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알 부화(6일간)

작성일
2022-03-10 12:00
조회
2317

개구리 알 부화 과정 6일간 지켜보기


 

①2022년 3월 10일 11시 33분. 개구리 알을 채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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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느니 개구리 알이나 지켜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부화가 된 다음에 도로 원래 자리로 반환하면 되겠다는 계산까지 한 다음에 시작해야 한다. 말로는 3일이면 부화를 한다는데 과연 그 짧은 기간에 올챙이를 보게 될 것인지가 궁금해서 몇 개의 알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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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에 변화가 생기는대로 기록을 하면 되지 싶다. 며칠이 걸리게 될지는 모르지만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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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을 하나 얻었다. 처음에는 그런 짓을 왜 하느냐고 했지만 3일만 지나면 부화한다고 했더니 그 정도는 놔둬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나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한 몫을 했으려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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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무에서 꽃이 피어나는 것을 지켜보듯이 개구리꽃이 피어나는 것을 볼 생각에 벌써부터 두근두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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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구형이다. 날씨가 추워서 낳은 상태로 날씨가 풀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제 실내로 왔으니까 내일 아침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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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알을 둘러싸고 있는 것도 난황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군. 딱히 문제가 없으면 그렇게 불러도 되지 싶다. 알에서 부화되면서 먹이로 삼으라는 조물주의 배려일 게다.

 

②2022년 3월 11일 10시 40분. 관찰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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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하룻사이에 무슨 변화가 있으랴.... 했는데... 변화가 있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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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어제는 원형이었는데 오늘은 타원형을 띠고 있구나. 지켜볼만 하겠다. 얼마나 왕성한 세포분열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상상해 본다.

 

③2022년 3월 12일 10시. 관찰 3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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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에 일어나서 먼저 들여다 봤다. 어제와는  확연히 다른 변화가 보이니 밤 사이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는 것을 미뤄서 짐작할 수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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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머리인지 어디가 꼬리인지를 알아볼 정도로 부화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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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23분의 옆에서 본 모습이다. 그릇으로 가려서 위에서만 봤는데 혹시나 하고 옆에서 보니까 또 풍경이 다르다. 난황의 모습도 잘 보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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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때쯤이면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난황에 싸여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우주인처럼 보이기도 하다. 저마다의 세계가 뚜렷한 모습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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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들여다 보니까 난황을 둘러싸고 있는 껍질이 이중인 것도 보인다. 내일쯤이면 동영상으로 찍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난황을 탈출해야 돌아다닐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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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그릇 속에서도 기적이 일어나고 있구나. 바라보면서 감탄한다. 생명의 힘이라니. 그나저나 이 아이들에게도 불성이 있을까? 일체만물이 개유불성이라고 했으니 어디를 떠돌다가 이 개구리 알에 유입이 되었단 말인가? 직업병과도 같은 상념에 잡히기도 한다. ㅎㅎ

 

④2022년 3월 13일 관찰 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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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사이에 또 무슨 기적이 일어났을까 싶어서 불을 켜자마자 들여다 보게 된다. 오늘은 지켜본지 4일째인데 벌써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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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황을 탈출한 녀석들이 많이 보인다. 미약하게나마 꼬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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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던 금휘가 묻는다.

"머리쪽에 이상한 것이 보여요. 이게 뭐죠?"

낭월도 이렇게 생긴 아가미는 본 적이 없어서 기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상상만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마도 성체의 올챙이에서는 이런 아가미 모습이 없었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곧 사라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움직임이 있어서 영상으로 담았다. 내일은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지 싶다. 변화가 일어나니 그것도 지켜볼 만 하다. 산골에 사는 재미 중에 하나로구나. ㅎㅎ

 

⑤2022년 3월 14일 관찰 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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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누구라도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하루가 지났으니 또 어떤 것이 달라졌나 싶어서 들여다 보는 연지님이다. 꼬물대는 것에서 생명의 힘을 느끼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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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휴게소에서 큼직한 돋보기가 보여서 하나 샀는데 별로 쓸 일이 없었더니 그것을 생각해 내고는 어디에서 찾았는지 들고 와서 들여다 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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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크게 달라진 것은 보이지 않는다. 다행이 봄비가 내리고 있어서 원래의 웅덩으로 데려다 줘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이 되어서 안심이다. 급격한 환경차이로 적응을 못한다면 그것도 미안한 일일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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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호흡이 느껴지는 듯하다. 아직은 기운을 차리기 위해서 조용히 명상 중이다. 그러다가 또 운동도 하면서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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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꼬리짓을 보면서도 모두가 그렇게 환희를 느끼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깨달았다. 그 바닥에는 아직도 여전히 알의 상태로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들이 보여서이다. 처음에는 모두가 부화할 줄로 알았는데 그것만도 아니라는 것도 겸해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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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화를 하지 못하는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인지, 구천을 떠돌던 영혼을 만나지 못해서인지 아직은 시간이 덜 되어서인지 알 수가 없다. 그냥 지켜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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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부화한 아이들은 꼬리지느러미가 제법 구색을 갖췄다. 조상이 물려준 유전자에 따라서 하루하루 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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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이 바닥에 붙어있어서 사진이 선명하지 못하구나. 그렇다고 물을 갈아버리면 먹을 것이 사라질까 싶어서 그냥 두고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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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가에 가서 휴게소에 쓸 돌을 하나 넣어줬더니 붙어서 놀기도 한다. 혹 돌에 붙어있는 미네랄을 뜯어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⑥2022년 3월 15일 관찰 6일차. 도로 제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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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한지 6일째가 되었다. 어제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고 운동하는 것은 많이 활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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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대로 돌에 붙어있는 것도 보인다. 뭔가 뜯어먹을 것이 있었으면 좋겠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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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알도 전혀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처음 이틀 째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보여서이다.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모두 부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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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검어서 눈이 안 보이는 것이 좀 아쉽군. 그런대로 개구리알 부화과정은 지켜봤으니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봐도 되겠다. 아가미처럼 너불대던 것도 많이 줄어들었다. 안으로 들어 갔으려나? 저절로 사라졌을 수도 있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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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제 고향으로 데려다 주마.



이렇게 한 장면 영상으로 담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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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천천히 웅덩이로 돌려보내줬다. 비가 많이 내려서 웅덩이가 철렁하게 채워졌으려나 했는데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졸졸졸 물이 유입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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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자리를 잡았구나. 뭐 당연하겠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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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햇살이 웅덩이에 가득하구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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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에 온 산 고랑이 떠나가게 울어대겠거니......

너희들 덕분에 며칠 잘 놀았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