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기아난

작성일
2022-03-13 16:38
조회
768

긴기아난


 

g20220313-10

새벽에 방문을 열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이 있으니 긴기아난의 청향이다. 어찌나 향이 짙은지 밖으로 쫓겨나갔다가 들어올 정도였다.

g20220313-01

2022년 2월 18일 오후

인터넷으로 구입해서 개화를 시킨 히야신스가 시들어갈 무렵 논산을 지나다가 꽃집을 보고서 구경하러 갔다.

g20220313-02

연지님이 히야신스를 고르는 동안에 여기저기 기웃기웃...

g20220313-04

공기정화에 좋다고 해서 자주 보이던 스투파에서도 꽃대가 힘차게 올라오고 있었는데 이것을 사자고 했더니 집에 있단다. 아마도 한침기다리면 되긴 할 게다. ㅎㅎ

g20220313-05

긴기아난은 처음 만났다. 꽃대가 가득한 것이 푸짐해 보였는데 궁금했다.

낭월 : 이것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주인 : 긴기아난이예요. 향이 참 좋습니다.
낭월 : 석곡을 닮았는데 난이 맞습니까?
주인 : 예, 난 종류가 맞아요. 양난인데도 향이 좋아요.
낭월 : 얼마 입니까?
주인 : 3만원입니다.

g20220313-06

그렇게 해서 인연이 되었다. 꽃봉오리가 가득 달려있는 것으로도 꽃을 본 것이나 마찬가지로 풍성했다.

g20220313-08

보나마나 이름은 돌아서면 잊어버릴 것이 빤해서 아예 써붙였다. 실은 이름표로 쓰려고 원예용 팻말을 100개짜리 하나 샀다.

20220313_161524

갑자기 화분이 등장을 하는데 들어도 이내 잊어버리는 것이 귀찮기도 했고, 또 누군가 좋다는 인연을 만나면 선물도 하던데 그때마다 이름을 알려줘 봐야 보나마나 집에 가기 전에 잊어버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돈을 썼다. ㅋㅋㅋ

g20220313-09

2022년 3월 12일

집으로 가져온지 20일 만에 꽃이 활짝 피었고, 그 향은 꽃집 주인의 말대로 온 허공에 가득했다. 짙은 향으로 인해서 새벽마다 하나씩 피우던 막대향을 절약할 수가 있었다. 이런 것은 추천해도 되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보세란이니 한란이니 하는 것만 난인 줄로 알고, 서양란은 향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고쳐야 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산의 서양란이지만 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g20220313-10

2022년 3월 13일 아침이다.

이제 거의 절정이지 싶다. 필 것은 거의 다 핀 것으로 봐도 되겠기 때문이다. 마음을 즐겁게 해 주니 너도 보살이다. 팔양경에서는 향기를 뿜으면 향적보살이라고 했던가?  그래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가장 아름다울 때에 찍어주는 것이 예의려니. ㅎㅎ

g20220313-11

이른 봄의 한 동안을 함께 해서 고맙구나. 색도 무척이나 곱다. 은은한 백색에 살짝 물든 보라가 귀엽기도 하지.

g20220313-19

석곡이 아니냐고 물어봤던 것은 줄기의 모양을 보고 한 말이었는데 주인의 표정이 혹시 석곡일 수도 있겠다는 의혹이 일어나는 표정이 0.01초간 스쳐지나 갔었다. ㅋㅋ

g20220313-18

석곡이면 또 어떤가 싶기도 하다. 생긴 꽃의 모양도 석곡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20313_162500[참고로 석곡 사진]


석곡과 많이 닮기는 했다. 석곡도 석란이라고 부르니까 난은 난이지.

n20220313-04

아직도 더 피어날 꽃이 남아 있다. 대략 한 달은 가는 것으로 봐도 되겠다.

n20220313-03

여전히 향을 뿜고 있다. 히야신스와는 또 다른 난향이다.

n20220313-02

증명사진으로 마무리 했다. 우연히 꽃집에 들렸다가  긴기아난을 사왔던 것은 올해 잘 한 것 중에 하나인 걸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