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반달(1) 보름 살러~!

작성일
2021-04-02 08:27
조회
579

제주반달(1)[출발 3월7일]


제주도에서 보름을 살겠다고 출발했다.


작년에 생각했던 일이 빨리 이뤄졌다. 제주도에서 한 달을 살자는 이야기였는데 우선 보름을 살아보기로 한 셈이다. 실은 한 달을 살 수도 있었는데 49재가 들어오는 바람에 시간이 단축되었다. 이것도 부처님의 뜻이겠거니 하고 시간이 허용하는 안에서 일정을 잡게 되었던 것이다.

공부 중인 제자들에게도 미리 말을 해 줬다. 그래서 출발하기 전에 공부하러 왔고, 열심히 가르쳤다. 힘도 들지 않는다. 놀러 갈 생각을 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뒤에 온다는 일정은 모두 25일 이후로 미뤄놨다. 물론 상담하러 오겠다는 방문자의 예약도 그 후로 미뤄놨음은 당연하다. 일은 놀고 나서 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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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청주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작년에 제주도 여행길에 생각했던 것을 실행하게 되었다.
2020년 9월 8일에 가서 한라산을 다녀왔으니 꼭 6개월 만이로군.
사진놀이를 위한 짐을 꼼꼼하게 챙겼더니 11kg가 넘는구나.
여기에 삼각대 두 개를 추가한 것이 이번 여행길의 동반자이다.
가 보자. 보름 동안 설마 놀 것이 없어서 심심할리야 있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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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날 때가 가장 설렌다던가? 그 말은 여전히 유효하지 싶다.
아들이 데려다주기로 했다. 녀석도 차를 써야 하기 때문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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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1시간의 여유는 둬야 하기 때문에 늦지 않도록 출발했다.
도중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가 없는 까닭이다.
언제나 시간을 빠듯하게 준비하는 것은 불안하다.
돌발변수를 고려하는데 필요한 약간의 여유를 담보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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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청주공항은 두 번째로구나.
군사공항이라서 울타리가 삼엄한 것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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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게 도착했구나.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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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는 밥을 안 준다.
미리 든든하게 챙겨 먹는 것이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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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 40분 비행기이다. 제주항공이로구나. 처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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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간다~! 얼라 맹크로... ㅋㅋㅋ
뭐, 모양이 좀 빠지면 또 워뗘~!
집 떠나는 즐거움이라니.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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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한 시간만 일찍 떴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했다.
노을 지는 모습과 일몰을 볼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는데....
하긴, 비행기 요금이 2만 1천 원인데 뭘 더 바라겠느냔 말이지.
지난번에 배운 대로 공항 내에서는 촬영을 안 했다.
그러니까 먼저는 못했고 이번엔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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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빛을 잠사나마 보여 줘서 고맙다. 양에서 음으로 바뀌는 순간을 보게 되어서이다. 사진놀이에도 음양이 만나는 시간은 아름답다. 참 오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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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짧은 거리이기는 하다. ㅎㅎ
아쉬움은 다음에 인도네시아라도 가게 되면 채우도록 하자. 원래는 말레이시아를 가보고 싶었는데 유감스럽게도 말레이시아에는 적도가 없다. 그래서 적도가 있는 인도네시아를 생각하게 되었다. 올해는 모르겠지만 내년에는 가능할랑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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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사다리....
꿈을 이뤄주는 다리일 수도 있다.
이번 여행길에서는 또 어떤 풍경을 만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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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시간이 교차되어서 반가운 태경네 부부를 만났다.
그들은 떠나고 우리는 왔다. 미리 와서 화인네랑 2박을 보내고 저녁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란다. 5인 이상이 금지만 아니었더라도 같이 만나서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는데. 인원이 초과되어서 어쩔 수가 없이 미리 와서 짧지만 제주도의 여행을 하고는 떠나는 아쉬움이 눈빛에 말속에 잔뜩 묻어 있었다. 우짜노.... 직장을 다니다 보니 더 쉬고 싶어도 어쩔 수가 없다는 말에. 무직자의 여유로움이라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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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사랑이 넘치는 태경네 부부이다. 화인의 다섯째 언니이기도 하다. 육지에서는 차량으로 텐트를 싣고 구석구석 돌아다니는데 이번에는 제주도로 멀리 나섰더란다. 젊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요즘은 정서방이 유튜브에 빠져서 폰으로 찍고 편집해서 올리는 재미가 쏠쏠하시다니 구독자가 1만 명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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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은 찍히는 시간에도 찍는다. 뭐든 담아놓으면 나중에 기념이 되기 때문이다. 낭월이 찍은 것은 화인이다. 화인네 부부는 3월 2일에 미리 와서 두 팀을 맞이했더란다. 시댁의 좋아하는 가족과 미리 시간을 보내고, 다시 좋아하는 5번 언니(화인폰에는 그렇게 저장이 되어 있음)네 부부를 맞아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니까 낭월은 보름이지만 화인네는 3주를 보내게 되는 셈이로군. 그것도 복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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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사람은 이렇게 사진을 찍고 있었더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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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가기 전에 셀카도 한 장 남긴다.

'이 시간에 우리는 여기에 있었다.'

문득 김영갑 선생의 책이 떠오른다.

『그 섬에 내가 있었다』

왠지 짠~~한 제목이다. 그래서 문득 제주도에 와서 보니 떠오르는 제목이라서 이렇게 한 장의 흔적을 남긴다. 김영갑 선생은 필름시대를 사느라고 돈도 많이 들으셨을 텐데 이 시대를 만났더라면 더욱 즐겁지 않으셨을까.... 그런 생각도 문득 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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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을 남으로 달려서 도착한 곳은 서귀포의 신신호텔이었다. 앞으로 묵게 될 제주보름의 근거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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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신신호텔이 아니라 일성트루웰(TRUEL) 이란다. 알고 봤더니 한 건물에 원룸오피스텔과 호텔이 같이 존재하는 특이한 곳인 모양이다. 호텔에 머물 사람은 호텔이 되고, 원룸에 머물 사람은 일성트루웰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호텔방은 구조가 다른가 싶어서 틈이 날 적에 청소하느라고 열어놓은 문으로 들여다보니까 구조가 완전히 같았다. 그야말로 이름은 이름일 뿐이었더라는 이야기인 셈이다. 민박과 같은 곳에서 머물면서 불편하기보다는 약간의 비용이 들더라도 편히 쉬는 방향으로 선택했다기에 잘 했다고 했다. 잠자리가 편해야 여행이 즐거운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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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행을 위해서 오늘은 일찍 쉬어야 한다. 휴식도 일이기 때문이다. 내일은 4시 30분에 일어나서 성산일출봉으로 갈 일정이다. 화인네는 쉰단다. 그래서 차의 열쇠도 두 개이다. 연지님에게 하나를 맡겨놓고는 푹 잘 테니 알아서 돌아다니시라는 말을 던지고 자기들의 숙소로 돌아갔다.

첫날은 잠도 들것 같지 않아서 정보라고는 손에 들린 폰 하나가 전부인지라 열심히 뒤지면서 내일은 어디로 가야 가장 잘 보낸 하루가 될 것인지를 궁리하느라고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몰랐다.

(여행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