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도리풀(細辛)
작성일
2020-05-0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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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도리풀(細辛)
꽃보러 가자는 연지님을 따라서 숲속으로 갔다.
산소 옆에 잔뜩 핀 꽃들을 봤다.
그러다가 아래에서 취나물을 찾던 연지님이 소리친다.
"이쪽으로 와봐~!"
취나물은 아닌데 이게 뭔지 아느냔다.
꽃도 있단다. 뭐지.....?
낭월 : 세신이네. 약초야, 뜯어먹으면 목이 쎄~하지.
연지 : 그걸 왜 뜯어먹어?
낭월 : 궁금해서. 뜯어먹어 봤지. 독초는 아니야.
꽃은 족도리풀이다.
뿌리를 말리면 한약재로 세신(細辛)이다.
열이 심하고 두통으로 고통스러울 적에 사용한다.
증세로 들어가는 효능을 보면 영판 진통제로군.
언뜻 보면 꽃이 보이지도 않는다.
깊은 곳에 숨겨놓은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분명히 벌과 나비를 부르는 것은 아닌 듯.
사진을 찍어보려고 주변을 정리했다.
토양을 보니 약초가 잘 자라게 생겼구나.
완전히 천연의 부엽토에 뿌리내리고 있으니...
그걸 또 먹을 것이라고 뜯어 먹은 녀석은....
노루? 토끼? 아니면 달팽이일 수도....
그렇거나 말거나 암술과 수술이 생겼다.
어차피 꽃잎은 장신구에 불과하니까....
통통한 씨방을 보니 결실의 열매도 궁금하다.
가을에 기억이 났으면 좋겠네.
색깔도 완전히 바닥의 흙을 닮았다.
빨갛고 노란 색의 꽃잎과는 십만팔천리...
아, 할미꽃의 색을 닮았다고나 할까?
열두 개의 수술과 여섯 개의 암술이다.
누가 수정을 시켜줄 것인지가 궁금하다.
누굴 기다리고 있는지가 궁금하단 뜻이기도 하다.
그렇게 자연공부를 잘 했다.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고 조용히 물러난다.
올 여름동안 무럭무럭 자라거라.
족도리풀이라고 해서 족도리꽃과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전혀 다른 친구라는 것을 알았다.
세신의 꽃이 족도리풀이라니까 족도리를 닮았겠거니....
그런데 막상 족두리를 보니 별로 상관이 없어 보인다.
왜 이해하기 난해한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