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들의 세상

작성일
2021-07-24 07:26
조회
418

날이 뜨거우니 호박들의 세상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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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밭에 가지 않겠느냐는 연지님의 말을 거역할 핑계가 적당치 않구나. 그러면 가야지. 호박밭은 화인네 밭이지만 임자는 구분이 없다. 아무나 따는 것이 임자다. 실로 화인은 바빠서 호박을 챙길 겨를이 없으니 연지님의 몫이라고 해야 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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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사진은 특별히 보정을 하지 않아도 봐줄만 하니 다행이다. 날이 더우니 그것도 귀찮을 때가 있구나. 여하튼 폰이 효자다. 효녀인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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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주렁주렁, 저기도 주렁주렁... 적천수의 한 구절이 떠오르는 장면이다.

시유과질무강지경(始有瓜瓞無疆之慶)

과질은 박과의 덩굴이다. 이것이 벋고 또 벋어가서 자식들이 주렁주렁 달린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문득문득 떠오르는 구절들이 있을 적에 다시 음미하는 즐거움을 누린다. 말하자면, '적천수산책'이라고나 할까? 여하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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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절 화상의 부도탑을 닮았군. 어쩜 저렇게도 단아하게 개화를 준비하고 있는지 항상 보면서도 늘 감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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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색으로 봐서는 부실해 보이는데 상태로 봐서는 야무지네. 종자가 얼룩호박인가 싶기도 하고. 여하튼 잘 커 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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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냄새가 나는 모양이다. 개미들이 바글바글하네. 암꽃이 핀 것을 보니 또 하나의 호박이 달리겠구나. 그러면 또 이웃 어딘가에는 수꽃도 있으려니.... 그래야 음양의 도가 완성이 될테니까 말이지. 어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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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꽃잎의 끝만 봐도 차이가 난다. 암꽃의 잎은 동글동글하고 수꽃의 잎은 별처럼 뽀족하구나. 물론 별이 뾰족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카마 모두 다 알아 보니까네... 암꽃은 꽃술이 최소한 세 개 이상이고, 수꽃은 오로지 하나 뿐이다. 어쩔 수가 없다. 더 많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겠지. 그 정도면 수분하기에 충분할테니까 말이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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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은 날때 부터 암컷이다. 이미 호박을 달고 태어나니까. 그리고 수분이 이뤄지고 나면 비로소 커지게 되어서 호박이 되고, 그렇지 못하면 시들시들하다가 떨어지고 말겠지. 폭염에 신난 것은 호박이다. 사람이든 고양이든 더워서 그늘을 찾기에 바쁜데 그 중에서도 그것을 반기는 친구도 있다는 것이 균형을 이루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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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칼국수 고명꺼리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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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은 애호박이 맛있지. 반들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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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나면 안 되니까. 신문지가 열 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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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생들 만나러 간단다. 갈 적에 가져다 준다고 고이고이 포장을 한다. 예쁜 동생들이 많이 있어서 행복한 연지님이다. 퍼다 주고 좋아하는 행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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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한 것보다 호박이 더 많았던 모양이다. 신문지가 부족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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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연은 여기까지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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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라줘야 또 다른 호박들이 잘 큰다나 어쩐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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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도 한 녀석은 늙어가고 있구나. 늙으면 썩어버려서 웬만하면 안 두는데 어쩌다가 씨를 받으라고 남겨뒀나 보다. 그래야 호박도 희망이 생기긴 하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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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 : 고마 들고 가셔. 모기 문다.
낭월 : 그래 모기는 무섭지. 가꾸마.
연지 : 난, 방울이랑 참외를 따갈께요.
낭월 : 그래 필요하면 또 부르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