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릴 것 없다.
작성일
2020-03-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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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지 않아도 온다.
한포기의 수선화가 봄냄새를 맡고서 땅을 뚫고 올라왔다.
오가면서 흐르는 시간만큼 변화하는 모습을 살핀다.
이만큼.....
요만큼....
시간은 흘러간다.
공부인들 뭐가 다르랴.....
놓지만 않으면 지혜의 주머니에서 꾸준하게...
눈꼽만큼, 찌꼽만큼.... 그렇게 자라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은 조바심....
버려야 할 것은 나태함.....
그렇게 피어나는 꽃송이 하나에도
자연의 도가 포함되어 있음을 본다.
어디에서 왔는가? 이 아름다운 진노랑의 꽃 한 송이.
공부가 무르익어서 꽃이 될 즈음.....
그 희열은 인내가 만들어 낸 결과물일 따름....
지나다 문득 볼 적에는
저절로 그렇게 된 것 같지만....
그것을 지켜본 자에게는....
결코 저절로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비로소 보여지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쌓아온 세월이 있었음을....
아는 자만 아는 것이려니.....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면서..
그렇게 축~ 쳐져 있어보기도 하고...
그 빗방울과 놀이도 하면서....
자연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바람이 불면....
바람결을 따라서 함께 춤을 춘다.
꽃이란....
그렇게 존재하는 것이려니...
비록 벌 나비가 찾아오지 않아도...
스스로 그렇게 고고하면 되는 것임을....
햇살 화창한, 혹은 궂은비 내리는...
그 시간들을 함께 한 수선화 한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