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일지의 정재궁, 신체궁

작성일
2007-09-0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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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日干)을 庚金으로 기본을 삼는 것은 주체적이면서도 천간(天干)은 양(陽)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지(地支)는 자연스럽게 음(陰)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음의 천간이라고 해도 乙丁己辛癸의 다섯 종류에서 辛金을 제외하고 나머지 네 천간에서 庚金과 가장 인연이 많은 글자는 무엇이 될 것인가를 관찰할 수가 있다.

일간을 그 사람의 정신적(精神的)인 실체로 관찰을 하는 것에 동의를 한다면, 일지(日支)는 그 사람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육체(肉體)가 된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를 할 이유가 없다고 하겠다. 정재(正財)의 의미는 강력한 생명력(生命力)으로 이해를 할 수가 있으며 이러한 관찰은 乙木의 특성을 살피면서 확인을 할 수가 있으므로 일지를 정재궁(正財宮)으로 판단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하겠다.

그리고 육체와 정신이 서로 분리될 수가 없으며, 만약 분리가 된다면 올바른 인간의 역할을 할 수가 없다고 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것을 살펴봐도 얼마나 강력한 접착력이 되는 것인가를 짐작하게 된다. 서로 떨어지려고 해도 떨어 질 수가 없는 존재가 정신(精神)과 육체인 것이므로 庚金은 일지의 乙木과 합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해서 일지를 정재궁, 즉 乙木의 집으로 보게 된다.

乙木은 항상 庚金의 극(剋)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육체는 늘 정신의 공격을 받아서 스트레스를 유발시키고 있다고 해석을 하게 된다. 그래서 적게는 신경적으로 피곤한 상황을 유발하게 되고, 크게는 질병까지도 발생시키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며, 특히 현대인의 정신적인 불안감이 수많은 정신질환(精神疾患)을 가져오는 것을 생각해 보면 金剋木의 현상이 여전히 그 내부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관찰하게 되면 정신과 신체는 떨어질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하나가 될 수도 없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갈등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 인간의 구조라고 하겠고, 심하면 자신의 몸을 죽여 버리는 자살현상까지도 가능하게 되는데, 이러한 것은 모두 金剋木의 현상으로 관찰을 하면 무리가 없는 것이다. 즉 몸은 정신을 죽일 수가 없지만 정신은 몸을 죽일 수가 있으니 일간이 일지를 극하는 의미로 이해를 하게 되고, 끈끈하게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은 乙庚合으로 관찰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정신구조는 일간으로 살피고, 신체구조는 일지로 살필 수가 있으며, 나아가서 겉으로 드러나는 심리(心理)는 일간으로 보고,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심리는 일지의 지장간(支藏干)으로 살피기도 하는데, 이러한 것을 종합하여 정리한다면 어느 사람의 기본적인 정신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주의 주체궁(主體宮)과 신체궁(身體宮)이 된다는 것을 잘 살펴야 한다.

아울러서 육친궁(六親宮)으로는 부부궁(夫婦宮)이라고도 하는데, 부부의 경우에도 서로 합(合)이 된 인연으로 인해서 일생(一生)을 함께 하면서 애증(愛憎)의 나날을 누리게 되는 것이 서로 다르지 않으니, 이러한 점을 살피면서 개인적으로는 정신과 육체로 일주를 논하고 인간적(人間的)으로는 부부궁으로 논하게 되는 것이 서로 통하는 것이다.

참고로 월지를 남편궁(男便宮)으로 놓고 관찰을 하기도 했는데, 현재의 생활모습으로 봐서 부부가 서로 동격의 형태가 되는 것을 생각하면서 여성의 입장에서 가정에서 생활만 하는 경우라면 남편궁을 월지로 볼 수도 있겠으나 그렇게 하지 않고 모두 일지로 통일을 해서 관찰을 하여도 해석하는데 무리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더 편리하므로 이러한 방식을 따르도록 한다. 이것은 생활의 형태에 따라서 달라 질수도 있다고 하는 것이며, 과거의 여필종부(女必從夫)와 같은 상황에서 아내는 남편의 신분에 따라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시대라고 한다면 월지를 남편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는 것을 참고적으로 알아 두도록 한다.

하건충 선생의 설명에 의하면“만약 우리가 일지를 乙木의 궁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천간 庚金의 입장에서 정재궁이 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가 있다. 혹시 어떤 사람이 여기에 대해서 이의(異議)를 제기하여‘일간이 庚金이라면 일지는 辛金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다면 이러한 이의에 대해서 일리가 있다고도 하겠는데 다만 조금만 깊이 생각을 해 보면 그것은 정확하지 않음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庚과 辛이 음양(陰陽)으로 응하면서 서로 같은 金에 속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庚과 辛의 사이는, 庚과 乙의 사이에서와 같은 흡인력(吸引力)도 매우 미약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렇게 이해를 하는 것도 타당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