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1] 음양(陰陽)을 그렇게 깊이 파면 워째요~! ㅎㅎㅎ

작성일
2020-12-23 08:01
조회
406

[761] 음양을 그렇게 깊이 파면 워째요~!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엄중하고 험난한 연말이지만 벗님들의 나날은 평안하시기만을 기원드립니다. 모쪼록 태풍이 몰아치면 잠시 누웠다가 바람이 지나가면 다시 일어나는 갈대의 지혜를 배워야 할 때인가 싶습니다. 낭월도 꼼짝없이 집의 언저리에서 도리뱅뱅이를 하고 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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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지에도 죽은 끓여 먹었습니다. 어느 절에서는 동지죽을 끓이는데 장화를 신고 들어가서 저었다는데 감로사에서는 배를 타고 들어가서 저었습.... ㅋㅋㅋ 애동지에는 떡만 해먹는다고 해서 불자님들이 죽을 많이 쑤어놓으라고 신신당부를 하더라네요. 그래서 넉넉하게 준비했습니다. 물론 감로사 최초로 밥은 먹지 않고 법당에서 바로 나눠드렸습니다. 혹시 몰라서 말을 잘 들으시는 불자들이지만 조심하자는 의미로 그렇게 했는데 모두 잘 따라 주셔서 무사히 넘길 수가 있었지 싶습니다. 더구나 스스로 알아서 조심하시느라고 참석하신 분도 역대 최소이기는 했습니다.


1. 음양은 파고 드는 것이 아니거든요~!


코로나19는 기승을 떨쳐도 공부의 열정을 막지는 못하는지 며칠 전에는 남녘에서 공부하러 오신 인연이 있었습니다. 실은 2년 전에 상담을 하러 오셔서 공부하러 반드시 오겠다고, 마치 영화에서 '나는 반드시 돌아온다.'라고 했던 그 대사처럼 말씀을 하고 가셨지만 그것은 잊어버렸지요. 그런데 다시 오셨습니다.

그 동안에 낭월의 책과 유튜브 영상과 열심히 씨름하셨답니다. 특히 적천수의 통신송을 달달 외우고 오셨다는 것에 밑줄을 그어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제자는 또 처음입니다. 그래서 자칫하면 낭월을 땀나게 할 분이 오셨구나 싶었습니다. 하하~!

공부를 아무리 해도 진전이 없어서 포기를 할까 싶기도 하셨더랍니다. 아무래도 공부의 방향을 잡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마음은 급하고 어디까지 건드려야 하는 것인지도 쉽지 않으니까요. 그러다가 근래에는 아기고양이 이야기와 주변의 이야기를 담은 일상의 풍경을 보는 재미로 시간을 보내셨더랍니다.

이렇게 인연이 된 제자는 60대 중반의 여성으로 전직 공무원이셨답니다. 공무원이라고 하면 느낌이 오시나요? 뭔가 원칙적으로 꼬장꼬장한 느낌이라면 아마 거의 틀림이 없으실 겁니다. 사주는 못 보여드리고(보나마나 이 글을 읽으실 것이므로 ㅋㅋ), 삼주만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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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주를 보면, 일주는 정해(丁亥)입니다. 인성이 보이지 않으니 필요한 것은 해중갑목이라는 정도는 벗님도 알고 계시려니 싶습니다. 아, 물론 해중갑목이 아니라 子라고 하더라도 용신은 목화(木火)에 있다는 것도 지나는 길에 언급해 둡니다. 어떻습니까? 공무원으로 잘 어울리는 사주인가요?

아마도 열 살이 되어서 미래의 적성을 물어보러 왔더라도 공무원을 최우선으로 추천했지 싶습니다. 그러니까 스스로 알아서 자신에게 맞는 그릇을 찾았다고 봐도 되지 싶습니다. 물론 사업을 한다고 해도 다를 것은 없습니다. 적성은 적성이고 직업은 직업이니까요. 종종 질문하는 독자의 이야기를 보면 상당히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이 있더군요.


用神 = 職業(×)


용신은 직업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있던가 싶습니다. 용신은 권장사항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직업으로 연결시키려고 부단히도 애를 쓰는 것에 대해서는 '도리도리'입니다. 그러면 식자우환이 될 따름입니다. 용신의 존재가 매우매우 중요하다고 낭월이 도처에 못처럼, 바위처럼 지뢰처럼 묻어놔서 아마도 그렇겠거니 싶습니다. 그러니까 낭월의 허물도 적지 않다는 것을 반성합니다. 하하~!


用神 = 結實(○)


이렇게 이해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용신은 결실입니다. 사업을 하면 돈이 되고, 직장을 다니면 승진이 되고, 군인이나 경찰이라면 진급의 기회가 된다고 보는 것이 옳다는 말씀입니다. 무조건 용신이 뭐냐를 갖고서 직업과 적성을 모두 떠맡기려고 하는 것은 자칫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해도 잘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안 되는 것은 팔자려니 해야지요 뭐.


十星 = 適性(○)


십성으로 적성을 봅니다. 백천만번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특히 일간주변의 십성을 위주로 한다는 정도는 아실 것으로 봅니다. 일지, 월간, 시간에서 주로 답을 찾습니다. 거의 80%이상이라고 봐도 됩니다. 그래서 여기에서 마땅치 않을 경우에만 월지, 시지, 연간까지도 훑어보기는 합니다만 거의 대부분은 일간의 주변에서 적성을 찾으면 됩니다. 그러니까 이 제자의 사주를 봐서 적성을 본다면 어떻게 될까요? 한번 생각해 보시고요.


편관+정관+식신=전문공무원(직장인포함)


이렇게 본다고 해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하겠지요? 그래서 적성을 물으면 처음에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물어야 합니다.

문자 : 저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답자 : 뭘 하고 싶습니까?
문자 :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요.
답자 : 그래도 우선순위로 말씀해 보세요.

이렇게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정관이 보이면 공무원하세요. 편재가 보이면 사업하세요. 정인이 보이면 선생님 하세요.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서과표미(西瓜表味)입니다. 예? 그건 또 뭐냐고요? 중국어로 서과(西瓜)는 수박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무슨 뜻인지 아시겠지요. 겉표, 맛미, 이게 뭐겠어요. '겉맛'이잖아요. ㅎㅎㅎ

공부를 하려면 제대로 한 다음에 써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은 미흡하다고 생각한다면 반드시 앞에 접두사가 붙어야 합니다. '아직은 공부중이니 다 믿지는 말고~!'가 필요하다는 말이지요. 이렇게만 공부하면서 일구월심(日久月深)하면 명리산의 정상에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증합니다.

일주의 설명에서 정해는 대충지인(大忠之人)이라고 했던가요? 오로지 자신이 맡은 바를 최대한으로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더구나 월간에 편관인 계수(癸水)까지 있으니 아마도 공무를 수행하시는 동안에 나름 최선을 다 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해도 되지 싶습니다.

이제, 몇 년 전에 퇴직을 했습니다. 평소에는 국무를 보느라고 분주했던 나날들로 인해서 하고 싶었던 명리학의 공부를 제대로 못한 것이 항상 아쉬었으니 이제 만사를 다 잊어버리고 사주공부를 하겠다고 결심을 하신 지도 반십년이 되었던가 봅니다. 물론 결심을 한 다음에는 파고 들어갑니다. 시간(時干)의 기토(己土) 식신이 대충 하게 두지를 않겠지요? 대단한 식신입니다.

공부를 시작하면 처음에는 마른 논에 물이 들어가듯이 하루 하루가 달라집니다. 너무나 신명이 나지요. 그런데 물이 웬만큼 차오르면 어떻게 될까요? 체감이 잘 되지 않습니다. 공부가 되는 것도 같고, 안 되는 것도 같고.... 이만하면 써먹어도 될까 싶었다가도 갑자기 앞이 캄캄해 지면서 아직도 멀었나.... 싶기도 하지요. 아마도 다 겪어보신 나머지려니 싶습니다만, 어떠십니까? 하하~!

사설이 너무 길었나요? 낭월은 장~ 이렇습니다. 뭔가 시작을 하다가 보면 그 다음의 문단은 무엇으로 채워질지 낭월도 모르거든요. 요즘 소설을 쓰면서 느낍니다. 글은 손이 쓰는 것이지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지요. 이 나이에 그것을 깨닫다니 말이지요. 그러잖아요. '신이시여 정녕 이것이 제가 쓴 것입니까~!'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손을 맡기게 됩니다.

요즘 진행하고 있는 우창의 논리정연한 음양론과 오행론이 400편 가까이 진행이 되다 보니까 마구마구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낭월도 난감합니다. 마치 영화 『테넷(TENET)』에서 과거의 시간과 미래의 시간이 두 손을 깍지 끼듯이 한 곳에 어우려져서는 아는 자에게는 질서정연하고 모르는 자에게는 엄망진창이 되듯이 말입니다. 예? 그런 영화는 아직 못 보셨다고요? 그럼 보지 말기를 권합니다. 아마도 십중팔구 재미가 없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하~!

그런데 이러한 흐름이 낭월의 의도와 무관하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그런데 사실입니다. 처음에 문단의 첫머리에서는 지맥(地脈)에 대한 이야기를 한걸음 더 들어가면 되겠구나.... 하고 시작을 합니다. 그런데 몇 문단이 흐르다가 보면 누군가 끼여듭니다. 이것이 계획적이 아니라 그냥 흐름이 그렇게 된다는 것입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된다는 것이 처음에는 좀 엉뚱하고 황당해서 자꾸만 수정하려고 했습니다만,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된지 아십니까?


"에라~! 니 맘대로 해봐라~!"


이렇게 됩니다. 그러니까 머리와 손이 서로 분리되어서 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손이 벌여놓은 일을 머리가 수습하느라고 정신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큰일 났습니다. 이야기가 부디 국법에 저촉되어서 끌려가는 일이 없기만을 바라고 있을 따름입니다. 다음편에서는 무슨 이야기가 나오느냐고 물어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아시겠지요? 그냥 흘러갑니다. 물처럼 말이지요. 어쩌면 어벙벙하던 오행소설 적천수가 이제 궤도에 올라갔는가 싶은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에구~ 또 오방난설(五方亂說)이네요. 이렇다니까요. 하하~!

낭월에게 공부하러 오시면 첫 시간은 음양으로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첫 구절은 체용법(體用法)에 대해서 이해를 하도록 합니다. 음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라고 여겨서 체용법부터 이해하고 들어가는 까닭입니다. 물론 무엇으로 처음을 삼더라도 상관없습니다. 그것이 음양이니까요. 그냥 형식으로라도 체용으로 보면 그럴싸~ 해 보이니까요. 그래서 입니다.

낭월 : 자동차가 있다고 합시다. 체용을 어떻게 볼까요?
제자 : 음....... 
낭월 : 차체를 체로 하고, 차의 바퀴를 용으로 보면 됩니다.
제자 : 예? 그게 어떻게 체용이 되나요?

여기에서 브레이크를 걸고 나온 제자는 처음입니다. 이렇게 나오면 낭월은 내심 '오호~!'합니다. 뭔가 새로운 소식을 얻을 기회가 될 수도 있겠기 때문입니다. 질문을 많이 하는 제자가 제일로 예쁘니까요. 그리고 제자의 질문에는 다른 생각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는 것과 설명에 동의할 수가 없다는 것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그래서 내심으로 '이건 또 뭐지?'싶은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기대감이지요.

낭월 : 김선생은 어떻게 생각되십니까?
제자 : 아니, 그게 어떻게 체용이 되나 싶어서요.
낭월 : 그러니까요. 생각을 말씀해 보십시오.
제자 : 체는 운전자가 되어야 하지 않나요?
낭월 : 그럼 용은 자동차가 되나요?
제자 : 당연하지 않을까요?
낭월 : 왜 그래야지요?
제자 : 아니, 사람이 차를 쓰니까 사람은 체고 차는 용이지요.
낭월 : 그것도 말이 되네요.
제자 : 흐뭇한 표정(아싸~! 한껀 했지? 라는 듯이) 

이렇게 따지고 드는 제자는 없었습니다. 나름 반대 의견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냥 '더 들어보고 생각해도 되겠지' 하는 마음이지 싶기는 합니다. 그런데 바로 반론이 화살처럼 날아왔습니다. 그래서 낭월도 잠시 멍~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가?'하는 생각이었으니 일격을 맞은 것이 분명했습니다. 하하하~!

순간적으로 둔한 머리를 최고회전으로 돌려봅니다. 왜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인지를 말이지요. 그 의도를 알아야 반격을 할 수가 있으니까요. 이게 첫시간인데 어리버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는 없잖아요? 물론 먼 길에 코로나를 무릅쓰고 공부하러 온 것은 스승의 패망하는 꼴을 보고자 함은 아니었을테고 말이지요. ㅎㅎ

음양은 동격(同格)으로 관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누가 누구를 부린다는 의미는 개입되면 안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제자의 생각에는 수평(水平)이 아닌, 수직(垂直)의 개념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것을 퍼뜩 알아챘습니다. 이런데서 어물어물하다가는 자칫하면 제자에게 물어뜯깁니다. 그러니까 불꽃이 튀는 상황이 필요하지요. 이렇게 긴 생각을 하는데 불과 2초면 충분합니다. 시간과 느낌은 항상 일치하지 않으니까요.

다시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것도 훑어야 했거든요. 의사는 환부를 치료하지만 찐의사는 아팠다는 마음까지도 치료하는 것이니까요. 병의 근원을 확실하게 풀어헤치지 못하면 상처만 도려내고 꿰매는 일밖에는 하지 못하는 하급의사가 될 뿐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하하~!

그리고 떠오르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공무원'이라는 세 글자였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자 비로소 의문이 풀렸습니다. 아, 질문하게 된 의도를 이해했다는 것이 맞겠습니다. 주종(主從)의 관계를 종속으로 보면 안 됩니다. 역할로 봐야지요. 주인은 마못처럼 멀리 바라보면서 일하는 사람들을 끌고 가는 것이 역할이고, 머슴은 자신이 맡은 논에 잡초를 제거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지 주인에 종속된 사람으로 보면 음양관이 아니거든요.

공무원은 계급사회라고 봐야 하겠지요? 물론 인식의 차이입니다. 그것조차도 음양관법(陰陽觀法)에서는 역할이 다르다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수평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수직으로 오랜 세월을 익숙하게 익혀온 것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음양공부가 어려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음양을 수직으로 이해하게 되면 도처에서 복병을 만나게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칼퇴근을 받아들이면 수평관계입니다. 그런데 과장님의 퇴근준비를 곁눈으로 보고 있다면 이것은 절대로 수평관계일 수가 없습니다. 이미 음양관이 아니고 강약관(强弱觀)이지요. 약자는 강자에게 굴복하는 것은 조폭에서나 있을 법한 일입니다만 실로 그러한 현상은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으려니 싶습니다. 물론 이것은 가족, 특히 부부관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봐야 하겠네요.

부부의 관계가 수평이라면 음양관으로 봐도 됩니다. 그런데 수직적이라면 이미 그것은 부부가 아니고 주종일 따름입니다. 경상도의 여인들 중에는 남편을 '저그주인'이라고 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말하는 경우도 들어봤습니다. 깜짝 놀랐지요. 종이 주인에게나 하는 말을 아내가 남편을 지칭할 적에 사용한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웠기 때문입니다. '저그주인'이라는 말은 '제 주인님'이라는 말이잖아요? 이런 말을 하는 아내가 남편을 수평으로 대할 수가 있을까요?

말 가운데 마음이 드러나고,
말 가운데 관계가 드러난다.

벗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동의 하십니까? 그렇다면 '저그주인님'이라는 말을 하면 남편이 그것을 고쳐줬어야지요. 그런데 남편도 내심 그것을 즐기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낭월이 그것을 억지로 고칠 수는 없습니다. 자칫하면 그 집만의 질서에 돌을 던지는 꼴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거 이바구가 어덜로 튀고 있노~~!!쯧쯧)


2. 음양은 수평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렇습니다. 음양관은 주종이라고 하더라도 역할로 봐야만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도 이 제자의 물음으로 인해서였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그냥 설명은 했지만 그 관계의 수평성에 대해서는 미쳐 생각해 보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또 하나를 배웠습니다. 그러므로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고 하나 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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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은 한자로 일(一)을 닮았습니다. 어느 쪽으로든 기울면 안 됩니다. 이러한 생각으로 바라본다면 대등(對等)이라는 말이 제격이네요. 물론 이것은 낭월만의 생각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확인을 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잘 설명을 했고, 즐거운 음양공부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중간에서 벽이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식신병(食神病)이었습니다. 긴 이야기를 생략하겠습니다만, 이 제자의 시간(時干)의 식신이 발동을 걸었습니다. 음양을 설명하는데 도무지 성에 차지 않으셨던가 봅니다.

말하자면 음양을 너무 깊이 생각하다가 보니까 무한정으로 깊어져서 결국은 음양은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점입니다. 쉽고 가볍게 툭툭 치고 넘어가는 기분으로 생각하면 되거든요. 남녀의 음양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려면 성기(性器)로 구분하면 된다고 했는데 이것을 그냥 못 넘어가고 또 생각의 터널로 빠져드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식신이었습니다. 하하~!

하나하나 그냥 넘어가지 않는 과정에서 낭월이 시험을 받아야 했습니다. 아무리 낭월이 쓴 원고라도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정화(丁火) 일간이 기토(己土)식신을 봤기 때문이려니 했습니다. 정화가 정관의 본성을 갖고 있으니까요. 조금이라도 이치에 벗어나면 수용이 안 되는 것이 그 특성인데다가 식신은 정인인지라 상식의 범주를 벗어나면 바로 태클입니다. 우격다짐으로는 절대로 통용이 안 되는 성품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똑 같은 음양론의 강의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제자의 반응에 따라서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거든요. 하긴, 그것도 음양이네요.

만약에 제자가 물으면, '네가 나보다 더 잘 알아? 네가 선생 할래?'라고 한다면 이것은 음양일까요? 절대로 음양일 수가 없겠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네요. 수직관계에서나 나옴직한 대화가 사제지간에 일어난다면 아마도 재미없는 공부가 될 것이고 스승의 진화는 진작에 멈춰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꼴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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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입니다. 이 제자가 말입니다. 식신은 송곳이니까요. 파고 드는데는 선수입니다. 한자로는 뚫을곤(丨)입니다만, 곤의 끝이 뭉퉁한 것은 식신에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끝이 뾰족해야 파고 들어갈 수가 있으니까요. 송곳이라니까 떠오르는 어머니의 말씀이.... 어머님께서 강낭콩을 까라고 한 소쿠리 담아놓으셨습니다. 여름날에 장마가 지면 강낭콩은 싹이 쉽게 납니다. 그래서 얼른 까서 부뚜막에 말려야 하거든요. 그런데 낭월은 맘에 없는 일은 하기 싫습니다. 물론 누구나 그렇겠네요. 그래서 억지로 하려니 온 몸이 배배 꼬였겠지요. 그것을 본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송곳으로 매운재 뿌리를 긁듯 하는 구나.'


그래서 그게 무슨 말인지를 물어야 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묻는 것에는 얄짤없습니다.

주현 : 엄마, 송곳으로 매운재를 긁는 것이 뭐꼬?
엄마 : 송곳은 아나?
주현 : 그거야 구멍뚫는데 쓰는 거잖여?
엄마 : 매운재는 맛도 없는 봄나물의 뿌리야.
주현 : 그런데 왜?
엄마 : 매운재에서 매운 냄새가 나서 하기 싫은거야
주현 : 그래서?
엄마 : 송곳으로 도라지뿌리를 깐다고 생각해보렴.
주현 : 도라지 뿌리를 송곳으로 어떻게 까나?
엄마 : 하기 싫으니까 그러고 있단 말이다. 

송곳은 도라지를 까는 도구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도라지껍질은 차라리 숟가락으로 긁는 것이 낫지 않겠어요? 마찬가지로 식신으로는 음양을 이해하는데 적합하지 않다는 이야기인 셈이네요. 오히려 상관이라면 음양관을 이해하는데 매우 빠르지 싶습니다. 이렇게 저마다 생긴 특성이 있다는 것도 참 재미있습니다. 그러니까 식신으로 수평선을 그으려니 쉽지 않았을 것이고, 그래서 음양은 공부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하셨을 가능성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야말로 음양에 대해서 이렇게 힘들어하는 제자는 처음 봤습니다.

그러나, 식신은 식신의 일을 맡겨 주면 신명나게 파고들어서 맨틀까지 도달하려고 하지 싶습니다. 그것을 알기에 낭월은 다음 시간이 기다려 집니다. 다음시간은 오행을 배우는 순서거든요. 아마도 다음 시간에는 낭월도 자칫하면 버벅대지 싶습니다. 그래서 바짝 긴장하고 있어야 하겠네요.

김 선생의 공부는 순조롭지 싶습니다. 어쩌면 또 낭월학당에 명언 하나쯤은 남기시지 싶기도 합니다. 더구나 식신이 기유(己酉)로 재를 봤으니 마무리까지 해치워야 속이 시원하지 싶네요. 그래서 기대가 됩니다. 처음에 뵈었을 적에 그런 이야기를 했던가 봅니다. 그러자 공부하러 와서 다시 물었습니다.

낭월 : 그 동안 연구도 많이 하셨습니다.
제자 : 그런데 인성이 없어서인지 진전이 없었어요.
낭월 : 아, 그러셨네요. 괜찮습니다. 인성을 사셨으니까요.
제자 : 예? 무슨 말씀이신지.....
낭월 : 낭월이 인성이잖습니까? 인성을 수업료로 사셨으니 맘껏 빨아들이세요.
제자 : 아, 그렇게 되나요? 정말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호호~!

배운 것을 나누는 일이 이렇게 즐겁습니다. 그래서 마무리삼아 떠오르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음양수다를 마무리 하고 유튜브영상에 질문이 다섯 개가 붙었다고 문자가 왔으니 이것을 해결하러 가야 하겠습니다. 아무리 힘든다고 불평을 하면 무엇하겠습니까? 환경은 적응하는 수밖에 없으니 모쪼록 즐거운 하루가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음양은 넓고 오행은 깊다'



2020년 12월 23일 낭월 두손모음