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오후
작성일
2020-11-11 05:10
조회
625
초겨울 오후
햇살 따사로운 오후의 감로사 풍경이다.
입동이 지났으니 초겨울인 것은 맞다.
햇살을 탐하는 고양이들에게는 나른하지 싶다.
배가 고픈가 싶어서 먹이를 줬더니 얼룩이가 어실멍거리고 다가온다.
티없이 맑은 하늘에는 솔개가 배회한다.
혹 새끼 고양이들을 발견한 걸까?
"솔개 떴다~ 병아리, 아니 고양이 감춰라~~!!"
아기들 4남매가 안전지대에서 대피하고 있네.
이제 제법 컸다. 사람이 어른거려도 얼른 숨지 않으니...
쏠개 갔어요?
아니, 아직~! 꼼작 말고 있거라.
'끼약~~ 끼약~~!"
녀석들이 뭔가 찾는 모습이 겹친다.
상담을 하면서 이 카드를 뽑은 사람에게 물어보면
70%는 일출이라고 하고, 30%는 일몰이라고 한다.
참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일출이라고 답하면 아직 여유가 있지만
일몰이라고 답하면 시간이 얼마 없다고 풀어주면 된다.
매를 보면서 문득 이 카드가 떠올라서....
그 사이를 못참고 한 녀석이 쫄쫄쫄~~
계부가 먹는 사료에 관심을 보이는 녀석...
아랫마을 깜돌이 녀석의 새끼가 분명해 보이니깐. ㅎㅎ
늠름한 자태가 우아하다.
까마귀나 물까치와는 사뭇 다르다.
그렇게 배회하던 녀석들이
더 이상 사냥할 대상을 찾지 못했던 모양이다.
숲 너머로 사라진다.
날아다니는 녀석들 담는 것이 쉽지 않다.
나가도 돼요?
그래 나온나~!
아무래도 사료를 한 포 더 사와야 할 모양이다.
식객이 넷이나 늘었으니....
할짝할짝~~
물도 먹고....
한창 자연과 인간의 사이에서 적응 중이다.
바람결에 뒹구는 낙엽...
녀석들에게 올 겨울은 많이 춥겠구나....
맘대로 놀라고 동영상카메라를 켜놨더니
이렇게들 재미나게 놀았었구나.
아무래도 사람이 다가가면 아직은 수줍어서...
초겨울 오후의
감로사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