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淸濁

작성일
2007-09-1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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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滴天髓原文】

 

 

一淸到底有精神. 管取生平富貴眞. 澄濁求淸淸得去. 時來寒谷也回春.

일청도저유정신. 관취생평부귀진. 징탁구청청득거. 시래한곡야회춘.

 

【滴天髓徵義原文】

 

命之最難辨者. 淸濁兩字也. 淸而有氣. 則精神貫足. 淸而無氣. 則精神枯槁. 精神枯則邪氣入. 邪氣入則淸氣散. 淸氣散則不貧亦賤矣. 夫淸濁者. 八字皆有也. 非正官一端而論也. 身弱有印, 忌財. 財星不現. 淸可知矣. 則使有財. 不可便作濁論. 須要看其情勢. 如財與官貼. 官與印貼. 印與日主貼. 則財生官. 官生印. 印生身. 印之源頭更長. 至行運再助其印綬. 自然富貴矣. 則使無財. 不可便作佳論. 亦要看其情勢. 或印星無氣. 與官星不通. 或印星太旺. 日主枯弱. 不受印星之生. 或官星貼日. 印星遠隔. 日主先受官剋. 印星不能生化. 至行運再逢財官. 不貧亦夭矣.

正官格身旺喜財. 所忌者印綬. 傷官其次也. 亦要看情勢. 如傷官與財貼. 財與官貼. 官與比肩貼. 不特官星無애. 抑且傷官化劫, 生財. 財生官旺. 官之源頭更長. 至行運再遇財官之地. 名利兩全矣. 如傷官與財星遠隔. 反與官星緊貼. 財不能爲力. 至行運再遇傷官之地. 不貧亦賤矣. 如傷官在天干. 財星在地支. 必須天干財運以解之. 傷官在地支. 財星在天干. 必須地支財運以通之. 或財官相貼, 而財神被合神絆住. 或被閑神劫占. 亦須歲運충其合神. 制其閑神. 皆爲澄濁求淸. 雖擧正官而論. 八格皆同此論. 總之喜神宜得地逢生. 與日主緊貼者佳. 忌神宜失勢臨絶. 與日主遠隔者美. 日主喜印. 印星貼身. 或坐下印綬. 卽日主之精神也. 官星貼印. 或坐下官星. 此卽印綬之精神. 餘可例推.

 

명지최난변자. 청탁량자야. 청이유기. 즉정신관족. 청이무기. 즉정신고고. 정신고즉사기입. 사기입즉청기산. 청기산즉부빈역천의. 부청탁자. 팔자개유야. 비정관일단이론야. 신약유인, 기재. 재성불현. 청가지의. 즉사유재. 불가편작탁론. 수요간기정세. 여재여관첩. 관여인첩. 인여일주첩. 즉재생관. 관생인. 인생신. 인지원두갱장. 지행운재조기인수. 자연부귀의. 즉사무재. 불가편작가론. 역요간기정세. 혹인성무기. 여관성불통. 혹인성태왕. 일주고약. 불수인성지생. 혹관성첩일. 인성원격. 일주선수관극. 인성불능생화. 지행운재봉재관. 부빈역요의.

정관격신왕희재. 소기자인수. 상관기차야. 역요간정세. 여상관여재첩. 재여관첩. 관여비견첩. 불특관성무애. 억차상관화겁, 생재. 재생관왕. 관지원두갱장. 지행운재우재관지지. 명리양전의. 여상관여재성원격. 반여관성긴첩. 재불능위력. 지행운재우상관지지. 부빈역천의. 여상관재천간. 재성재지지. 필수천간재운이해지. 상관재지지. 재성재천간. 필수지지재운이통지. 혹재관상첩, 이재신피합신반주. 혹피한신겁점. 역수세운충기합신. 제기한신. 개위징탁구청. 수거정관이론. 팔격개동차론. 총지희신의득지봉생. 여일주긴첩자가. 기신의실세임절. 여일주원격자미. 일주희인. 인성첩신. 혹좌하인수. 즉일주지정신야. 관성첩인. 혹좌하관성. 차즉인수지정신. 여가예추.

 

'한차례 청기가 이르르면 정신이 있고

일평생의 부귀를 관장하게 된다네,

탁한 가운데에서 맑음을 구해 얻는다면

차가운 골짜기에 봄이 되어 만물이 소생하네.'

 

"팔자에서 가장 가리기가 어려운 것이 청탁이라는 두 글자이다. 청하고 유기한 것은 정신이 서로 연결되어 넉넉한 것이고, 청하되 무기한 것은 정신이 메말라 있는 것이니 정신이 마르게 되면 사기가 들어오게 되고 사기가 들어오면 청기는 흩어지게 되니 청기가 흩어지면 가난하지 않으면 천하게 된다. 대저 청탁이라는 것은 팔자에 다 있는 것이다. 정관만을 놓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신약하고 인성이 있으면 재성은 꺼리게 되는데, 재성이 나타나지 않으면 청함을 알 수가 있고, 재성이 있다고 해서 바로 탁하다고 말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모름지기 그 정세를 봐야 하는데, 만약 재가 관성과 연결되어 있고, 관성은 다시 인성과 연결되어 있으며 인성은 다시 일간과 붙어 있다면 즉 재성이 관성을 생하고 관성이 인성을 생하고 인성은 일주를 생하니 인성의 원류가 다시 길어진다고 할 것이니 나아가서 행운에서도 다시 그 인성을 도와준다면 자연히 부귀가 될 것이니 만약 재성이 없었다면 이렇게 아름답다고 논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또한 정세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혹 인성이 기세가 없는데 관성과 서로 연결이 되어 있지 않거나 혹은 인성이 너무 왕성한데 일주는 메마르고(물이 많아서 나무가 뜨는 것처럼) 그래서 인성의 생조를 받지 못하거나, 혹은 관성이 일주에 붙어있고 인성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일주가 먼저 관살의 극을 받고 인성은 생화가 불가능한 경우에 행운에서는 다시 재관의 운을 만나면 가난하지 않으면 천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정관격에 신왕하면 재성이 필요하고 이때 꺼리는 것은 인성이다. 상관은 그 다음으로 꺼린다. 또한 정세를 봐야 하는데, 만약 상관과 재성이 붙어있고 재성과 관성이 붙어있으며 관은 비견과 붙어 있다면 특히 관성을 꺼릴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또 상관이 겁재를 화하는 것을 누르고 재성은 관을 생해서 왕하게 하니 관의 원두가 다시 길어지는 것이라 운에서 재관의 운을 만난다면 명리가 모두 갖추어 것이다.

만약 상관이 재성과 멀리 떨어져있고, 도리어 관성과 붙어 있다면 재성은 힘이 되기가 불능하겠고, 행운에서 다시 상관의 운을 만나기라도 한다면 가난하지 않으면 천할 것이다. 혹 상관이 천간에 있고 재성은 지지에 있다면 운에서는 천간의 재성운이 와야 해결이 되겠고, 지지에 상관이 있고 천간에 재성이 있는 구조라고 한다면 운에서는 반드시 지지의 재운이 와야 서로 통하게 되니 혹 재관이 서로 붙어 있더라도 재성이 합이 되어서 묶여 있거나 혹 한신에게 얻어 맞거나 하면 또한 세운에서는 모름지기 그 합신을 충하거나 한신을 제어하는 운이 오면 모두 탁함에서 맑음을 구해서 얻은 것이라고 할 수가 있으니 비록 정관으로 논했지만 다른 팔격도 모두 같은 논리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희신은 득지하고 생을 만나고 또 일주와 바짝 붙어 있으면 아름답고 기신은 실세하고 절지에 임하거나 일간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아름다운데, 일주가 인성을 반기면 인성이 바짝 붙어 있거나 혹은 인성에 앉아 있어야 좋으니 즉 일주의 정신이 된다. 관성은 인수와 붙어 있거나 혹 인성이 관에 앉아 있다면 이것은 인성의 정신이 되니 다른 경우에도 이렇게 추리를 하면 되겠다.

 

【강의】

 

아마도 이 부분이 적천수징의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공부가 좀 되고 나면 용신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이 없는데, 그 즉시로 머리를 괴롭히는 것이 청탁의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정한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 부분의 이야기를 읽어보면서 음미를 하게 되면 대략 어느 상황인지를 짐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즉 청탁의 기준을 제시한 부분이라고 이해가 되어서 매우 중요한 대목임을 생각하게 된다. 청탁을 이해하게 되면 명리안(命理眼)이 한 단계 상승한다고 보겠는데, 이러한 기준에는 무슨 격으로 타고났는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용신의 상황이 어떤지를 살피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중요하겠다. 물론 격에 대해서도 청탁이 있을 수가 있겠는데, 이렇게 용신의 상황에 따라서 청탁을 이해하고 나면 그 이외의 상황들에서 청탁을 가릴 수가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멋진 답안이라고 생각이 된다. 뒤의 한 단락을 마저 이해해야 완전한 청탁에 대한 이해가 되겠는데, 내용은 크게 어려운 부분이 없다고 봐서 넘어가도 되겠다.

 

              乙 丙 甲 癸

              未 寅 子 酉

           丙丁戊己庚辛壬癸

           辰巳午未申酉戌亥

 

丙生子月. 坐下長生. 印透根深. 弱中之旺. 喜其官星當令. 透而坐財. 所謂一淸到底精神也. 更妙源流不悖. 純粹可觀. 金水運, 登科發甲. 名高翰苑. 惜中運火土. 以致終老詞林.

병생자월. 좌하장생. 인투근심. 약중지왕. 희기관성당령. 투이좌재. 소위일청도저정신야. 갱묘원류불패. 순수가관. 금수운, 등과발갑. 명고한원. 석중운화토. 이치종노사림.

 

"병화가 자월에 나고 앉은자리에는 생이 있으며 인성이 투출하고 뿌리가 깊으니 약한 중에 강하게 되었다. 반가운 것은 관성이 당령을 한 것이고 투출하여 재성에 앉아 있는 것이다. 이른바 '한번 맑은 기운이 도달하니 정신이 있다'는 의미이다. 다시 묘한 것은 근원이 흘러가면서 일그러진 곳이 없으니 순수하여 볼만하다. 金水의 운에서 벼슬길에 오르고 이름이 한원에 높았는데 아깝게도 중간 운이 火土라 결국 (큰 벼슬을 못하고) 사림에서 늙은 것이라고 하겠다."

 

【강의】

 

청한 사주의 대표라고 할만 하겠다. 년지의 酉金이 계수와 자수로 흘러가는 모습이 좋고 계수는 甲木을, 자수는 寅木을 향하는 장면도 좋다고 하겠는데, 이 성분들이 일간에게만 모이고 더 이상으로 흘러가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라고 해야 하겠다. 만약 시가 바뀌어서 무술시 정도로 되었다면 흐름이 거의 완전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辛 己 丙 甲

              未 亥 寅 子

           甲癸壬辛庚己戊丁

           戌酉申未午巳辰卯

 

春土坐亥. 財官太旺. 最喜獨印逢生. 財藏生官. 則印綬之元神愈旺. 氣貫生時. 而日主之氣不薄. 更妙連珠生化. 尤羨運途不悖. 所以恩分雕錦. 寵錫金蓮. 地近禁城. 職居淸要.

춘토좌해. 재관태왕. 최희독인봉생. 재장생관. 즉인수지원신유왕. 기관생시. 이일주지기불박. 갱묘연주생화. 우선운도불패. 소이은분조금. 총석금연. 지근금성. 직거청요.

 

"봄의 토가 亥水에 앉아 있고 재관이 태왕한데 가장 반가운 것은 홀로 있는 인성이 생을 만난 것이다. 재는 숨어있고 관성의 생조를 받으니 즉 인성의 원신이 더욱 왕하고, 기운이 시에까지 통하니 일주의 기운이 약하지 않다. 다시 묘하게도 년에서부터 구슬처럼 생조하는 것이며, 더욱 부러운 것은 운도 일그러지지 않았으니 그래서 은혜를 나눠서 비단에 꽃을 수놓고 황금연꽃처럼 사랑을 받으며 아무나 출입을 못하는 곳에 머물고 편안하고 맑게 살았다."

 

【강의】

 

역시 흐름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는 사주이다. 신약한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지만 그 흐름을 발생시키고 있는 구조여서 청순하다고 하겠는데, 인성이 힘이 있는 것이 좋은 점이라고 하겠다. 다만 앉은 자리의 해수는 좀 부담스러운 모습인데, 재성과 인성이 직접 부딪치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모양이다. 무엇보다도 운이 도와줬다는 것을 생각해야 하겠는데, 남방의 운에서 편안하게 살았다고 보면 되겠다.

 

              丁 丙 甲 癸

              酉 寅 子 未

           丙丁戊己庚辛壬癸

           辰巳午未申酉戌亥

 

此與前癸酉一造. 大同小異. 前則官坐財地. 此則官坐傷地. 兼之子未相貼. 不但天干之官受剋. 卽地支之官亦傷. 更嫌劫入在鄕. 所謂財劫官傷. 縱使芹香早변. 仍등층秋위. 辛酉庚申運. 干支皆財. 財如放梢春竹. 利如蔓草生枝. 家業풍裕. 一交己未. 傷妻剋子. 連遭回祿. 家業大破. 可知窮通在運矣.

차여전계유일조. 대동소이. 전즉관좌재지. 차즉관좌상지. 겸지자미상첩. 부단천간지관수극. 즉지지지관역상. 갱혐겁입재향. 소위재겁관상. 종사근향조변. 잉등층추위. 신유경신운. 간지개재. 재여방초춘죽. 이여만초생지. 가업풍유. 일교기미. 상처극자. 연조회록. 가업대파. 가지궁통재운의.

 

"이 사주는 앞의 癸酉생 사주와 비교해서 대동소이하다. 앞의 사주는 관이 재성에 앉아 있고, 이 사주는 관이 상관에 앉아 있는 입장이다. 겸해서 자미가 붙어 있으니 단지 천간의 관이 극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즉 지지의 관성도 또한 극을 받는다. 다시 싫은 것은 겁재가 재를 누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재물은 겁탈 당하고 관성은 손상을 입었다'는 구조이니 비록 일찍이 먹고 살만은 했으나 무과에서는 미끄러지고, 辛酉와 庚申대운에서는 간지가 모두 재성이니 재물이 나뭇가지와 봄날의 대나무와 같았고 이로움은 덩굴나무가 가지를 뻗듯이 풍요로웠다. 한번 己未대운으로 바뀌면서 처자를 극하고 연이어 화재를 당했으며 가업이 크게 망했으니 되고 안 되고는 역시 운에 달려있음을 알겠다."

 

【강의】

 

내용의 의미를 보면 재성과 관살이 서로 연결되지 않아서 탁하게 되었다는 것으로 이해를 해야 할 모양이다. 앞의 癸酉생 사주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재와 관성이 서로 유정하다는 것과 비교를 하고 싶으셨던 것으로 이해가 되는데, 어찌 보면 이 사주는 다소 약해 보이는 형상이라고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재운에서 발했다고 하니까 그렇게 이해는 하면서도 사주의 구조에서는 다소 약한 형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滴天髓原文】

 

滿盤濁氣令人苦. 一局淸枯也孤人. 半濁半淸猶是可. 多成多敗度晨昏.

만반탁기령인고. 일국청고야고인. 반탁반청유시가. 다성다패도신혼.

 

【滴天髓徵義原文】

 

濁者, 四柱混雜之謂也. 或正神失勢. 邪氣乘權. 此氣之濁也. 或提綱破損. 別求用神. 此格之濁也. 或官旺喜印. 財星壞印. 此財之濁也. 或官衰喜財. 比劫爭財. 此比劫之濁也. 或財旺喜劫. 官星制劫. 此官之濁也. 或財輕喜食傷. 印綬當權奪食. 此印之濁也. 或身强殺淺. 食傷得勢. 此食傷之濁也. 分其所用. 斷其名利之得失. 六親之宜忌. 無不驗也. 然濁與淸枯二字. 宜細判別之. 寧使淸中濁. 不可淸中枯. 夫濁者, 雖成敗不一. 多有險阻. 당遇行運得所. 掃除濁氣. 亦有起發之機. 如行運又無安頓之地. 乃困苦矣.

淸枯者, 不特日主無根之謂也. 卽日主有氣. 而用神無氣者. 亦是也. 枯又非弱比也. 枯者, 無根而朽也. 卽遇滋助之鄕. 亦不能發生也. 弱者, 有根而嫩也. 所以扶之卽發. 助之卽旺. 根在苗先之意也. 凡命之日主枯者. 非貧卽夭. 用神枯者. 非貧卽孤. 所以淸有精神終必發. 偏枯無氣斷孤貧. 滿盤濁氣須看運. 抑濁扶淸也可亨. 試之驗也.

 

탁자, 사주혼잡지위야. 혹정신실세. 사기승권. 차기지탁야. 혹제강파손. 별구용신. 차격지탁야. 혹관왕희인. 재성괴인. 차재지탁야. 혹관쇠희재. 비겁쟁재. 차비겁지탁야. 혹재왕희겁. 관성제겁. 차관지탁야. 혹재경희식상. 인수당권탈식. 차인지탁야. 혹신강살천. 식상득세. 차식상지탁야. 분기소용. 단기명리지득실. 육친지의기. 무불험야. 연탁여청고이자. 의세판별지. 영사청중탁. 불가청중고. 부탁자, 수성패불일. 다유험조. 당우행운득소. 소제탁기. 역유기발지기. 여행운우무안돈지지. 내곤고의.

청고자, 불특일주무근지위야. 즉일주유기. 이용신무기자. 역시야. 고우비약비야. 고자, 무근이후야. 즉우자조지향. 역불능발생야. 약자, 유근이눈야. 소이부지즉발. 조지즉왕. 근재묘선지의야. 범명지일주고자. 비빈즉요. 용신고자. 비빈즉고. 소이청유정신종필발. 편고무기단고빈. 만반탁기수간운. 억탁부청야가형. 시지험야.

 

'사주에 탁기가 가득  넘치면 인생이 고달프고

한바탕 청하면서 메마르니 외로운 사람이다.

청탁이 섞여서 있음은 오히려 가능한데

이루기도 하고 패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날이 흘러간다.'

 

"탁하다는 것은 사주가 혼잡스러움을 말하는데, 혹 정신(희용신)은 세력을 잃고 사기(기구신)는 권력을 잡거나, 혹 월령이 파손되고 다른 곳에서 용신을 구해야 한다면 이것은 격국이 탁한 것이다. 혹 관이 왕하여 인성을 기뻐하는데, 재성이 인을 깨고 있다면 이것은 재성이 탁한 것이다. 또 관이 쇠약해서 재성을 반기는데, 겁재가 쟁재를 한다면 이것은 비겁이 탁한 것이고, 혹 재성이 왕하여 비겁을 기뻐하는데, 관성이 겁재를 누르고 있으면 이것은  관성이 탁한 것이다. 혹 재가 약해서 식상을 기뻐하는데, 인성이 당권하고 식상을 극한다면 이것은 인성이 탁한 것이며, 혹 신강하고 살이 약한 상황에서 식상이 세력을 얻으면 식상이 탁한 것이니 그 용도에 따라서 나누게 되어 명리의 득과 실을 판단하게 되는 것인데, 육친의 좋고 나쁜 것은 그대로 잘 맞더라.

그러나 濁이라는 것과 淸枯라는 두 가지는 마땅히 잘 판단을 해야 하는데 차라리 청한 가운데 탁할지언정 청하면서 말라버리는 것은 불가하다. 대저 탁한 것은 비록 이뤄지고 패하는 것이 한가지가 아니겠지만 험난한 일이 많을 것이다. (그러다가) 혹시 운에서 도움을 받아서 탁기를 제거한다면 또한 일어나서 발하게 되는 기틀이 마련된다고 하겠는데, 만약 운에서 또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없다면 곤란하고 고통을 받을 것이다.

반면에 청고라는 것은 특히 일주가 무근한 것을 말하는 것만이 아니다. 즉 일주는 기가 있더라도 용신이 기가 없는 경우에도 해당하는데, 枯는 약한 것에 비할 것이 아니다. 고란 뿌리가 없어서 썩어버린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즉 도움을 받는 운을 만나더라도 또한 발생하기가 불가능한 경우이다. 약은 뿌리가 있지만 어린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거들어주면 발생하게 될 것이고 생조를 하면 왕하게 될 것이니 뿌 리가 있으면 싹이 있는 쪽이 먼저라고 하는 뜻이다.

대저 팔자에서 일주가 메말라 버린다면 가난하지 않으면 요절을 하게 되고, 용신이 메말라 버리면 가난하지 않으면 고독할 것이니 그래서 청하고 정신이 있으면 일평생 발하게 되고 편고하고 기운이 없으면 외롭고 가난하다고 판단을 하며, 온 사주가 모두 탁기로 넘친다면 오로지 운을 봐야 하겠는데, 탁을 눌러주고 청을 도와준다면 뜻을 이루게 되니 시험해보면 잘 맞더라."

 

 

【강의】

 

탁함과 청하면서 메말라버림의 차이를 잘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적천수천미에서는 이 부분의 제목을 '濁氣'라고 붙이고 있는데, 일리가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내용인 淸枯라는 글이 신경을 쓰게 만드는데, 여기에서 떠오르는 것은 난초를 기르던 생각이다. 예전에 어떤 친구가 사다 준 아리산 춘란을 한 포기 길렀는데, 그 향이 하도 좋아서 곁을 떠나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야말로 '淸雅' 그 자체였다. 그러다가 꽃도 지고 나중에는 점차로 잎사귀에 검은 얼룩이 지면서 뭔가 잘못되어 가는 조짐이 보여서 물이 적은가보다. 하는 생각에 물을 많이 줬는데, 나중에 그 친구가 와서 보고는 물을 너무 많이 줘서 뿌리가 다 썩었다고 하면서 뽑아서 보여주는데, 과연 뿌리가 볼품이 없었다. 그 장면에서 바로 淸枯에 대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렇게 청하면서도 썩어버리는 상황에 대해서 이해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탁하면서 강할지언정 청하면서 메말라서는 곤란하다'는 말에 대한 의미를 짐작하게 된다.

 

              丁 戊 庚 乙

              巳 戌 辰 亥

           壬癸甲乙丙丁戊己

           申酉戌亥子丑寅卯

 

戊戌日元. 生於辰月巳時. 木退氣. 土乘權. 印綬重逢. 用官則被庚金合壞. 用食則官又不從化. 而火又剋金. 無奈何而用財. 又有巳時遙충. 又不當令. 若邀庚金生助. 貪合忘生. 且遙隔無情. 所以起倒不一. 幸以財官尙有餘氣. 至乙亥運. 補起財官. 遂成小康.

무술일원. 생어진월사시. 목퇴기. 토승권. 인수중봉. 용관즉피경금합괴. 용식칙관우부종화. 이화우극금. 무내하이용재. 우유사시요충. 우부당령. 약요경금생조. 탐합망생. 차요격무정. 소이기도불일. 행이재관상유여기. 지을해운. 보기재관. 수성소강.

 

"무술일주가 진월 사시에 나고 목은 퇴기에 토는 월령을 잡았으며 인수를 겹치기로 만났으니, 관을 용하려니 경금에게 합이 되어 무너지고 식상을 용하려니 관성이 또 있어서 (합으로 되어) 따르지 않는 상황이다. 또 화는 금을 극하니 재성이 없음을 한탄한들 어쩔 것인가. 또 사지가 되었고 충을 만났으며 당령도 되지 못하였다. 만약 경금을 맞아들여서 (水를) 생조하려고 해도 합을 탐하여 생을 잊고 또 멀리 떨어져 있어서 무정하기조차 하니, 그래서 일어났다 거꾸러졌다를 몇 번인가 했는데 다행히 재관이 오히려 여기가 있어서 乙亥운에 재관을 일으켜 세워서 약간 먹고살만 했던 것이다."

 

【강의】

 

구조로 봐서는 식신을 용신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희신은 재성이 될 것으로 보겠는데, 용신이 합이 되는 바람에 관성이 탁한 원흉이 되었다고 하겠다. 그리고 시주의 火 인성도 병으로 봐야 하겠는데, 북방의 운에서 일어난 것을 보면서 그러한 생각을 해본다. 그러고 보면 용신이 하려는 방향에서 방해를 하면 탁의 작용이 되는 것으로 봐도 되겠다.

 

              己 丙 己 癸

              丑 午 未 亥

           辛壬癸甲乙丙丁戊

           亥子丑寅卯辰巳午

 

火長夏令. 原屬旺論. 然時在季夏. 火氣稍退. 兼之重疊傷官洩氣. 丑乃습土. 能晦丙火之光. 以旺變弱. 濁氣當權. 淸氣失勢. 兼之先行二十年火土運. 半生起倒多端. 至乙卯甲寅. 木疏厚土. 掃除濁氣. 生扶日元. 衛護官星. 左會右合. 財茂業成.

화장하령. 원속왕론. 연시재계하. 화기초퇴. 겸지중첩상관설기. 축내습토. 능회병화지광. 이왕변약. 탁기당권. 청기실세. 겸지선행이십년화토운. 반생기도다단. 지을묘갑인. 목소후토. 소제탁기. 생부일원. 위호관성. 좌회우합. 재무업성.

 

"불이 여름에 태어났는데 원래는 왕하다고 할 모양이다. 그러나 계절은 미월이고 화기는 점차로 소모되는 계절이며 겸해서 중첩된 상관의 설기가 너무 심하고 축은 습토이니 능히 병화를 어둡게 하여 왕이 변해서 약이 되었다고 봐야 하겠다. 탁한 기운이 월령을 잡고 청한 기운은 세력을 잃었는데, 겸해서 앞의 20년의 火土운은 반평생 동안 고통이 다양함을 의미하고 乙卯와 甲寅의 운은 목이 토를 트이게 하여 탁한 기운을 청소하고 일주를 생부하며 관성을 보호하여 회합의 도움을 얻어 재물이 늘어나고 하는 일이 결실을 보았다."

 

【강의】

 

목이 절대로 필요하지만 무력해서 우선 화를 의지하고 있다가 목의 운에서 발복을 한 것으로 보면 되겠다. 극설이 교차되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비겁이 아니라 인성이다. 그 인성이 무력해서 운이 불리할 적에는 고통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모양이다. 대신 운이 도와줘서 발하게 되었다고 봐야 하겠다.

 

 

              己 庚 丁 丁

              卯 午 未 卯

           己庚辛壬癸甲乙丙

           亥子丑寅卯辰巳午

 

此造大略觀之. 財生官. 官生印. 印生身. 似乎淸美. 無如午未南方. 火烈土焦. 能脆金不能生金. 且木從火勢. 又壞印綬. 無生化之情. 非淸枯而何. 更嫌運走東南. 明月淸風誰與共. 高山流水少知音.

차조대략관지. 재생관. 관생인. 인생신. 사호청미. 무여오미남방. 화열토초. 능취금불능생금. 차목종화세. 우괴인수. 무생화지정. 비청고이하. 갱혐운주동남. 명월청풍수여공. 고산류수소지음.

 

"이 사주는 대략 본다면 재생관하고 관생인해서 청순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보이지만, 오미의 남방은 없는 것만 못하니 (그로 인해서) 불이 맹렬하고 갈라 터지는 토는 금을 부서지게 할지언정 생금이 불가능하다. 이 목은 화의 세력을 따르고 또 인성을 극하니 생화의 정도 없다. 청고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다시 운이 동남의 목화운으로 가니 '밝은 달아래 맑은 바람을 누구와 더불어 나누며, 높은 산의 흐르는 물소리는 아는 이가 드물구나'를 읊조리면서 세월을 보냈다."

 

【강의】

 

인성이 있으면서도 생금을 못하는 상황이니 그야말로 淸枯한 사주의 표본이라고 해도 되겠다. 열기는 왕성한데 습기는 없으니 누구를 탓하겠느냐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도 운에다 일말의 희망을 두어 보지만 유감스럽게도 운도 火木의 운으로 흘러가고, 그나마 늘그막에는 기대를 해볼 수 있겠으나 그러자니 세월이 다 흘러간 뒤이고, 또 청고한 사주는 운이 온다고 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신 것을 고려해 보면, 아마도 그래서 말년에도 별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