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09] 천문호선 공연

작성일
2019-06-01 06:40
조회
1027

[장가계-09] 천문산 천문호선(天門狐仙)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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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도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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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마지막 일정으로 천문호선극장(天門狐仙劇場)을 찾았다. 저녁을 먹고 8시 30분에 시작하는 공연을 보러 가기 위해서 다시 천문산 입구에 있는 곳으로 갔다. 그 위로 보이는 등불은 천문동이다. 낮에 본 그 천문동에 조명을 설치해서 어둠 속에서 보이도록 불을 켜둔 것이다. 천문동은 낮에도 밤에도 열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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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까봐 비옷을 입고 온 사람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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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로 달려가는 가이드의 발걸음은 여전히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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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위치에 따라서 차이가 있었군. 아마도 대략 A구역이었지 싶다. 그렇다면 208원짜리 공연석이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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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얼마냐.... 곱하기 170원으로 하면.... 35,360원? 우와~!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구나. 물론 단체로 할인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공연비용으로는 좀 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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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은 대략 171원이니까 170원으로 계산하면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면 된다. 이렇게 비싼 공연을 봤구나..... (눈 튀어나오겠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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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에서는 미끼를 계속 투척하고 있다. 이 공연을 보지 않으면 평생 후회라도 할 것처럼 말이지. 물론 낭월은 보러 간다. 봐야지. 일정표대로 공연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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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색의 조명으로 황금빛을 내는 공연장 입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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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공연장이름이 천문호선대극장(天門狐仙大劇場)이다. 그러니까 영원토록 이 한가지 공연만을 한다는 의미로구나. 뭐 그건 상관없다. 대부분의 관람객은 장가계를 한 번만 올 것이므로 항상 처음보는 공연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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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번호표가 홀짝으로 되어있는 모양이다. 짝수번호 입구라고 써놓은 것은 제대로 했군. 어디를 가던지 한글표시가 눈에 들어온다. 그것도 제대로 썼는지를 감시하는 시선으로. 이것은 틀림없는 문자집착증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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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초점이 잡히지 않아도 누르면 찍힌다. 검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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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공연장으로 들어가면 토가족 의상을 입은 안내원이 자리를 찾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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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는 아직 불이 들어오지 않아서 어두운 가운데 설치물들이 윤곽만 보여준다. 공연은 시작되기 전인데 앞쪽에서 방송이 나오는 것은 예술품을 경매하는 소리란다. 그리고 가이드가 사전에 일러두기를 한다. 경매가격이 나오더라도 손을 들지 말란다. 설마 내가 되겠냐는 마음으로 재미삼아 손을 들었다가 낙찰이 되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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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의 왼쪽으로 희미한 불빛에 사람들의 그림자가 보여서 한 장 찍었다. 사진이 깜깜하다. 그러나 다 알고 있다. 라이트룸(사진보정프로그램)에게 부탁하면 그 속에서 뭔가를 찾아 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물론 그 전에 소니카메라의 능력을 믿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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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하지는 않지만 대략 어떤 모습이 그 안에 있었는지는 알아 볼 정도가 된다. 그래서 빛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사진을 찍는다. 조명은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서 낭월의 카메라 가방에 플래시는 거의 없다. 자연광을 선호하는 까닭이다. 비록 그 광선이 전등불일지라도 말이다. 플래시로 빵~! 하고 터뜨리는 것은 신문기자들이나 하는 일이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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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되면서 무대에 빛이 뿌려진다. 그러면 또 사진으로 담으면 된다. 여행사진가는 여행지의 상황을 그대로 기록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어둡거나 밝은 것을 탓하지 않는다. 너무 깜깜해서 눈으로 봐도 보이지 않으면 그건 찍지 않으면 된다. 사람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사물이라면 카메라도 라이트룸도 어떻게 해 볼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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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를 65535까지 끌어올린다. 왜냐하면, 어두우니까. 셔터는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125분의 1초로 하고, 최대한 당기니 800mm가 나온다. 렌즈에 따라서 흔들리지 않는 셔터속도가 다르다. 지금은 공연장의 배우들을 담아보려고 한쪽 카메라에는 100-400GM렌즈에 2배로 당겨주는 텔레컨버터를 달고, 한쪽에는 24-105렌즈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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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감독의 이름이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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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노래는 토가족 합창단의 노래로 시작된다. 괜찮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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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좀 밝아지니 이소는 10000으로 낮춰도 되겠다. 토가족 남성이 부르는 노랫소리가 낭랑하게 공연장에 울린다. 그런데....? 어? 하면 당긴다. 뭘로? 라이트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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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찬 바람에 입술이 갈라졌나보다. 노래를 하려니까 갈라진 입술에 침을 바르고 있는 모습이 잡혔네. 망원렌즈가 주는 소소한 놀이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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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나타났다. 여우가 천년을 묵으면 신선이 되나보다. 그래서 이름도 호선(狐仙)이다. '여우신선'이라는 뜻이다. 매우매우 존중해주는 이름이군. 그나저나 천년이나 도를 닦어서 신선이 되어야 비로소 인간과 같은 등급이 된단 말인가? ㅋㅋㅋ

한국에서는 구미호(九尾狐)라고 부른다. 경계를 해야 하는 이유는 사람의 간을 빼먹는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니, 여우를 무서워하는 한국과 여우랑 동거하는 중국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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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이 여우의 의상들이다. 그러니까 이야기는 여우는 여우랑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인 모양이다. 인간과 살아보려는 주인공을 설득하기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는 분위기가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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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인원이 300명이라고도 하고, 500명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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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춤사위도 벌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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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에 따라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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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여우가 인간으로 환생한 것인가? 빨간 의상의 여우들은 아직 초짜들이고 꼬리가 없어진 여우들은 천년을 묵은 호선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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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여우나라의 왕도 있었겠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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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봉을 들고 인간과 살고 싶은 여우를 혼내는 모양이다. 실은 동물의 왕인 여우대왕이 왕비를 간택함에 천년백호(千年白狐)로 결정을 했는데 요노무 여우가 당최 동의를 하지 않아서 화가 많이 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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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호(千年狐)는 요렇게 생겼더란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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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얼르고 달래는 모양이다. 위엄을 갖추고 호통을 치고 있는 여우나라 왕의 앞에는 어둠 속에서 웃고 있는 배우들의 모습이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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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춤이 이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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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뒤편으로 달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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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보름달이 뜬 날에 인간으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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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으로도 변신해 보고.... 신랑이 어느 족인지를 알아야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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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족인가 싶어서 이렇게도 변신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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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찾았다. 토가족(土家族)이었구나. 성공~~!! 그냥 보여주는 꺼리지만 낭월의 상상력을 동원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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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변신에 성공했다. 이제 총각을 찾아서 마을로 내려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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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병 여우들이 말리는 모양이다. 여우는 여우랑 살아야 한다고. 뭐 그 말이 귀에 들어가겠느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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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는 한 청년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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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유해가(劉海哥)라네. 그의 직업은 나뭇꾼이다. 그러니까 한국에서는 '나무꾼과 선녀'였는데 중국에서는 '나무꾼과 여우'네. 한국은 천신의 자식들이라서 하늘을 항상 그리워하는데 중국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서 허무맹랑한 선녀보다는 현실적인 여우를 선택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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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중국인들은 그 여인이 천년묵은 여우인 것을 바로 알아보는데, 한국인들은 보이는 그대로 믿어서 선녀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원래 한국인은 순수하니깐.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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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우와 중국여우는 분명히 다르다. 한국의 천년호는 사람의 간을 빼먹지만, 중국의 천년호나 천년사(千年蛇)는 모두 인간과 정을 나누고 사랑을 그리워하면서 목숨을 다해서 복수도 해주고 사랑을 위해서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이야기들을 보면.... 이런 것에서 전통적인 민족사상이 옅보이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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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인간과 동물이 둘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더불어 살기 때문에 원숭이, 사자, 용, 돼지가 삼장법사를 돕기도 하고, 온갖 요괴들은 인간을 괴롭히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전통적인 이야기 속에서 뭔가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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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도 처음에는 여우와 살아가는 것을 반대하지만 결국은 그 무엇으로도 두 사람을 떼어 놓을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여우가 인간계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말하자면, 레벨업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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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단다.
좋겠지...
아무렴...
사랑이란...
행복이란....
온갖 생물들이 바라는 희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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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 당연하지 그래야 이야기지. 오른쪽 벽에 한글로 내용이 나오기는 하는데 그게 별로 도움이 안 되기도 하고, 영상에 취해서 스토리는 안중에도 없는 낭월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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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행복한 꿀같은 시간만 주어진 건 아닌 모양이다. 상처를 받고 힘들어 하는 천년호에게 다시 여우계의 부하들이 위로하러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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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여우는 여우, 인간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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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천문산의 여우신선으로 돌아갔더란다. 그리고 밝은 보름달이 뜰 때마다 나타나서 옛 사랑을 그리워하는 걸까? 순전히 낭월의 상상과 연결된 이미지이다. 이렇게 본 이야기는 일일이 전할 수가 없으니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공연영상을 찾아서 첨부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연이 다른 극장에서 있다는 것을 안 것은 일정에 없어서 알아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여행을 마치고 이렇게 정리하면서 소개라도 하는 것인데, 결론을 말하면, 낭월에게 선택권을 줬다면 반드시, 절대로, 천문호선은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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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니는 중에도 간간히 보인 광고판이다. 「매력상서(魅力湘西)」이다. 매력은 매력적이라는 말이고,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있다는 말이니 쉬운 말인데, 상서는 무슨 뜻인가 하면 상수(湘水), 혹은 상강(湘江)의 서쪽이라는 뜻이다. 상강.... 어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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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시(岳陽市)와 동정호를 끼고 흐르는 강의 이름이 옛날에는 상강이었다. 그러니까 장강(長江)의 일부분을 잘라서 상강이라고 불렀던 모양이다. 금강의 일부분을 잘라서 백마강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겠거니.....

그 상강의 서쪽에 장가계가 있으니까 상강의 서쪽이라서 상서(湘西)가 되었다는 것을 이렇게만 설명해도 충분히 이해가 되셨을게다. 그러니까 장가계를 말한다고 해도 되고, 더 넓은 지역인 상덕(常德)을 포함해서 전체를 의미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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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민속적인 이야기는 매력상서나 천문호선이나 같지만, 낭월은 여우보다는 현실적인 주민들의 이야기가 더 관심이 갈 따름이다. 그래서 자료를 찾아서 대충 기본적인 그림이나마 소개를 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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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조명이 실내라서 더 밝다. 야외의 조명은 아무래도 어두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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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몰라도 남녀가 중앙에 있는 것을 보니 또한 애정사로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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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서에 갔으면 상서 사람들의 모습을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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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몇 장의 사진으로 대신하지만 다음에 또 장가계를 가면 어디에서 공연을 봐야 할지는 확실하게 해 둔다. 벗님께서 장가계 일정이 있으시다면 이 두 가지의 공연을 참고하셔서 가이드에게 주문을 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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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혼자 빠져나와서 택시를 타고 매력상서를 보러 가면 될 일이기도 하다. 돈이 더 들기는 하겠지만 그 정도는 감수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러니까 일정표에 천문호선이 잡혀 있다면 그것을 안 본다고 해도 돈은 환불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는 고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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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매력상서를 못보고 와서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낭월이다. 이렇게 사진으로는 양이 차지 않아서 공연실황을 담은 영상도 찾아본다.



매력상서는 다음 기회에 보면 된다. 천문호선은 야외공연이고, 매력상서는 실내공연이라는 것도 차이라면 차이겠다. 그러니까 날이 맑은 하절기에는 천문호선이고, 눈비오는 동절기에는 매력상서를 택할 수도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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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하고, 매력상서를 상영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찾아봤더니 무릉원(武陵源)에서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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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천문산의 천문호선극장에서 매력상서를 공연하는 무릉원의 장가계매력상서국제문화광장까지는 차로 1시간 20분 거리로 나온다. 이런~~~ ㅋㅋㅋ

그러니까 모르면 용감하다는 이야기로군. 가이드에게 매력상서를 보러 가겠다고 했다가는 가이드를 웃게 만들뻔 했잖여.

천문산을 관광한 날은 선택의 여지가 없이 천문호선을 봐야 하고, 무릉원에서 잠을 자게 된다면 매력상서를 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또 알고 나서는 잠시 가이드에게 말하고 난 매력상서를 보러 간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란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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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러니까 이 무릉원이 그 무릉원이라고? 갔었는데? 보자.... 시간이... 21일 1시 43분이었구나. 아흐~~~ 무릉원엔서 잠을 자지 않은 이유를 알겠군. 일정이 그렇게 잡히지 않았었구나. 여기에서 보봉호를 가느라고 정신없이 내달렸었구먼... 숙소를 무릉원에 잡았으면 매력상서를 볼 수가 있었던 건데.... 아쉽군... 다음엔 반드시 무릉원에서 일박을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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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장가계의 천문산 관광은 모두 마무리가 된 셈이다. 무엇보다도 하늘이 도우하심에 감사드리고, 자연경관의 빼어남에 감동하고, 그런 것을 느낄 수가 있는 정신이 고맙고, 언제든 어디든 정신을 데리고 다니는 건강한 몸에 대해서도 더욱 고마운 마음임을 귀가하는 차 안에서 음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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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다 보고 나서야 모든 일정을 마치고 비로소 숙소를 찾았다. 숙소는 양광대주점(陽光大酒店)인데 넓직한 호텔에서 편안하게 잘 잤다는 것으로 장가계 첫날의 일정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