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반달(81) 금오름

작성일
2021-06-28 07:47
조회
610

제주반달(81) [21일(추가5일)째 : 5월 29일(토)/ 6화]


용눈이 만큼 예쁜 금오름(金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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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는 다들 지쳐서 감히 우기지 못했던 금오름이다. 그리고 그 기회는 또 이렇게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뭐든 흐름을 따르면 부작용이 최소화하면서 기쁨은 더욱 커지는 법이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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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메밀식당에서 금오름까지는 1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이다. 금오름은 성이시돌목장 주변이기도 하다. 목장이라는 것이 나그네가 보기에는 낭만이 있어 보일 수도 있지만 코끝을 자극하는 목장냄새는 아무래도 낭만일 수만은 없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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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메밀국수로 배를 불리고는 다시 출발해서 이내 도착한 금오름의 입구이다. 그런데 이기 머슨 일이고? 웬 젊은 남녀들이 이리도 많은고 말이다. 참말로 깜짝 놀라버렸다. 이것은 상상하지 못했는데 말이다. 오늘이 마침 토요일이라서 더 많았을 수도 있겠지만 금오름이 이렇게 인기가 좋은 오름이었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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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째우째 해서 마침 빠지는 차가 있는 바람에 고맙게도 편하게 주차를 했다. 차들이 쉼없이 들어오고 나가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차를 대지 못해서 한참을 서성여야 할 수도 있겠기 때문이었다. 시간은 이미 6시를 넘고 있으니까 우물거리다가 자칫하면 금오름에서의 일몰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을 수도 있지 싶어서 마음이 조금 바빠졌다. 그런데 차를 댈 자리가 저절로 생겼다는 것은 금오름보살께서 큰 배려를 해 주신 것으로 봐야지. 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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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름의 이름이 생이못이라는 뜻인 모양이다. 재미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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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겠다. 4.3당시에는 생명수의 역할도 했었구나. 물은 항상 위대하다. 더구나  산꼭대기에 있는 물은 천수(天水)지. 그 물이 많든 적든 간에 일체 만물에게 소중한 감로수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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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악마을에 대한 역사가 소상하게 적혀있네. 동네 이름이 금악리였고, 일제강점기에 시달렸던 흔적이 생생하게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못된 놈들.... 더구나 4.3까지 겪으면서 만신창이가 된 금악마을이었구나. 겉으로 봐서는 아름다운 금오름이건만 그 속살을 들여다 보면 온통 옹이와 상처의 아픔으로 가득 채운 오름이었네.... 그래 아무리 바빠도 잠시 그 안에 깃은 이야기 한두 가지는 헤아리는 것도 관광객이 아닌 여행객의 몫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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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그림을 보니까 생이못은 금오름의 물이 아니라 아래의 어딘가에 있는 우물이었던 모양이군. 그래서 대충 알면 안 되는 걸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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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표고는 425.5m지만 비고는 178m구나 비고가 중요하지 여기에서 얼마나 높으냔 것이니까 말이지. 그나저나 예전에는 수량이 더 많았었다는데 지금은 바닥이 드러났으니 그 이유는 삼다수를 너무 뽑아올려서? 뭐 그럴 수도 있으니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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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금오름은 군산오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구나. 아무래도 효리가 와서 놀았다는 이야기에 마음들이 동해서 나들이를 하는 모양인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아무리 효리가 좋다고 했어도 실제로 좋지 않으면 이내 시들할 텐데 누가 봐도 금오름이 좋으니까 발길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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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길은 잘 닦여있어서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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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도 완만해서 걸을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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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동안에 시야도 확 터져 있어서 지루할 틈도 없었다. 다만 상당히 거슬리는 말똥냄새는 덤으로 떠안아야 할 부작용이었다. 돼지농장이나 닭장에서 나오는 냄새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여하튼 눈에 예쁜 금오름이 코에는 반드시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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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의 정상에는 이미 사람들과 길어진 그림자가 어지럽게 뒤섞여 있다. 어쩌면 금오름에서 바라보는 저녁 노을이 예쁘다는 말을 듣고는 시간을 맞춰서 찾아온 것으로 봐도 되지 싶다. 낭월은 어디에 전을 펼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한바퀴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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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구에는 약간의 물이 있었어서 분위기를 돋궈주니 다행이다. 오름에 물이 있어야지. 그리고 낮에 봤던 어승생악의 풍경과 겹친다. 어승생악도 이랬으면 얼마나 풍경이 볼만 했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거 참.... 많이 아쉬웠더란 말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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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주위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다들 즐거워 보인다. 그런데 유난히 흰 옷을 입은 여인들이 많아 보이네. 이것도 무슨 약속이나 한듯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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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낙조와 일몰을 보려면 금오름의 서쭉으로 가는것이 좋지 싶어서 옮겼다. 더구나 입구 쪽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것도 조금은 신경이 쓰였다. 사람들이 서 있는 자리를 봐서는 금오름의 일몰을 보려는 것으로 짐작이 되기도 했다. 여하튼 일단 적당한 자리를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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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는 순식간에 매의 눈으로 상하좌우와 원경의 그림을 보면서 명당자리를 살펴야 한다. 다행히 다른 삼각대들은 보이지 않는구나. 아무래도 이미 삼각대를 세워놓은 것이 보이면 그 옆은 피해줘야 하기 때문에 뭔가 모를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하느데 아무 것도 없으니까 자유롭게 자리를 찾을 수가 있어서 좋지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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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오름에는 예외없이 중계탑이 세워져 있는 모양이다. 주변에서 가장 높은 오름이니까 그럴만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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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낙조와 함께 풍경을 담는 것도 좋지 싶어서 바다쪽으로 카메라를 설치하고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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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유였는지 삼각대 하나 세울 만큼은 잔디가 없네. 하도 많은 사람들이 이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아무리 그래도 특별할 것도 없는데 이유는 알 방법이 없지. 여하튼 풀이 아닌 흙에 삼각대를 세워서 다행이라는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안정감은 흙이 더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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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놓고 낭월은 앞쪽의 정상으로 이동을 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풍경을 담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분화구를 포함시켜서 일몰을 담아도 재미있지 싶어서 적당한 자리를 찾아나섰다. 그렇지만 정상이라고 해서 반드시 갈 필요는 없다는 것을 올라가 보고서야 깨달았다. 괜한 고생을 한 것이다. 그냥 입구쪽으로해서 이동하면 될 것을 구태여 수고스럽게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했으니까 말이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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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여전히 해가 지는 모습을 보겠다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뒤에 보이는 한라산이 더 멋지구나. 그래서 한바퀴 돌아봐야 한다는 말이지. 마침 정상까지 잘 보이니 이보다 더 고마울 수가 없다. 오늘은 어승생악부터 해서 금오름까지 하늘의 협조가 무진장이로구나. 다들 짝을 지어서 석양과 함께 놀면서 사진놀이 하느라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저마다 자신의 방법으로 순간을 즐기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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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을빛이 아름답기는 그들이나 낭월이 같을 게다. 점점 물들어가는 풍경을 보면서 오늘 하늘이 얼마나 많은 협조를 하고 있는지 생각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되려나 싶기도 하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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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있어주는 것이 항상 고마울 따름이다. 사람들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저 멀리 한라산을 배경으로 사람들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모여서 서성이는 풍경도 낯설어서 그럴싸 하지 않느냔 말이지. 장소의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오직 금오름에서 해걸음에만 얻을 수가 있는 그림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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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아래의 사람들을 없이 보는 풍경은 또 어떨까 싶어서 이렇게도 해 본다. 사람들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를 비교해 보면 아무래도 사람들이 있으니까 덜 심심해 보이지 않느냔 말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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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러글라이드를 타고 하늘에 떠 있는 사람들도 신나기는 마찬가지겠다. 높은 곳에서 저멀리 시야가 허용하는 곳까지 바라보면서 두둥실 떠다니는 모습도 한없이 자유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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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니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서 놀고 있는 모양이다. 저것도 한 번 타봐야 하나 싶기도 하고. 사진찍으려다가 조정끈을 놓쳐서 사고를 치고 말 것도 같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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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의 완만한 곡선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해가 기울어가니까 다들 알아서 낙조를 보려고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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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는 여러 용도에 의해서 만들어졌을 철탑이 늘어서 있는데 또 눈길을 끄는 문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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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놀이를 하는 곳에는 분명히 낭월 같은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올라갈 곳이 있으면 기를 쓰고 올라가서 최상의 화각을 얻으려고 하는 사진가들이 위험하게 올라가는 것을 보고서 이렇게 경고문을 붙여놨을 게다. 어쩌면 올라갔다가 발을 헛디뎌서 떨어지고는 응급실로 실려가는 소란을 피웠을런지도 모를 일이겠군. 이렇게 흐름에 따라서 주의문도 붙고 경고문도 붙게 되는 모양이다. 그렇잖아도 콘크리트 옹벽을 보고서 올라가면 어떨지를 생각하다가 이 문구를 발견한 것이기도 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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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이에 해는 바다에 근접했다 일몰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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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몰은 저녁 7시 41분이네. 30여분 남았다. 이제부터 사진놀이는 더욱 바빠지는 시간이다. 어서 카메라 설치하고 자리를 잡아야지. 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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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고 생각되는 자리에 삼각대를 세워놓고는 폰으로 놀면 된다. 한 대는 저쪽 끝에서 바다를 찍고, 또 한 대는 이렇게 분화구 물을 포함해서 찍어보는 거니까. 그림이 되고 말고는 또 그다음의 문제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재미있게 노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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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노을진 하늘을 보면서 감탄하고 있겠지. 사람 마음은 다 한가지일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 시간에 이러한 풍경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가 있는 것도 자연이 주신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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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세워놓고 있는데 옆에서 젊은 연인이 계속 오락가락하면서 시야에 들어오려고 해서 신경 많이 썼다. 그렇게 놀다가 해가 빠지고서야 돌아가는 사람들이네. 에구 참~ 이웃을 잘 만나야 하는데 말이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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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해가 사라질 모양이다. 하늘은 그만하면 준수하다. 분화구 물에도 노을이 진다. 곱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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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는 지고 어선의 불빛들이 하나 둘 살아나는 바다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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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했는데 앞에서 카메라를 지키던 연지님과 화인이 싸짊어 지고 왔다. 추워서 얼어죽게 생겼더란다. 그래서 잘 했다고 하고는 잠시 기다렸다가 짐을 쌀 준비를 했다. 그 사이에 사람들도 다 내려가고 우리만 남으니 호젓해서 좋구먼시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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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의 눈치를 애써 모른 채 하면서 끝까지 버텨서 기어이 8시 10분까지 지킨 것은 일몰 전후 30분씩을 담아보려는 생각으로 인해서였다. 이렇게 해서 금오름의 이야기는 멋진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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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귀가해서 간단히 컵라면으로 추위를 달래고는 하루를 마무리 했다. 이렇게 오늘의 하루도 길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구나. 그래서 또 감사~!

(여행은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