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13] 황석채 적성대

작성일
2019-06-07 08:07
조회
1027

[장가계-13] 황석채 적성대(摘星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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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봉에서 황석채의 핵심을 봤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멋진 풍광을 감상하고는 다시 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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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봉으로 가면서도 언뜻 봤던 안내석이다. 가이드가 서둘러서 통과하는 바람에 별 것이 없나보다... 하고는 지나갔지만 다시 돌아나오면서 만난 쌍문영빈(雙門迎賓), 쌍문을 활짝 열고 귀한 손님을 맞이한다는 뜻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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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풍경을 보면 오지봉을 약간 다른 각도에서 본 것에 불과하다고 해야 할 모양이다. 이름만 보고서 기대를 할 필요는 없다는 것도 생각해 본다. 이름은 이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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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황석채 입구에서 쌍문영빈을 지나쳐서 오지봉으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만나게 되는 셈이기도 하다. 오지봉을 가면서 지나친 것은 오지봉을 보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였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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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문영빈의 주변에서 놀고 있는 황석채의 원숭이들도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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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로 가는 길에서도 원숭이는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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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목에서 할머니를 만났다. 시장 길목 어디에선가 만나더라도 자연스럽게 할머니 소리가 나올 수 있을 것만 같은 푸근한 표정이다. 세상좋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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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멀리서 귀경 오셨구먼~ 뭐 볼게 있실랑강 몰러~!' 할머니가 그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이렇게 해찰하면서 길을 가고 있으니 항상 뒤쳐질 밖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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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 표정은....? 어디서 봤더라.... (눈을 깜짝깜짝....) 아!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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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도의 서풍받이에서 본 바위가 문득 떠올라서였군. 작년 가을의 추억이로구나.... 막상 보니까 닮지도 않았는데.... 기억의 왜곡인 걸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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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포즈를 취하고는 또 제 갈 길로 간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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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문영빈에서 적성대까지는 100m로군. 그렇게 원숭이들과 놀면서 걷다가 보면 바로 만나게 되는 적성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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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대(摘星臺)에 올랐다. 이름표가 보이지 않는 것은, 이층으로 된 적성대의 아랫쪽이기 때문이다. 오지봉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고 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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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동선이 진행되었는지를 확인하는데는 지도만 한 것이 없다. 일목요연하게 살펴보는 것이 지도이다. 적성대는 오지봉에서 바라본 그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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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고 있는 곳이 바로 저 적성대이다. 이중으로 되어 있어서 위와 아래에서 조망을 할 수가 있는 구조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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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에 올라가게 될 적성대 위의 풍경이다. 지금은 그 아랫단에서 노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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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황석채가 장가계의 백미인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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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봉의 저 뒤쪽으로 암벽이 배경처럼 병풍을 치고 있는 것이 더욱 멋지게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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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원이 언제 생겨났는지를 찾아보면, 4억년 전의 바다가 솟아 올라서 형성된 절경이라는 기록이 보인다. 에베레스트산은 언제 바다에서 산으로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장가계는 4억년이라고 나오니까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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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을 남겨야지. 자력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증명서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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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을 본 다음에는 뒤도 돌아봐야 제대로 보는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그래서 문득 뒤를 돌아다 본다. 바로 적성대의 꼭대기로 올라가면 만나게 될 바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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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문득, 반가운 것을 발견했다. 보이면 또 들여다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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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벽에는 글자가 적혀 있었던 것이다. 이게 뭐냐? 전서로 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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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글자, 그러니까 왼쪽의 글자는 신(神)이고, 오른쪽의 글자는 공(工)이지 싶다. 왼쪽부터 읽느냐 오른쪽부터 읽느냐에 따라서 뜻이 크게 달라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유추를 할 것은 있다. 만약에 공신(工神)이라면, '신을 만들다.'가 되고, 신공(神工)이라면 '신이 만들다'가 된다. 그렇다면 이 멋진 풍광을 신이 만들었다는 말로 해석해야 자연스럽지 않을까? 아마도 그런 뜻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없을 것이다. 공신이란 말은 '공부의 신'으로도 통하는 글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신공(神工)이 맞을 게다. 그렇게 놓고 보면 이제 다음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20세기에 썼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 이전에 썼다고 하려면 문제라는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그 시절에는 절대적으로, 반드시, 오른쪽부터 글자를 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글자는 아마도 20세기에 누군가 정을 들고 와서 팠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문득 뜻을 생각하다가 이 글을 새긴 시점까지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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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위로 올라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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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계단을 올라가는데 사람들이 몰려서 꽤나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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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계단을 둘로 나눠놨다. 오르락길과 내르락길로 구분한 것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였을 게다. 그러다 보니까 겨우 한 사람이 올라갈 정도의 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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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 밖에서는 원숭이 엄마들의 육아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었다.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애들 키우기 힘들다고 하면서 결국은 자기들 아기를 자랑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도 해 본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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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이는 1~2평 정도? 2평까지도 안 되지 싶다. 1.5평이라고 하자. 그 좁은 공간에서 전망하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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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복잡해도 가봐야 할 곳은 있기 마련이다. 사람은 풍경을 구경하고, 원숭이는 사람을 구경하면서 그렇게 한 순간을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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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아직 젖을 먹고, 엄마는 누군가 던져 준 해바라기씨를 까먹으면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바쁜 것은 여행객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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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씨도 있었구나. 하루 종일 얻어먹으면 주리진 않지 싶다. 턱 아래의 볼록한 부분은 먹이를 저장한 창고이겠거니... 많이 벌었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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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씨를 까먹으면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에 빠져있는 그들의 풍경도 아무 곳에서나 볼 수가 없는 진기한 풍경이다. 절경에 어울리는 신기한 장면들이 천문산에서는 보지 못한 황석채에서의 모습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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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수다를 떠는 사이에 아기들이 세상 구경을 나선다. 아기들은 사람이 궁금한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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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대(摘星臺」


적(摘)은 따낸다는 뜻이다. 성(星)은 별이니까, '여기에 올라서서 별을 딴다.'는 의미로군. 별을 딸 만큼 높은 곳이라는 의미가 되기도 하겠다. 그리고 별을 따려면 밤에 와야 하겠고, 밤에 와서 머물 숙소가 없으니 텐트라도 짊어지고 와야 할 모양이다. 그리고 새로 새긴 듯한 영어의 이름은 아마도 아바타 영화 이후에 찾아오는 영어권 사람들을 배려해서 써 놓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영어로 새긴 기간이 오래지 않아 보여서 해 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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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난간에 매달려서 노는 모습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볼 것이 많은 황석채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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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놀다가는 또 주워먹으면서 무럭무럭 자라서 황석채와 함께 역사가 되어가고 있는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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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서 사진 한 장을 남기려고 웅성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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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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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대에 올라서 정작 풍경은 안 보고 원숭이랑 놀고 있는 연지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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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재미있는 순간을 보냈으니 또 길을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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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다 보니까 꽤 가파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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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중국어로 열심히 설명하는 토가족 가이드이다. 그래서 가이드의 설명을 낭월이 살짝 거들어 주기는 했다. 알아 듣지 못하면서도 성의를 보이는 여성 여행객에게 간단한 통역을 해 준 셈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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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 행선지는 어디냐? 적성대는 봤으니 육기각(六奇閣)인가? 그러나 우리 일행에게 육기각으로 갈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차라리 지도를 보지 말 것을 그랬다. 괜히 지도를 보게 되어서 상대적 허전함을 느껴야 하다니....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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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황석채를 둘러 보고 다시 지도를 확인해 보니까, 25개 정도의 볼거리 중에서 고작 3개를 봤다는 이야기로구나. 그 세 개 조차도 쌍문영빈은 지나는 길에 봤으니 실제로 본 것은 오지봉과 적성대 뿐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물론 아쉬움도 없진 않지만, 그 나머지 코스는 트레킹으로 나서야 할 수도 있고 하루에 다 둘러 보지 못할 수도 있음을 생각한다면 3박5일의 일정에서는 실현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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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각을 보기는 했지 싶다. 원숭이 등뒤로 보이는 건물이 육기각이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해서이다. 천문산에서는 네 가지 수수께끼가 나오더니만, 근데 뭔 까닭으로 여섯가지 기이한 누각이라는 말인지는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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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곳에 있는 것이 육기각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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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각의 풍경이다. 적성대에서 지붕의 일부분이 보였던 건물이 가까이에서는 이렇게 웅장한 모양이다.

①산기(山奇) 산세가 기묘하다.
②수기(水奇) 수세도 기묘하다.
③운기(雲奇) 구름도 기묘하고,
④석기(石奇) 돌이 이묘한 것이야 말할 나위도 없고,
⑤동물기(動物奇) 원숭이를 봤으니 기묘한 동물이고,
⑥식물기(植物奇) 식물조차도 기묘하다.

이렇게 기이한 모든 것들이 다 보이는 누각이 육기각이라는 이야기잖여? 그러니까 알고서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곳이었으니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후다닥~! 훑었구먼. 애초에 장가계가 첫번인지를 확인하더라니.... 만약에 낭월이 두번째로 간다면 당연히 봐야 할 것을 챙겼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니까 가이드는 초행인 사람들을 좋아할 만한 이유가 열 가지는 되지 싶다. ㅎㅎ

정상신선석

더 옛날에는 금색으로 칠한 장가계정유신선이었구나. 주롱지가 시를 남긴 것이 있어서 찾아봤다.

湘西一夢六十年(상서일몽육십년)
故地依稀別有天(고지의희별유천)
吉首學中多俊彦(길수학중다준언)
張家界頂有神仙(장가계정유신선)
熙熙新市人興旺(희희신시인흥왕)
濯濯童山意快然(탁탁동산의쾌연)
浩浩湯湯何日現(호호탕탕하일현)
蔥籠不見夢難圓(총롱불견몽란원)


상서에 한 번 가보기를 꿈꾼지 60년
옛말에 그곳엔 별유천지가 있다기에
공부하는 아이들에는 인물어 넘쳐나고
장가계 정상에는 신선이 산다더니
신도시는 나날이 번창하고 사람은 모여들며
뛰노는 아이들은 산을 닮이 쾌활하고
넘쳐나는 활발함을 어느 날에 드러날까
아름다운 풍경은 꿈에서조차 보기 어렵네

중국의 전 총리인 주롱지(1928년 10월 23일)가 지은 시란다. 대충 풀이를 해 봤지만 내용이 좀 어렵구먼. 희망사항인 것도 같고, 장가계를 가보니 과연 그렇게 멋지더라는 예찬인 것도 같지만 대충 그럴싸~하게 주물럭거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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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황석채을 밟은 것은 분명하지? 그것으로 마음에 점을 찍고[點心], 다시 다음의 목적지를 향해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황석채

아무리 초고속으로 둘러보는 황석채이기로서니 이런 표지석도 하나 제대로 못보고 하산한다는 것이 못내 서운하기는 하다. 남의 사진이지만 이렇게라도 문패 삼아서 한 장 얹어 놓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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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곤돌라. 올라갔던 길을 되짚어 내려오는 것이었군. 황석채에서는 다른 길이 없나 보군. 아니면 시간 절약을 위해서 다시 곤돌라로 하산하는 길을 선택했을 수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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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오면서 본 길이라고 해서 같은 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와이어부터가 반대편인 것을. 그러니까 올라오면서 다 봤다고 해서 내려가면서 빈둥거리면 안 된다. 이미 시간이 다르고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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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년 전에는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서 바위틈을 누비고 다녔겠구나... 이젠 또 엉뚱한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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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면서 봤던가? 왜 낯설지? 그게 다 그런 것이다. 몇 걸음만 옮겨도 또 다른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 세상의 풍경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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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시시각각(時時角角)이다. 항상 새롭고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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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시간 만에 번갯불 놀이를 하고 내려간다. 9시 7분에 곤돌라를 탔는데, 일껏 다 돌아다니고 다시 내려오는데 시간은 9시 57분이다. 겨우 50분.... 이건 너무 했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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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면서도 다시 뒤를 돌아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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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있거라 황석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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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게 될런지는 나도 모르지....
아쉬운 마음에 눈을 뗄 수가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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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손을 흔들어 주는 바위가 보였다. 잘가란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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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아래에 도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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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도 되기 전에 황석채 구경을 다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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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향나무의 씨앗으로 만든 공예품인데 이것을 지니면 모기가 물지 않는단다. 좋은 상품이구먼시나 우리는 살 마음이 없다. 홀로 소개하는 낭자의 소리가 공허하게 메이리 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