀진 내용이고 전적으로 동의를 하게 된다. 그런데 억부의 의미에서 바라다 볼 적에는 마치 일종의 이단자처럼 보이는 것이 金水傷官, 즉 겨울에 태어난 庚辛일주들이다. 과연 이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이것은 예외조항으로써 취급을 할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실제로 庚辛金에 해당하는 사주를 보면서 원만큼 신약한데에도 그대로 官殺(火)을 용신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하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물론 겨울의 금이라고 하더라도 사주에 이미 화의 작용이 강하게 나타나 있는 경우에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오로지 추운 상황이라고 판단이 되었을 경우에 한해서 해당하는 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겨울의 금은 어느 정도의 버틸 힘이 있다면(이 어느 정도라는 말이 어렵기는 하다) 그대로 관살을 용신으로 삼게 된다는 말을 해야 할 모양이다. 그리고 이 구분은 오랜 경험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명확하게 그 분기점을 공식화시키기는 극히 어렵지 않은가 싶다. 어느 정도라고 하는 것은 나름대로 생각을 해본다면 ‘日支에 印劫이 있고, 다른 곳에서도 약간 도움이 되는 경우’라고 한다면 어떨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약간 신약한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관살을 용신으로 삼게 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이러한 점에 대해서 약간의 주의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를 抑扶 用神의 예외라고 생각하고 싶다.




2) 여름의 木(木火傷官)도 예외가 통한다




금수상관이 조후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목화상관도 해당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균형감각이라고 하겠다. 그래서 살펴보게 되는데, 과연 여름 나무가 별로 약하지 않은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印星(水)을 용신으로 삼아야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 원리도 말이 된다. 즉 나무는 아무리 많이 늘어서 있어도 물이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자연생물의 원리를 그대로 대입시켜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미 약한 여름의 나무는 말을 할 필요도 없이 인성이 필요한 것이고 여기에 해당이 되지도 않는 이야기이다. 문제는 약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성이 필요할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즉 사주에 수분이 미약할 경우에 해당한다. 이러한 사주를 만난다면 일단 인성이 필요하게 되는 억부의 예외규정에 해당하지 않느냐는 것으로 보고 다시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위에서 살펴본 두 가지의 경우(冬金과 夏木)를 제외하고는 달리 예외의 공식을 대입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잘잘하게 따지자면 이미 그 것으로 또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므로 생략하는 것이 공식을 논하는 항목에서는 오히려 어울릴 것으로 생각이 되기도 한다. 특히 乙木의 경우를 놓고서 예외를 만들라고 한다면 아마 가장 많은 예외가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가을의 을목은 전혀 인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든지, 나름대로 세밀하게 대입을 시키는 것은 역시 벗님 나름대로의 연구를 통해서 터득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큰 줄기를 찾아낸 다음에는 스스로 각자가 세부적인 것을 채워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완성이 된 그림은 실제로 상당한 힘을 얻은 상태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또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특이 을목에 대해서는 좀더 각별히 연구를 하시면 좋을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아마도 생명체를 닮아 있어서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우선하게 된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본다면 十干이 모두 생명 아님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 모두는 그대로  살아서 움직이고 요동치는 특수한 파장을 가지고 있는 생명체라고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어온다. 그래서 사주를 쳐다보면 어떤 그림들이 나름대로 그려지기도 하는데, 이러한 것을 일일이 설명 드리기에는 글이라고 하는 도구가 아무래도 부족하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불립문자(不立文字)’라고 하는 말이 생긴 의미를 나름대로 파악하기도 하는데, 중요한 것은 부단히 노력하고 연구하는 학자는 이러한 세계에도 발을 들여놓을 수가 있겠다는 결론을 내려보는 것이다. 노력하는 것이 결국은 정진(精進)이고 그 정진은 결국 깨달음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니까 책을 통해서 힌트를 얻은 것을 소중히 하고 또 바탕으로 삼아서 계속 정진을 하시기만 바랄 뿐이다.




억부에 대한 의견은 이 정도로 하고 매듭을 지어야 하겠다. 그리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용신의 공식인 만큼 또한 많은 부분에서 의외성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경험이 많은 선배님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서도 항상 용신이 전부가 아니고 억부가 전부가 아니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보면서 헛된 말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억부에 대해서 강조를 하고 있는 이유는 역시 용신을 찾는 것에는 억부를 떠나서는 있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설령 조후로 용신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그 출발점은 ‘약하지 않음’ 이라고 하는 억부로써의 판단이 있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뭐니뭐니해도 억부의 이치를 분명하게 알아두고 나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것은 틀림없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