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14] 양가계입구

작성일
2019-06-08 07:49
조회
920

[장가계-14] 양가계(楊家界)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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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계 입구」라고 쓰고, '양가계로 가는 길'이라고 읽는다. 말하자면 제목으로 미끼를 던지는 셈이다. 양가계 구경을 하나보다... 하는 기대감으로 클릭을 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ㅋㅋ

황석채에서 곤돌라를 타고 내려온 다음에는 또 어디로 갈 것인지.... 궁금한 마음을 한 가득 안고서 가이드의 뒤를 졸졸졸~~ 곤돌라 입구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용봉암(龍鳳庵)입구라고 하는 곳에서 내린 것은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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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지도를 사용하는 방법도 점점 익숙해 진다. 황석채 곤돌라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기에 장가계 입구쪽으로 가나보다 했다. 그런데 지도를 보니까 오히려 더 산속으로 깊이 들어간 셈이군. 버스는 타자마자 바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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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에서는 「웅험적 장가계 사암봉림(雄險的 張家界 砂岩峰林)」이라고 한 것을 보니까 웅장하고 험난한 장가계 사암지역의 봉우리 숲이라고 소개하는 모양인데, 우리 일정표에는 없는 이름이다. 그러니까 여기도 구경하러 가겠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고, 현재는 인연이 없는 것으로 생각해야 할 따름이니 일정에 없는 곳까지 가이드가 데려다 줄 까닭이 없다는 이야기도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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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걸어야 한단다. 입구에는 관리사무소가 있는데 이름이 공산당원을 위한 휴게소 비슷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전광판의 글자가 사뭇 살벌하다.

소흑제악출중권(掃黑除惡出重拳)
블획전승불수병(不獲全勝不收兵)
검고 악한 무리들을 두 주먹으로 청소하고
완전한 승리를 이루기 전엔 병사를 거두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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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용신은 「흑악(黑惡)」에 있을 게다. 흑(惡)은 흑사회(黑社會)를 말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흑사회로 대표되는 반정부 집단을 통칭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단순하게 하나의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서 그렇게 거국적으로 도로마다 써붙이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아서이다. 겉으로는 흑사회라고 해 놓고, 실상은 숨어서 민주화운동을 하는 운동권을 말하는 것일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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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惡)은 그러한 운동으로 끌어들이는 못된(!) 지도자들을 지칭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흑악」이라고 쓰고 '민주의식화 운동의 무리들'이라고 읽어야 할 모양이다. 이 문구는 각종의 형태로 변형되어서 장사에서부터 계속해서 볼 수가 있었다. 그 말은.... 중국 내부에서 격렬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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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박정희 정권에서의 의식화 운동을 하던 대학생들이 떠오른다. 창비출판사의 서적들을 숨겨가면서 읽고, 독재로부터 자유를 얻을 방법을 찾아서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중국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음을 말하는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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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인가 서울 근교의 암자에서 학원을 다니면서 염불머슴살이를 하고 있을 때였지. 옛날 도반이 한 보따리의 책을 갖고 와서는 별 것은 아닌데 읽으면 안 된다고 해서 갖고 왔으니 좀 숨겨놓으란다. 나 참.... 그런 것에 연루되기는 싫었지만, 그 정도라도 해야 나중에 후손들에게 나도 뭔가 보탬이 되었다고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맡아 놓고서는 그것들을 가져갈 때까지 낯선 사람이 어른거리면 괜히 쫄았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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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서든지 중국공산당의 시진핑시대가 유지되어야 하는데, 세계화의 물결이 장강을 타고 넘나들고 있으니 이 일을 어이 한단 말고.... 파륜공(法輪功)을 온갖 핍박을 가해서 내 쫓고, 구글과 야후를 차단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동원하지만 허공엔 벽이 없으니 밤에 몰래 전달되는 운동의 에너지를 무슨 수로 잠재울 수가 있을까..... 각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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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걸어야 한다. 이제부터는 걸으란다. 한 무리의 사람을 보고서는 원숭이 엄마가 새끼를 데리고 앵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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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이 안 나와요....."
"우리 아기를 위해서 먹을 것좀 주세요...."
"마음씨 착한 한국 사람들이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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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치자 뒤에 오는 사람에게로 바로 시선을 돌린다. 먹고 살아가는 방법이다. 인간이나 원숭이나 새끼만 끼고 있으면 만고 장땡이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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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본다. 아니, 사람의 손을 본다. 아니, 그게 아니고 사람들의 손에 먹을 것이 들려 있는지를 본다. 눈동자가 바쁘게 움직인다. 엄마 원숭이와 새끼에겐 생사의 존망이 달린 긴박한 순간일 수도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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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애엄마의 덕을 볼랑강.... 싶어서 떨거지1과 떨거지2가 눈치를 보면서 주춤주춤 다가온다. 아마도 그들의 일상일게다. 낭월에겐 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그러니 본채도 않는다. 먹을 것은 기가 막히게 알아낸다. 노하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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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암(龍鳳庵」으로 가는 길이란다. 아래에는 「양가계삭도(楊家界索道)」라고도 되어 있다. 그러니까 용봉암을 가거나 양가계로 가는 곤돌라를 타려면 이 길로 가라는 의미로군. 가야지. 용봉암 구경은 일정표에 없었는데.... 혹시 덤으로 구경을 시켜 줄랑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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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이렇게 생겼다. 깨끗하게 잘 만들어 놓은 길이다. 숲속이어서 풀 향기도 좋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걸을만 했다는 이야기이다. 도중에도 원숭이는 나타났다. 이번엔 평소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동영상으로 찍어 봤다. 동영상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첫째로 용량이 커서 메모리를 위협하고, 둘째로는 배터리를 많이 먹어서 카메라가 먹통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까닭이다. 그래서 폰으로 찍었다.



그래가면서 계단을 걷는다. 끝도 없을 것 같은 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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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무계단을 오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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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돌 계단이 나타난다. 동행한 여성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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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 (학~학~) 애고~ 힘들어라~!(나이가 60대이심)
낭월 : 갑자기 계단이 나타나니 좀 당황스럽지요?
여성 : 내려올 적에도 이렇게 계단을 걸어야 한다면 안 갈래요.
낭월 : 이 길로 올라 갔다고 해서 또 이길로 내려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하~!
여성 : 올라가는 것을 봐서는 또 이리로 내려오게 생겼잖아요?(무릎수술하심)
낭월 : 길은 가봐야 아니까요. 조금만 힘을 내 보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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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는 요렇게 귀여운 쓰레기통도 있다. 자연과 어울리는 모습으로 디자인을 했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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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계단을 지나니까 다시 나무계단이다. 그리고... 공사를 하고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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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들이 안전하게 잘 다니라고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누구는 일해서 먹고 살고, 또 누구는 여행하느라고 돈 써서 먹고 산다. 이렇게 서로서로 잘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니까 사람인(人)이란 말이지.... 낭월도 조금은 힘들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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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다 와가는 모양이다. 서양인들이 지도를 보고 있다. 이정표를 앞에 두고 지도를 보는 모습은 한자는 모른다는 뜻일랑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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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전위치 용봉암(當前位置 龍鳳庵) 바로 앞이 용봉암이구먼요~!

양가계풍경구역으로 가는
장가계삭도를 내리는 곳으로 가는 차를 타려면
환경보호버스를 타는 곳에서 줄을 서시구려.

다 걸어 온 모양이다. 그런데 버스를 타려면 줄을 서라고? 그러니까 이렇게 계단을 한참이나 올라와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버스란 말이지? 참으로 예상을 초월하는 장가계 여행길이다. 물론 돌아오는 길에 그 계단을 걸을 이유도 없지 싶다. 다행이다.(아까 던진 말이 맞아서 말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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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암 경계 보호구역이란다. 동남계(東南界)라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무릉원의 전체로 봐서 용봉암 구역은 동남쪽이라는 말인 모양이구먼. 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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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의 경계구역으로 들어간다. 아마도 버스를 타는 곳이겠거니.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여기까지 걸어 온 것으로 봐서 용봉암을 들려서 구경하고 가는 것이겠거니.... 10시 9분에 걷기 시작해서, 도착한 시간은 10시 24분이다. 그러니까 15분 정도 걸었구먼. 뭐 시간을 봐서는 별 것도 아니었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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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동원 견결산제흑악"독암"」이라는 자막이 머리 위로 흘러간다.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앞에서 언급한 내용을 이해하셨다면 '끄덕끄덕'하실 걸로 봐서 설명은 생략한다. 그나저나 용봉암이 어떻게 생긴 곳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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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꼭대기에 버스타는 주차장이 나오다니.... 얼떨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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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용봉암 표지석이 있는 걸로 봐서 뭔가 대단한 유물이 있는 곳인가 싶었다. 그런데 가이드는 용봉암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낭월도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냥 눈치만 보고 있을 따름이다. '혹시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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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가서 버스를 타잔다. 혹시나는 역시나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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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대기하고 있는데 뒤의 풍경이 자못 볼만하지 싶은 기대감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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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버스를 탈 거란다. 그렇군.... 그러면 용봉암이 어떻게 생겼는지 검색이라도 해서 살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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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도보로 계단을 걸었던 구간이로구나. 봐하니 찻길도 있었던 모양인데 무슨 문제가 생겨서 차를 이용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설마 차비를 아끼려고 노인네를 걷도록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어야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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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있겠느냔 말이지. 이렇게 넓은 찻길이 있으니까 말이다. 여하튼 지나간 일이니 되돌릴 수도 없다고 봐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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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에서 나온 장가계의 용봉암이다. 분위기로 봐서 거의 폐사지경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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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아도 될 분위기란 것을 알고 나면 맘이 편해지는 법이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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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장의 용봉암 관련 사진을 통해서 가본 요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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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탑이 하나 있는 것은 기억해 둘만 하겠다. 뒷산의 바위봉우리로 봐서 틀림없는 용봉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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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허물어져가는 사진을 봐서는 귀신이라도 나오지 싶구먼시나.... 언제적 사진인지는 알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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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배낭여행객만 호기심으로 들려보는 모양이다. 분위기를 봐하니 용봉암의 내력은 찾아보지 않아도 되지 싶다. 이렇게 해서 용봉암 관광은 끝~! 버스를 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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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이 듬직하다. 구비구비 산길도 잘 달리지 싶다. 버스가 넓어서가 아니라 렌즈 화각이 넓어서 넓게 보일 따름이다. 10mm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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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버스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까이꺼 조금 흔들리면 또 워뗘~! 10mm의 초광각으로 셀카를 찍으면 버스에 탄 사람들이 모두 옹기종기 렌즈 앞에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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휙휙 잘도 잡아 돌린다. 마주오는 버스가 열차 만큼이나 길어 보이는 것도 렌즈의 장난이다. 뭐 어때. 원래 인생은 고무풍선 같은 거니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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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자리의 공덕이다. 다만 기사가 벨트를 매라고 하는 말만 잘 들으면 된다.

"안춰안따이~!"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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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바위봉들이 멋스럽게 솟아 있는 사이로 잘도 달린다. 혹자는 양가계 가는 길이 무슨 이야기가 되겠느냐고 의심을 할 수도 있지만 같은 이야기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전설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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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의 수다꾼, 박모에게 보이는 모든 것은 나중에 500년 후에 역사기행이 될게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군. 풍경 하나하나는 지금 이 순간의 진실이니깐. 그래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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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넓은 들을 지나는가 싶다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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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좁은 산허리를 감싸고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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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로 '이기사(李技士)' 중국말로 '리쓰지(李司機)'는 휙휙 잘도 잡아 돌린다. 그의 이름은 이용파(李庸波)란다. 물어보지 않아도 안다. 생긴 모습이 이씨처럼 생겨잖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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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긴 이런 풍경은 산속이랄 것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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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도 키우는 모양이다. 마당 아래에 물을 가둬놓은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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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앞에 있는 명패를 봐서 알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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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던 산의 능선들이... 점점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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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대충 짐작을 한다. '양가계가 멀지 않은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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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하나의 작은 마을을 지나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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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하나 둘 나타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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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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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계(楊家界)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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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또 하나의 목적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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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에 출발해서 10시 37분에 내렸으니,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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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양가계 곤돌라 승강장에 도착했으니 양가계입구가 맞긴 하지 않느냔 말이지. 또 다음 편에서 보기로 하고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