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꽃, 櫻桃花
작성일
2022-04-07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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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꽃, 앵도화(櫻桃花)
작년에는 서리를 만나서 제대로 개화를 못했던 앵두인데 올해는 작년에 피지 못한 것까지 몰아서 피는지 푸짐하다.
노랫말에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라고하던가? 그러니까 우물 옆에 있는 앵두나무가 제격이라는 말인가? ㅎㅎ
어쩌다 보니 마당의 수도 꼭지 옆에 앵두나무가 자라고 있으니 그것도 인연이려니 한다.
봄날은 변덕이 심해서 이렇게 화사하다가도 또 어느 순간에 찬 서리가 내릴지 모른다. 그러니까 예쁘다고 생각되면 찍어놔야 한다는 말이지. 또 언제 비가 쏟아질지도 모를 일이기도 하고.
이 정도면 80%는 개화를 한 것으로 봐도 되지 싶다. 거의 다 피었구나. 열매는 그리도 새빨간데 꽃은 오히려 소박한 모습이다.
앵두는 성공한 식물로 봐도 되겠구나. 이렇게나 많은 꽃을 피우고 빨갛게 익은 앵두는 또 어딘가에 번식을 할 테니 말이지. 열매는 작을 수록 진화한 것으로 봐야 할게다. 그게 종족을 번식하는데 가장 효과적일 테니까 말이지. 자두나 호두보다 작으니까 성공한 거지.
먹을 것이 없는 것이야 동물의 사정일 따름이다. 호도(胡桃)는 호두가 되었고, 자도(紫桃)는 자두가 되었듯이 앵도(櫻桃)는 앵두가 되었나 보다. 그런데 복숭아는 왜 백두, 황두라고 하지 않고 그냥 백도, 황도라고 하는지 모를 일이로군....
꽃이 벌을 부른다. 올해 따라 유난히 벌이 반갑다.
지난 겨울에 남쪽에서는 집을 나간 벌들이 100억 마리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기사를 보니 소름이 돋는다. 벌이 없으면 식물도 동물도 여간 낭패가 아니기 때문이다.
윙윙거리는 벌소리가 힘찬 노랫소리로 들린다.
새끼들 키우려고 화분도 많이 모았구나.
사람은 도저히 할 수가 없는 일인데 벌에게는 그것이 일상이다.
이 작은 꽃 속에 또 있을 것은 다 있다. 그래서 그 신기함에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본다.
아마도 꽃도 벌의 소리를 듣고 있을 게다. 그리고 어서 피어나려고 서두르는 것일 지도 모르겠군. 여기저기에서 핀 꽃, 피는 꽃, 필 꽃들이 어우러져서 흡사 교향곡을 보는 듯하다.
햇살 화사한 산골에도 꽃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