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用神의 病藥原理

작성일
2007-09-1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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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日干이 아니라 用神에 어떤 형상으로 병약원리가 대입되는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일단 용신이라고 하는 것은 日干 다음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니까 참으로 중요한 존재이다. 이러한 글자가 병이 든다는 것은 매우 불리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도 알지 않으면 곤란하게 된다. 실제로 用神이 병들어 있는 상황에 대해서 한번 관찰을 해보도록 하자.









          ①

 時 日 月 年

 庚 丙 丙 乙

 寅 午 戌 丑


          ②

 時 日 月 年

 戊 甲 庚 戊

 辰 寅 申 午


          ③

 時 日 月 年

 丁 己 乙 甲

 卯 巳 亥 子


          ④

 時 日 月 年

 丙 壬 壬 壬

 午 子 子 子








(1)번의 사주를 보면 戌月의 丙午일주이다. 寅午戌의 형태가 地支에 형성되어 있고, 天干에는 乙丙의 木火가 강한 형태이기 때문에 신왕한 丙火가 되었다. 그래서 극하는 물을 찾지만, 수는 없고, 천상 설하는 토로써 용신을 삼게 된다. 그러면 토의 상태를 한번 살펴보자. 戌土는 이미 토가 아니다. 열기를 담뿍 머금고 있는 술토는 그대로 화에 가까울 뿐이다. 불기운을 설하는 형태는 애초에 아닌 것이다. 그래서 年支에 있는 丑土에 눈길이 머문다면 이미 상당한 실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도 되겠다. 실로 년지의 축토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火氣를 다루지 못할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丑土의 위에는 천적(天敵)인 乙木이 오만하게 버티고 있어서 도저히 마음대로 운신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축토를 아무리 움직이려고 해도 도리가 없다. 그래서 이 乙木을 ‘用神의 病’으로 간주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용신의 병을 찾아내는 요령이 된다. 그러면 용신의 약은 있겠는가도 봐야 하겠다. 우리 속담에도 ‘기왕지사 남의 일을 봐주려면 3년 상까지 봐주고 가라’고 했다지 않는가.

이 乙木을 제거하는 글자는 辛金이라야 한다. 그런데 천지사방을 둘러봐도 신금은 없다. 아니, 년지의 축토 속에 있기는 하지만, 이미 을목을 다스릴 형편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있으나 마나 한 것이고, 오히려 없는 것이 더 나을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유는 두고서도 못쓰는 것이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이다. 실로 이 사주의 주인공은 우울증으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적혀있는 것을 볼 적에, 억압당한 용신의 형태가 느껴지는 장면이다. 이것이 용신의 병이다.




(2)번의 경우는 또 어떤지 보자. 일단 申月의 甲木이 身弱한 형상이다. 日支는 寅木을 얻어서 도움이 되겠지만, 月支에서 배반하고, 또 세력도 얻지 못한 형상이니까 부득이 물이 와서 도와줘야 하겠는데, 사주에서 물의 도움이 없다. 그렇다면 그냥 人生을 포기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최선이 안되면 차선이라도 취해서 살고 봐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차선이라고 하는 것은 그냥 木을 用神으로 삼아 놓고서 水運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일지에 있는 寅木을 용신으로 삼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용신의 상태를 살펴본다. 그런데 천만 뜻밖에도 寅申沖이 발생해서 용신을 뿌리채로 흔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되면 인목은 나를 도와주기는커녕 자신의 한몸을 돌볼 겨를도 없는 급박한 상황이 전개한다. 그래서 이 申金을 용신의 병으로 간주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신금을 극해주는 불이 있는가를 살피게 되는데, 불은 금을 극하는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年支에 午火가 대기하고 있다. 그래서 약으로 화를 사용하게 된다. 앞의 (1)번 사주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일단 약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水만 있었더라면 日干도 생해줄 뿐 아니라, 금의 기운도 설해서 다시 목을 생해주는 일석이조의 역할을 수행했을 텐데, 그 점이 못내 아쉬운 것이다. 그래서 한번 필요한 것이 빠지게 되면 두고두고 그 점을 아쉬워하게 되는 것이다. 어쨌든 약이 있어서 다행이다.




(3)번의 사주는 亥月 己土이다. 물론 신약한 상황이다. 그래서 印星을 찾게 되고, 日支에 巳火의 正印을 얻게 된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한숨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巳火는 月支의 亥水에게 정면으로 얻어맞아서는 비틀비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어서는 己土가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급하게 亥水를 제거할 比劫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천지사방에 일점의 토도 없다. 원래가 재수가 없는 놈은 개똥도 약에 쓰려고 하면 없는 법인가? 이 사주의 주인공은 도리 없이 병든 용신을 의지하고서 세월을 보내면서 운이라도 좋아지기를 바래야 하는 절박한 입장이 되는 것이다. 물론 나중에 불의 운을 만나면서 크게 활약을 하기는 한 모양인데, 일단 原局의 상황에서 이렇게 짜여진다는 것은 아쉽기가 한이 없다. 다행이 운이라도 만나면 그냥 저냥 한번 살아 보겠지만, 운조차도 없다면 무슨 낙으로 살아보라고 하겠는가 말이다.




(4)번의 사주도 한번 살펴보자. 겨울의 壬子일주이다. 수세(水勢)가 넘치고 있으니까 토가 있으면 어떻게 제어를 할 수가 있을는지도 모르겠지만, 일점의 토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목을 찾아본다. 목이 있으면 水生木으로 어떻게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 그런데 목도 없다. 참으로 따분한 일이다. 사주를 만나다 보면 이렇게 전혀 쓸것이 없는 경우도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겨울이라는 점을 들먹거리면서 時柱인 丙午를 용신으로 삼게 된다. 그러나 이 용신은 이미 대단히 심각한 병환 중임에랴...

子午沖으로 인해서 이미 바람 앞의 등불이 되어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바람을 막아줄 바람막이(木이나 土)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외로운 불은 시도 때도 없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약이 없는 상황이라고 봐야 하겠다. 어쩌면 약 이전에 이미 용신이 없는 상황이라고 해야 할는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뭔가 필요로 하는 것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감이 든다. 실제로 이 사주의 주인공은 밥벌이도 못해서 빌어먹고 다녔다고 한다. 자료를 보면 걸개(乞丐)라고 되어있으니 과연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병든 용신에게 약이 없으면 이렇게도 삶이 고단해지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것도 抑扶法으로 관찰을 해보면 火의 입장에서 신약한데, 생조를 해줄 인성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도 된다. 즉 신약한 丙火가 도움이 없다는 이야기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결국은 같은 이야기지만, 일단 억부의 이야기보다는 뭔가 좀 사태가 심각하다는 맛은 病藥用神에서 느껴진다. 그래서 의미는 그냥 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日干의 병약과 用神의 병약을 관찰 해봤는데, 의미를 충분히 파악하셨으리라고 생각된다. 병약의 개념은 이렇게 생긴 것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되겠다. 병약의 원리에 대해서는 납득이 되셨을 것으로 보고, 이 정도로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