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느라 바쁘다
작성일
2020-04-07 08:28
조회
577
집짓느라 바쁘다.
참새가 입에 건축재료를 가득 물고 눈치를 본다.
친환경 약재도 사용하냐?
쑥을 뜯어가는 것을 보니 뭘 아는 녀석이군.
그래, 그건 알을 부드럽게 감싸기 좋겠다.
각시에게 구박받지 않을 모양이다.
쑥은 좀 아니잖여?
아, 향료인가? 쑥향이 방부제도 되니까.
아무렇거나 네 집이니 맘대로 하거라.
컨테이너 들어올릴때 쓰는 걸개 구멍이 안전해 보였나?
나무에 매달아 놓은 야자열매 별장은 본 척도 안 하고....
바람에 떨어질까봐 걱정이냐?
아마도 강도가 무서운 거겠지....
아무래도 쓸데 없는 짓을 했나... 싶기도 하고...
이 작은 구멍을 용케도 찾아 냈군.
이왕 새살림을 차렸으니 새끼들 잘 키워봐라.
크기가 참 중요하긴 하다.
딱 그만큼이다. 크면 뻐꾸기가 탁란하러 올지도 몰라.
그러니까 기가 막힌 명당인 게지....
괜찮다. 난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맘 편하게 공사나 잘 하거라.
설마 벌써 알을 낳은 건 아니겠지?
그래 그 속이 궁금하긴 하다만....
새끼들 소리가 들리걸랑 몰래 들바다 보던둥....
원래 요만한 새는 모두 참새인 줄만 알았다.
그래서 무조건 참새로 퉁쳤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서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이제는 참새가 차지했던 자리에 떠오르는 이름들...
붉은머리 오목눈인가....?
다시 살펴보니 뭔가 다르기도 하고....
비로소 참새의 모습을 가까이 당겨서 확인한다.
언뜻 보면 닮았는데 자세히 보면 또 많이 다르구나.
두어달 전에 봤던 붉은머리 오목눈이를 다시 보면서
서로 다른 부분이 뭔지를 확인한다.
날개는 참 좋은 것이여.
물론 날개보다는 두 팔이 더 좋긴 하지만...
두 팔에 날개까지 있으면 좋겠다는....
끝없는 탐심이 하늘을 찌른다.
참새라기에 한자의 진조(眞鳥)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참은 좀의 변형이란다.
좀은 좀생이 처럼 쪼맨한 것을 의미한단다.
그러니까 좀새가 변해서 참새가 된 건가?
좀 → 쫌 → 참이라는 이야기다. 그럴싸 하군.
참새는 '진짜 새'가 아니라 '쪼맨한 새'인걸로.
그렇더라도, 쫌새라고 하지 참새라고 한 건 어색한 걸?
부리 아래에 검은털로 구분하면 되지 싶다.
이제 참새를 확실하게 알아 보겠군.
문자인식력과 그림인식력의 차이려니 싶다.
사람 얼굴이나, 조류 구분이나....
뭐 잘 하는 것이 없으니.....
햇살 따사로운 날에
참새의 활기를 느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