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에 안 되면, 네 번.

작성일
2019-01-06 20:34
조회
1157

세 번에 안 되면, 네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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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로 세 번째 시도했지만 또 실패했었다.

그래서 오늘은 아예 4시에 출발했다.

기어이 생각했던 그림을 보고야 말겠다는...

본다고 해서 별 것은 없다. 그러나 궁금하잖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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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해가 한 발쯤 남았다. 다행이다.

오늘은 기어이 니성산정(尼城山亭)을 태양에 담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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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노성정도 아니고, 노성산정도 아니고, 니성산정이란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생각해 보면....

니(尼)는 니구산(尼丘山)에서 왔을 게다.

니구산은 공자의 어머니가 기도하던 곳이고 공자를 낳은 곳이다.

노성산이 왜 니구산의 니(尼)가 붙어있느냐면...

노성산의 노성(魯城)은 노나라 공자의 고향이라는 이야기이다.

니구산이 노나라에 있어서 노성산이 되었으니

공자의 이름이 공구(孔丘)인 것도 니구산에서 태어났기에....

자의반, 타의반 두 지역의 이름이 섞여있는 셈이다.

그나저나 태양은, 오늘이 소한이니 소한태양이로군.

소한(小寒)의 일몰이 점차로 정자로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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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지~~!! 뭔가 그림이 되어간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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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쪼매만 더.......

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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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기해년 첫번째 소원을 이루는 순간이다. ㅎㅎㅎㅎ

맞아!! 바로 이 그림이라니깐~!

이 그림이 보고 싶었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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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태양은 달이 되고,

정자는 항아(姮娥)님이 거주하는 월궁(月宮)이 되었다.

월궁은 섬궁(蟾宮)이라고도 한다. 두꺼비 궁이다.

왜 두꺼비궁이냐면, 항아가 두꺼비로 벌을 받았기 때문이다.

왜 벌을 받았느냐면.... 불사약을 들고 달로 튀었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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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궁이 있는 곳은 달이고, 달에 나무가 있으면 무슨나무?

그야 당연히 계수나무이지. 무슨 나무겠남. ㅋㅋㅋㅋ

상수리나무는 계수나무가 되고, 니성산정은 월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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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의 조리개는 F/81까지 조이고,

셔터는 1/2500초 까지 올린다. 그래야만 정자가 보이는 까닭이다.

망원, 확장 800mm로 놀아야 제 맛을 낼 수가 있는 태양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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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잠시 환상을 보여 주고는 이내 서산낙조이다.

자연은 즐길 수는 있어도 잡아 둘 수는 없는 것.

삼라만상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한다. 위로든 아래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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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사라지고 마는 태양.

잘 놀았어~~!! 고마워. 같이 놀아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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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회광반조는 황금빛.....

우리의 마지막도 금빛이기를......

숙연한 마음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