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호랑나비

작성일
2019-07-23 06:23
조회
606

사랑에 빠진 호랑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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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을 노력해도 안 되는 일도 있다.
그리고 그 일이 순식간에 이뤄지기도 한다.
그래서 삶은 기적이다. 매 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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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나비가 꽃길을 순례할 때마다 한 장 찍어보려고 했다.
나비가 있으면 카메라가 없고, 카메라가 있으면 나비가 없다.
또, 카메라가 있어도 렌즈가 광각이다.
광각렌즈로 찍어봐야 나비는 점이 된다. 그래서 소용이 없다.
그러니까 궁합이 맞으려면, 접사렌즈와 꽃과 나비가 만나야만 한다.
그래서 생각과 현실이 서로 어긋나는 것이 아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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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 작두콩꽃이 피었나...
싶어서 접사렌즈를 달고는 문을 나섰다.
그런데, 시절인연이 도래한 것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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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쩐 일로 호랑나비가 제대로 놀아 준다.
더구나 쌍으로 춤을 추며 나리꽃을 희롱한다.
순식간에 이뤄진 일이지 억지로는 안 되는 일이다.
아니, 억지로 안 되던 일도 일순간에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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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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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놀이에 빠져서 노느라고 정신이 없다.
그래 즐겨라.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지금 이 순간만이 생생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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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잡아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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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누구냐,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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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검은 녀석이 등장한다.
사랑놀이를 훼방이라도 하려는 듯이.
원래 사랑놀이엔 방해꾼이 있기 마련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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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배가 고파서 꿀을 찾아 왔을 수도 있다.
그리고 우연히 카메라와 만났을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또한 순식간에 발생하는 일이다.
갑자기 나비풍년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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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반가워. 함께 놀아줘서.
그렇게 까만 녀석은 까메오로 잠시 출연하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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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참.... 신기하다. 뭐가 또?
아니, 보통은 수컷이 화려한 법인데....
그래서 화려한 녀석이 수컷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하는 짓이 화려하지 않은 녀석이 수컷이다.
자연의 이치에서 암컷이 수컷을 따르는 법은 없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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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뭐든지 단정하면 안 된다.
'호랑나비는 암컷이 화려하다'고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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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여태까지 하와이 무궁화에 벌도 나비도 오지 않았는데
하다못해 파리도 지나갈 뿐 들리는 법이 없었지....
사랑에 빠진 호랑나비는 정신이 없는 모양이다.
어쩐 일인지 벌이 오지 않는 꽃을 보면서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다.
그런데, 그것도 호랑나비가 해결해 준다. 그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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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잠시 꽃을 어루만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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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자리를 옮긴다.
뭔가 매력이 없었던 모양이다.
꿀이 없더란 이야기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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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나비는 꽃을 찾는다.
음양의 조화이다.
음은 양을 기다린다.
자연의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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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채송화에게 경사가 났다.
천상선녀가 강림을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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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호랑나비는 채송화랑 사랑에 빠졌다.

그리하여 모두가 소원을 이뤘다.
호랑나비는 꿀을 얻고,
채송화는 수꽃가루를 얻고,
낭월은 이미지를 얻었다.

그리고,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는 이치도 하나.
아니지, '기다리노라면 기회가 오기도 한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