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중국⑨] 만리장성

작성일
2019-12-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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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는 말씀입니다. 본 여행은 2004년에 가족들끼리 배낭여행을 떠났던 중국의 북부여행입니다. 낭월한담의 목록을 만들다가 번호가 빠진 여행기가 있어서 사진기행으로 옮기면서 당시의 컴퓨터 환경을 생각해서 작은 사진으로 올렸던 것을 필름을 스캔한 이미지로 바꿨습니다. 당시의 분위기나 느껴보는 용도로 참고하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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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중국⑨] 만리장성(萬里長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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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 토요일]


새벽에 콜하는 전화를 받고서야 잠이 깨었다. 4시35분이다. 화인이 전화를 받고는 그 사람이 화가 났다고 이야기한다. 아차 싶었다. 어제 천안문광장에서 예약한 시간을 대지 못한 것이다. 허겁지겁 준비하고 나가니까 45분, 차는 기다리다가 화가 나서 가버린 모양이다. 좀 미안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달리 전화를 하거나 할 방법이 없으니까 그냥 우리끼리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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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에 내리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넓기는 참 넓다. 군데군데 경찰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직 해가 뜨려면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할 모양이다. 사람들로 인해서 깃발을 들고 와서 의식을 행하는 장면은 보기 어렵겠다고 판단을 하고, 그만하면 된 것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도향선생님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올 경우에 택시를 타는 것도 어렵겠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게 되면서 깃발 올라가는 것은 중국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두자고 하고는 덕승문으로 가는 것으로 다음 행선지를 삼았다. 어제 저녁처럼 장성가는 여행객을 모집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내키지가 않아서 그냥 우리끼리 가기로 했다. 다른 곳에 엮여 놓으면 마음대로 오가지 못하는 불편함이 또 싫었던 것이다.

vvb20191224-06[새벽에 깃발다는 것을 보려고 나온 사람들로 북적댄다. 사람에 질려서 우리는 택시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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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문은 그야말로 남대문처럼 문만 하나 덩거렇게 있었다. 뺑뺑돌아서 모두 찻길이다. 북경의 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셈이다. 시내를 거치지 않고 바로 고속도로를 통해서 장성으로 가는 코스이다. 덕성문에 내리니 기사가 다가온다.

“장성에 갑니까?”
“예, 그렇습니다.”
“이 버스는 7시가 되어야 갑니다.”
“지금이 다섯시 반인데....”
“그러니까 빨리 가는 차를 타시지요?”

보나마나 그 차를 타면 비쌀 것이다. 그래서 7시도 좋으니까 그냥 노선 차를 타기로 했다. 번호는 919번이다. 한국인이 숫자를 말할 적에 2를 둘이라고 하듯이, 1은 야오라고 하는 관습이 있다. 전화번호도 모두 그렇게 사용한다. 혹시 장성가는 차를 물을 것이라면 이용해 보시는 것도 좋겠다. 버스는 깨끗하고 좋았다. 그러나 시간이 넉넉해서 새벽에 설친 잠을 채울 요량으로 한쪽 마당에 자리를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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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자신의 신을 베게삼아서 눕기로 했다. 도향선생님은 책을 보시면서 코스를 살피시고, 낭월은 드러눕고 화인과 연지님은 개울가로 화장실을 찾으러 가고 경덕이는 이어폰을 꼽고 음악에 열중하면서 기다리는데, 6시가 되자 차가 움직인다. 그 사람이 거짓말을 한 모양이다. 출발시간은 6시였던 것이다. 그래서 두 번째로 출발하는 차에 올랐다. 빗방울이 떨어진다. 오늘은 장성에 올라야 하는데, 비가 올지 말지는 또 가봐야 할 일이다. 태산에서도 그랬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로 달리는 차는 상쾌하다.

vvb20191224-10[덕성문옆 공터이다. 신발방석 삼아서 복숭아를 먹고 있는 일행이다. 과일도 많이 먹었다. 맛은 한국 복숭아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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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서 만리장성의 관광지로 다듬어 놓은 곳인 팔달령(八達嶺)까지 가는 거리도 만망치 않다. 중국에서는 이동하면 최소한 두 시간이다. 그나마 장성은 가까운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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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버스를 타고 빠다링창쳐엉(八達嶺長城)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이라 무척 조용하다. 여기에서 화장실을 이용하려니 또 50전이다. 간이화장실이다. 우선 비워야 하므로 이용하려고 돈을 내고 들어갔더니 한국의 간이화장실처럼 겉은 비슷한데 속을 보니까 변기에 비닐봉지를 끼워 놨다. 일을 보고 나면 그것을 빼서 치우고 다시 갈아 끼우는 방법인 모양이다. 돈을 받게 생기기도 했다. 일을 보고 나오니 경덕이가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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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한국 식당 있어요. 가봐요.”
“그래 아침에는 김치찌개를 먹어 볼까?”
“예~!,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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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당에서는 누울 곳도 있다. 아이들도 틈만 나면 눕는다. 힘들긴 드는 모양이다. 젊어서 돈벌고 늙으면 여행한다고요? 천만에요. 젊어서 여행하세요. 늙으면 아무 곳에도 못갑니다. 발채의 글자는 냉커피.

하나는 경덕이의 대답이고 또 하나는 금휘의 대답이다. 아마도 그 사이에 향수가 뭔지를 조금 느낀 것일까? 그러고 보니 일주일째다. 그래도 음식 타령 하지 않고, 먹을 만한 것을 잘 먹으면서 따라 다녔는데, 오늘 아침에 김치의 맛을 보게 되면 더욱 감동을 받을 것 같다. 그래서 일단 요기를 하기로 하고 모두 들어갔다. 주인은 8년 전에 식당을 차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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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온순해 보이는 사람으로 연배는 비슷하거나 조금 높지 않을까 싶었다. 메뉴를 아이들 보여줬다. 한글 메뉴이기 때문이다. 김치찌개를 먹겠단다. 그러면서 침을 삼킨다. 이러한 것에서 나름대로 외국여행의 맛을 느끼는 것이리라. 그냥 보고 다니는 것 같아도 이미 감정에서는 자신은 한국인이라는 것을 절감했을지도 모르겠다. 다들 맛있게 그릇을 비운다. 다들 잘 먹는 것을 보니 또 마음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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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아저씨가 용경협(龍慶峽)에는 가보지 않겠느냐고 하면서 장성보다 경치가 더 좋다고 하기에 그럼 그러자고 했다. 8인승 봉고(다마스를 생각하게 하는 차임) 한 대를 빌리면 120원이면 된다고 한다. 그러자고 해 놓고 내려와서 탈 수가 있도록 준비 해달라고 했더니 내려오기만 하면 바로 된다고 한다. 그러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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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이 굵어진다. 식당에 붙은 가게에서 잠바를 하나 구입했다. 50원 달라는 것을 25원에 샀던가..... 여하튼 말은 통하지 않지만 많이 깎았다. 어느 사이에 흥정의 방법을 배워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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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피하기 위해서 비닐비옷을 하나 샀다. 하나에 10원 달라는 것을 5원으로 깎아서 샀는데, 돌아서니 또 다른 아저씨는 1원에 사라고 한다. 이런 경우에 어떤 기분인지 짐작이 되시겠지만, 위로의 말은 그렇게 했다.


ch20191224-07[팔달령장성 안내지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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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주변을 둘러보니 식당 간판들이 통일을 이루고 있었다. ‘라오베이징자장미엔(老北京자장면)’이라고 써진 간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내려 오다가 시간이 되면 먹어보기로 했다. 지금은 각자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 등산파는 산길로, 편한파(?)는 삭도를 타러 말이다. 조금 미안하기는 했지만 일행을 짊어지고 있으나 낭월도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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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핑계 김에 편하게 장성에 올랐다. 물론 태산의 삭도를 상상하면 실망이다. 그냥 위로 올려다 준다는 것 외에 다른 것은 암 것도 볼 것이 없었다. 그렇게 케블카 값을 내고 네 식구가 한 대에 올랐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구태여 많이 타지 않아도 되었다. 삭도에 내려서 조금 올라가니 휴게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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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정말 대단하기는 대단하다. 사람이 미련하면 이렇게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역사의 현장이었다. 아마도 너무 힘이 많이 부여되다가 보니까 이런 궁리를 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휴게소 노천 의자에 앉아서 산등성이를 타고 사방으로 흐르는 성곽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다. 모든 일이 노력을 한 만큼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 것도 생각해 보게 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열심히 하느냐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겠으니 낭월도 명리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데 어리석게 남의 시간을 잡아먹는 노력을 하지는 않는지에 대해서 잘 생각하고 노력해야 하겠다는 것도 생각해 봤다. 그 시간에 화인과 도향선생님은 성곽을 오르면서 또 무슨 생각을 하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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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울린다. 예전에 바다위에서 짜장면 시키진 분을 찾던 광고가 문득 생각났다. 이 장성꼭대기에서도 전화는 울린다. 안산의 처제가 궁금해서 전화를 한 것이다. 무지하게 더운데 어떻게 잘 돌아 다니느냐는 안부 전화였다. 그리고 없는 사이에 낭월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느라고 그 고생이 여간 아니란다. 그래서 연지님이 장성은 추워서 잠바 사 입었다고 하면서 즐거워한다. 그렇게 수다를 떨고 있는데 낭월의 카메라에 이상이 생겼다. 자꾸 밧데리가 없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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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비싸지만 수은전지를 사서 갈았는데, 여전히 문제가 생겼다. 아마도 필름이 걸렸다보다 하고 집어넣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센스가 나가서 수리를 많이 해야 할 모양이다. 그 바람에 일이 하나 줄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벗님들께 생생한 장면을 보여드리는 것도 더 할 수가 없게 되어 이것이 아쉽게 되었는데, 달리 방법이 없으니 이 후로는 사진도 조금 밖에 올릴 수가 없겠다. 급하게나마 일회용카메라를 하나 사기는 했는데, 사진이 될지는 믿을 수가 없다. 하도 엉터리가 많은 중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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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휘가 과자 사달래서 가보니 중국에서 만들어진 오리온초코파이가 있다. 반가워한다. 여하튼 그 사이에 한국 제품이 이렇게 반가워하는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 신기하다. 보도로 올라온 일행도 만났다. 각자 자신의 소감을 가슴에 담고 마지막 구간으로 향했다. 더 갈 수가 없이 막혀 있을 적에 옆으로 앉아서 쉬었다. 장성의 모습들을 내려다보면서 도향선생님을 바라다 봤다. 그러자 배낭에서는 어김없이 맥주가 준비된다. 산을 타는 준비로 반드시 필요했던 모양이다. 산을 오르면서 하나 사서 짊어지고 오신 것이다. 흥이 겨워야 하므로 당연하다고 해야 하겠다. 갈증에는 맥주만 한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을 실감했다. 연경맥주도 맛이 좋다. 청도맥주는 아무 곳에서나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찾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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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은 모두 케블카를 타기로 했다. 얼른 내려가서 용경협으로 가는 차를 잡았다. 그런데 주인께서 난색을 표한다. 원래는 120원이면 가능한데, 오늘은 주말이라서 150원은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전화를 하고 나서 하는 말이다. 그래서 상관없으니 그렇게 하자고 했다. 잠시 후에 차가 한 대 왔다. 모두 타고는 용경협으로 출발했다. 화인이 앞자리에 앉아서 기사와 이야기를 열심히 시도한다. 열정이 있어서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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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는 길가의 과일도 사먹고, 기사가 깎으니 또 다른 가격의 세계가 열린다. 약 30분 정도 갔나...? 용경협 입구에서 차가 바로 들어가려니까 막는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라는 거다. 역시 주말이라서 불가능이다. 걸어서는 약 오리정도, 다시 위아래만 운행하는 봉고를 잡아서 탔다. 비용은 10원, 여기에서 일회용사진기 하나 사고 도향선생님은 모자를 두 개 사서 낭월에게 하나 선물한다. 바람이 잘 통하는 것이 여간 시원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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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삼협’이라고 하는 별명을 갖고 있는 용경협은 길을 아는 장성여행객들의 코스로 되어있다는 것을 장성에서 알게 되었는데, 혹 장성의 일일 코스를 탔더라면 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계곡은 카메라로 담을 경치가 아니었다. 오로지 캠코더로나 찍어야 조금 맛이 날 풍경이었다. 어디에서도 그런 풍경은 보지 못했는데 석회암지대여서 가능한 풍경이다. 그리고 암벽들은 좀 부실해 보였는데, 이내 와르르 쏟아져 내릴까 걱정이 되는 부분도 더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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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으로 올라가는데 배는 뚜껑이 없다. 그리고 뚜껑이 없는 이유는? 눈치가 빠른 벗님이라면 능히 아실게다. 경치를 보려면 뚜껑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류쯤 가면 까마득한 공중에 줄을 매고는 오락가락 하는 곡예사도 있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번지점프를 하는 사람도 있고, 줄에 매달려서 계곡을 건너는 사람도 있다. 천천히 둘러보고 다시 배를 타면 출구로 도달한다.


yo20191224-04[왜 협곡이냐고 입구에서 물었던 경덕이가 구경에 빠졌다. 사진으로는 도저히 담을 수가 없음을 양해 바란다. 더구나 일회용카메라이다.]

yo20191224-01[아마도 눈 밝으신 님은 보이실게다. 하늘에 점이 두개인데 위의 점은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이고 아래점은 매달려 가는 사람이다. 진짜다.]

 

다시 입구로 나오니까 기사가 차를 끌고 와서 기다리고 있다. 두어시간에 걸친 관광을 마치도록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150원을 벌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다시 연경이라는 마을로 와서 버스 터미널에서 내려줬다. 내내 친절하고 인간적으로 보였다. 여행객을 벗겨 먹으려는 모습은 아무 곳에서도 볼 수가 없었다. 괜히 경계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죄를 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북경으로 돌아와서 서커스를 하나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결론을 내리고는 안내서에 보이는 곳을 하나 찍었는데, 기사들이 잘 모른다. 그리고 급기야 염려하던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앞에 가던 택시 기사가 돌아가는 코스로 잡아버린 것이다. 우리 택시는 바로 왔으니 당연히 헤어질 밖에 차선을 변경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참 답답했다. 물론 화인이 있으므로 최소한 호텔로 돌아가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구경하러 와서 서로 찾아다니다가 보낼 시간이 된다면 안타까운 것이기 때문에 찾으려고 해당하는 극장을 찾다가는 그만뒀다. 잘 모르는 것으로 봐서이다. 그리고 우선 너무 배가 고팠다.


ehdlcn[인터넷자료]

마침 치엔먼(前門)이라 식당 간판을 보니 또이추(都一處)라는 간판이 보였다. 학원에서 배운 교재에 나온 고사가 생각났다. 해석을 하면 ‘모두해서 이 한 곳’이라는 이야기인데 어느해 섣달 그뭄날 건륭황제가 야간 나들이를 했는데 다들 그뭄밤을 보내느라고 문을 닫아서 요기를 할 곳이 없었는데, 조그만 만두 가게가 하나 문을 열고 있어서 들려 만두를 사먹고는 글을 하사했다나 뭐했다나... 조그만 간판에 큰 자부심을 걸고 있는 중국인들인가 싶다.


왕궁에서 멀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왕과 얽힌 이야기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식탁은 이미 만원이다. 마침 중국인 부부가 빠오즈(찐만두)를 먹고 있길래 그것으로 가져 달라고 했는데 맛이 좋았다. 맥주도 한 병 마셨다. 헤어진 식구들이 걱정되어 자꾸 창 밖으로 내다 봤지만 비슷한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만두 두 접시를 비우고 기운을 차려서 일어났다. 금휘도 잘 먹는다. 고급의 맛은 누가 먹어도 맛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가족을 찾기 위해서 다시 그 길을 더듬었다. 차근차근 그리고 끝까지 가보고도 없으면 호텔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으로 구경을 하면서 지나쳤다. 저만치서 소리가 들린다. “아빠다.” 경덕이가 먼저 발견을 한 모양이다. 이제 길을 잃고 이산가족이 되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 참 여러 가지로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시간 후로 아이들에게 호텔 이름과 가족을 잃었다는 것과 휴대폰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를 나눠줬다. 사람을 잃어버리면 정말 일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단단히 일러뒀지만, 혹시라도 길을 잃어버리면 전화라도 부탁해서 해결을 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안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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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기쁨은 10년만에 헤어진 가족을 만난 것같다. 옆의 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는데 밥통은 정직한 것이어서 만두 한접시 먹었다고 고백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물론 그 바람에 더 비싼 요리를 먹지는 못했지만, 먼저 가족을 찾지 않은 죄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먹는 사람들을 바라다 봤다. 실은 유명한 전취덕북경오리집을 가려고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이 줄을 서있다. 북경에서 가장 유명한 북경오리집이라고 한다. 내일 왕푸징(王府井)에 가거든 점심으로 먹자고 하고 미뤘다. 다만 서빙하는 아가씨들이 통 말을 못 알아 들어서 손짓이 조금 사용되었다. 그렇게 토요일의 저녁은 저물었다. 돌아와서 푹 쉬었다. 내일은 서점 쇼핑이다. 과연 어떤 책들이 있을지 궁금한 마음에 북경에 오자마자 가보고 싶었지만 원래 여행자는 짐을 최후에 늘린다는 법칙에 의해서 많이 참았다.


내일 일정은 자금성과 천단을 거쳐서 왕부정에서 쇼핑하는 것으로 북경일정을 마무리 하기로 일정을 잡았다.

 

9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