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閑神 - 무수한 변수를 품고...

작성일
2007-09-1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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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 나중에는 큰 비중이 있는 것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 세상살이겠지만, 팔자공부에서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 또한 묘한 일이다. 이 한신이 바로 그러한 기분이 드는 성분이다. 처음에는 용신도 아니고 기신도 아닌 한신에게 마음을 쓸 여유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1년, 2년 공부가 깊어지면서 점차로 신경이 쓰이는 성분이 바로 한신이라는 점을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공부 과정이라고 생각이 된다. 벗님의 시각에서 한신의 움직임에 신경이 쓰일 정도가 된다면 이미 상당한 실력을 갖춘 것으로 봐도 되겠다.

 

이미 12장에서 閑神에 대한 내용을 다뤘는데, 철초님께서도 이렇게 별도로 한신에 대한 항목을 넣었다는 것이 또한 의미심장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여기에서 다시 요약을 해보는 의미로 부연설명을 해보려고 한다. 다만 철초님이 설명하신 사주의 구조를 보면 한신을 완전하게 설명한 것이라고 하기에는 좀 아쉬운 맛이 남는다. 왜냐면 희신의 역할을 하는 글자를 한신이라고 한 듯 싶어서이다. 사주를 보면서 생각해보자.

 

   丙 甲 戊 庚

   寅 寅 子 寅

丙乙甲癸壬辛庚己

申未午巳辰卯寅丑

 

철초님 말씀에는 용신-丙火. 희신-寅木. 기신-水. 구신-金. 한신-土의 구조로 설명을 하셨고 특히 年干의 庚金을 기신이라고 하기도 했는데, 기본적으로는 별 무리가 없다고 하겠으나, 실은 여기에서 희신은 木이 아니고 土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고 싶은 것이다. 다시 말하면 '희신은 용신의 용신' 이라고 하는 공식으로 대입을 하면 틀림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이 사주를 다시 살펴보면 병화의 입장에서 과연 목이 필요하겠느냐고 한다면 병화는 이미 강할 대로 강해서 목은 오히려 한신이라고 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즉 용신이 왕한데 다시 목으로 생조를 할 필요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병화는 보호를 받아야 할 것이고 그 역할은 戊土가 담당을 하는 것이 월등히 효과적이라고 하는 것을 간단히 판단할 수가 있겠다. 희신이 土가 되는 것으로 본다면 목은 토를 극하므로 구신이 되는 입장이다. 그래서 다시 배치를 해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한신은 金으로 보는것이 정답이겠다.

다만 겨울의 불이 토를 원하지 않는 것은 일간 甲木의 마음이라고 이해를 할 수는 있겠다. 그렇게 되면 丙火는 화력이 강해야 하므로 희신으로써 무조건 목을 써야 한다는 말이 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는 일리가 있으므로 낭월이가 너무 고집을 피울 수는 없음을 생각하게 된다. 다만 이미 목이 많으면 다시 목을 희신으로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을 헤아리시면 되겠다.

 

만약 천간으로 壬水나 癸水가 왔을 경우를 생각해 보도록 하자. 즉 임수가 왔을 적에 무토가 없다면 누가 병화를 보호할 것이냐는 질문에서 아무래도 대답이 궁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甲木인 일간 자신이 나서겠다면 물론 말리지는 않겠지만 일간이 개입하는 것은 실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보다는 병화로써는 戊土의 보호가 무엇보다도 든든하다고 하겠고, 壬水가 오면 극하고 癸水가 오면 합해서 확실하게 丙火 용신을 보호하게 되니 희신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는 생각을 해봤다. 이러한 관점에서 토가 희신이 되어야 한다고 한 것이고 만약 병화가 무력했다면 그대로 목을 희신으로 하지 않으면 곤란할 것이다. 우선 약하면 생조를 받아야 하겠기 때문이다.

 

 

1. 閑神 金의 여러 가지 변수를 생각한다.

 

 

1) 庚金의 작용

 

경금이 들어오면 무토의 생조를 받아서 경금이 기세를 떨치게 된다. 병화에게 제어를 당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무토가 있음으로 해서 완충작용이 되므로 치명타를 입히기에는 역부족이 될 가능성도 있겠다. 경금이 살아난다면 다시 상대적으로 강해지는 것은 수가 되겠지만 천간에 수가 없음으로 해서 실제로 치명적인 흉한 작용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한신의 역할은 그대로 한신으로 마무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2) 辛金의 작용

 

辛金의 입장은 상당히 다르다. 바로 用神合去라고 하는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하게 되는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신이라고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고 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 오히려 수가 들어와서 차라리 극을 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辛金이 들어와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辛金의 난동을 막아줄 글자가 있어야 하겠는데 바로 丁火가 되는 것은 두 말을 할 필요가 없겠다. 그런 글자는 있지도 않고, 오히려 戊土가 있어서 신금을 더욱 싸고 돈다면 참 일간의 마음으로써야 어디에 가서 하소연이라고 해보겠는가 싶다. 이것이 바로 한신의 난동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혹 그렇다면 한신을 다른 것으로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겠다. 다만 이 상황에서 목을 한신으로 잡을 것인가? 아니면 그야말로 철초님의 말씀대로 土를 한신으로 잡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을 해야 하겠지만 어찌 보면 이렇게 희용기구한을 정하기보다는 대운 하나 하나마다 늘 사주의 원국과 대입을 해서 판단을 하는 것이 더욱 정확한 방법이 될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렇게 기준에 자신이 없어서야 어떻게 학자라고 하겠느냐는 생각을 스스로 하면서 이 사주에서의 희신을 土로 보고 한신을 금으로 보게 되는데, 그러자니 辛金의 운이 이렇게 치명적인 작용을 하는 것으로 봐야 함이 참 딱한 광경이다. 여하튼 이렇게 부담이 될 가능성이 많음을 생각하게 되는데, 살아가는 길에서 부디 辛金의 운을 만나지 말도록 기도를 해야 하겠지만 오고 있는 운이 기도를 한다고 오지 않겠느냐고 해야 할 모양이다.

 

만약 만에 하나라도 금이 한신이 아니라고 한다면 여하튼 중요한 것은 火가 용신인 것이라는 점은 틀림이 없으므로 적어도 기신은 水가 되어야 할 것이고, 그로 인해서 금이 구신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적어도 辛金을 보면 매우 불리하다는 점은 일반적인 구신의 역할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히 치명적이라고 하는 점을 생각하시면 되겠다. 이렇게 말씀 드리는 것은, 철초님께서 이 사주의 설명부분에서는 年干의 庚金을 기신이라고 하셨는데, 역시 그렇지는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것이다. 그리고 운의 설명을 보면 卯木에서부터 발했다고 되어있는데, 그렇다면 辛金 운까지는 별 볼일이 없었다고 해석을 해도 되겠다. 역시 辛金은 부담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능하게 한다.

 

3) 申金의 작용

 

地支로 들어오는 申金의 경우에는 寅申충이 발생하면서 상당히 혼란스럽다고 하겠지만 한편으로 보면 子水가 합을 해서 크게 난동을 부리는 정도는 아니라고 하겠다. 그래서 지지의 그야말로 기신에 해당하는 子水가 좋은 짓을 해서 난리가 벌어질 상황을 무마한다고 해석을 해도 되겠다. 그리고 자수가 동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는 것이 지지에서는 火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지지에 火가 있었다고 한다면 역시 申金도 부담이 크게 되었을 것이라고 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4) 酉金의 작용

 

유금도 역시 한신이기는 마찬가지이다. 별로 흉한 작용을 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사주에 이미 寅木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신금에 대해서도 잘 버텼다고 한다면 酉金에서는 별로 부담이 없다고 하겠다. 역시 子水의 공덕은 여전히 존재를 할 것이고 용신인 병화는 전혀 흔들림이 없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을 가능하게 한다.

 

이렇게 살펴보니까 결국은 금이 한신이기는 하지만 천간에서의 辛金은 절대로 방심을 해서 될 성분이 아니라고 하는 점을 주의해야 하겠다. 그리고 덤으로 얻은 것은 子水가 비록 기신이라고는 하지만 사주에서는 별로 흉한 작용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을 모두 고려해서 운의 해석을 한다면 비록 기신의 운이라고 해도 무조건으로 나쁘다고 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서 역시 가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