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원산도 가는 길

작성일
2019-09-2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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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원산도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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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항에서 원산도로 가는 뱃길은 머지않아 사라질 운명이다. 다만 오늘은 운행이 될 뿐이다.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이 뱃길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것이니 또한 기록으로만 찾을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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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터널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표시이다. 오른쪽 부분은 굵게, 원산도 부근은 가늘게 되어 있는 하얀 표시는 아마도 원산도쪽의 가늘게 표시된 것은 2차로이고, 대천항쪽은 4차로까지 진행이 되었다는 뜻인가 싶은 생각을 해 본다. 이러한 지도의 표시도 해저터널이 개통되고 나면 노란색의 국도 77번으로 표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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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기~~~인~ 국도인 77번이 그 완성을 앞두고 열심히 변신하고 있는 중이다. 모든 국도는 남북으로 이어지거나 동서로 이어지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77번 국도를 알고 나서는 그것조차도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왜 이런 도로선을 그었던 것일까..... 무슨 생각으로....? 그게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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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중간의 곳곳이 끊긴 채로 이어진 국도 77번이다. 부산에서 출발해서 남해안을 훑고는 다시 서해안으로 타고 인천 앞바다를 거쳐서 계속 북으로 이어진다. 이 기묘한 국도가 있다는 것도 참 신기한 일이다. 그리고 대천에서 끊어진 국도는 여객선이 이어주고 있다가 해저터널이 왼공되면 비로고 육로로 연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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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예정은 2021년이다. 줄잡아서 2년 남았다. 지도상으로 끊어진 국도를 이어주는 공사는 지금도 한창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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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77번선이다. 여태까지 그랬듯이 아직은 그 끊어진 도로를 이 원산고속훼리가 이어주고 있음이다. 대천항을 출항하면서 국도는 물길로 이어지고 있음이다. 이것이 대천항의 매력이기도 하다. 땅길, 물길이 모두가 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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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북향하니까 이 표식이 맞겠군. 어여 육로로 이어진 77번을 보고 싶기는 하다. 풍랑이 일어나도 전혀 개의치 않고 일정을 완수할 수가 있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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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한 마리가 옆에서 나란히 날고 있다. 너는 공중로의 77번을 달리고 있구나. 제법 거센 바람을 받고서 힘차게 날고 있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다. 인간은 왜 날개가 없었을까? 날개가 있었더라면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 문득 날개를 갖고 싶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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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녀석은 새우깡 맛이 그리워서 따라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군. 그러나 이번 배에서는 아무도 새우깡을 들고 있지 않다는 것을 파악했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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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잠시 따르다가는 이내 제 갈길로 떠나간다. 인연이란 그렇게 잠시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임을.... 너는 너의 길로 배는 배의 길로 나는 나의 길로 갈 따름이다. 교차로에서 만나거나 잠시 동행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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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유조선 한 대가 떠있다. 바다는 항상 볼꺼리가 넘친다. 여객선이든 유람선이든 혹은 유조선이든 간에 말이다. 그 모두는 여행객에겐 구경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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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떠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항해하고 있었던가 보다. 점점 다가온다. 갈매기가 떠나니까 유조선이 나타난다. 다시 관심은 앞에 나타난 배 한 척에 머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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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우리 배가 항해하는  속도로 봐서는 자칫하면 충돌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살짝 스쳐지나간다. 충돌은 어디에서나 일어난다.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바다에서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날 수가 있는 것이다. 순간 저녁 뉴스에 나올 머릿기사가 떠오른다.

'원산도로 향해던 여객선이 유조선과 충돌'

그렇게 되면.... 그 다음에 진행될 일들이 휘리릭~ 어? 유서도 써놓지 않았는데? 그렇게 생각하다가 혼자 '픽~'웃는다. 너무 멀리 나가면 다시 되돌아 와야 한다. 그것이 현실 속이든 생각 속이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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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타로인 역경선카의 28번이다. 택풍대과괘이다. 과다함을 의미한다. 짐을 이렇게 짊어지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데바 파드마가 생각했던가 보다.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과다하면 힘만 들 따름이다. 모두 털고 일어나면 끝날 일인데 말이다. 어쩌면 요즘 힘든 사람들이 카드를 뽑으면 이 그림을 보게 될 가능성이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재미있는 그림이다. 그러니까 생각조차도 과다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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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왕~!!'

그림이 점점 재미있어진다. 이러다가 진짜로 충돌하는거 아녀? ㅋㅋㅋ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저녁 뉴스에는 나오지 않겠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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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은 그렇게 앞을 스쳐서 지나갔다. 일단 지나가면 또 인연은 여기까지이다. 그래도 아직 배가 궁금한 낭월에게는 계속해서 배를 관찰한다. 멀리서 보면 그냥 시커먼 배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게 되었으니 최대한 자세히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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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가 보이고 에이치엘 태안도 보인다. 이것이 뭘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태안과 연관이 있는 유조선이라는 것은 알 수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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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전에 선원이 서있는 것도 보인다. 더 당겨도 다가오지 않는데 이런 경우엔 다 방법이 있지 가방에서 망원렌즈를 급히 꺼내들었다. 105mm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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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mm로 당겨본다. 어쩌면 선장을 볼 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들여다 봤지만 내부까지는 보이지 않고 실루엣만 슬쩍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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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를 해 봐도 그 이상은 보이지 않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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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이 보이는 것도 같고.....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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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 다들 방독마스크를 쓰고 있잖여? 설마 해적선이 아닌 다음에야 유조선의 유독가스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저런 복장을 한 것이겠거니....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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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룸에서 이미지를 확대까지 해 봤지만 분명히 방독면을 쓰고 있는 것이 틀림없지 싶다. 이렇게 심심풀이를 제공한 배는 이제 제 갈길로 간다. 저 길로 가면 천수만이다. 더 갈 곳이 없다. 그러니까 유조선이 향하는 곳은 천수만의 어디일 것이다. 안면도의 바깥을 항해한다면 대산정유소로 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겠는데 안쪽으로 간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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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의 진행 방향으로 지도를 보니까 보령항이 나타난다. 그리고 보령항은 일반 여객선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유는 사진을 찍으러 다니면서 보령항을 가보려고 뺑뺑이를 돌다가 말았던 기억이 겹쳐서이다. 진입을 할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이다. 즉 특수한 목적의 항구였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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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에너지월드만 보이고 나머지는 회색으로 가려놓은 것으로 봐서 중요한 시설인 모양인가 싶긴하다. 원산도에서 보면 뭔가 보이지 싶기는 하다. 여튼 다시 가던 길을 가야지. 유조선 조사는 여기까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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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기왕 해찰을 하는 김에 해저터털 자료도 좀 첨부해 보자. 지금 이 아래에서는 이와 같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해저로 80m아래를 굴착해서 관통이 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진을 찍을 수가 없으니 인터넷에서 얻은 자료를 끌어다가 놓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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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지키고 있어서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아무래도 일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하고 위험하니까 일반인이 들어가 본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맞지 싶다. 그래서 아무리 궁금해도 참아야 한다. 언론인들이 들어가 본 사진을 얻어서 갈증을 달랠 따름이다. 궁금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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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표시가 붙은 것으로 봐서 공사시행사에서 찍은 사진인 모양이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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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에 착공을 해서 열심히 뚫은 결과로 2019년 6월 10일에 관통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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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만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해저터널이라고 하니까 기술이라는 기술은 모두 동원해서 공사를 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만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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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밑의 사정은 그렇거나 말거나 바다위의 풍경은 아름답기만 하다. 이렇게 주변의 풍경들도 배여행 중에는 심심치 않은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저 바위들 아래에는 굴이며 조개이며 물고기들이 열심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으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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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에 저만치 다리가 보인다. (아직은)솔빛대교이다. 오늘 원산도로 향하는 목적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쏟아지는 별들을 저 다리와 함께 담으면 그림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하늘이 도와야 한다. 바람도 협조를 하면 좋다. 다만 지금으로 봐서는 하늘이 협조하지 싶다. 기대감이 있어서 삶은 항상 설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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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도의 맞은 편에 있는 효자도구나. 트럭 한 대가 배를 기다리고 있다. 아니, 배를 기다리는 것인지 배에 싣고 오는 짐을 기다리는지는 알 방법이 없다. 배를 타면 배를 기다린 것이고, 배를 타지 않으면 짐을 기다린 것으로 확인을 할 수가 있지 싶다. 이따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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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에 선원들이 움직인다. 목적지인 선촌항이 다가온다는 이야기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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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원산도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만나는 곳이다. 항상 만나는 곳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이것을 '도(道)'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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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졌던 77번 국도가 다시 이어졌다. 갈 사람과 올 사람들이 스친다. 낭월도 내려야 할 시간이구나. 그래도 마지막까지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으려고 미적거린다. 타고 내리는 그림을 갖고 싶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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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 내리고 사람도 내린다. 아니, 가던 길을 계속 한다고 하는 것이 더 옳지 싶기도 하다. 내리긴 뭘 내려 계속 77번 국도를 달려왔을 뿐인데 말이다. 생각의 전환과 실체를 관한다는 것의 차이도 잠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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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님 차가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낭월도 따라서 내렸다. 이제 여객선과는 인연이 다 했다. 그러나 렌즈가 자꾸만 아직은 볼 일이 남았단다. 그래서 하나둘 빠져나가는 흐름에서 멈칫거리면서 원산도에서 바라보는 여객선의 풍경을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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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릴 것은 내리고 탈 것은 탄다. 그리고는 다시 국도는 끊어지고 바다로 변한다. 길이 끊어진 곳은 반드시 물이 있기 마련이다. 물만 아니면 어떻게든 갈 수가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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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선카의 29번이다. 중수감괘이다. 위험하다. 길이 끊긴 곳에 만나는 물이다. 배가 떠난 선촌항에서 문득 이 카드가 떠올랐던 것은 요즘 열심히 외우고 있는 대상인 까닭일게다. 뭐든 공부를 할 적에는 가능한 연결점을 시도하면서 공부하면 활용하기에 수월하다. 장면 장면마다 떠올릴 것이 있으면 연결시켜 놓는 것이 좋다. 고인들이 그렇게도 물의 괘를 두려워했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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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떠난다'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가는 것은 배 뿐이다. 부처도 강을 건너는 비유를 즐겨 사용했다. 저 언덕으로 가는 방법을 누누히 설명하고 또 설명했다. 그러니까 언덕과 언덕을 잇는 길을 가르쳐 주려고 했던가 보다. 번뇌는 바다이고 부처의 가르침은 배다. 그것도 길이고 길이 도이다. 떠나는 배를 보면서 깨달음의 배를 타지 않고 미적거리는 모습을 떠올려 본다. 떠난 배는 탈 수가 없다. 떠나기 전에 선택해야 할 뿐이다. 인생은 항상 선택의 연속이라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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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조금 전까지는 '이 배'였던 저 배가 효자도에 접안하는 것을 보고자 함이다. 아까 그 트럭의 마음을 알고 싶은 마음도 포함되어있다. 그걸 알아서 뭐하려고?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다. 그냥 궁금할 따름이다. 여행은 가서 뭘하려고? 또한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다. 그냥 궁금할 따름이다. 그것이 여정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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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항에서 원산도를 거치는 배는 모두 영목으로 가는 것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오늘 보니까 영목을 가는 배가 없다. 물론 물때가 맞으면 하루 한 번은 영목으로 가는 모양이다. 지금은 물때가 맞지 않아서 영목의 길은 끊어졌다. 대신 다리가 있다. 그러나 아직 개통전이다. 그 다리를 건너보고 싶다. 될랑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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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촌항을 떠난 배는 잠시 후에 뱃머리를 효자도로 향하고서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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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탈 사람은 타고 내릴 사람은 내린다. 망원렌즈로 찍으면 먼 풍경들이 다가오는 것은 좋은데 원치 않는 공중의 습기까지도 함께 다가온다. 그래서 배경이 뿌옅게 되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그냥 보고싶은 것만 보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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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도 배에 오른다.
그랬구나.
배를 기다렸었구나.
그리고 다시 77번 국도를 달리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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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다시 대천항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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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낭월도 자리를 뜬다. 저 멀리 해무 속으로 보이는 건물들은 아마도 대천항 부근일게다. 대천항을 떠나면서 찍은 첫번째 사진과 비교를 해 보면 같은 풍경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겠다. 대천항에서 원산도까지의 거리는 8km남짓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빤히 건너다 보이는 거리인 셈이다. 참고로 해저터널의 길이는 6,972m이다. 대략 7km인 셈이다. 원산도에서는 어떤 풍경들을 만나게 될까.....

항상 설렌다.
심장이 벌렁벌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