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까이꺼~! ③준비

작성일
2020-09-15 03:07
조회
625

한라산? 까이꺼~! ③준비(準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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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 : 사부님 내일은 몇 시에 일어나면 됩니까?
낭월 : 5시, 늦어도 5시 반까지는 일어나야지?
호연 : 일찍 가야 하지 않습니까?
낭월 : 그렇다면 4시 반에 일어나 봐.
호연 : 옙, 알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호연은 화인의 남편이니 동서이고, 공식적인 호칭은 형님일 맞을 게다. 그런데 나름대로 사주 공부를 좀 했답시고 끝까지 사부님이란다. 뭐 그래도 괜찮다. 저녁을 먹고 들어와서 10시 반쯤이 되어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다섯 시간 정도 자고 나면 잠이 깨는 것이 보통이다.

'먼 길을 갈 적에는 눈썹을 빼놓고 가라'는 말이 떠올랐다. 새벽 3시 반에 잠이 깬 것은 잘 잤다는 뜻일 거다. 가뿐하게 눈이 떠지면 쯔란씽(自然醒)이다. 학원에서 배웠다. '저절로 잠이 깬다'는 중국어이다. 그리고 항상 그와 같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고 실로 언제나 그렇게 일어났다. 혹시 몰라서 자명종 어플은 맞춰놨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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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입으로는 '까이꺼~!'라고 했지만 마음은 천만 근이다. 행여라도 도중에 무슨 사고라도 당하면 낭패이기 때문이다. 장시간을 걸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가볍게 마음을 먹으려고 해도 그게 잘되지 않았다. 그래서 자기 최면을 걸고 있는 것이다.

"한라산? 까이꺼~! 가보는 겨~~!!"

최면이 잘 걸렸다. 그래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문제는 짐이다. 보조배터리도 2개 챙겨왔지만 하나는 뺐다. 그 좋아하는 24mm F1.4 렌즈도 꺼냈다. 24-105가 있으니까 오늘은 쉬라고 말을 하면서도 가슴이 아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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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녀석이다. 100-400mm렌즈의 무게가 자꾸만 가방과 방바닥 사이에서 협상이 끝나지 않는다. 무게는 확장 2배 어댑터까지 해서 1.86kg이다. 이 녀석을 내려놓는 것만으로도 가방의 무게는 훨씬 가벼워질 것이고, 걸음은 더욱 가벼워질 것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세 번을 넣었다 꺼내기를 반복하다가 넣기고 결심했다. 대신 눈썹은 빼놓기로 타협을 봤다.

풍경 사진에 왜 800mm망원이 필요하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백록담(白鹿潭)의 의미를 말이다. 만약에 백록담에 올라갔는데 진짜로 사슴이든 노루든 물을 먹으러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고 생각해 보면 말이다. 즉시로 망원렌즈를 챙기지 못한 것에 대해서 통탄할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만약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 이 정도는 준비해야 할 것이고, 그 결단은 지금 이 순간에 해야만 하는 것이다.

'아, 렌즈를 두고 왔네~! 우야노... ㅠㅠ'

사진 놀이를 하다가 이딴 생각을 하게 되면 그날은 망한 것이다. 어디 한두 번 겪어보나. 그래서 준비하고 또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비록 사슴을 만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무엇이 나타날지 모르는 일이니까 도저히 두고 갈 수가 없다는 것으로 내린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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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빛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을 하고 있으니 영락없는 눈썹이로군. 무게라고 해 봐야 110g이다. 그게 뭐 대수냐 싶어도 그게 아니다. 1~2km를 걷는다면 그냥 챙겼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왕복 19km..... 눈썹을 빼놓고 가야 몸이 가벼워진다는 고인의 말씀이 자꾸만 떠올랐다. 다시 삶의 삼요소를 생각해 본다.

천명 : 하늘에서는 맑음이라고 말한다
지명 : 험한 산행이니 각오하라고 말한다
인명 : 준비를 단디 하라고 자꾸만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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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대도 2개를 챙겨야 한다. 백록담이 허락한다면 타임랩스를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각대 케이스는 꺼냈다. 이것도 오늘은 집을 지키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카메라는 삼각대에 달면 카메라 끈은 필요 없으니 그것도 빼놔야 한다. 길을 나설 적에 1g이 나중에는 1,000g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어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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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돕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땅은 가만히 있지만 하늘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늘 주시해야 한다. 특히 다시 본 이유는 비옷을 챙겨야 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 정도의 일기예보라면 일단 비옷도 챙기지 않기로 해도 되지 싶다. 이렇게 무게와 싸우고 있었다는 것을 호연은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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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은 20℃~27℃. 산이라서 추울 테니까 두꺼운 옷을 챙기라고 하는 연지님의 말씀으로 인해서 오늘의 예상 기온을 살펴봤다. 그것은 챙기지 않아도 되지 싶다. 그래도 성의를 생각해서 바람막이 옷은 넣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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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제주도의 풍경이 이리도 아름다울 수가~! 이 순간 천지신명께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일어났다. 신을 믿건 말건 상관없는 일이다. 그냥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저절로 흘러나올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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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봐도 '매우 맑음'이 분명하다. 이로써 하늘에게 물을 일은 끝났다. 더 이상 묻지 않아도 되겠기 때문이다. 다음은 땅에게 물어야 한다. 그러나 땅은 이미 답이 마련되어 있다.

"어디 올 테면 와봐~!"

적어도 10년 이내에는 변화하지 않을 땅이다. 아니, 1천 년 이전부터도 변한 것이 별로 없었을 것이지만. 그러니까 더 물을 것도 없다. 땅은 믿는다. 행여 화산이라도 터지거나, 아니면 지진이 생기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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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카드 8번이다. 여행.... 아마도 오늘 올라야 하는 백록담으로 가는 길이 딱 이럴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떠올린 카드이다. 힘들겠지만 가야 한다. 그러니까 사람이 할 수가 있는 것은 짐을 줄이는 것이고, 마음을 단디 먹는 것뿐이다. 이것이 진인사(盡人事)임을 잘 알고 있는 까닭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만 최선을 다할 따름이다.

혹 벗님은 무슨 놈의 여행기에 준비하는 것이 한 꼭지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준비에 또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도 막상 나중에 보면 뭔가 빠져있기 십상이다. 준비를 우습게 알면 큰일을 치를 수도 있다. 준비(準備)가 왜 준비랴. 준(準)의 글자에 다 들어있다. 평평할 준이다.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말이고,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니 이보다 어려운 말이 또 있으랴 싶다. 욕심을 부리면 지나치게 되고, 겁만 내게 되면 항상 부족한 아쉬움을 겪게 되니 참으로 중요한 것이 준비이다. 엇? 여기에도 도가 있었네?

회(淮)는 물이 빙빙 돌면서 흐르는 모양인데, 거기에도 도(十)이 있다는 말이잖여? 그러니까 준비를 잘 해야 한다는 말이지 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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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몸은 30~40대가 아니다. 박주현의 삶은 올해로 64년 차이다. 한라산을 오르는데 결코 만만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이유도 늙어가는 박주현의 상황을 잘 헤아리고 있기 때문이다. 낭월은 항상 맑음이라고 하더라도 주현의 상황은 해마다 달마다 아니 날마다 변화하고 있을 테니 그것조차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이 녀석을 믿지만, 또 알 수가 없는 일이다. 무리해서 발목이라도 삐끗하는 날에는..... 여러 사람이 피곤해질 것이고... 헬기가 출동하고... 들것이 뒤따르고..... 이런 상상도 해 봐야 하는 것이다. 이것조차도 준비라는 것을 벗님도 생각해 봐도 좋을 것이다. 비록 그러한 일이 생긴다고 해도 탓을 할 수도 없을 테니 모쪼록 일은 생기기 전에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 뿐이다.

낭월 : 주현아 힘들겠지만 나를 한라산에 데려다주겠나?
주현 : 그래, 웬만하면 그러도록 해 보꾸마...
낭월 : 좀 어려운 부탁인 줄은 안 다만.
주현 : 개안타, 네가 챙겨 준 만큼 나도 보답해야 하는 기라.
낭월 : 그럼 신세를 좀 질께.
주현 : 네가 기분이 좋으면 나도 좋다 아이가~!
낭월 :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긴 하다만 그래도 미안하네...
주현 : 우리가 남이가~!
낭월 : 이번 생에 널 만난 것에 대해서 항상 고마워하지.
주현 : 마, 그캐도 알고 안 그캐도 안다 아이가.
낭월 : 그래? 알고 있었어?
주현 : 올해 들어와서 오전불식(午前不食)도 안 하나.
낭월 : 그야 네 상태를 최적화 시키기 위해서였지.
주현 : 알고 있었다 아이가.
낭월 : 뭘?
주현 : 한라산에 오를라꼬 준비 한 건 줄로 알았데이.
낭월 : 그랬어? 
주현 : 그래서 내도 최적화가 되어 줄라고 애썼다 카이.

몸은 내가 한 만큼 따라 준다. 그래서 고맙고 또 고맙다. 이 몸은 허가(虛家)라서 언제 허물어질지 모르는 존재이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동행에 무리가 없으니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오늘 짐을 놓고 낭월과 주현이 이렇게도 타협하고 양보하고 흥정하고 있는 것도 결국은 내가 돌보지 않으면 누가 돌보겠느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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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3대는 필히 챙겨야 한다. 두 대로 타임랩스를 찍으면 한 대는 스냅을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계략도 숨어 있었다. 오가는 동안에 호연에게 한 대를 맡기는 것이다. 그러면 사진을 찍으면서 즐겁게 산행하는 데 도움도 되고, 짐도 줄일 수가 있다는 계산이 재빠르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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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준비가 완성되었다. 이번 길에 반드시 챙긴 것이 지팡이다. 동물이 네 발로 뛰어다니니 양손에는 반드시 지팡이를 들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산길에 풀려버린 다리가 어떤 사고를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3년 전에 천지에 오르느라고 샀던 것인데 서파(西坡)에 오를 적에 써먹고는 고이 모셔뒀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길에서 카메라보다 더 열심히 챙겼다. 주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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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에 화인도 일어났다. 5시 45분이군. 아마도 6시에는 출발을 할 수가 있지 싶다. 호연도 씻고 있군. 약간 늦어지긴 했지만 크게 무리 없는 준비라고 봐야 하겠다. 어제 저녁을 잘 먹었기 때문에 오늘의 등반은 많이 수월할 것이라는 암시를 계속해서 준다.

낭월 : 황사장님 덕분에 내일 한라산에 올라갈 에너지는 비축했습니다.
사장 :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저도 아직 못 가봤습니다. 

엊저녁에 황사장이 베푼 저녁 만찬으로 출발이 든든해졌다. 컵라면 하나 먹고 출발하겠느냐는 화인에게 그러자고 했다. 점심은 성판악에서 김밥을 사갖고 가면 된다는 정보도 사전에 확인했다. 물은 편의점에서 준비하는 걸로 했다. 소문에 듣기로 성판악 매점에서 사게 되면 몇 배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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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가 다 되었다. 삼각대는 호연의 배낭에 넣기로 합의했다. 낭월이 주현을 위해서 준비하는 것만큼이나 호연과 화인도 주현을 위해서 최대한으로 배려하는 마음이 고마울 따름이다. 이렇게 항상 이웃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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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출발이다. 5시 52분. 그만하면 예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으니 다행이다.

호연 : 자리는 뒷자리가 좋은데 사부님은 앞에 앉으실 거죠?
낭월 : 그러지.

항상 여행을 가면 조수석은 낭월의 지정석이다. 차에서 얻는 사진도 적지 않은 까닭이다. 그래서 알아서 자리를 비워준다.

9월 9일 새벽.

날짜는 그냥 날짜일 뿐이다. 그렇지만 묘하게도 겹치면 뭔가 있어 보인다. 양력으로 9월 9일이야 별 의미가 없지만 음력이라고 속이면 의미 있는 날이 된다. 기왕 글자를 보니 그렇게 생각도 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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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차라서 약간 조정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도 이내 적응한다. 차 어디 한두 대 몰아보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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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30분 정도 걸릴 예정이다. 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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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들이 아침밥을 해결하려고 길로 모여든다. 밤 사이에 차들이 만들어 놓은 곤충들의 만찬을 즐기면서 행복해 할 아침을 맞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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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는 낯선 것도 많다. 그것이 여행이기도 하다. 한라산에는 까마귀들이 많다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기도 하다. 문득 장가계의 원숭이들이 떠오른다. 또 한 번 가서 천자산을 둘러봐야 하는데..... 항상 해결하지 못한 일은 남기 마련이다. 그것을 미진(未盡)이라고 하고, 미진이 되면 미련(未練)이 되어서 오래도록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다. 부디 이 삶을 마칠 적에는 미진이 없었으면 좋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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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판악을 자꾸 상판악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한글로만 봐서이다. 한글로 된 이름은 인식이 잘 되지 않는 모양이다. 한자로 보니까 확실히 알겠다. 성판악(城板岳)이구나. 왜 성판악이지? 아, 그건 차차로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은 갈 길이 급하니까. 그리고 자세한 것은 이렇게 여행을 마치고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찾아서 살펴보면 되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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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봉우리.



개설


성판악은 한라산 국립 공원의 성판악 등산로 주변에 위치하는 오름으로 한라산 동쪽 산록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단성화산이다. 단성 화산은 일회의 분화 활동을 통하여 형성되는 소형 화산체로서 제주에서는 오름으로 불린다.


형성 과정과 구성 물질을 기준으로 여러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성판악은 스코리아콘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산 정상에 분화구는 나타나지 않는다.

명칭 유래


산 중턱에 암벽이 널 모양으로 둘려 있는 것이 성벽처럼 보이므로 성널 오름 또는 한자어로는 성판악이라고 한다.



자연환경


화산체 전체가 삼림으로 덮여 있으며, 사면에는 다수의 하곡이 발달하고 있다.



현황


높이는 1,215m이며, 비고는 165m, 둘레는 3,383m, 면적은 645,717㎡, 폭은 945m이다.


성판악 주변에는 성널 폭포를 지닌 성널 계곡을 비롯하여 크고 깊은 계곡이 잘 발달하고 있다. 성널 폭포는 예전부터 물맞이 터로 유명한데, 지금은 한라산 국립 공원 구역 안에 들어 있으나 과거에는 조천읍 교래리의 공유 재산으로 마을 사람들에 의해 관리되었다.

1980년대 성널 폭포 상류의 물을 남원읍 중산간 일대의 상수용으로 공급하면서 물줄기가 크게 줄어들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5·16 도로의 중간 지점 가장 높은 곳에 성판악 휴게소가 있는데, 이곳은 한라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중의 하나로 성판악이 시작되는 곳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성판악 [城板岳]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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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성판악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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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6시 33분인데, 주차관리원이 막는다. 차를 댈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만차였다. 참 부지런들 하다. 어쩔 수가 없이 길가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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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잘 대어 놔야지. 남의 차이니 더욱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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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길가조차도 차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조금 늦었으면 그나마도 자리가 없을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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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판악은 서귀포와 제주시의 경계선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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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승강장 옆에 오랜 석비가 하나 서 있기에 담았다. 도지사 김영관? 나중에 무슨 연유인지 알게 되면 사진을 한 장 찍어두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쓸모가 없다면 그만이다. 사진 하나 더 담는다고 짐이 무거워지는 것은 아닌 까닭이다. 디지털 시대의 행복함이다. 36장짜리 필름 30통을 가방에 욱여넣던 시절이 문득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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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는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간다고 했는데, 한라산은 전혀 그런 생각을 해 보지 않았군. 왜지? 애초에 그런 말이 없어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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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까지는 진달래 대피소를 통과해야 한단다. 일찍 서둘렀으니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타임랩스를 찍을 시간이 주어지느냐는 것이 문제일 따름이다. 가능하면 2시간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최소한 1시간은 주어져야 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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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국립공원(漢拏山國立公園)

한라산이 왜 한라산이지? 그야 산이 높아서 백록담에 오르면 은하수(漢)를 잡아당길(挐) 정도라는 뜻이지. 검색하면 다 나온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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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점은 해발 750m구나.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이야기네. 한라산은 높이가.... 1950m라니까 앞으로 1200m를 오르면 되는구나. 헉~! 소리가 나온다. 그렇게 높았었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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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지도가 큼직하게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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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확대해서 보이는 곳은 오늘 걸어야 할 성판악코스이다. 아직은 문자일 따름이다. 이 길을 무사히 걷고서 다시 볼 때는 문자가 아니라 영상으로 변해 있을 테지. 그래서 가본 것과 못 가본 것의 차이는 천지차이일 수밖에 없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그 이치.

지자지(知者知) 

옛날 노사님께서 즐겨 말씀하시던 것이다. 아는 놈만 아는기라. 모르는 놈은 손에 쥐여줘도 몰라.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삼라만상이 나를 지배하고, 내가 깨닫고 나면 삼라만상이 내 손아귀에 있는 기라~!

그래서 아직도 알고 싶고 배우고 싶다. 아마도 이번 생은 이렇게 살면 되지 싶다. 오늘은 한라산을 배우고 겪고 느끼는 것이 낭월에게 주어진 과제임이 실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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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를 시켜놓은 동행도 나타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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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겸 출발시간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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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3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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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무사히 두 발로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되기만 빌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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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는 등반 시간이 단축되었음을 알려준다. 해가 짧아졌으니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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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반가운 문구이다. 백록담에 물이 가득하기만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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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가자~!
뒤돌아 봐야 소용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