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풍수지리(風水地理)

작성일
2007-09-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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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풍수라고 하는 이 학문은 한국에서도 대단히 발전을 했다고 보아진다. 또 다른 말로는 감여학(堪輿學)이라고도 하는데, 같은 말이다. 한국에서 땅의 기운을 잘 감지하는 명사로는 도선국사와 무학대사가 유명하다. 그리고 최근에는 ‘터’라는 책으로 유명해진 육관도사 손석우 옹도 있다. 이러한 명사들은 각기 독특한 비법으로 땅의 기운을 감지했다고 생각이 되는데 물론 기초는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완성은 명상과 기도로써 득력(得力)을 했다고 생각된다.

멀리서 바라다 보기만 해도 그 곳의 땅의 형상과 명당의 기운을 감지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영역은 책으로는 불가능하고, 그만큼 지기(地氣)를 감지하는 능력이 발달되어 있어야 가능하리라고 생각된다. 이런 풍수에 대한 학문은 자신의 개인적은 영역은 무시하고 가족단위로써 씨족사회적인 개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조상의 시신을 기운이 좋은 자리에 모셔지면 그 자손들이 무병장수하며 명예가 높아진다고 하는 이론이다.

그리고 생전에 덕을쌓지도 못하면서 좋은 자리에 묻으려고 하면 그 명당의 땅이 거부한다는 경계적인 교훈도 아울러서 전해내려온다. 도선국사에 대한 민담이나, 격암유록의 저자라고 알려져 있는 남사고가 명당터를 탐해서 조상의 시신을 짊어지고 다니면서 욕심사납게 이장을 하다가 헛명당이 보여서 결국 천벌을 받았다는 이야기들이 ‘혈(穴)’이라는 책에서 인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결국 땅의 기운이 흘러다니는데 어떤 자리에는 좋은 기운이 흐르고 어떤 자리에선 탁한 기운이 모여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조상의 시신을 좋은 기운, 맑은 기운이 흐르는 길지(吉地)에 모시고 싶은 조상숭배사상이 한데 어우러진 학문이라고 볼 수 있겠다.




명당(明堂)




명당이라는 개념은 장풍득수(藏風得水)라고 한다. 바람을 감추고 물을 얻는다는 이야긴데, 자연적인 환경의 상황도 여기에 포함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바람이 세지않고, 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가문의 족보를 보면 앞쪽에다가 각기 자신의 조상을 모신 산소 주변의 그림이 삽입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어떻게 되어서 좋은 명당이라는 이야기가 포함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 형상들을 살펴보면 대략 여성의 자궁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명당이라는 것도 어린아이가 자궁에 있는 것처럼, 시신이 대지의 자궁에 안치되는 것을 의미하는듯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명당도의 그림에서 스켄으로 입력)







󰋮 이론파




풍수학의 이론은 참으로 방대하고 다양하다. 산천의 형상을 이론적으로 설명을 하는데, 참으로 그럴싸 하게 들린다. 그야말로 지리학이론이라는 말로 표현을 할 수 있을법하다. 그리고 이론파란 교과서를 위주로 공부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금오경이나 청낭경, 혹은 ‘인자수지’라는 서적들은 풍수이론서의 대표적인 책들로 꼽힌다. 그외에도 대단히 많은 서적들이 있는데, 이러한 이론적인 공부를 해서 현장에 대입시키는 파들을 일러서 이론파라고 한다.

이론파는 책으로는 풍수지리에 대해서 달달달 하는데 실제로 산에 가면 깜깜해 진다는 이유로 기감파에서는 무시하는 입장이다. 소위 말하는 ‘책따로 산따로’ 라는 말을 인용하는데, 그 말도 일리가 있다. 실제로 산에 가서 그 장소에 해당하는 사고력을 갖어야 하는 것이 항상 중요한데 이러한 것에 초점을 맞춘 내용인지는 몰라도 책 이름이 현장풍수라는 것도 있다.




󰋮기감파(氣感派)




기감파라고 이름을 지어봤다. 이 부류의 사람들은 ‘꿩잡는게 매’라는 식이다. 현장에 가보면 그 자리의 기운을 감지한다고 한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기감파에서는 이론을 뒷전으로 두고서 우선 땅 속을 파보라고 말하는 것이다. 땅 속의 상황이 어떻게 생겼을 거라는 예언을 하는 것이 기감파들이다. 이론적으로는 정확하게 설명을 할 수가 없더라도 실제로 땅 속의 상황에 대해서 본 듯이 그려낸다면 그 위력은 대단할 것이다.

아무리 이론적으로는 청학포란형이라도 현장에 가서 기운이 느껴지지 않으면 전혀 쓸모없는 땅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리고 본인도 이러한 기감파의 이론에 상당히 공감을 하는 입장이다. 이 말은 이론은 어디까지나 이론이고 중요한 것은 현장의 상황이라는 말로 이해가 된다. 그래서 많이 돌아다니는 것이 풍수공부라고 하는 것이다. 나중에 인연이 있다면 기감파의 대가들을 한번 만나서 산천여행을 하는 것 만으로 이미 상당한 공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