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달

작성일
2022-02-22 07:1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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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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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여전히 쌀쌀하다. 그래서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새벽에 저절로 잠이 깨는 것도 감사하다. 자연성(自然醒)이다. 중국어 배우면서 알게 된 단어다. 젊어서는 자명성(自鳴醒)이 었는데 이제는 그것이 필요 없어졌다. 밤이 되면 잠이 오고 새벽이 되면 잠이 깬다. 그러면 일어나서 물을 끓이면서 하루를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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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새벽 차가 달라졌다. 전에는 보이차였는데 지금은 약차이다. 봉지로 된 것을 넣고 물을 부으면 된다. 오늘은 당귀2개 두충2개 그리고 오미자1개로 조합했다. 그리고 오마자가 왜 매운맛이 있는지를 또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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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재미있다고 소개하는 바람에 팔랑귀가 되어서 또 책을 주문하고 말았다. 『엔드 오브 타임』이란다. 이름이 어렵다. 그래서 이것이 무슨 뜻인지를 찾았다. 최후의 순간이라고 해 놓고 보니 그것도 자연스럽지 않았다. 다시 금휘에게 물었다.

낭월 : Till the End of Time이게 무슨 뜻이고?
금휘 : (검색해보고) 숙어로 나오네요.
낭월 : 한글제목도 영어를 제대로 다 쓰지 않았잖아.
금휘 : '이 세상 끝까지'라고 보면 되겠어요.
낭월 : 그래....? 좀 어색하긴 하다만.....
금휘 : 그래서 제목을 영어 스럽게 했나 보죠.

브라이언 그린은 구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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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초끈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을 적에 만난 책이었는데 실은 어느 지인이 낭월이 농땡이 부릴까 봐서 선물을 해 주신 책이기도 했구나. 여튼 재미있게 읽으면서 저자의 폭넓은 사색을 접했었는데 이번에도 또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서 손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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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저녁부터 손에 잡기 시작했는데 1장에서 완전히 집중시키는 필력을 구사한다. 철학하는 과학자의 본색을 소상하게 드러내고 있으니 말이다. 스타벅스에서 얼그레이가 뭔진 몰라도 그걸 마시면서 한 생각이 일어났다는 것이잖은가? 원래 자연의 모습은 그렇게 순식간에 깨달음을 주고는 유유히 사라지곤 하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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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시간 읽고 나면 좀 쉬는 것도 좋다. 그래서 어슴프레하게 밝아올 새벽을 생각하면서 밖으로 나섰는데 허공에 매달린 쪽달이 반긴다. 그래서 얼른 폰을 들고 다시 나갔다. 이런 고요한 풍경이 좋다. 이 시간에 탑정호의 데크를 걸어도 좋겠다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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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녘이 푸른 빛으로 물들고 있는 이 시간이 좋은 게다. 벚나무의 꽃 눈이 제법 커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느낌만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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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발이가 문안한다. 모양이 얄궂은 것은 폰이 어둡다고 저속으로 찍어서다.

그래 오늘도 재미있게 잘 살아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