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까치들의 만찬

작성일
2020-04-24 17:55
조회
537

물까치들의 만찬


 

 

sae20200424-004




 

오늘은 먼길 떠나신 할아버지를 전송했다.
49재를 봉행했고, 헌식대(食臺)에서 마무리했다.

sae20200424-003

바람이 하도 불어서 불관리를 마치고서 뒤돌아 섰을 때
생각도 못한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sae20200424-006

항상 주변을 배회하는 물까치들이었다.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서야 카메라를 챙겼다.

sae20200424-011

이런 장면을 놓치면 후유증이 3일은 간다. ㅋㅋㅋ
그래서 점잖은 체면은 오간데 없이 뛰어야 한다.

sae20200424-001

먹을 것이 없는 마른 봄판인 것이 분명하다.
돌아가면서 한번씩 찾아와서 저마다 맘에 드는 걸로 찜한다.

sae20200424-012

처음에는 눈밝은 까마귀 부부가 방문했었다.
그렇지만 같은 까마귀과이면서 떼거지로 행세하는 물까치들
중과부적이다. 어쩔 수가 없다.

sae20200424-013

남겨주기를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
서글픈 마음은 기쁨의 상대적인 현상이려니.....

sae20200424-008

연사를 날려야 한다. 하도 바쁘게 움직이는 녀석들이라서
어느 샷에 그림이 나올지 모르는 까닭이다.

sae20200424-009

위에 있는 것은 먼저 다녀간 녀석들의 차지가 되었고
아마도 마땅한 먹거리가 보이지 않는지 갸우뚱....

sae20200424-010

그릇이 불편하지 싶어서 바닥에 쏟아줬다.
이나저나 먹을 것이니까 편안하게 집어 먹으라고...

sae20200424-014

열심히 뒤지는 녀석....
맘에 드는 것이 없는지... 냉큼 물어내지 못한다.
그래, 찾아봐라. 그것도 모처럼 주어진 고인의 보시려니...

sae20200424-016

만만한 것은 이미 다 물고 달아난 다음이다.
그래서 경쟁에서는 신속한 겁재가 최우선이다.

sae20200424-017

어? 뭐냐? 하나 찾았구나.
어쨌든 뭐라도 찾았으니 다행이다.

sae20200424-018

아하~! 인절미잖여?
수지 맞았네. 오늘은 배불리 보내겠다. 축하혀~!

sae20200424-019

그렇게 흐뭇한 마음으로 자리를 뜨는 녀석.
셔속이 1/1250인데도 날개를 제대로 담지 못했군.
고인의 마음이나 인절미 하나에 담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